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의 전조등이 강아심이 들어가는 방향을 비추고 있었다. 아심이 건물로 들어가고, 불을 켜진 것을 확인한 후에야 강시언은 차를 돌려 떠났다....아심은 아파트에 돌아와 외투를 걸어두고, 샤워를 한 후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베란다에 있는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었다. 가끔 창밖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책상 위의 시계가 째깍째깍 소리를 내는 것을 들었다. 아심은 전혀 불안하지 않았는데 시언이 곧 돌아올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한 시가 가까워졌을 때, 아심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에 맨발로 달려 나가 현관에 있는 검은 셔츠를 입은 시언을 보자마자 그를 껴안았다. “추웠어요?”시언의 몸은 단단하고 차가웠지만, 아심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시언은 아심의 어깨에 멍이 든 것을 보고 눈빛이 깊어졌다. “다쳤어?”아심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아파요.”시언은 아심을 안고 소파로 데려가며 말했다. “약은 있어?”아심은 시언의 목에 얼굴을 묻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 훈련할 때 팔을 다쳐서, 오빠한테 약이 있는지 물어봤던 게 기억나요? 그때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기억해요?”시언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내가 뭐라고 했어?”“참고 고통을 기억해. 그래야 다음에 피할 수 있지.”아심은 시언의 말투를 흉내 내며 웃었다. “정말 무서웠거든요. 눈물이 바로 쏙 들어가고, 다시는 오빠 앞에서 아프다고 말할 수 없었거든요.”시언은 아심을 소파에 내려놓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다친 후에 약을 쓰기보다는, 스스로 상처를 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나아.”아심은 잠시 멍해졌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이 말은 평생 유용할 거예요.”결국 시언은 약을 찾아 아심에게 발라주었다. 그리고 아심을 안고 잠이 들었을 때, 아심은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내 방에 약을 놓게 한 거 맞죠?”“썼어?”시언이 묻자 아심은 시언의 품에 파묻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아니요.”이미 다친 후에는, 약을 쓰든 안 쓰든 그저 심리
임성현은 놀라서 되물었다. “그게 강시언 때문이라고요? 그 사람이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고?”[그 사람은...]임철호는 말하려다 멈칫하더니 결국 말하지 않았다. [어떤 일들은 모르는 게 좋아. 날이 밝으면 삼촌과 함께 해외로 가라. 내가 돌아오라고 하기 전에는 돌아오지 마라.]“난 가기 싫어요. 난 복수해야 한다고요!”[무슨 복수를 하겠다는 거야?] 임철호는 분노에 차 소리쳤고 억눌린 감정이 폭발하며 말했다. [네가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면, 우리 가문 전체가 함께 망할 거야. 네 할아버지와 나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알겠어?]성현은 멍하니 있었고 마침내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았다.[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곧 가야 해. 더는 너와 얘기할 수 없어. 모든 건 삼촌의 지시를 따르고,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마라.]“그렇지 않으면, 나도 너를 보호할 수 없어.”전화를 끊은 후였지만, 성현은 여전히 멍한 상태였다. 임철혁은 성현을 위로하려다가, 갑자기 병실 문이 열리며 몇 명의 경찰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은 구속영장을 들고 있었다. “임성현, 당신은 불법 무기 소지, 납치, 강간, 불법 집행 및 뇌물 수수 등 여러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계속되는 청천벽력에 성현은 침대 위에서 떨어졌고 임철혁도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제야 임씨 가문의 힘이 소용없음을 깨달았고 이번에는 도망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한겨울의 한밤중에도 강성은 여전히 번화했지만, 번화한 겉모습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성현은 체포되었고, 회사는 밤새 감사되었다. 그리고 성현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증거와 증인들이 빠짐없이 발견되었다.서건호는 성현을 도와 여러 일을 했기에 밤사이에 경찰서로 끌려갔다. 방설윤 역시 같은 운명으로 경찰서로 끌려갔다. 설윤이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성현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자 성현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설윤은 자신의 아버지
