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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Author: 금추
그는 좀 혼란스러웠다. 한 편으로는 소희가 쿵후를 할 줄 알아서 남에게 당할 리가 없다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또 그녀가 다른 사람의 함정에 걸렸을까 봐 걱정했다. 이렇게 잡다한 생각을 하다 보니 차속도 점점 빨라졌다.

병원에 도착하자 그는 프런트의 간호사에게 방금 구급차가 실려온 여자애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고 간호사의 어두운 표정에 그의 마음도 철렁했다.

그는 응급실에 가서 황급히 수술실로 달려가다 한 남자와 부딪쳤는데, 그 남자가 그를 욕했어도 그는 전혀 따지지 않았다.

이때 그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더니 앞에서 약을 들고 있는 소녀를 쳐다보며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소희는 청아를 도와 입원비를 내러 왔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들자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심명을 보았다.

심명은 앞으로 다가가서 그녀를 훑어보았더니 나른한 웃음으로 입을 열었다.

"안녕!"

소희는 어리둥절해진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심명은 눈을 깜빡이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그냥 들렸어요!"

소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할 일 없이 병원에 들리다니?

그녀는 그를 상대할 시간이 없어 명세서를 들고 황급히 떠났다.

심명은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 그는 방금 명세서의 이름을 보았는데 소희가 아니었다!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자신의 등이 땀에 흠뻑 젖은 것을 발견했다. 이때 에어컨의 바람이 불자 그는 뜻밖에도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꼈다!

소희가 돌아갔을 때, 의사는 아직 청아에게 검사를 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밖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의사가 나오며 마스크를 벗고 말했다.

"환자분 손바닥의 상처가 비교적 심각하고, 다른 부위에도 모두 다른 정도의 상처가 있어요. 그러나 다행히 그녀는 실질적인 침해를 받지 않았어요.”

소희는 은근히 한숨을 돌렸다.

의사는 멈칫하더니 말투가 심각해졌다.

"다른 사람이 지금 환자분에게 약을 먹였는데 즉시 위를 세척해야 하거든요. 그녀의 가족이 와서 책임서에 사인 좀 하셔야 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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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9화

    얼마 지나지 않아, 청아의 가족들도 달려왔다. 그녀의 어머니, 오빠 그리고 미래의 새언니 장설.소희도 청아의 새언니인 장설을 처음 보았는데, 그녀는 키가 크지 않고 타이트한 치마를 입은 채 동그란 눈을 하고 있어 어른들의 환심을 사는 생김새였다.허홍연은 청아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울기 시작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멀쩡한 사람이 왜 이 모양이 된 거지?"소희는 미안해하며 말했다."죄송해요. 제가 청아를 데리고 놀러 나갔는데, 그녀를 잘 돌보지 못했어요."허홍연은 눈물을 훔치며 소희를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소희지?""네!"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청아 친구인가?" 허홍연은 울먹이며 말했다."우리 청아가 아가씨를 자주 언급했거든. 전에 우리 집안의 일도 아가씨가 도와줬고. 청아가 밖에 있는 동안 모두 아가씨가 그녀를 돕고 있었으니 줄곧 고맙다고 말해주려고 했는데!"소희는 인차 말했다."천만에요. 저와 청아는 서로 챙겨주는 거예요!"허홍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청아는 성실하고 얌전하니까 아가씨도 그녀의 친구인 이상 틀림없이 좋은 아이일 거야. 오늘 일은 나도 아가씨 탓하지 않으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구택은 원래 우가네 가족이 소란을 일으킬 줄 알았는데, 지금 청아의 어머니가 사리에 밝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허홍연은 시원 등 사라들을 보며 경악했다."너희들은 모두 청아 친구니?"소희는 허홍연에게 간단히 소개를 해 주었다.시원은 겸손하게 말했다."전에 일이 급하고 아주머님도 아직 오지 않으셔서 제가 청아 씨의 책임서에 사인했어요!"허홍연은 시원의 목소리를 듣고 멈칫하더니 그를 자세히 보고 나서야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괜찮네, 내가 총각한테 고맙다고 말해야 하네! 청아한테 너희 같은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야!"말하면서 허홍연은 또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의사가 와서 청아에게 링거를 놓은 뒤 그녀의 가족이 도착했다는 것을 알고 허홍연에게 청아의 상황을 설명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0화

