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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4화

서인이 준 것이라면 무엇이든 마실 수 있는 유진은 아무 말 없이 병뚜껑을 열고 우유를 마셨다. 유민은 그런 유진을 힐끗 보며 한쪽 눈썹을 살짝 올렸다.

‘우리 누나도 연기력이 꽤 괜찮네.'

양기와 수아 남매도 숨을 크게 내쉬며 다가왔다.

“설날 동안 집에서 너무 나태하게 지냈더니 완전히 기운이 빠졌어. 정말 운동을 좀 해야겠어!”

양기는 일부러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예전에는 3시간 연속으로 쳐도 이렇게 피곤하지 않았는데!”

유진은 그의 허풍을 듣고도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진의 웃음을 보고 양기는 순간 필터가 씐 것처럼 멍한 느낌을 받았고 이내 말했다.

“유진 씨가 테니스를 좋아한다면, 자주 만나서 칠 수 있겠네요. 저는 평소 회사 일은 다 비서에게 맡기고 시간이 많거든요!”

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우선 카카오톡을 추가해요. 카카오톡으로 천천히 이야기하죠!”

서인의 미간이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살짝 찌푸려지며, 얼굴이 어두워졌다. 유진이 거절하려고 하자, 유민이 갑자기 말했다.

“좋아요, 누나, 어차피 집에서 할 일도 없는데, 추가해 봐요!”

유진은 몰래 유민을 째려보며 생각했다.

‘뭐 하는 거야?'

“왜 멍하니 있어? 기다리고 계시잖아!”

유민은 유진의 휴대폰을 직접 가져가서 양기와 서로 카카오톡을 추가했다.

탕! 서인은 빈 물병을 몇십 미터 떨어진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테니스 계속 칠 건가요?”

수아는 다리가 쥐가 나서 도저히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저는 더 못 치겠어요.”

양기는 유진의 앞에서 포기하지 않으려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제가 구은정 씨와 계속 칠게요!”

서인은 라켓을 들고 코트로 걸어갔고, 수아와 유진은 긴 의자에 앉아 경기를 관전했다. 이에 유민은 일어서며 말했다.

“누나, 이모랑 이야기 나누고 있어, 난 저쪽에서 사격 연습 좀 할게.”

유진은 그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무 멀리 가지 마!”

유민은 자신의 공기총을 들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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