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01화

작가: 금추
“응.”

소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임구택은 소희의 눈을 응시했고, 눈에 웃음과 함께 자기만이 담겨있음을 보고 나서야 안심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오늘은 주말이 아니있기에 남월정의 손님이 평소보다 적었다. 그랬기에 한가한 화진이 그들과 함께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진은 소희를 위해 새로 말린 국화차를 우려냈다. 창밖의 국화 나무는 추석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푸르렀고, 바람이 불 때마다 몇 송이의 국화가 목제 창문 위로 날아와 온 집안에 은은한 국화 향기를 퍼뜨렸다.

민수의 새로운 요리가 연구되었는데, 그것은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곱, 여덟 단계를 거쳐야 나오는 채식 요리였다. 그리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맛은 굉장히 훌륭했다.

식사 후, 소희는 마당에 나가 토끼에게 먹이를 주었고, 구택은 소희 옆에 앉아 채소 잎을 건네주었다.

“토끼를 이렇게 좋아한다면, 집에서도 두 마리를 키우자.”

구택의 제안에 소희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집에서 토끼를 키운다고? 매일 두 마리의 사나운 개들이 있는데? 토끼들의 기분은 어떨 거 같아?”

진지하게 얘기하는 소희의 말에 구택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토끼는 겁이 많다던데!”

“맞아, 토끼는 겁이 많아서 쉽게 놀라 죽을 수 있어.”

소희는 손에 든 채소 잎을 토끼 두 마리에게 주면서 물었다.

“그 포스팅에서 말한 대로, 그 일이 나 때문에 발생했다고 믿어?”

훅 들어오는 질문에 구택은 잠시 당황했다가 고개를 저었다.

“안 믿어, 한 마디도 믿지 않아.”

이에 소희의 시선은 멀리 뻗어 있었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양부모님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밤, 그들은 팔려고 했던 야생 버섯의 줄기를 깨끗이 다듬으라고 했어.”

“그렇지 않으면 저녁을 먹지 못하게 할 거라고 했었어. 나는 밤 10시까지 계속해서 그 일을 했고, 손은 얼어붙어 부어오르고 빨갛게 될 정도였고.”

“결국 가위를 잡을 수 없게 되자, 버섯을 담은 나무 상자에 기대어 잠이 들었었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2화

    임구택은 소희의 손을 부드럽게 문지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이씨 집안이 경성에서의 지위가 하늘을 찌를 정도는 아니야. 게다가 최근에는 이진혁도 다른 일에 마음을 쓸 겨를이 없어.”“어쩌면, 이씨 집안이 몰락할지도 모르지!”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결연한 빛을 눈에 담았다. “당신은 항상 나를 도와주는데, 난 별로 해준 게 없네. 내가 필요하면 꼭 말해줘.”구택은 손을 들어 소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임씨 집안의 흥망성쇠에 너도 책임을 지고 있잖아.”“너에게 일이 생기면 집안 사람 전체가 널 위해 움직이는 게 당연해.”“그러니까 도움을 받았다 그런 말은 하지 마, 당연한 거니까.”이에 소희는 미소 지으며 구택의 어깨에 기대었다. “알겠어, 기억할게.”구택은 소희를 안아주며 소희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앞으로 소희와 함께 걸어갈 날들이 구택을 굉장히 뿌듯하게 하고 기대되게 만들었다....다음 날 아침, 소정인은 회사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소정인의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리자 진연의 전화임을 알아보고 받았다. 곧이어 진연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뉴스 봤어요? 이진혁이 바람피운 사실이 터져서 지금 집안이 난리가 났대요. 지금 인터넷이 뒤집어지고 엄청난 소동을 일으키고 있어요.”“이진혁의 아내가 인터넷에 실명으로 이진혁이 이전에 저지른 불법과 비리를 고발했는데 이진성이 망할 것 같아요!”갑작스러운 소식에 소정인은 놀라서 물었다. “언제 일어난 일인데?”진연이 서둘러 대답했다. “한 시간 전에 터졌고 지금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어요.”재벌 가문의 큰 이슈는 일단 터지면 바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법이다. 한 시간이 지난 지금, 모든 댓글이 한쪽으로 치우쳐 이진혁을 비난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와 딸을 버리고 불법을 저질렀다고 이씨 집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이에 소정인은 서둘러 컴퓨터를 켜고 몇 번 클릭했는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이씨 가문이 강성에 돌아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3화

