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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한참 뒤, 청아는 시원의 품에서 나오더니 그의 셔츠가 자신의 눈물에 젖은 것을 보고 더욱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이고 몇 번 흐느끼다 고개를 들어 웃었다.

"괜찮아요, 울고 나니까 많이 좋아졌어요!"

시원은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다 담담하게 말했다.

"점심 안 먹었죠? 앞에 커피숍 있으니까 우리 들어가서 얘기해요."

청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원을 따라 커피숍으로 갔다.

비가 점점 더 크게 내리자 시원은 양복 외투를 벗어 청아의 머리에 덮어주며 그녀와 같이 길을 건너 재빨리 맞은편 커피숍을 향해 걸어갔다.

청아의 호흡 사이에는 모두 남자의 몸에서 나는 단아한 향기가 풍겼다. 그녀는 바람이 새지 않도록 촘촘하게 보호되어 있어 마치 비바람과 붐비는 행인들은 그녀와 무관하고 그녀는 그저 남자의 발걸음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았다.

어느 순간, 그녀는 갑자기 자신의 아버지가 생각났다. 그녀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그녀를 데리러 갔는데, 도중에 비가 내리자 그는 자신의 옷을 벗어 그녀의 머리에 덮었다.

그녀는 그의 자전거 뒤에 앉아 아버지의 큰 외투를 머리에 덮은 채 길을 볼 수 없었지만 매우 따뜻하고 든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커피숍에 들어갔고 시원은 옷을 가져가서 팔에 걸치더니 그녀의 손목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웨이터가 오자 시원은 자기에게 커피 한 잔을, 그리고 청아에게 따뜻한 우유 한 잔과 디저트를 주문했다.

청아가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나왔을 때 디저트는 이미 올라왔다.

시원은 따뜻한 우유와 케이크를 그녀 앞에 밀더니 부드럽게 말했다.

"일단 좀 먹어요. 다 먹은 후에 나에게 무슨 일 생겼는지 말해봐요. 어떤 일이든 상관없어요. 내가 있으니까!"

청아는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찡하면서도 따뜻해졌고 또 눈물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힘껏 닦더니 고개를 들어 솔직하게 말했다.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지 마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나는 매사에 시원 오빠를 의지하게 될 걸요!"

시원은 눈썹을 찌푸렸다.

"나한테 의지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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