    시원은 백림더러 은서를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고는 차를 몰고 경찰서로 갔다.길에서 구택은 시원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서 그쪽의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시원이 말했다."이가네 사람들은 할 말이 없으니 이욱은 이미 돌아갔어. 다른 몇 사람의 부모는 지금 경찰서와 교섭하고 있고. 우리 회사의 변호사 팀도 이미 경찰서에 도착했으니 소희 씨더러 안심하라고 해. 이 일은 나로 인해 일어났으니 내가 청아 씨를 위해 해결할 거야!"구택은 "응" 하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그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소희를 바라보며 한 손으로는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걱정하지 마요. 청아 씨는 며칠만 잘 쉬면 회복될 거예요. 병원 쪽의 비용은 시원이 이미 충분히 냈으니 우가네 가족들을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고요. 그리고 이유진 그들도 벌을 받을 거예요."이유진이 사법기관에 들어가는 일은 이미 고려할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지금 몇 년 동안 감옥살이를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했다.소희는 눈을 드리우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서워요?" 구택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눈빛이 어두워졌다."내가 청아 씨를 본 순간, 무슨 생각 하고 있었는지 알아요? 만약 소희 씨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나는 아마 그 자리에서 그 사람들을 모두 죽였을 것이에요!"소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는데, 그의 옆모습은 날카로운 기운을 띠고 있었다.소희는 그의 손을 잡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난 스스로 지킬 능력이 있으니까 이런 일을 당하지 않을 거예요."구택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소희 씨는 누구한테서 쿵후를 배웠어요?"그녀가 한 손으로 성인 남자를 내팽개쳤을 때, 룸 안의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소희는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우리 오빠랑요."구택은 잠시 생각하다 물었다."전에 말한 그 사촌 오빠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소희 씨의 오빠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겠군요!" 구택은 일부러 가벼운 말투로 말하며 소희의 마음이 편해지게 해주고 싶었다.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1화

    "묻고 싶지 않은 이유가 날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가요?" 어둠 속에서 구택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목소리는 낮고 잠겼다.소희는 눈썹을 찡그리고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아니요."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구은서 씨는 구택 씨가 좋아했던 사람인가요?"구택은 소희가 이것을 물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 잠시 침묵하다 눈을 반쯤 드리우고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며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난 구은서한테 호감을 가진 적이 있었지만, 지금 우리는 그냥 친구일 뿐이에요."소희는 눈을 들어 물었다."그럼 그녀가 여전히 구택 씨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구택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가볍게 내려가서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나랑 시원, 구은서 그들은 어릴 때부터 알고 있어서 그녀도 우리에게 비슷한 감정이 있을 거예요. 그녀는 나한테 특별히 고백을 한 적이 없지만 만약 그녀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반드시 거절할 거예요. 오늘 소희 씨가 본 그런 상황은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약속해요."소희는 마음이 따뜻해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구택은 손을 놓지 않고 계속 그녀의 얼굴을 주물렀다."우리의 관계 공개하는 게 나을 거 같은데요. 이러면 그녀한테 다른 생각이 있어도 스스로 정리할걸요!"소희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는 그런 예감이 들었다. 만약 구은서가 그들의 관계를 알았다면 임가네 가족들도 틀림없이 알게 될 것이다.그녀의 현재 신분은 유민의 과외 샘이었으니 임가네 가족들은 그녀를 어떻게 대할까? 그리고 그녀가 소정인의 딸이란 것도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그녀는 구택이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된 후에도 두 사람은 지금처럼 지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그녀는 그에게 말해야 할까?"임구택 씨, 나랑 결혼할 건가요?" 소희가 진지하게 물었다.구택은 멈칫했다."결혼하고 싶어요?"소희는 입술을 깨물었다."먼저 내 말에 대답해요. 결혼할 생각 있나요?"구택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2화

    다음 날 아침.시원은 청아를 방문하러 갔는데 백림이 이미 병실에 있을 줄은 몰랐고, 그 궤짝에는 심지어 큰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청아는 아침에 깨어나 시원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빛을 살짝 피했지만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시원 오빠!"시원은 잘생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어때요?"백림은 일어서서 말했다."많이 좋아졌어. 아까 택이 형과 소희 씨가 왔다 갔어.시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가져온 꽃을 꽃병에 넣고 청아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웃었다."의사가 말했는데 청아 씨의 상처는 모두 외상이라 다만 출혈이 너무 많고 또 위를 세척해서 며칠 더 휴양해야 한대요. 난 이미 회사에 가서 청아 씨의 휴가를 냈으니 여기에서 치료받으며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요!"청아는 얼굴이 창백했고 입술도 하얀 채 고개를 끄덕였다.허홍연은 백림과 시원에게 물을 따라준 뒤 입을 열었다."많이 바쁠 텐데 우리 청아를 보러 오다니. 의사가 그러는데 청아의 입원비용도 총각이 냈다면서? 그것도 이런 비싼 vip 병실이었으니 틀림없이 매우 비싸겠지? 정말 고맙네!""당연한 일인 걸요, 너무 고마워하실 필요 없어요!" 시원은 담담하게 웃었다.백림은 나가서 전화를 받았고 허홍연은 의사 찾아 약을 가지러 갔기에 병실은 시원과 청아 두 사람만 남았다.시원은 병상 앞에 앉아 사과를 들고 깎으며 웃으며 말했다."나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깎아주는 거니까 이따 많이 먹어야 해요."청아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고 의기소침했다.시원은 천천히 물었다."어디 아파요?"청아는 눈을 떨구고 고개를 저었다."그럼 왜 그래요?"시원은 인내심 있게 물었다.청아는 얼굴이 초췌하고 목이 메었다."나, 나는 내가 더러워졌다고 생각해서요."그녀가 깨어났을 때, 엄마는 그녀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그녀는 성추행 당하지 않았지만 눈을 감으면 그 사람들의 역겨운 얼굴이 떠올랐고 그들이 자신의 몸을 마구 만지는 손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 사람들이 더럽다고 생각했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3화

