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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4화

주변은 지나치게 고요해, 아심은 어색함을 덜기 위해 화제를 꺼냈다.

“기주현, 귀엽지 않아요? 팀에 활발한 성격의 사람이 있으면 분위기가 확실히 밝아지잖아요.”

“저희 쪽에도 비슷한 성격의 비서가 있어요. 항상 시끄럽지만, 그날 없으면 뭔가 허전하더라고요.”

시언은 짧게 대답했다.

“응.”

시언의 단 한 마디에 강아심은 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심이 침묵을 유지하려고 마음먹은 찰나, 시언이 뜻밖의 말을 꺼냈다.

“요 며칠 한가하면 나와 같이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러 가지 않을래?”

아심은 약간 멈칫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건강하시죠?”

“잘 지내셔.”

아심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설날에 운성을 떠날 때, 할아버지께 인사를 못 드리고 가버렸네요.”

시언이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괘념치 않으셨어.”

아심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제가 조금 철없었어요. 할아버지께서 그토록 잘해주셨는데, 직접 가서 인사를 드렸어야 했죠.”

“그 날은...”

시언의 목소리가 잠시 낮아졌다.

“내 잘못이었어.”

아심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당신은 해야 할 일이 있었잖아요. 이해해요.”

시언은 걸음을 멈추고 아심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이번에는 나와 함께 갈래?”

아심은 순간 망설였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할아버지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가져올 물건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그녀를 망설이게 했다. 아심의 침묵이 이미 답변이었음을 알아차린 시언은 고개를 숙이며 그늘진 눈빛을 숨겼다.

두 사람은 말을 잃은 채 걷기 시작했고,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앞쪽 가로등 아래에 벤치가 보이자 아심이 말했다.

“잠깐 쉬었다 갈래요?”

시간은 이미 어두워졌으니, 조금 늦게 돌아가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었다. 시언은 아심을 바라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올라와. 내가 업어 줄게.”

아심은 깜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괜찮아요!”

“올라와.”

시언의 목소리가 다소 낮아지며 명령조로 들렸다. 아심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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