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래 와이프에게 긴 고백을 준비했는데, 그때 긴장해서 잊어버릴까 봐 걱정돼요.”“진심으로 준비한 말이라면 잊어버릴 리 없잖아.”“그렇지 않아요. 그때 긴장해서 머리가 하얘지면 다 잊어버릴지도 몰라요!”이때 조백림이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나한테 물어봐. 내가 경험을 전수해 줄게.”별로 믿음직스럽지 않은 사람이 등장하자 장명원은 조롱하며 말했다. “네가 마음에 없는 고백을 어떻게 해?”“내가 마음에 없다고? 유정아, 우리 약혼할 때 내 고백이 감동적이었지 않았나?” 백림이 유정에게 물었다. 유정은 소희와 대화 중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돌아서 말했다. “네가 뭐라고 했었지?”이에 모두가 폭소를 터뜨렸고 보다 못한 장시원이 말했다. “백림이 평생 너만 사랑할 거라고 했어!”유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말 누가 믿어요? 분명히 날씨 예보 같은 그런 거 보고 나서 그런 맹세를 했을 거예요!”해탈해하며 말하는 유정에 모두가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소희는 그 말을 듣고 과거에 구택이 비슷한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며 웃었다. 백림은 맑은 눈으로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진심으로 한 말이라면?”백림의 오기에 유정은 몸을 뒤로 젖히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나를 멀리해, 벼락 맞을 때 나까지 다치게 하지 말라고!”백림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시원이 형, 제발 나 좀 구해줘요!”그러자 시원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지금은 겨울이니까 번개는 안 칠 거야!”모두가 한바탕 웃고 난 후, 명원은 시원에게 다가가서 시원의 품에 있는 요요를 안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자, 삼촌이 한 번 안아보자!”요요는 시원의 품에서 음식을 먹으며 고개를 저었다. “삼촌이 안아주는 거 싫어!”그러자 상처를 받은 듯 명원은 얼굴이 굳어져 말했다. “왜 삼촌이 안아주는 게 싫어?”음식을 냠냠 먹던 요요는 진지하게 설명했다. “삼촌은 이제 왕자님이 될 거니까, 왕자님은 공주님만 안아야 해요.”
장시원이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우청아가 신부 들러리를 한다고?”“그래요, 청아가 형한테 말하지 않았어요?”시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너 아까 나한테 신랑 들러리를 서달라고 했지? 사실, 불가능하지는 않아.”“형이 아까는 안 한다고 했잖아요. 사실 신랑 들러리 한명 부족한데, 형이 내 형이라서 먼저 생각해 본 거예요.”“형이 안 하겠다고 해서 구택 형한테 물어보려던 거예요. 소희가 있으면 분명히 수락할 거니까!” 장명원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시원은 비웃으며 말했다. “구택이 네 들러리를 서주겠다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소희가 있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죠!”“그래, 그럼 내가 불편함을 감수할게. 구택한테 가지 마.”이번엔 명원이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구택이 형이랑 협의하든 둘이서 내기해 봐요. 이기는 사람이 기회를 가지는 걸로 할게요!”이에 짜증이 난 시원이 발로 명원을 한 번 차며 말했다. “당장 사라져!”명원은 웃으며 뒤로 넘어가 소파에서 굴러떨어졌고, 요요는 그 모습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었다....설이 다가오자, 강솔의 엄마인 윤미래가 강솔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집에 올지 물었고 강솔은 펜을 돌리며 웃었다. “뭘 그렇게 서두르세요? 설날까지 아직 열흘 남았어요!”[설날이 급한 게 아니라 우리가 급한 거야. 설날에 네가 한 살 더 먹잖아. 네가 함께 자란 서현지는 애도 두 살이 됐어!]“애가 두 살이라니, 난 아이를 못 낳는 것도 아닌데, 그게 무슨 자랑거리가 돼요?” 강솔은 펜 끝을 입에 물며 불만스레 말했다.[네가 남자친구를 데려오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아직 소식이 없어? 설마 네 남자친구가 우리 집에 오기 싫은 건 아니겠지?”]“그럴 리가요? 그냥 너무 바빠서 그래요. 내가 말했잖아요. 사업 초창기라고요.”[아무리 바빠도 설날은 챙겨야지. 이번 설날에 데려와. 우리는 너희 약혼 얘기도 해야 해.] 이에 강솔은 기쁘게 대답했다. “그럼 제가 한