    시원은 방금 깎은 사과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사과 먹어요!"그는 처음으로 사과를 깎았는데, 그 사과는 보기만 해도 웃겼고 청아는 참지 못하고 또 눈을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왜 그래?" 백림은 전화를 끊은 뒤 들어와서 웃으며 말했다."시원아, 왜 오자마자 청아 씨 울린 거야?"청아는 팔을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안 울었어요!"그녀는 눈시울이 부었고 얼굴에는 여전히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분명 웃고 있었다.순수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은 백림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고 그는 한동안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을 하지 못했다.마침 시원의 전화가 또 울려서 그는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청아가 말했다."나 괜찮아요, 이제 모두들 가서 일봐요."백림은 웃으며 말했다."좀 더 있어 줄게요. 시원이 전화 끊으면 같이 가면 되죠!"시원이 회사 일을 모두 안배한 다음, 마침 허홍연이 약을 들고 문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그를 보고 인사했다."총각, 얼른 앉게!"시원은 그녀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소파에 앉았다.허홍연은 손에 들고 있던 약을 내려놓고 물 한 잔을 따라 시원에게 주었다."총각, 전에 나한테 2000만 원 준 사람이 바로 총각 맞지?"어제 그녀는 시원을 보자마자 그가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바로 알아차렸다.시원은 소파에 앉아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맞아요. 죄송해요, 전에 자기소개를 하지 못했네요.""그럴 리가!" 허홍연은 얼른 손을 흔들었다."난 그런 뜻이 아니라 청아가 말하는데 그녀가 지금 총각네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하더라고. 우리 청아를 이렇게 도와주었으니 나도 어떻게 고맙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구나!"허홍연도 사실 시원을 약간 떠보려고 했다. 눈앞의 이 남자는 돈도 있고 권력도 있었고 심지어 청아를 돕고 또 자신의 집까지 내놓으며 그녀더러 지내게 했으니 허홍연은 그가 그런 마음이 없다는 믿지 않았다!시원의 태도는 오히려 당당했다."그 집은 전에 소희 씨가 먼저 나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의 한 친구가 잠시 지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4화

    "그럴 필요 없어요!" 시원은 양복 외투를 팔에 걸치고 비싼 셔츠는 그의 고귀한 기질을 자아내며 딱 봐도 그런 뼛속까지 존귀해 보였다.장설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의 회사에도 집에 돈이 있는 재벌 2세가 있었지만 시원과 같은 진정한 상류의 귀공자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너무나도 선명했다.그녀는 시원이 나갈 때 그를 배웅하려고 문 앞에 서 있었다.이때 백림이 갑자기 안에서 나오더니 웃으며 말했다."시원아, 같이 가자!"시원은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장설은 어쩔 수 없이 길을 비켜주며 두 사람이 자신의 앞에서 지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청아하고 고급스러운 향수 냄새에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설아!"장설은 고개를 돌렸다."어? 왜 그래요?"허홍연은 관심을 가지며 물었다."너희들 아침 일찍 왔으니 밥은 먹었어? 내가 아침에 산 거 좀 남았는데."장설은 평소보다 더 부드럽게 웃었다."먹었어요, 어머님 고마워요!"그녀는 방에 들어가서 정성스럽게 청아에게 물을 따라주며 과일을 가져왔다."청아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나한테 말해, 화장실에 가면 내가 도와줄게!"청아는 장설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태도가 부드러운 모습을 보며 약간 감동을 받았다. 지난번 이사한 일은 자신이 너무 많이 생각했다고 느꼈다.......오후에 소희는 수업을 마치고 청아를 보러 왔고 장설은 친절하게 그녀와 인사를 하며 얼른 물을 따라주었다.소희는 청아에게 귤을 까주며 그녀에게 먹여주며 담담하게 말했다."너 새언니 괜찮은 사람인 거 같은데!""응!" 오후에 청아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우리 엄마가 어제 나 하룻밤 돌봐서 집에 돌아가서 쉬라고 했어. 우리 새언니는 오빠보고 출근하라고 했는데 자기는 기어코 남겠다는 거야. 전에 아마도 내가 그녀를 오해한 거 같아.”"결국 가족이잖아!" 소희는 가볍게 웃었다.청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말할 때 누가 문을 두드렸고 장설은 문을 열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5화