임철호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제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여러모로 폐를 끼쳤습니다. 마지막에 어떻게 판결이 나든, 저는 절대로 아들을 위해 항소하거나 선처를 구하지 않겠습니다.]강시언은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기회를 줬습니다.”[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임철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항상 바빠서 아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임성현의 성격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들을 잘 관리하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임성현의 일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지만, 당신들 내부에서 어떻게 처리할지는 제가 관여할 수 없습니다.”[당신이 추궁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배려입니다.][저는 성현의 아버지로서 성현의 행동에 책임이 있습니다. 위에서 어떻게 처리하든, 저는 한마디의 불평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또한, 앞으로 강성에서 절대로 누구도 강아심 양에게 손을 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그럼 더는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시언은 전화를 끊고, 발코니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운 후 침실로 돌아갔다. 시언이 눕자마자, 아심은 바로 품에 안겨 왔다. 시언은 아심의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며, 잠시 후 아심을 꼭 껴안았다....다음 날, 다른 날들과 마찬가지로, 아심은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했다. 매일 아침 메뉴는 달랐지만, 항상 맛과 품질이 뛰어났다. 밀키트도 오성급 호텔의 음식처럼 보였다. 식사 중에 시언이 말했다. “임성현의 일은 다 해결되었어.”아심은 시언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으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이건 우리 둘의 일이니 고마워할 필요 없어.” 시언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아심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계속해서 수프를 마셨다.“그리고, 오늘은 회사에 함께 가지 않을 거야.”시언이 아심을 바라보며 말하자 아심은 수저를 깨물었다가 곧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래요, 여기 며칠 있었으니, 할아버님이 분명 걱정하실 거예요. 빨리 할아버님을
강재석은 평온한 표정으로 도경수를 보며 말했다. “쟤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장기나 둬!”도경수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좀 신경 써주면 안 돼? 너처럼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건 좀 그렇지 않나?”“이게 더 좋지 않나? 나는 걱정이 없고, 그들도 자유로워서 좋잖아!” 강재석은 무심하게 말하자 도경수는 냉소하며 말했다. “네가 예전에 소희를 좀 더 신경 썼더라면, 임씨 집안에 시집가서 3년이나 소외당하지 않았을 거야!”“임씨 집안에 시집간 게 어때서? 그건 소희가 선견지명이 있는 거야!” 강재석은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 임씨 집안의 그 녀석도 소희의 손아귀에 있잖아.”두 사람은 장기를 두며 다투었지만, 말다툼하면서도 장기 두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양재아는 입술을 깨물며 시언에게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들이 싸우는 게 참 볼만해요. 옆에서 듣고 있으면 정말 재미있어요!”시언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먼저 위로 올라갈게요.”시언이 올라가려고 하자 재아는 뒤따라가며 말했다. “오빠, 주방에서 만든 대추 꿀떡 먹어볼래요?”“아니, 괜찮아.” 시언은 냉정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위층으로 걸어갔다. 재아는 계단을 붙잡고, 시언의 뒷모습을 보며 눈빛이 슬프고 어두웠다. 시언이 강성에서 어떤 친구를 사귀었겠는가? 분명 강아심을 만나러 갔을 것이다.아심은 정말로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고, 모든 여자가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재아 역시 아심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강씨 집안 같은 가문에서는 결혼할 때 반드시 가문을 따져야 했다. 소희가 임씨 집안에 시집간 것처럼 시언 역시 아심 같은 출신의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리가 없었다. 또한 결혼할 생각이 있었다면, 벌써 강재석에게 데려왔을 것이다. 재아는 이렇게 정신 승리를 하자 다시 희망이 생긴 것 같았다.점심 식사를 마친 후, 강재석은 운성에서 온 서류 한 묶음을 시언에게 건네며 말했다.“
