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심은 사무실의 불을 끄고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심은 자주 혼자 가서 밥을 먹던 식당을 지나치자 차를 세우고 식당에 들어가 식사했다.아심은 혼자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골랐고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이 차가운 몸을 조금은 따뜻하게 해주었다. 아심과 익숙해진 직원이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가져다주며 웃으며 말했다. “또 이렇게 늦게까지 일했어요?”이에 아심은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시간에 와서 우유를 얻어 마시려고요.”직원은 아심의 아름다움에 여전히 놀라며 말했다. “제가 당신처럼 예뻤다면, 돈 많은 남자를 찾아서 이렇게 힘들게 일하지 않았을 거예요.”진심이 느껴지는 말에 아심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자신의 힘으로 사는 게 가장 오래가는 거예요.”그 말이 납득이 간다는 듯 직원은 눈을 돌리며 말했다. “맞아요, 여자는 독립적이어야 해요!”식사를 마친 아심은 식당을 나서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밖은 매우 추웠고, 식당에서 가져온 따뜻함은 곧 차가운 바람에 사라졌다. 집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둡고 냉랭한 분위기가 아심을 맞이했다.어느 날 밤, 집에 돌아와 메시지를 보내려다 포기하려던 순간, 아심은 집의 발코니에 서 있는 강시언의 모습을 보았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마치 어둠의 바다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갑자기 등대를 발견한 것처럼. 그때의 상황과 감정은 이제도 기억이 생생하고,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깊이 새겨졌다.아심은 불을 켜지 않고 천천히 발코니로 걸어갔다. 그곳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고, 시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책상 앞으로 다가가서 서랍에서 노트를 꺼내 펼쳤다. 함께 식사하기, 영화 보기, 쇼핑하기, 커플룩 입기 등 적어 놓은 목록을 보았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남은 다시 만난다는 조항을 지워버렸다.그들은 연인이 아니었기에 이별이라 할 수도 없었기에 아심은 마지막에 다시 만난다는 조항을 썼던 것이었다.‘한때 가졌던 온기로 평생의 외로움을 대신할 수 있어.’
다음 날, 소희는 임구택을 따라 출근했다. 이미 정체가 드러난 상황에서, 구택과 함께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조용히 지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임씨 그룹 직원들은 이미 주의를 받은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의 호기심, 경외심, 동경심을 조심스럽게 숨기고, 소희에게 평온하게 인사했다.구택의 사무실 구역에 도착했을 때, 칼리가 소희를 보고 일어서서, 흥분하여 말했다. “소희 님, 아니 소희 씨, 오셨네요!”소희는 구택의 손을 풀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미 알고 있었잖아요. 흥분하지 말고, 예전처럼 해요.”이에 칼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며칠 동안 계속 흥분해 있었는데, 이제 막 진정되었는데, 소희 씨가 갑자기 나타나니까 제어가 안 됐어요!”소희는 이 귀여운 칼리 때문에 웃음을 터트렸다. 칼리는 사장님의 평온한 태도를 보더니, 기회를 엿보며 소희에게 말했다. “시간 되실 때 사인 한 장 부탁드려도 될까요?”“King?”소희가 묻자 칼리는 흥분하여 말했다. “어떤 이름이든 괜찮아요!”구택은 미소를 지으며 소희의 손을 잡고 사무실로 향했다.“예전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해. ‘소희 씨’라고 불릴 때도 아무도 감히 간섭하지 못했는데, 사모님에게 누가 뭐라고 하겠어!” 구택은 소희의 볼에 뽀뽀하며 말했다. “잠시 후에 회의가 있는데, 회의 기록을 하고 싶다면 환영이야!”소희는 그림 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해!”“응.”구택이 일을 하러 가자, 소희는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어 임유민의 성적을 물었다. 그러자 유민은 곧 메시지를 보냈다. [물어볼 필요가 있어요? 궁금할 게 뭐 있어요?]꽤 귀여운 반응에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말해봐, 무슨 보상을 받고 싶어?][숙모가 가르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거 아닌가요?]유민의 립서비스에 소희는 조금 민망해졌다. 이번 학기 동안 한 달 동안 온두리에 있었고, 돌아와서 일주일 동안만 가르치고 나서 시험을 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공을 세웠다고 하기 어려웠