심서진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연애는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아직 젊고, 일이 제일 중요해요!”주예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는 말이야!”서진은 의자에 앉아 턱을 괴고 예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배님은 퇴근 후에 함께 할 사람이 있어서 부러워요. 저는 매일 혼자 집에 가면, 집이 텅 비어 있고, 춥고 외로워요.”그러고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야근하는 게 더 나아요. 집에 가기 싫어요.”뜻밖의 말에 예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의지하러 여기 왔다는 거 알아. 여기서 친구도 없고.”서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선배님이 있으면 돼요!”꽤 달콤한 말에 예형은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 “오늘 저녁에 일찍 퇴근해서 우리랑 같이 밥 먹자.”“그건 안 돼요. 선배님과 강솔 언니랑 데이트하는데, 제가 왜 같이 가겠어요?”“괜찮아. 그냥 같이 밥 먹는 거야. 어쩌면 너랑 강솔이 친해지면, 나중에 너도 강성에서 친구가 하나 더 생기는 거지.” 예형이 따뜻하게 웃으며 말하자 서진은 눈빛이 흔들리며 말했다. “강솔 언니가 화내지 않을까요?”“당연히 안 그러지. 걔는 이해심이 많아.”“강솔 언니는 분명히 좋은 사람이겠죠. 아니면 선배님이 그렇게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 서진은 부드럽게 웃자 예형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서진은 기쁘게 말했다. “그럼 저 먼저 일하러 갈게요. 퇴근 후에 선배님을 찾아올게요.”“그래, 가봐.”...강솔은 식당을 예약하고, 예형을 기쁘게 기다렸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예형과 다른 여자가 함께 오는 것을 보았다.“강솔 언니!”서진이 다가와 친근하게 포옹하며 웃었다. “퇴근이 늦어서 선배님이 저를 차에 태워주셨어요. 또 제가 저녁에 혼자 있는 걸 듣고 저도 같이 오게 했는데 화난 건 아니죠?”강솔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떨떨 했지만 예형을 바라보며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
“그래요, 좋아요!” 심서진은 아주 매운 요리 두 가지를 더 주문했고 주문을 마친 후, 서진이 말했다.“선배님, 오늘 영업팀에서 문연정이 만든 보고서를 봤는데, 문제가 꽤 많더라고요.”“어떤 문제?”서진은 휴대폰을 꺼내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 보세요, 지난번 보고서의 데이터와 큰 차이가 있어요.”두 사람은 업무 이야기를 나누었고, 강솔은 대화에 끼어들 수 없어서 물을 마시며 휴대폰을 보았다. 드디어 음식이 나오자, 예형과 서진은 고향 음식을 두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강솔은 여전히 대화에 끼어들 수 없었다. 식사가 중반에 접어들었을 때, 서진은 보기만 해도 엄청 매워 보이는 불맛 닭발을 강솔앞에 스윽 밀어놓으면서 말했다. “한 번 먹어봐요. 불맛 닭발이 저희 고향에서 해 먹는 거랑 되게 비슷해요. 매콤하면서 맛있어요.”“나중에 선배님과 저희 고향에 오면 미리 익숙해질 수 있을 거야.”예형도 말했다. “정말 괜찮아, 고향의 맛이 나.”강솔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서 불맛 닭발을 집어먹었다. 닭발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강한 매운맛이 퍼져 나왔고, 강솔은 급히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입에서부터 목까지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져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이에 서진은 놀라며 말했다. “그 정도로 매워요?”예형도 걱정하며 말했다. “괜찮아?”강솔은 너무 매워서 말도 못 하고, 물을 한 컵 더 마신 후에야 조금 나아졌다. “좀 많이 매웠어, 괜찮아.”서진은 약간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까지 매울 줄 몰랐어요, 미안해요.”강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한 끼 식사 동안, 예형과 서진은 열띤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먹었고, 강솔은 감자볶음만 조금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섰을 때, 서진은 기분이 매우 좋아서 함께 쇼핑하자고 제안했다.“오늘은 좀 피곤해서, 다음에 해요.”강솔이 거절하자 서진은 예형을 슬쩍 보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저는 혼자 쇼핑하다가 집에 갈게요. 선배님은 강솔 언니를 집