    은서는 상냥하게 말했다."청아 씨, 오해하지 마요. 우리 이모는 유진이 대신 사정하러 온 게 아니에요. 단지 자신이 딸 교육 잘 하지 못해서 청아 씨 상처를 입혔다는 일로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단순히 청아 씨 보러 오며 사과하려고 그러는 거예요."청아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눈을 떨구고 말을 하지 않았다.은서는 계속 말렸다."우리 이모도 어젯밤 한숨 못 주무셨어요. 청아 씨한테 별일 없다는 말을 듣고 그제야 안심했고요. 유진은 그런 일을 저질렀지만 우리 이모는 정말 청아 씨를 걱정하고 있다고요."소희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어젯밤 청아는 줄곧 악몽을 꿔서 의사 선생님은 그녀더러 푹 쉬라고 했으니 며칠 더 기다렸다가 다시 오는 게 좋겠네요."은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웃었다."소희 씨 말이 맞네요. 내가 생각이 짧았네요. 그럼 며칠 후 청아 씨 몸이 좋아지면 내가 우리 이모를 데리고 올게요."그녀는 자신의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냈다."이건 우리 이모가 주신 건데, 입원비를 포함해서 퇴원 후 보양 비용도 들어있어요."장설은 눈빛을 반짝이며 손을 뻗어 그 카드를 받으려 했다."괜히 돈 쓰게 했네요!"그러나 소희는 오히려 그전에 카드를 가로채더니 은서에게 물었다."이 안에 얼마 들어있죠?"은서가 말했다."잘 모르겠어요. 우리 이모가 준 거라서 단지 이걸로 청아 씨 입원비 하라고 말씀했어요."소희는 맑은 눈동자로 카드를 은서에게 돌려주었다."입원비용과 사후 배상에 관해서 나중에 협의서가 있을 테니, 이 안에 얼마가 있는지 잘 모르는 이상 받을 수 없어요.”장설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소희를 흘겨보았다.은서는 웃으며 말했다."소희 씨, 오해하지 마요. 이것은 단지 우리 이모가 청아 씨에게 보상해 주고 싶은 마음일 뿐이에요."소희는 끝까지 버텼다."판결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네요. 규정에 따라 배상해야 하니까요."은서는 소희를 보더니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그럼 카드 먼저 가져갈게요."몇 사람은 또 얘기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46화

    소희는 저녁 무렵까지 병원에 있다가 허홍연이 자신이 만든 저녁을 가지고 병원에 왔을 때에야 일어나 작별을 고했다.그녀는 지하철을 타고 돌아갔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구택도 돌아왔다.구택은 청아의 상황을 물었고, 소희는 은서가 병원에 간 일을 그에게 알려주었다.구택이 말했다."청아 씨더러 받지 말라고 하는 게 맞아요. 앞으로 다른 일이 생길 수 있었으니까요. 근데 나중에 그들 가족은 아마 소희 씨 탓할 거예요!"소희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난 청아 새언니가 별로 기뻐하지 않는 것 같던데.”"그 새언니라는 사람 말이에요."구택은 눈살을 찌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청아 씨더러 좀 조심하라고 해요.”소희는 검은 눈동자가 무척 맑았다."오늘 병원에서 보니까 청아한테 꽤 잘 해주던데요."구택은 그녀를 자신의 다리에 앉히며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에 키스했고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사람은 겉만 볼 순 없죠."소희는 그에게 입이 막혀서 점차 어지러워지더니 더 이상 이 화제를 계속하지 않고 눈을 감고 그의 입맞춤에 응답했다.구택은 그녀의 턱을 쥐고 키스했고 그 사이에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욕망이 점차 나타나고 있었다.......이튿날, 청아는 퇴원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녀의 상처는 모두 찰과상이었고 손바닥의 상처가 좀 심할 뿐, 계속 병원에 누워 있을 필요가 없었다.허홍연은 한참 동안 말렸지만 청아는 듣지 않아 강남더러 퇴원 수속을 밟으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청아는 퇴원할 때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그들 몇 사람은 택시를 타고 어정의 집으로 돌아왔다.들어간 후, 장설은 눈을 크게 뜨며 강남을 한쪽으로 불러 낮은 소리로 물었다."당신 엄마가 집 파는 돈을 청아에게 주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청아가 어떻게 이렇게 좋은 집을 세낼 돈이 있는 거죠? 한 달에 거의 200만 원 정도 할 텐데?""내가 어떻게 알아? 게다가 우리 엄마가 청아에게 돈을 줘도 그건 당연한 일이야. 그 집은 원래 그녀의 몫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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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8화