소희는 순간 당황해서 귀끝이 살짝 뜨거워졌지만, 임구택의 말을 무시했다. 원래 임유민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결국 몇 마디만 보내기로 했다. [그럼 열심히 해봐!]유민은 집을 떠나는 캐릭터의 이모티콘을 보내고는 곧 게임 초대를 보냈다. 이에 소희는 소찬호도 끌어들여 함께 게임을 하며 유민에게 위로가 되도록 노력했다. 게임을 한판 하고 나자, 진우행이 들어와 구택에게 업무 보고를 했다. 그리고 소희를 보자, 우행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소희는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업무 보고가 끝난 후, 진우행이 소희에게 다가와 태블릿을 내밀며 말했다. “소희 씨, 제가 사람을 시켜서 앱을 하나 만들었어요. 한 번 보세요.”소희는 약간의 의문을 품고 태블릿을 받아 들고 열어보자 태블릿에는 메뉴가 표시되어 있었다. 각종 밀크티, 디저트, 아이스크림 등이 있었는데 모든 브랜드와 모든 맛이 다 있었다. 아마 우행이 소희를 위해 메뉴 북을 만든 것이었다.소희는 그룹 전체에 자신의 미식가 명성이 퍼진 건지 놀라며 우행을 올려다보자 우행은 바로 설명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회사 모든 사람이 소희 씨에게 음료나 디저트를 사주고 싶어 하지만, 너무 많이 보내면 사장님이 기분 나빠할까 봐서요.”“그래서 직접 선택하게 한 거예요. 뭐든지 고르면 제가 바로 가져다드릴게요!”소희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못 올 것 같네요!”우행은 옆에서 날카로운 시선을 느끼며 바로 공손히 말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당신이 오시면 우리 모두가 활기를 되찾아요. 이정도 간식쯤이야, 제가 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요!”“이렇게 하면 그들도 기쁘고, 먹는 것도 더 즐겁잖아요!”소희는 진심으로 감사해하며 웃었다. “다들 고맙다고 전해줘요.”“그럼 주문해 보세요!” 우행은 더욱 부드럽게 말하자 소희는 밀크티 한 잔과 디저트 하나를 주문했다. 원래 아이스크림도 주문하고 싶었지만, 우행이 정말로 혼날까 봐 참기로 했다. 주문을 마친
“제가 미래 와이프에게 긴 고백을 준비했는데, 그때 긴장해서 잊어버릴까 봐 걱정돼요.”“진심으로 준비한 말이라면 잊어버릴 리 없잖아.”“그렇지 않아요. 그때 긴장해서 머리가 하얘지면 다 잊어버릴지도 몰라요!”이때 조백림이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나한테 물어봐. 내가 경험을 전수해 줄게.”별로 믿음직스럽지 않은 사람이 등장하자 장명원은 조롱하며 말했다. “네가 마음에 없는 고백을 어떻게 해?”“내가 마음에 없다고? 유정아, 우리 약혼할 때 내 고백이 감동적이었지 않았나?” 백림이 유정에게 물었다. 유정은 소희와 대화 중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돌아서 말했다. “네가 뭐라고 했었지?”이에 모두가 폭소를 터뜨렸고 보다 못한 장시원이 말했다. “백림이 평생 너만 사랑할 거라고 했어!”유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말 누가 믿어요? 분명히 날씨 예보 같은 그런 거 보고 나서 그런 맹세를 했을 거예요!”해탈해하며 말하는 유정에 모두가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소희는 그 말을 듣고 과거에 구택이 비슷한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며 웃었다. 백림은 맑은 눈으로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진심으로 한 말이라면?”백림의 오기에 유정은 몸을 뒤로 젖히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나를 멀리해, 벼락 맞을 때 나까지 다치게 하지 말라고!”백림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시원이 형, 제발 나 좀 구해줘요!”그러자 시원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지금은 겨울이니까 번개는 안 칠 거야!”모두가 한바탕 웃고 난 후, 명원은 시원에게 다가가서 시원의 품에 있는 요요를 안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자, 삼촌이 한 번 안아보자!”요요는 시원의 품에서 음식을 먹으며 고개를 저었다. “삼촌이 안아주는 거 싫어!”그러자 상처를 받은 듯 명원은 얼굴이 굳어져 말했다. “왜 삼촌이 안아주는 게 싫어?”음식을 냠냠 먹던 요요는 진지하게 설명했다. “삼촌은 이제 왕자님이 될 거니까, 왕자님은 공주님만 안아야 해요.”
