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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1화

두 사람은 함께 계단을 내려왔고, 기주현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덕분에 속마음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사실 그 사람에게도 말해줄 수 있을 거예요.”

강아심이 용기를 주자, 기주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아심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꿈 꿔요!”

주현이 밝게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잘 자요.”

아심도 미소로 답하며 각자 방으로 향했다.

아심은 잠자리에 들려고 걸음을 옮기다가, 시언이 발코니의 라탄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다. 조금 전까지 그가 없었던 걸 보면, 언제 나온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시언과 인사를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어느새 그의 발코니 근처까지 다가가 있었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려는 순간, 시언이 시선을 주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심은 뻣뻣하게 굳어버린 손을 허공에 멈춘 채, 입가의 미소도 어색하게 굳었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아심은 주저앉을 듯한 마음으로 시언의 닫힌 커튼을 한 번 더 쳐다보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워 짐을 정리하며 시간이 흘러, 어느새 새벽 두 시가 되었다. 피곤함에 서서히 잠이 들었지만, 한밤중에 번쩍이는 섬광에 눈을 떴다. 바로 뒤이어 쿵! 하는 천둥소리가 귀를 때렸다.

커튼을 닫지 않은 덕분에 번개가 방 안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혔다. 그리고 곧이어 천둥소리가 연이어 터지며 하늘을 가르듯 울려 퍼졌다.

아심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아심은 발코니로 나가서 밖을 보았다.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리며 바닥을 두드리고 있었다. 번개와 천둥이 뒤섞인 채, 하늘에서 내리치는 빛이 산을 가를 듯 무섭고도 위엄이 가득했다.

세찬 비바람과 천둥소리 속에서, 산속의 비가 주는 압도적인 힘을 아심은 처음으로 온몸으로 느꼈다.

그때 아래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시언이 밖으로 나와 아심처럼 대리석 난간 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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