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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카드놀이를 하는 이쪽에서, 소희는 첫판부터 졌고 은서는 그녀의 이마에 쪽지를 붙였는데 그 위에는 "나 보지 마!"라고 적혀 있었다

붉은색에 굵고 큰 글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특히 쪽지가 두 눈 사이에 드리워져서 소희가 숨 쉴 때마다 쪽지는 위로 올라갔고 다른 사람들은 보고 싶지 않아도 웃음을 참지 못해서 한동안 그들 몇 사람은 모두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

오직 소희만이 원래 담담했던 표정이 이때 무고하고 귀엽게 변했다. 구택은 몇 번이나 참지 못하고 웃을 뻔해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지만 입꼬리는 자꾸 올라만 갔다.

결국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그녀의 "앞머리"를 말아서 펜 한 자루로 그녀의 머리카락에 꽂았는데, 마치 비녀가 비스듬히 꽂혀 있는 것 같았다.

은서는 줄곧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구택이 소희의 머리를 정리할 때 꼼짝도 하지 않고 조금도 어색해하거나 거절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소희와 몇 번 접촉한 적이 있어서 소희는 비록 보기엔 온화하고 부드러운 것 같지만 사실 냉담한 성격이라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매번 일부러 시원 백림 그들과 거리를 두었다. 설령 그녀라 하더라도 가끔 소희의 손을 잡으면 소희는 내색하지 않고 피하곤 했다.

헌데 구택이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피하지 않다니.

그리고 구택은 또 언제 한 여자에게 이토록 인내심을 가졌던가?

소희의 머리에 있던 쪽지는 펜으로 머리에 꽂혀 있어 전보다 많이 나아졌고 심지어 부드러움이 더해졌다.

은서는 몇 마디 칭찬을 하며 농담으로 말했다.

"구택의 이런 신기한 능력을 보니까 나도 한 번 지고 싶다!"

구택은 고개를 숙인 채 카드를 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은서는 뻘쭘했고 다행히 백림은 옆에서 말을 이었다.

"그건 아니지, 다행히 소희 씨의 쪽지는 그녀를 보지 말라고 적혔지만 만약 ‘난 정신이 나갔어’라고 적힌 쪽지를 또 머리 위에 올린다면 더 우습지 않겠어?"

은서는 그 화면을 상상하더니 바로 웃었다.

"네가 알려줘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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