장시원이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우청아가 신부 들러리를 한다고?”“그래요, 청아가 형한테 말하지 않았어요?”시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너 아까 나한테 신랑 들러리를 서달라고 했지? 사실, 불가능하지는 않아.”“형이 아까는 안 한다고 했잖아요. 사실 신랑 들러리 한명 부족한데, 형이 내 형이라서 먼저 생각해 본 거예요.”“형이 안 하겠다고 해서 구택 형한테 물어보려던 거예요. 소희가 있으면 분명히 수락할 거니까!” 장명원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시원은 비웃으며 말했다. “구택이 네 들러리를 서주겠다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소희가 있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죠!”“그래, 그럼 내가 불편함을 감수할게. 구택한테 가지 마.”이번엔 명원이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구택이 형이랑 협의하든 둘이서 내기해 봐요. 이기는 사람이 기회를 가지는 걸로 할게요!”이에 짜증이 난 시원이 발로 명원을 한 번 차며 말했다. “당장 사라져!”명원은 웃으며 뒤로 넘어가 소파에서 굴러떨어졌고, 요요는 그 모습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었다....설이 다가오자, 강솔의 엄마인 윤미래가 강솔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집에 올지 물었고 강솔은 펜을 돌리며 웃었다. “뭘 그렇게 서두르세요? 설날까지 아직 열흘 남았어요!”[설날이 급한 게 아니라 우리가 급한 거야. 설날에 네가 한 살 더 먹잖아. 네가 함께 자란 서현지는 애도 두 살이 됐어!]“애가 두 살이라니, 난 아이를 못 낳는 것도 아닌데, 그게 무슨 자랑거리가 돼요?” 강솔은 펜 끝을 입에 물며 불만스레 말했다.[네가 남자친구를 데려오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아직 소식이 없어? 설마 네 남자친구가 우리 집에 오기 싫은 건 아니겠지?”]“그럴 리가요? 그냥 너무 바빠서 그래요. 내가 말했잖아요. 사업 초창기라고요.”[아무리 바빠도 설날은 챙겨야지. 이번 설날에 데려와. 우리는 너희 약혼 얘기도 해야 해.] 이에 강솔은 기쁘게 대답했다. “그럼 제가 한
심서진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연애는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아직 젊고, 일이 제일 중요해요!”주예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는 말이야!”서진은 의자에 앉아 턱을 괴고 예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배님은 퇴근 후에 함께 할 사람이 있어서 부러워요. 저는 매일 혼자 집에 가면, 집이 텅 비어 있고, 춥고 외로워요.”그러고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야근하는 게 더 나아요. 집에 가기 싫어요.”뜻밖의 말에 예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의지하러 여기 왔다는 거 알아. 여기서 친구도 없고.”서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선배님이 있으면 돼요!”꽤 달콤한 말에 예형은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 “오늘 저녁에 일찍 퇴근해서 우리랑 같이 밥 먹자.”“그건 안 돼요. 선배님과 강솔 언니랑 데이트하는데, 제가 왜 같이 가겠어요?”“괜찮아. 그냥 같이 밥 먹는 거야. 어쩌면 너랑 강솔이 친해지면, 나중에 너도 강성에서 친구가 하나 더 생기는 거지.” 예형이 따뜻하게 웃으며 말하자 서진은 눈빛이 흔들리며 말했다. “강솔 언니가 화내지 않을까요?”“당연히 안 그러지. 걔는 이해심이 많아.”“강솔 언니는 분명히 좋은 사람이겠죠. 아니면 선배님이 그렇게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 서진은 부드럽게 웃자 예형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서진은 기쁘게 말했다. “그럼 저 먼저 일하러 갈게요. 퇴근 후에 선배님을 찾아올게요.”“그래, 가봐.”...강솔은 식당을 예약하고, 예형을 기쁘게 기다렸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예형과 다른 여자가 함께 오는 것을 보았다.“강솔 언니!”서진이 다가와 친근하게 포옹하며 웃었다. “퇴근이 늦어서 선배님이 저를 차에 태워주셨어요. 또 제가 저녁에 혼자 있는 걸 듣고 저도 같이 오게 했는데 화난 건 아니죠?”강솔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떨떨 했지만 예형을 바라보며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
