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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넓은 도로에서 차가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임구택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많은 일들이 눈앞에서 급속히 변하고 있는 풍경처럼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났다.

그가 이를 악물고 억누르고 있던 공포심은 결국 통제를 벗어나 그의 몸에서 만연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공포심은 큰 그물로 변해 그의 온몸을 뒤덮었다. 피할 수도 없이 안에 갇혀버렸다.

결혼증을 본 순간, 그는 이미 여러 일이 그의 예상을 벗어나게 되었다는 걸 눈치챘다.

반드시 소희를 만나야 해. 직접 그의 입에서 모든 일의 경과를 들어야 해.

그는 소희에게 미친 듯이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의 휴대폰은 시종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심명의 휴대폰도 방금 통화가 끝난 뒤로 더 이상 통하지 않았고.

크나큰 강성은 순간 안개로 뒤덮인 새장으로 변했고, 그는 마치 안에 갇혀 출구를 찾는 짐승 같았다.

차는 청원 앞에 세워졌다.

청원은 그가 직접 디자인한 곳이지만, 소씨 가문과 통혼한 후로 그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와 일면식도 없는 아내가 이곳에서 3년을 살았고, 지난해 두 사람의 결혼이 끝나면서 그 아내도 이집에서 나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씨 아주머니가 말해 줬으니까.

청원에 들어서니 잔디밭에 엎드려 있던 사모예드가 즉시 경계하며 일어섰다. 그러다 잠깐 멍해지더니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자 오씨 아주머니와 임씨 아저씨가 마중하러 나왔다.

오씨 아주머니가 기뻐하며 말했다.

"둘째 도련님, 오랜만이네요."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별장을 바라보노라니 오만가지의 정서가 북받쳐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소희가 정말 이곳에서 3년을 살았다고?

그 소희가 정말 그와 같이 있었던 그 소희인 건가?

왜 믿겨지지가 않지?

"내 부인은......"

임구택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아니, 그, 소씨 아가씨가 이 집을 나간 후 다시 돌아온 적이 있습니까?"

"당연하죠!"

오씨 아주머니가 즉시 말했다.

"사모님께서는 늘 설희 보러 오셨거든요."

"설희?"

임구택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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