강솔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그냥 너와 단둘이 데이트하고 싶었어. 우리는 오랜만에 만났고, 난 이 데이트를 정말 기대했는데 이게 뭐야. 둘만 얘기하고 우리는 거의 말하지 않았잖아.”예형은 동의하지 않으며 말했다. “우리는 자주 데이트할 수 있지만 심서진은 내가 초대한 손님이야. 손님을 두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니야.”강솔은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고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팠다. 차 안의 분위기는 갑자기 팽팽해지고 무거워졌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밖의 네온사인만이 어둠 속에서 깜빡였다.잠시 후, 예형이 먼저 입을 열며 긴장된 분위기를 깼다. “네가 나에게 말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잖아. 무슨 일이야?”강솔은 원래 설에 함께 집에 가자고 말하려 했지만, 이제는 말할 기분이 아니었다. “너 휴가 언제야?”예형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게 네가 말하려던 일이야? 그건 전화로도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그렇게 진지하게 말하려고 했어?”강솔은 미간을 찌푸리며 예형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우리 만날 필요가 없다는 거야? 네가 서진과 함께 일하는 걸 방해하는 거라고 생각되니까?”“당연히 아니지.”앞에 빨간불이 켜지자, 예형은 차를 멈추고 강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왜 이렇게 민감해졌어?”강솔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우리 함께 있는 시간이 서진과 함께 있는 시간보다 적잖아. 데이트에도 데려오니까.”“내가 설명했잖아. 서진은 여기서 친구가 없어. 마침 저녁에 같이 퇴근해서 초대했을 뿐이야.”그러고는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서진에게 네가 이해심 많고 배려심이 깊다고 말했어. 그런데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한 거야?”강솔은 서진에 대한 예형의 말이 듣기 싫어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침 초록 불이 켜지자, 예형은 강솔의 손을 놓고 차를 다시 출발시켰다. 강솔이 사는 곳에 가까워졌을 때, 예형의 휴대폰에 알람이
예형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여기서 잠시 기다릴게. 그놈이 다시 오면 내가 혼내줄 거야!”서진은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애처로운 모습으로 말했다. “이렇게 오셨는데, 강솔 언니가 화내지 않을까요?”예형은 강솔이 방금 보였던 모습이 마음에 걸렸으나 무심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서진은 주저하며 말했다. “오늘 저녁에 식사할 때 언니가 거의 말을 안 했어요. 혹시 저를 싫어하는 건 아닌가요? 우리가 데이트를 방해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아니야, 그런 생각하지 마.” 예형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강솔은 네가 여기에서 혼자라는 걸 이해해서 나더러 너를 돌보라고 말했어.”“선배님, 정말 감사해요!” 서진은 예형을 안으며 말했다. “여기 강성에서는 선배님이 유일한 의지할 사람이에요.”예형은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지만, 서진을 밀어내려던 찰나에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예형은 화난 얼굴로 빠르게 문으로 걸어갔다. 예형은 문을 열며 화를 내려고 했으나, 문밖에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얼굴이 변하고 그대로 멈췄다.“선배님!” 서진이 예형의 팔을 잡고 달려와 문밖의 강솔을 보고 놀라며 멈춰 섰다. 이윽고 서진은 예형의 팔을 놓고 한 발짝 물러났다. 강솔은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며 예형을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급하게 떠났는지 알겠네. 작별 인사도 없이, 결국 이 사람을 보러 온 거였어!”예형은 당황하며 급히 해명했다. “강솔, 너 오해한 거야!”“내가 뭘 오해했다는 거야?” 강솔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데이트할 때도 데려올 정도로 좋아하는 거라면, 그냥 솔직히 말하지 그랬어? 몰래 만날 필요는 없잖아!”서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정말 오해세요. 제게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선배님을 부른 거예요!”“네가 부르면 바로 오는구나. 그런데 내가 아플 때는 예형에게 전화해도 얼마나 걸렸는지 알기나 해?” 강솔은 슬픔으로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 “주예형, 네
