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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청아는 비분을 참기 어려워 손을 들어 남자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

그러나 손바닥은 남자의 얼굴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팔은 공중에서 멈추었고 손바닥은 떨리다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눈시울은 빨갰고 눈물은 떨어지며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찼다.

"장시원 씨, 나도 내가 당신에게 빚졌다는 거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청아는 얼굴이 하얗고 목이 멨고, 쉰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 일어나 자신의 침실로 달려갔다.

그녀는 문을 힘껏 닫고 문에 기대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줄곧 그가 그녀의 산이라고 여겼다. 그녀는 산 아래에 서서 반듯이 누울 수밖에 없었고 영원히 산 위에 올라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었다.

그는 또한 그녀가 조심스럽게 마음속 깊은 곳에 숨긴 사람이었다. 그녀가 가장 기뻐하는 일은 바로 그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친구가 되어야만 그녀는 그와 평온하게 지낼 수 있고, 그의 주위의 여자 친구가 하나 또 하나 바뀐 것을 질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그는 그녀의 믿음,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이 우정을 망쳤다!

그들은 더 이상 이렇게 편안하게 함께 있을 수 없고, 함께 이야기하고, 밥 먹고, 더 이상 친구가 될 수 없었다.

그녀는 매우 슬펐다. 마치 매우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려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두 팔로 다리를 안고 머리를 팔굽이에 묻고 슬피 울었다.

한참 뒤, 그녀는 주머니 속의 핸드폰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시원이 그녀에게 보낸 문자였다.

[미안해요.]

청아는 눈물을 흘리며 멍하니 이 네 글자를 보면서 휴대폰 화면이 자동적으로 꺼질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일어서서 문을 열고 나갔다. 거실에는 그 등불만 아직 켜져 있었고 시원은 이미 갔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

3일 동안 비가 와서 제작진은 실내 촬영만 할 수밖에 없었다.

날이 맑아지자 제작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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