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42화

다음 날 아침.

시원은 청아를 방문하러 갔는데 백림이 이미 병실에 있을 줄은 몰랐고, 그 궤짝에는 심지어 큰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청아는 아침에 깨어나 시원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빛을 살짝 피했지만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시원 오빠!"

시원은 잘생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어때요?"

백림은 일어서서 말했다.

"많이 좋아졌어. 아까 택이 형과 소희 씨가 왔다 갔어.

시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가져온 꽃을 꽃병에 넣고 청아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웃었다.

"의사가 말했는데 청아 씨의 상처는 모두 외상이라 다만 출혈이 너무 많고 또 위를 세척해서 며칠 더 휴양해야 한대요. 난 이미 회사에 가서 청아 씨의 휴가를 냈으니 여기에서 치료받으며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요!"

청아는 얼굴이 창백했고 입술도 하얀 채 고개를 끄덕였다.

허홍연은 백림과 시원에게 물을 따라준 뒤 입을 열었다.

"많이 바쁠 텐데 우리 청아를 보러 오다니. 의사가 그러는데 청아의 입원비용도 총각이 냈다면서? 그것도 이런 비싼 vip 병실이었으니 틀림없이 매우 비싸겠지? 정말 고맙네!"

"당연한 일인 걸요, 너무 고마워하실 필요 없어요!"

시원은 담담하게 웃었다.

백림은 나가서 전화를 받았고 허홍연은 의사 찾아 약을 가지러 갔기에 병실은 시원과 청아 두 사람만 남았다.

시원은 병상 앞에 앉아 사과를 들고 깎으며 웃으며 말했다.

"나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깎아주는 거니까 이따 많이 먹어야 해요."

청아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고 의기소침했다.

시원은 천천히 물었다.

"어디 아파요?"

청아는 눈을 떨구고 고개를 저었다.

"그럼 왜 그래요?"

시원은 인내심 있게 물었다.

청아는 얼굴이 초췌하고 목이 메었다.

"나, 나는 내가 더러워졌다고 생각해서요."

그녀가 깨어났을 때, 엄마는 그녀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그녀는 성추행 당하지 않았지만 눈을 감으면 그 사람들의 역겨운 얼굴이 떠올랐고 그들이 자신의 몸을 마구 만지는 손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 사람들이 더럽다고 생각했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