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31화

아심은 산 정상의 바위 위에 서서 시언에게 손짓했다.

“저기 좀 봐요.”

시언이 다가와 아심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희미하게 중턱에 몇 채의 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왜?”

시언이 물었다.

“저기 사람 사는 곳인가요?”

아심이 궁금해하며 묻자 시언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도 살지 않아.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위한 임시 휴식 공간일 뿐이야.”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기 힘들 것 같아 가보려던 마음을 접었다. 시언은 깊은 눈빛을 드리우며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오면 데려다줄게. 하지만 별로 볼 건 없어. 그냥 나무집 몇 채야.”

아심이 웃었다.

“거기 가봤어요?”

시언은 바위에 앉아 한 쪽 다리를 구부리며 대답했다.

“어렸을 때 몇 달 동안 저기서 지냈지. 근처 산도 다 돌아다녔고.”

시언이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자 아심은 순간 시언의 부모를 떠올리며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어둑어둑해질 때쯤, 일행은 짐을 챙겨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중턱쯤 내려왔을 때, 하늘은 이미 캄캄해졌다.

깊은 산속의 밤은 유난히 고요했고, 발밑에 놓인 돌길만이 현실감을 주었다. 잎이 우거진 나무 사이로 초승달이 서늘하게 빛나고, 가끔 밤새가 날아다니며 메아리치는 울음소리를 남겼다.

에블리는 어둠 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는지 불안한 눈으로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늑대는 없겠죠?”

시언은 차분히 대답했다.

“늑대는 없어요. 마을 사람들도 자주 올라오지만 늑대를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시언의 든든한 말에 일행은 마음이 놓여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다들 밤바람을 맞으며 이런 산속 산책의 독특한 기분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주현이 비명을 질렀고, 모두가 주현을 돌아봤다. 가장 가까이 있던 주한결이 급히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

“무슨 일이야?”

“돌 위에서 발이 미끄러졌어요. 발목을 삔 것 같아요.”

주현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아심은 손전등을 켜서 아심의 발을 비췄다. 겉보기에는 큰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