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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8화

절은 크지 않았고 이름도 없어 보였다. 오래된 듯 절의 구석에는 푸른 이끼가 끼어,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들이 절 안으로 들어서자, 삼삼오오 모여 기도를 드리러 온 듯한 산 아랫마을 주민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민들은 그들을 보고 놀라지 않고 오히려 반갑게 인사했다.

“여행 오셨나요?”

주현은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는 성격이라 흥미진진하게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작고 아담한 이 절은 푸르른 소나무와 푸른 버드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불경 소리가 절 위로 맴돌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고, 밖에서는 새와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 절 안의 고요함과 어우러졌다.

앞으로 더 걸어가니 본당이 보였다. 대규모 절의 웅장함은 없었으나, 본당의 문은 굳건해 보였고 불상은 당당하게 서 있어 절로 경외심이 느껴졌다.

아심은 불교에 대한 경외심은 있었지만 깊이 믿는 편은 아니었기에 한결 등과 함께 본당에 들어가 절을 올리지는 않고, 뒤쪽의 작은 길을 따라 걸어갔다.

절의 구석에는 대나무가 가득 심겨 있었고, 바람에 흔들리며 속삭이는 소리가 귀에 아른거렸다.

달 모양의 문을 지나니 작은 정원이 나왔다. 아심이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뒤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어.”

뒤돌아보니 시언이 그녀를 따라와 있었다.

“문이 없는데,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요?”

아심이 묻자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노령에 인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도 돼요. 오세요.”

아심이 돌아보니, 회색 법의를 입은 스님이 빗자루로 낙엽을 쓸고 있었다. 그는 백발이 섞인 수염을 가진 온화한 인상이었다.

아심은 두 손을 합장하며 말했다.

“실례할게요.”

스님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모두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라지요.”

아심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시언에게 눈짓을 보낸 후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시언도 마지못해 그녀를 따라갔다.

스님은 빗자루를 내려놓고, 허름한 나무 탁자에 앉아 두 잔의 차를 따르며 말했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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