    유진은 구은정의 말뜻을 곧바로 이해하고,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구은정 사장님, 이거 저한테 뇌물 요구하시는 건가요? 최이석의 최후, 잊으셨어요?][그렇게 쳐도 괜찮아. 너만 날 고발 안 하면 되니까.][그건 모르는 일이죠.][넌 나 고발 못 해. 내가 장담해.]유진은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뛰었고, 입술을 질끈 깨물며 더 이상 답장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진 두 번째 메시지가 도착했다.[그렇게 힘들게 따낸 성과, 쉽게 놓칠 리 없잖아?]이에 유진은 푸흣 웃음을 터뜨렸다.[회사를 위해 내 몸 바쳐 희생이라도 하라는 말이에요? 사장님, 제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요?][희생은 안 돼. 그런 건 나도 못 봐.]유진은 할 말을 잃었고, 이날 대화는 더 이상 이어가면 안 될 것 같았다.‘도무지 사업가 같지 않아. 입만 열면 감정이 폭발해.’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유진은 콧소리를 흘리며 휴대폰을 옆으로 밀어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또다시 울리는 알림음. 보지 않으려 했지만,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해져 결국 다시 핸드폰을 열었다.[그만 놀릴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난 기꺼이 한 일이야. 오늘 저녁엔 네가 좋아할 만한 요리 해둘게. 새로운 음식 하나 또 배웠거든.]이번에는 단순히 얼굴만 붉어진 게 아니라, 가슴 한가운데가 데인 듯 뜨거워졌다.다른 차 안, 진소혜와 정현준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소혜는 내내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었고, 현준은 운전대를 잡은 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그래도 구씨그룹 프로젝트 따낸 건 좋은 거잖아요. 소혜 씨 기획안도 인정받은 거고, 노력한 보람이 있었던 거죠.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소혜는 분노로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근데 결국 스포트라이트는 전부 임유진한테 갔잖아요!”현준은 담담히 말했다.“그건 어쩔 수 없지. 원래부터 그 사람은 팀장이니까, 성과가 나면 당연히 앞에 서게 돼요. 그리고 그 프로젝트, 소혜 씨가 먼저 팀장님한테 넘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7화

    백이신은 곧바로 설명했다.“최근 회사 내부 인사이동으로 제가 최이석 대신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됐어요. 앞으로 귀사와의 협상을 제가 담당하게 될 거예요.”유진은 전혀 놀라지 않은 얼굴로 부드럽게 말했다.“저도 담당자님처럼 막 이 프로젝트를 인수한 참이라,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맞는 것 말씀이세요.”백이신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귀사에서 보내준 협업 제안서는 이미 검토해 봤어요. 전반적으로 아주 잘 준비하셨더군요.”“다만 몇 가지 조율할 부분이 있어서, 오늘 이렇게 만나 얘기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죠.”백이신은 눈앞의 여성이 젊음에도 불구하고 말투와 태도가 당당하고 매끄러워, 어쩐지 왜 이 나이에 부서를 맡고 있는지 이해되는 듯했다.게다가 구은정의 특별한 당부도 있었기에, 그는 더욱 성의 있고 공손하게 대화에 임했다. 말투에는 조심스러운 배려와, 은근한 호감이 배어 있었다.유진은 차분히 말했다.“저희 영업팀 책임자인 임혁준 본부장남과, 이번 제안서를 만든 진소혜 씨도 함께 왔어요. 그러니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소혜는 다른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이름이 언급되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정신을 차렸다.“네, 담당자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저한테 물어보시면 돼요!”한 시간이 지난 후양측은 협업 방향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를 마쳤고, 백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저희 쪽도 별다른 문제는 없어요. 저희 사장님께 최종 승인만 받으면 바로 계약 체결 가능하고요.”소혜는 물론, 영업팀의 임혁준 본부장조차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토록 어렵게만 느껴졌던 프로젝트가, 어쩌다 이렇게 순식간에 결정된 걸까?유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저는 담당자님의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요.”백이신은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벌써 점심시간이네요. 제가 식사 자리 준비할게요. 시간 괜찮으시면 함께하시죠.”유진은 정중히 고개를 저었다.“돌아가서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계약서 체결되면 제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6화