서진은 눈빛이 반짝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솔 언니는 부유하게 자란 아가씨니까, 당연히 이런 성깔이 있겠죠. 선배님, 그래도 한 번 달래보세요.”그러자 주예형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한 번 달래주면 다음번에도 그런 식이야. 그런 것까지 봐줄 필요는 없어.”서진은 죄책감과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예형은 조금 짜증 난 듯 말했다. “난 먼저 갈게. 문 잘 잠그고, 누가 또 문을 두드리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진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그러면 앞으로도 날 도와줄 거죠?”“물론이지.” 예형은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네 선배잖아. 어떻게 너를 안 도와주겠어?”예형은 약간 마음이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먼저 돌아갈게. 너도 빨리 들어가.”“네, 가는 길 조심하세요. 도착하면 알려줘요.”서진이 걱정스럽게 말하자 예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크게 걸음을 옮겼다. 차에 앉은 예형은 잠시 차분히 생각해 보았다. 강솔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갑자기 서진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선배님, 언니를 잘 달래세요. 만약 언니가 선배를 용서하지 않으면, 제가 가서 설명할게요.]예형은 깊이 생각하며 답장을 보냈다. [그럴 필요 없어. 이 일에 신경 쓰지 마.][언니가 화를 내면 내가 정말 죄책감이 들 거예요. 오늘 밤엔 잠도 못 잘 것 같아요.][그럴 필요 없어. 강솔은 가끔 심술을 부리지만, 결국 이해해 주니까.][나도 그러길 바라요.]예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강솔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말고 차를 몰고 떠났다....강솔은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강솔은 먼저 예형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 감정에서는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지게 마련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준비 또한 하고 있었다.강솔은 누가 더 많이 헌신하는지, 예형이 너무 바빠서 자신을 소홀히 하는지, 예형이 세심하지 않은지를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강솔은 예형이 다른 여자에게 자신보다 더 잘해주는 것을 참을
얼마나 지났을까, 초인종이 울리자 강솔은 문을 열고 나가서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 진석은 긴 코트를 입고, 차가운 기운을 풍기며 서 있었다. 진석의 긴 눈매는 안경 뒤에 숨겨져 있었고, 태도는 불분명했는데 걱정스러워 보이면서도 화를 억누르는 듯했다. 강솔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고였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왔어?”진석은 들어와서 보온병을 들고 있었다. “밥 먹었어?”“조금 먹었어.”“가서 세수해. 와서 밥부터 먹어.” 진석은 보온병을 들고 식탁으로 걸어가자 강솔은 뒤따라갔다. “방금 세수했어.”진석은 고개를 돌려 강솔을 한 번 보았다. “다시 가서 세수해. 울지 말고.”강솔은 진석의 말을 듣고 세수하러 갔다. 강솔이 돌아오자, 진석은 이미 음식을 다 차려놓고 젓가락과 숟가락도 준비해 놓았다. 음식은 강솔이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했다. 음식 향기를 맡으니 마음속의 고통이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았다.“다른 생각하지 말고, 먼저 밥부터 먹어.” 진석은 강솔에게 젓가락을 건네며 말했다. “누군가 예전에 나한테 말했었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밥 먹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고.”강솔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강솔의 마음은 답답했지만, 음식을 천천히 먹으며 낭비하지 않으려고 했다.강솔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밥을 먹었다. 반면 진석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강솔을 보며 마음이 아파왔고 마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었다. 강솔이 밥을 다 먹자, 진석은 강솔에게 휴지를 건네고, 식기를 치우며 주방으로 갔다. “감정 정리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강솔은 진석이 주방에서 바쁘게 일하는 것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가 소파로 돌아와 앉았다. 방 안에 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다지 슬프지 않게 느껴졌다.잠시 후, 진석이 나와서 손에 차를 들고 강솔에게 건넸다. “말해봐.”강솔은 차를 손에 쥐고 따뜻한 느낌에 조금 위로받았다. 오늘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진석에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