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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4화

강솔은 눈을 내리깔았다.

“마음이 불편해서 밖에 좀 앉아 있으려고 한 거니까 그렇게 심각하게 굴지 마, 어?”

“무슨 일이야?”

진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주예형과 데이트하러 영화 보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왜 기분이 안 좋아?”

“영화 못 봤어. 회사에 일이 생겨서 다시 일하러 갔거든.”

강솔은 풀이 죽어 말하자 진석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바쁘면 얼마나 바쁘길래, 네가 아파도 신경 쓰지 않고, 약속도 어기고, 한밤중에 다시 회사에 가야 해?”

“대통령보다 바쁘다는 거야! 너 걔가 진짜로 일하고 있는지 확인해 본 적 있어?”

강솔은 놀란 눈으로 진석을 쳐다보자 진석은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닫고 시선을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

“그냥 좀 화가 나서 그래.”

예형이 강솔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게 화가 나고, 강솔이 예형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게 화가 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었다.

강솔은 진석의 옷자락을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

“네가 날 위해 화를 내는 건 알지만, 난 예형을 믿어. 예형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

진석은 침묵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화가 나서 강솔의 손에서 옷을 빼앗고 싶었지만,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그러지 못했다. 진석은 애써 화를 억누르며 약간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이해한다면서, 왜 혼자서 우울해하고 있어?”

강솔은 툴툴거렸다.

“사람이 좀 기분 나빠할 수도 있잖아?”

진석은 강솔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예형이 강솔을 화나게 했지만, 정작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진석이였다. 진석은 전생에 분명 강솔에게 큰 빚을 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힘들 리가 없었다.

“진석, 내일 나는 집으로 돌아갈 거야. 내 병은 다 나았고, 더 이상 약도 필요 없고, 돌봐줄 사람도 필요 없어.”

강솔은 고개를 돌려 말하자 진석은 기둥에 기대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래, 네가 가고 싶으면 가.”

“넌? 여전히 여기서 지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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