    정현준은 생각에 잠기듯 말했다.“팀장님은 어디까지나 우리 여씨그룹을 대표해서 협상하러 가는 거니까, 곧 구씨그룹 도착하면 너무 공격적으로 나가진 마요. 어느 정도 체면은 지켜줘요.”진소혜는 얼굴을 굳히며 쏘아붙였다.“뭐죠? 후배가 그렇게 안쓰러워요?”현준은 황급히 웃었다.“회사 이익과 체면을 위한 말이죠.”소혜는 팔짱을 끼고 코웃음을 쳤다.“걱정 마요. 나도 상황 봐가면서 행동해. 밖에서까지 창피 주진 않을 거니까요. 근데 영업팀 임혁준 본부장님이 안 봐주는 건 내 알 바 아니고요.”현준이 뭐라 말하려던 찰나, 곽시양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시양은 바로 시선을 피하며 소혜를 향해 말했다.“소혜 씨, 어제 기획안 말인데요. 몇 군데 체크할 부분 있어서 말씀 좀 드릴게요.”소혜는 오늘 기분이 좋아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럽게 대답했다.“좋아요. 지금 시간 돼요.”현준은 나가려는 그녀를 향해 일러두었다.“30분 후에 구씨그룹으로 출발이니까, 잊지 마요.”“알았어요!”소혜는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한 뒤, 시양과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시양은 그녀의 왼쪽 뒷편에 서 있다가, 걸음을 옮기며 살짝 고개를 돌려 현준을 한 번 바라보았다.오전 10시 30분임유진과 일행은 구씨그룹에 정시에 도착했다. 백이신 담당자의 비서가 유진을 15층 회의실로 안내하며 공손히 말했다.“팀장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담당자님께서 급한 일이 생겨서 처리 중입니다. 끝나는 대로 바로 오실 거예요.”유진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담당자님 일 먼저 보시라 전해주세요. 저희는 여기서 기다릴게요.”비서는 곧 차를 내오게 한 뒤 조용히 회의실을 나갔다. 소혜는 주위를 둘러보다 감탄하듯 말했다.“역시 백년 넘는 대기업은 다르긴 하네요. 분위기부터 압도적이에요!”현준은 웃으며 맞장구쳤다.“우리 여씨그룹도 뒤처지지 않죠.”소혜는 가볍게 웃기만 하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유진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5화

    유진은 놀란 듯 물었다.“이렇게 빨리요?”구은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역시 너였구나.”유진은 순간 얼굴이 조금 붉어지며 당황했다.“오해하지 마요. 사실, 저 자신을 위한 거예요.”그 말에 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날 일에 대한 보답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제 와서 널 위한 거라고? 그럼 나는 뭐가 돼?”유진은 한순간 말문이 막혀, 그럴듯하게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작게 중얼댔다.“어떻게 생각하든 알아서 해요.”은정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곧 유진의 핸드폰에 새로운 메시지 알림이 떴고, 그녀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은정은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이건 프로젝트 새 담당자 연락처야. 내일 전화해.”유진의 눈이 반짝이며 얼굴이 활짝 피었다.“고마워요, 구은정 사장님!”은정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장난스럽게 말했다.“천만에요. 임유진 씨와 함께 일하게 되어, 우리 구씨그룹이 더 영광이죠.”유진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밥을 한 숟가락 크게 퍼 입에 넣자 볼이 가득 부풀어 귀엽고 생기 넘치는 모습이 더욱 도드라졌다.문득 생각난 듯 밥을 삼킨 유진이 물었다.“그, 서성이라는 사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을 잃었는데, 혹시 보복하려 들진 않을까요? 삼촌한테 괜히 시비 걸거나...”“난 임씨 집안의 외동딸을 등에 업고 있는데, 서성 따위가 뭐가 무섭겠어?”은정이 장난스럽게 대답하자, 유진은 눈빛을 빛내며 그를 흘겨보았다.원래라면 있을 때 잘 붙어 있다고 농담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런 농담을 주고받기엔 아직 어중간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진지한 척 밥만 먹었다.식사가 끝난 뒤, 두 사람은 함께 수업을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은정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남자의 몸에서는 은은한 박하향과 연초의 잔향이 어우러져, 유진은 정신이 몽롱해질 지경이었다.그래서 유진은 애옹이를 끌어안아 두 사람 사이에 놓고, 얼굴을 단단히 굳힌 채 말했다.“더 가까이 오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4화

