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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구택은 잠시 침묵하다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는데, 그녀는 자주 우리 집에 놀러 갔어요. 우리 어머니는 늘 그녀를 며느리로 삼겠다고 농담했고요. 나도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당연히 그녀와 결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명확한 고백이 없었고 후에 우리 아버지는 나에게 소씨네 딸과 결혼하라고 하셔서 그게 매우 싫은 나는 마침 은서가 대학을 졸업해서 그녀에게 청혼했어요.

나는 당시 만약 내가 은서와 결혼한다면 우리 아버지는 더는 소씨네 딸과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거절했고요!

나도 당연히 그녀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결국 그때 나도 매우 충동적이었으니까요."

소희가 눈알을 굴렸다.

‘그랬구나!’

그는 소씨네 집안과의 혼사가 싫어서 은서에게 청혼한 것이지, 은서에게 거절당한 후에 화가 나서 그녀와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

듣자니 별 차이가 없겠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양자의 차이는 여전히 매우 컸다.

소희는 그제야 위안감을 느꼈다.

구택은 소희이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소 긴장하여 그녀의 턱을 쥐고 그녀가 머리를 들게 강요했다.

"그 청혼은 정말 일시적인 충동이고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그는 심지어 그때 은서가 거절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후에 그는 소희를 만났고, 그녀는 진정으로 그를 설레게 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는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소희는 그의 손을 잡고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난 구택 씨 믿어요."

구택은 뜨겁고 맑은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받치고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소희는 곁눈질로 명우를 살피고 있었는데, 그가 그냥 앞을 보며 열심히 운전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소희는 여전히 좀 뻘쭘해서 남자를 밀치려 했고, 이때 그가 한쪽에 놓은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이 틈을 타서 얼른 뒤로 물러섰다.

"전화 왔어요!"

그러나 구택은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받치고 자신의 이마를 그녀에게 대며 낮게 숨을 쉬며 잠긴 목소리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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