    소정인은 황급히 마우스를 잡았지만, 아무리 눌러도 화면은 계속해서 스크롤 될 뿐이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기술팀은 어디 갔어?” 소정인은 얼굴이 일그러지며 소리쳤다.“기술팀에서는 해커에 의해 공격받았다고 하며, 현재 해결 중입니다.” 비서의 설명에 소정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회사 컴퓨터가 전부 이렇게 됐어?”비서는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모든 부서의 컴퓨터가 이 상태입니다!”소정인은 마치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머리가 울렸고, 갑자기 의자에 털썩 앉아버렸다. ‘이게 도대체 누구의 짓일까? 누가 이런 욕을 하고 있는 걸까?’소정인은 갑자기 회사에 있는 수백 명의 직원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걸 보고 있다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래서 곧바로 자기 비서에게 급히 지시했다. “각 부서에 전해, 모두 컴퓨터를 바로 끄라고.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켜지 말라고 전해!”“알겠습니다!” 비서는 재빠르게 응답하고 나가서 소정인의 지시를 전달했다. 그리고 곧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소정인의 사무실로 몰려들었다.“사장님, 제 컴퓨터에 중요한 계약서가 몇 개 있는데, 오늘 반드시 발송해야 해서요. 근데 컴퓨터가 해킹당해서 고객들이 급하게 기다리고 있어요!”“사장님, 고객이 급하게 기술 자료를 요청하는데 컴퓨터가 언제 복구되나요?”“사장님.”사방으로 들어오는 문의에 소정인은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화가 나서 소리쳤다.“컴퓨터가 없으면 핸드폰이 있지 않나? 일단 핸드폰으로 연락하세요. 이런 비상 상황에도 대처 못합니까?”이에 부서 책임자들은 모두 머리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소정인은 그들이 분명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생각해 더욱 화가 났고, 책상 위의 서류를 집어 던지며 모든 사람을 내쫓았다.점심시간까지도 컴퓨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소정인은 기술팀에 화를 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랬기에 컴퓨터를 켜면 화면에는 계속해서 소정인을 비난하는 문구가 나타났다.점심을 먹는 동안 소희와 임구택은 장명원으로부터 메시지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4화

    추석 이후로 날씨가 서서히 쌀쌀해지면서, 길 양쪽의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색색깔로 물들어 강성은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맞이했다.장시원은 오전에 일이 있어서 회사로 돌아온 시간이 정오 무렵이었다. 시원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탕비실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탕비실 옆의 책장이 양쪽으로 열리고, 부엌 조리대 앞에 흰 셔츠를 입은 여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달콤한 피자 냄새가 풍기고, 진한 치즈의 향기가 가득했다.시원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여자가 몸을 돌려 시원을 보고 놀라더니, 곧 아부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장님, 저 여기 부엌 좀 써도 될까요?”시원은 신주영을 바라보며 눈길이 금세 맑아졌고,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걸렸다. “써도 돼요, 문제없어요.”시원은 탕비실로 걸어갔고 신주영이 따라오며 부드럽고 공손하게 말했다. “사장님, 뭐 드릴까요? 제가 준비해 드릴게요.”“커피 한 잔 주세요.” 시원이 담담하게 대답했고, 바에 기대어 서서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주영은 커피를 내리며 시원을 흘긋 쳐다보고는, 돌아서며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식사하셨나요? 제가 피자를 만들었는데 한 번 드셔보실래요?”“마트에서 산 밀키트이지만 조금 손을 봐서 맛있는 재료를 많이 넣었어요, 맛은 꽤 괜찮아요!”시원은 커피를 받아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요, 신주영씨 많이 드세요.”“아.” 주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시원이 커피를 들고 사장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콜드스프링 건축회사오후에 출근하자마자 고급 디자이너 진도준은 한바탕 꾸중을 듣고 부사장실에서 나왔다. 도준은 꾸중을 들은 게 화가 나 디자인 초안을 뿌려 던질 뻔했다. 그리고 이때 비서가 다가와 물었다. “아직도 통과 못 했어요?”“이미 일곱 번째인데, 성수현 사장님이 도대체 무슨 스타일을 원하는지 모르겠어. 직접 물어봐도 본인도 명확히 말하지 못해. 우리 어떻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5화

    고명계 부사장은 우청아의 차분하고 겸손한 태도에 약간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청아가 자만하지도 않고 조급해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흡족했다. “그러면 이 프로젝트는 전부 당신에게 맡길게요. 성수현 사장님과의 후속 작업과 세부 사항도 당신이 직접 협의해 주세요.”청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감이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오늘 오후에 중요한 고객이 방문할 예정인데, 보통은 회사의 고급 디자이너만이 회의에 참석할 자격이 있지만, 청아 씨도 함께 오세요.” 청아는 고명계 부사장이 자신을 발전시키고 승진시키려는 의도를 알고 기뻐하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열심히 해요!”“네!”우청아가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이지현이 달려와서 물었다. “칭찬받았어, 내 말이 맞지? 성수현 씨 프로젝트를 맡으면 회사에서 당신의 위치가 확실해질 거야!”이에 우청아는 열정이 가득 차서 말했다.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길 바라요!”“디자인만 승인되면 나머지는 공사 부서의 일이에요!” 지현이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이렇게 큰 프로젝트면 회사도 크게 벌 것이고, 당신에게 주어지는 커미션도 적지 않을 거예요. 그럼 한턱내세요!”“그래요, 점심은 제가 살게요, 뭐 먹을래요?” 청아가 쾌활하게 말했다. 그리고 웃을 때 두 볼에 깊게 팬 보조개가 청아의 청초하고 온화한 아름다움을 더했다.“뭐든 괜찮아요, 청아 씨랑 같이 먹으면 돼. 어, 임효준이랑 같이 먹자!” 지현이 뜻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자 청아는 어리둥절했다.“왜 효준 씨를 불러요?”청아와 효준은 회사의 중급 디자이너지만 서로 그다지 친하지 않고 친구도 아니었다.“모르겠어?” 지현이 청아에게 윙크를 하며 말했다. “효준 씨가 청아 씨를 좋아하는데, 몰랐어요?”“네?” 청아가 눈을 크게 떴다.“진짜 몰랐어요? 청아 씨가 회사에 온 이후로 효준 씨가 당신에게 갖가지 친절을 베풀었는데? 그게 청아 씨를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뭔데요?”지현이 장난스럽게 말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6화