    부신명은 고영해의 표정을 보며 더 화가 치밀었다.“그럼 당신, 이미 알고 있었던 건가?”고영해는 급히 해명했다.“그렇게 일찍 안 건 아니에요. 최근 이틀 사이에야 겨우 소식을 들었고, 오늘도 최이석한테 전화했는데, 그 사람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어요.”“인정할 리가 있나?”부신명은 분노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인정하면 지금까지 받아 챙긴 돈 다 토해내야 하니까.”그는 냉랭한 눈빛으로 고영해를 쏘아봤다.“회사가 최이석한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는지 알아요? 당신은 자신만만하게 꼭 이 프로젝트 따내겠다고 장담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게 뭐죠?”부신명은 탁자 위를 세게 내리쳤다.“내일 당장 짐 싸서 나가요!”고영해는 면박을 당해 얼굴이 파랗게 질리며 입술을 깨물었고, 속으로는 온통 최이석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 지경까지 만든 게 다 최이석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같이 망하자.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다음 날구씨그룹 인사부와 이사회 일부 고문들의 이메일에는 한 통의 실명 고발장이 도착했다.유지그룹 영업팀 본부장 고영해가 보낸 것으로, 그는 최이석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며 협상을 조건으로 걸었다고 고발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거액의 이체 기록과 녹취 증거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이에 모두가 이 고발장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구은정은 증거의 진위를 조사하게 했고, 확인을 마친 뒤 회의석상에서 서성 앞으로 서류를 던지듯 내밀며 차갑게 말했다.“조사해 보니 더 충격이네요. 유지그룹 건만이 아니에요. 최이석이 맡은 프로젝트는 전부 사익을 취했어요.”“이 사람, 당신이 데리고 온 인물이죠?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요?”서성은 눈앞에 놓인 자료들을 보며 얼굴이 일그러졌다.“정말 최이석이 이렇게 대담할 줄은 몰랐어요!”그는 고개를 들고 은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회사는 최이석을 해고해야 해요. 저는 절대 감싸거나 묵인하지 않을 거예요!”“해고요?”은정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이미 법무팀에 고소 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3화

    앞에 서 있던 남자는 임유진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있었고, 유진이 멀어지자 그제야 몸을 돌렸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구씨그룹과의 계약은 여전히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최이석은 최근 구은정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여러 단계를 더 거쳐서 확실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었다.사실 잘 알고 있었다. 최이석이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걸.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양보를 한 상태였다.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양쪽은 암묵적으로 팽팽하게 대치 중이었고 이석의 약점을 쥐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이석이 몰래 여씨그룹과 접촉해 유지그룹과 여씨그룹 사이를 오가며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가 더 많은 돈을 주느냐에 따라 결국 그쪽과 손을 잡을 셈이었다.고영해는 분노로 치를 떨었다. 자신이 최이석에게 준 돈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장이라도 전화를 걸어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충동적으로 나설 수 없었다.눈동자를 굴리던 그는 일부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 4층 버튼이 눌린 걸 확인했다.그 순간, 예약해둔 고객의 전화가 울렸다.“왜 아직 안 오셨어요?”[곧 가요.]고영해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임유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도착했지만 내리지 않고 다시 1층 버튼을 눌렀다. 자리에 돌아온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구은정에게 말했다.“사람이 많아서 조금 기다렸어요.”음식은 이미 하나둘씩 나오고 있었고, 은정은 그녀에게 음식을 덜어주며 말했다.“일단 식사부터 하자.”요리는 꽤 괜찮았다. 재료는 신선했고, 요리사의 솜씨도 뛰어났지만 유진은 많이 먹지 않았다.레스토랑 내부는 품격 있고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다. 천장에는 중식 스타일의 조각된 펜던트 조명이 달려 있어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었고, 그 아래에서 구은정의 이목구비는 더욱 짙어 보였다.은정은 유진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2화

    유진이 요즘 운동을 안 해서 걷고 싶다고 하자, 구은정은 차를 가져오지 않았다.임유진이 중식을 먹고 싶다고 말했고, 마침 한 블록 건너편에 중식 전문점이 있어 두 사람은 걸어서 향했다.하늘은 이미 어둑해졌고, 저녁 시간대라 거리는 번화했다. 네온사인은 반짝이고, 도로 위는 차량과 인파로 북적였다.식당이 거의 다 왔을 무렵, 유진은 길 건너편에서 이벤트 중인 디저트 가게를 발견했다.가게 앞에는 커다란 케이크 조명 간판이 환히 밝혀져 있었고, 예쁘고 유혹적인 분위기였다.유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맞은편을 바라보며 물었다.“전에 삼촌이 주문해 줬던 타로 크림 롤, 여기 거예요? 맛 괜찮았어요.”은정은 곧장 눈치를 채며 말했다.“내가 다녀올게.”이에 유진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고마워요, 삼촌!”은정은 말없이 길을 건너 디저트 가게로 향했고, 유진은 그 자리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5, 6분쯤 지났을까? 은정은 다시 시야에 들어왔다. 여러 명의 사람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중이었다.키 크고 잘생긴 그는, 냉철한 분위기와 독특한 존재감으로 복잡한 인파 속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이 은정을 향해 자연스레 쏠렸다.번화하고 소란스러운 거리, 은정이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와, 손에 디저트를 들고 자신에게 곧장 다가오는 모습은 어딘지 낯익고 익숙했다.유진은 잠깐,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느꼈다. 유진의 앞으로 다가온 은정은 타로 롤케이크를 그녀에게 곧바로 건네지 않았다.“식당 가서 먹자.”그 말에 유진은 기분 좋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식당에 도착해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했고, 유진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여기 새로 생긴 식당인가 봐요.”“마음에 들면 자주 오자.”은정의 말에 유진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나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할머니께 한 달만 따로 살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그 시간이 거의 다 됐고요.”은정은 순간 멍해졌고, 낮은 목소리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1화

