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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7화

그러자 아심이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그렇지는 않아요. 당신이 네가 잘 가르쳐 줬잖아요.”

“응?”

시언이 눈썹을 살짝 올리자, 아심이 말했다.

“당신이 전에 말했잖아, 가끔 어려움이 오히려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그래서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네 말을 떠올리고 판단하게 되더라고요.”

시언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고고하고 냉정한 얼굴엔 어떤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판단에는 지승현을 선택한 것도 포함되는 건가?”

아심은 순간 말을 잃고,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포함되죠.”

그때 주한결이 손에 몇 개의 풋대추를 들고 뛰어오며 아심에게 내밀었다.

“이거 먹어 봤는데 맛 괜찮아.”

아심은 두 개를 받아들였다.

“고마워.”

“뭘, 별거 아냐!”

한결은 활짝 웃으며 시언에게도 물었다.

“형도 드실래요?”

시언은 강심의 손에서 하나를 가져가며 말했다.

“하나면 충분해요.”

곧 기주현과 에블리도 돌아왔고, 둘은 야생 오디를 많이 따와서 오동나무 잎에 싸 들고 신나게 달려왔다. 한결은 그걸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거 먹으면 혀랑 이가 다 검게 되는데, 난 안 먹을래!”

“뭐 어때서요? 여기서 누가 선배 치아 색깔을 신경이나 쓴대?”

주현이 태연하게 말하자 모두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간식을 먹고 잠시 쉰 후, 일행은 다시 길을 나섰다.

반 시간 정도 지나자, 한결은 체력이 좋아 괜찮았지만, 에블리는 숨을 헐떡이며 지쳐 보였다. 아심이 다가가며 말했다.

“그림 도구는 내가 들어줄게요. 같이 가요.”

에블리는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괜찮아요, 제가 들 수 있어요!”

아심이 말했다.

“자, 내가 들어줄 테니까 위에 도착하면 돌려줄게요.”

에블리는 미소를 지으며 그림 도구를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별말을 다 하네.”

아심은 한결도 지쳐 보이자 말했다.

“우리 잠시 쉬면서 물도 마시고, 한결이 짐도 조금 덜어 줘요.”

모두 멈춰 서자 한결은 각자에게 물병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짐이 확실히 가벼워졌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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