“그래요, 좋아요!” 심서진은 아주 매운 요리 두 가지를 더 주문했고 주문을 마친 후, 서진이 말했다.“선배님, 오늘 영업팀에서 문연정이 만든 보고서를 봤는데, 문제가 꽤 많더라고요.”“어떤 문제?”서진은 휴대폰을 꺼내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 보세요, 지난번 보고서의 데이터와 큰 차이가 있어요.”두 사람은 업무 이야기를 나누었고, 강솔은 대화에 끼어들 수 없어서 물을 마시며 휴대폰을 보았다. 드디어 음식이 나오자, 예형과 서진은 고향 음식을 두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강솔은 여전히 대화에 끼어들 수 없었다. 식사가 중반에 접어들었을 때, 서진은 보기만 해도 엄청 매워 보이는 불맛 닭발을 강솔앞에 스윽 밀어놓으면서 말했다. “한 번 먹어봐요. 불맛 닭발이 저희 고향에서 해 먹는 거랑 되게 비슷해요. 매콤하면서 맛있어요.”“나중에 선배님과 저희 고향에 오면 미리 익숙해질 수 있을 거야.”예형도 말했다. “정말 괜찮아, 고향의 맛이 나.”강솔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서 불맛 닭발을 집어먹었다. 닭발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강한 매운맛이 퍼져 나왔고, 강솔은 급히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입에서부터 목까지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져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이에 서진은 놀라며 말했다. “그 정도로 매워요?”예형도 걱정하며 말했다. “괜찮아?”강솔은 너무 매워서 말도 못 하고, 물을 한 컵 더 마신 후에야 조금 나아졌다. “좀 많이 매웠어, 괜찮아.”서진은 약간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까지 매울 줄 몰랐어요, 미안해요.”강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한 끼 식사 동안, 예형과 서진은 열띤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먹었고, 강솔은 감자볶음만 조금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섰을 때, 서진은 기분이 매우 좋아서 함께 쇼핑하자고 제안했다.“오늘은 좀 피곤해서, 다음에 해요.”강솔이 거절하자 서진은 예형을 슬쩍 보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저는 혼자 쇼핑하다가 집에 갈게요. 선배님은 강솔 언니를 집
강솔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그냥 너와 단둘이 데이트하고 싶었어. 우리는 오랜만에 만났고, 난 이 데이트를 정말 기대했는데 이게 뭐야. 둘만 얘기하고 우리는 거의 말하지 않았잖아.”예형은 동의하지 않으며 말했다. “우리는 자주 데이트할 수 있지만 심서진은 내가 초대한 손님이야. 손님을 두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니야.”강솔은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고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팠다. 차 안의 분위기는 갑자기 팽팽해지고 무거워졌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밖의 네온사인만이 어둠 속에서 깜빡였다.잠시 후, 예형이 먼저 입을 열며 긴장된 분위기를 깼다. “네가 나에게 말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잖아. 무슨 일이야?”강솔은 원래 설에 함께 집에 가자고 말하려 했지만, 이제는 말할 기분이 아니었다. “너 휴가 언제야?”예형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게 네가 말하려던 일이야? 그건 전화로도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그렇게 진지하게 말하려고 했어?”강솔은 미간을 찌푸리며 예형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우리 만날 필요가 없다는 거야? 네가 서진과 함께 일하는 걸 방해하는 거라고 생각되니까?”“당연히 아니지.”앞에 빨간불이 켜지자, 예형은 차를 멈추고 강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왜 이렇게 민감해졌어?”강솔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우리 함께 있는 시간이 서진과 함께 있는 시간보다 적잖아. 데이트에도 데려오니까.”“내가 설명했잖아. 서진은 여기서 친구가 없어. 마침 저녁에 같이 퇴근해서 초대했을 뿐이야.”그러고는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서진에게 네가 이해심 많고 배려심이 깊다고 말했어. 그런데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한 거야?”강솔은 서진에 대한 예형의 말이 듣기 싫어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침 초록 불이 켜지자, 예형은 강솔의 손을 놓고 차를 다시 출발시켰다. 강솔이 사는 곳에 가까워졌을 때, 예형의 휴대폰에 알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