    정현준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가끔은 실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에요. 구씨그룹 나름대로 고려가 있겠죠.”그의 말은 겉도는 이야기뿐, 전혀 실질적인 조언은 없었다. 하지만 유진은 그런 현준의 말에서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계속 의견을 나눴고, 두 사람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때까지 꽤 길게 대화를 이어갔다.곽시양의 책상은 유진의 사무실 맞은편에 있어, 현준이 유진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현준은 나올 때, 어딘지 모르게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시양은 직감했다. 현준은 틀림없이 유진에게 소혜를 추천하고 나왔을 것이다.소혜는 부서 신입 중에서도 능력과 학력이 가장 두드러졌고, 현준의 밀어주기가 더해진다면 부팀장 자리는 거의 따놓은 당상일 수 있었다.시양은 생각에 잠긴 듯 눈빛을 번득이며 조용히 자료를 정리했다.유진은 평소처럼 정시에 퇴근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익명의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팀장님, 보고드릴 게 하나 있어요. 구씨 그룹이 우리와 협력하지 않기로 한 건, 담당자인 최이석 부장이 유지그룹 쪽과 친분이 있어서예요.][이미 프로젝트는 유지그룹에 넘기기로 결정됐어요. 진소혜 씨는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팀장님께 알리지 않았고요.][팀장님이 실패하게 만들고, 직원들 앞에서 망신 주기 위해서요.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는 불가능한 걸 알면서도 팀장님에게 떠넘긴 거예요.][자기는 책임 피하고, 팀장님을 함정에 빠지게 했죠. 이 모든 게 그 사람의 계략이에요.]유진은 메시지를 다 읽고 나서 눈을 반짝이며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쪽은 장난기 어린 여자 목소리였다.“삼촌,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전화를 끊은 유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을 갈아입고는 옆집으로 향했다. 문은 닫히지 않고 반쯤 열려 있었고, 유진은 별다른 예고 없이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구은정은 서재에서 전화를 받는 듯했고, 유진은 소파에 앉아 애옹이를 쓰다듬으며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몇 분 후, 유진의 휴대폰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0화

    정현준이 어색하게 분위기를 풀며 말했다.“소혜 씨는 원래 목표를 정하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자세는 우리가 본받을 만하죠.”그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팀장님,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팀장님도 부담스럽다면, 우리 영업팀 쪽이랑 다시 얘기해 볼까요? 그쪽도 이제 이 프로젝트 포기하고 싶어 할 수도 있으니까요.”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자료를 보고 있었다. 소혜의 도발 섞인 말투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감정 기복 없이 차분했다. 속마음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상대가 당황할 정도였다.자료를 대략 훑고 나서야, 유진은 마음을 정리한 듯 고개를 들었다.“굳이 물어볼 필요 없어요. 소혜 씨의 기획서 봤는데 문제없더라고요. 이 프로젝트, 제가 직접 구씨그룹과 협의하죠.”소혜의 입가에 알 수 없는 웃음이 번졌다. 소혜는 구씨 그룹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부서와 이미 친분을 쌓아두었고, 사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내부적으로 다른 회사와 협력하기로 내정된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결코 우리 쪽으로 넘어올 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유진이 이 프로젝트를 맡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그래야 결국 성과를 못 내고 망신을 당하게 되니까.계획이 잘 흘러가자, 소혜는 더욱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역시 팀장님답네요. 저도 열심히 도울게요. 이번 프로젝트 꼭 함께 성공시켜요.”유진은 차분히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그래요, 잘 부탁해요.”이후 이틀 동안, 유진은 구씨그룹 프로젝트 담당자에게 전화를 수차례 걸었다. 하지만 매번 비서가 전화를 받았고,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은 번번이 거절당했다.유진 측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자, 소혜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조만간 유진이 자진해서 포기할 거라고 믿었고, 그렇게 되면 팀 내에서의 리더십도 자연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소혜의 생각은 단 하나였다. 유진은 능력으로 올라온 게 아니라, 인맥으로 자리를 꿰찼다는 걸 모두에게 증명해 보이겠다는 것. 그리고 유진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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