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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구택은 표정이 어두워졌고 그의 눈빛도 더욱 깊어졌다. 그는 그녀를 주시하면서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

"소희 씨가 헤어지자고 하면 헤어져야 하는 건가요?”

어두컴컴한 불빛 아래, 소희는 얼굴이 하얘서 보기에 무척 차갑고 소원해 보였다.

"처음부터 우리 약속했잖아요, 누가 끝내고 싶다면 언제든지 이 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매달리지 말고 통쾌하게!"

"통쾌하게?"

구택은 눈빛에 분노를 띠며 싸늘하게 웃었다.

"어떻게 통쾌하게 헤어질 수 있는지 말해 줄래요?"

소희는 고개를 돌려 입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

구택은 얼굴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 서인이란 사람 때문이죠? 그가 나타난 후부터 우리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으니까요. 소희 씨는 그를 위해 나를 속이며 병원에 남아 그를 돌보았고 지금은 또 그 때문에 나와 헤어지려고 하고 있어요. 소희 씨는 그 남자가 그렇게 좋아요?"

소희는 즉시 눈살을 찌푸렸다.

"그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나와 서인은 구택 씨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요!"

"그럼 이러는 이유가 뭐죠?"

구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마치 자신의 분노와 달갑지 않은 마음을 애써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소희 씨가 먼저 내 앞에 나타났고, 그날 밤도 소희 씨가 먼저 다가왔죠. 지금 당신이 끝내자고 하면, 나는요? 소희 씨는 내 마음이 어떤지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소희는 종래로 구택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설사 그날 병원에서 자신이 그를 속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구택은 그저 싸늘하게 웃으며 그녀를 비꼬았다. 그러나 오늘 그녀는 그의 눈에 나타난 분노를 보았고 심지어 슬픔이 깃들었다.

그녀는 멈칫하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울음을 참고 자신의 목소리를 가라앉혔다.

"다른 여자들도 구택 씨의 섹스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해요. 내가 없어도 당신은 여자가 부족하지 않을 거예요."

구택의 눈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분노와 불쾌함은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았고 그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고 절망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희 씨,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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