며칠 동안 건강을 회복한 강솔은 이미 작업실로 복귀하여 일하고 있었다.[진석!]강솔은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쾌활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 저녁에는 집에 돌아가지 않을 거야. 아까 스승님에게 전화했는데, 받지 않으시더라고.][아마도 강재석 할아버지와 함께 산책 중이신 것 같아. 그러니 내가 못 들어간다고 전해줘.]진석은 손목시계를 한 번 보더니 말했다. “이렇게 늦게까지 집에 안 들어가면 어디 가는데?”그러자 강솔은 기쁘게 말했다. [주예형이 오늘 일찍 퇴근할 수 있다고 해서, 같이 저녁 먹으러 갈 거야.]어둠이 깔리면서, 진석 또한 얼굴이 어두워졌고 진석은 잠시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녁에 돌아오긴 할 거야?”[모르겠어. 영화표도 예매해 놔서, 저녁 먹고 나서 같이 영화 볼 거야. 너무 늦으면, 집에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어!]“응.”진석은 전화를 끊고, 어두운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갑자기 찬바람의 쓸쓸함을 느꼈다....강솔은 도씨 저택에 들어간 이후로 예형과 만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영상 통화로만 연락을 주고받았고, 오늘 예형이 드디어 시간을 내주었다. 그래서 강솔은 기쁜 마음으로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영화표도 예매해 두고 데이트를 계획했다.저녁 7시에, 두 사람은 한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만났다.“왜 이렇게 비싼 곳을 예약했어?”예형의 질문에 강솔은 예형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요즘 너무 고생했잖아. 제대로 영양보충 해주려고!”이에 예형은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 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괜찮아!”“하지만 나는 너무 마음이 아프거든.”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한 후, 예형이 물었다. “전에 너에게 소희에게 전화하라고 했던 거, 했어?”강솔은 레몬 물을 마시고 나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전화를 하고 싶지 않아.”생각 밖의 말에 예형은 찡그리며 물었다. “왜?”“소희는 임씨 그룹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니까
식사 도중, 주예형의 전화가 울리자 고개를 숙여 확인하니 심서진이 보낸 메시지였다. 예형은 무의식적으로 강솔을 한 번 쳐다보고 나서야 의자에 기대어 메시지를 열었다.[사장님, 방금 작성한 계획서인데, 이 부분에 문제가 있나요?][이렇게 늦게까지 일해?][집에 가도 혼자 있을 바에야, 차라리 회사에 남아 선배를 위해 일하는 게 나아요!] 서진이 열심히 일하는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냈다.[나 지금 밖에서 저녁 먹고 있어서 돌아가서 볼게.][데이트 중인가요? 그럼 강솔 언니랑 시간 잘 보내세요! 맞다, 아침 회의 때 보니 코가 좀 불편해 보이던데, 오늘 날씨가 추워요. 그러니 따뜻하게 입으세요.]문자를 본 예형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이제 괜찮아졌어.][그러면 다행이에요. 더는 얘기하지 않을게요. 강솔 언니가 질투할 수도 있으니까요! 히히.][응. 돌아가서 계획서 본 뒤에 다시 연락할게. 집에 일찍 가.][알겠어요. 기다릴게요!]휴대폰을 계속 보고 있는 예형에 강솔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누구야?”예형은 전화를 끄고 손가락을 움켜쥐며,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업무팀의 이혁이야. 팀을 이끌고 야근 중인데, 문제가 좀 생겨서...”곧이어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 영화는 같이 못 볼 것 같아.”갑작스러운 영화 캔슬에 강솔은 매우 실망하며 말했다. “이렇게 늦게까지 회사에 가야 해? 내일 해도 되지 않아?”“다들 열심히 일하는데, 내가 사장으로서 데이트를 즐기는 건 좀 아닌 것 같아.”“그럼 가. 영화는 다음에 보면 되니까, 회사 사람들이 너를 안 좋게 생각하지 않도록 해.”강솔은 빠르게 체념하며 말했다. “조금 이따가 몇 가지 음식을 포장해서, 야근하는 사람들에게 야식을 보내줄게.”예형은 강솔을 바라보며 갑자기 죄책감을 느껴 얼른 마음을 바꾸고 강솔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고 싶었다. 하지만 강솔이 예형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사실 나도 오늘 피곤해. 식사 후 일찍 돌아가서 쉬
예형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들어와요!”심서진이 문을 밀고 들어오며 놀란 듯 말했다. “강솔 언니와 데이트하러 간 게 아니었어요? 어떻게 다시 돌아왔어요?”예형은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갑자기 처리해야 할 일이 생각나서 돌아왔어. 넌 아직 퇴근 안 했어?”서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예형에게 뜨거운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좀 이따가 갈게요. 요즘 회사가 너무 바빠도, 사장님께서 강솔 언니와 시간을 보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강솔 언니가 불만을 가질 거예요!”예형은 눈을 내리깔며 씁쓸하게 말했다. “예전엔 강솔이 날 정말 사랑한다고 생각했어. 근데 지금에서야 그게 아니란 걸 알았지.”서진의 눈빛을 번뜩이며 예형의 옆에 앉고는 한층 부드러운 목소리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다투셨어요?”한밤중, 예형은 피곤했고, 마음속에 쌓인 말을 털어놓고 싶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서진은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좋은 대상이었다.“강솔이 임씨 그룹의 사모님과 사이가 좋아서, 우리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녀가 여러 번 거절했어. 마치 내가 잘못된 일을 한 것처럼.”예형은 자조적으로 고개를 젓자 서진은 놀란 듯 물었다. “왜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왜 강솔 언니가 거절했을까요?”예형은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소희와의 관계가 영향을 받을까 봐 그런 것 같아.”서진의 눈빛이 어둡게 빛나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강솔 언니가 왜 당신을 이해하지 못할까요? 임씨 그룹과 협력하면 우리 회사가 크게 도약할 수 있고, 사장님도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될 텐데요.”“사장님이 매일 이렇게 고생하는 걸 보면 가슴이 아파요.”예형은 짜증 났는지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서 강솔은 겉으로만 날 신경 쓰는 척하는 거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전혀 모르고 있어.”서진은 예형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부드럽게 위로했다. “사장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든지 간에 저는 항상 당신 편이에요. 제 능력이 한정되어 있지만, 회사에 모든
강솔은 눈을 내리깔았다. “마음이 불편해서 밖에 좀 앉아 있으려고 한 거니까 그렇게 심각하게 굴지 마, 어?”“무슨 일이야?” 진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주예형과 데이트하러 영화 보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왜 기분이 안 좋아?”“영화 못 봤어. 회사에 일이 생겨서 다시 일하러 갔거든.” 강솔은 풀이 죽어 말하자 진석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바쁘면 얼마나 바쁘길래, 네가 아파도 신경 쓰지 않고, 약속도 어기고, 한밤중에 다시 회사에 가야 해?”“대통령보다 바쁘다는 거야! 너 걔가 진짜로 일하고 있는지 확인해 본 적 있어?”강솔은 놀란 눈으로 진석을 쳐다보자 진석은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닫고 시선을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 “그냥 좀 화가 나서 그래.”예형이 강솔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게 화가 나고, 강솔이 예형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게 화가 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었다.강솔은 진석의 옷자락을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 “네가 날 위해 화를 내는 건 알지만, 난 예형을 믿어. 예형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진석은 침묵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화가 나서 강솔의 손에서 옷을 빼앗고 싶었지만,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그러지 못했다. 진석은 애써 화를 억누르며 약간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이해한다면서, 왜 혼자서 우울해하고 있어?”강솔은 툴툴거렸다. “사람이 좀 기분 나빠할 수도 있잖아?”진석은 강솔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예형이 강솔을 화나게 했지만, 정작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진석이였다. 진석은 전생에 분명 강솔에게 큰 빚을 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힘들 리가 없었다.“진석, 내일 나는 집으로 돌아갈 거야. 내 병은 다 나았고, 더 이상 약도 필요 없고, 돌봐줄 사람도 필요 없어.”강솔은 고개를 돌려 말하자 진석은 기둥에 기대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래, 네가 가고 싶으면 가.”“넌? 여전히 여기서 지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