    “우청아 씨, 원래 여기서 일하셨군요!” 배강이 갑자기 말을 꺼내며 청아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진짜 섭섭하네요, 디자이너가 되셨는데 우리 같은 옛 친구들한테 연락 한번 안 하시고!”이에 황대헌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배강 부사장님, 혹시 이분을 아시나요?”“물론이죠!” 배강이 청아의 곁으로 다가가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부딪히지 않았나요? 우리 장시원 사장님의 가슴이 아주 단단해서요. 청아 씨가 약해서 부딪치면 상할 수도 있거든요.”배강의 말에 청아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대헌은 청아와 배강이 친근한 관계이고 시원과도 아는 사이인 것을 보고 태도를 바꿨다. “만약 어디 불편하시면 참지 말고 말해요. 휴가 내드릴 테니까, 집에서 푹 쉬세요.”그리고 이지현을 타박했다. “일하는 중에 왜 청아 씨를 왜 쫓은 거죠? 만약 다치기라도 했다면 본인이 책임질 수 있나요?”지현은 대헌이 기회주의자임을 알고 있어서 이 순간 반박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숙였다. 그리고 그때 고명계 부사장이 사무실에서 나왔다. “사장님, 오후에 오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시원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침에 외근 나가서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여기를 지나가게 됐어요, 그래서 일찍 왔습니다.”“그럼 제가 바로 회의를 준비하겠습니다.” 고명계 부사장이 예의 바르게 말했다. 그러고는 청아를 대헌에게 소개했다. “대헌 씨, 이 분은 우청아입니다. 새로 온 중급 디자이너이고, 성수현 씨 프로젝트는 이분이 맡기도 했으니 이분도 회의에 참석시키려고 합니다.”이에 대헌이 곧바로 말했다. “당연히 참석해야죠!”그제야 청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명계 부사장이 언급한 중요한 고객이 시원일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제 피할 수도 없게 되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배강이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청아는 얼굴이 붉어지며 몇 걸음 물러났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 회의실로 향했다. 시원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의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7화

    진도준은 감격하여 일어나며 말했다. “장시원 사장님,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리겠습니다.”“우리의 협력이 즐거운 경험이 되길 바랍니다!” 시원이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최종 디자인 계약을 체결했다.회의가 끝나자 황대헌과 고명계 부사장이 시원을 배웅했고, 우청아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빠르게 자리를 떴다. 배강은 청아와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청아가 보이지 않았다....장씨 그룹 본사로 돌아가는 길에 배강이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청아 씨를 선택할 줄 알았어.”“청아가 하고 싶어 하지 않는데, 왜 굳이 곤란하게 만들겠어?”시원이 손에 든 자료를 넘기며 담담히 대답하자 배강이 운전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오늘 회사에서 청아 씨를 보니까,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웃는 모습이 그렇게 행복해 보이다니, 전에는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야.”청아의 얘기에 시원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청아는 원래 그랬어.”“정말?” 배강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내가 볼 때는 네 곁에서 일하는 압박감이 너무 컸던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왜 그렇게 우울해 보였겠어?”배강의 말에 시원의 눈길이 잠시 멈추며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내 곁에서 그렇게 불행했다고 생각하세요?”차갑게 말하는 시원에 배강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말했다. “아니, 가끔 청아가 심각해 보일 때가 있어서.”시원은 차창 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내가 무엇을 해줬는지 생각해 봐야겠네.”...시원 일행이 떠난 후, 디자인 부서 총괄 디자이너 대헌은 바로 청아와 시원의 관계를 알아보았고 퇴근 시간이 되자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우청아 씨가 과거 장씨 그룹에서 일했었고, 장시원의 비서로 근무했다고 합니다.”“그게 다야?”대헌이 비웃으며 말하자 조수가 대답했다.“네, 다른 정보는 없습니다.” 대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배강이 청아와 친근하게 대화하는 것을 보고 시원과 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8화

    소희가 의자에 앉아 있자, 미나가 바로 물병을 따서 건넸다.“고마워요!” 소희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이지민 감독님을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나를 지키기 위해서 이씨 집안과 맞서길 원해요?”“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온 드라마 팀이 영향을 받는데, 감독님이 혼자서 그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이지민 감독님의 입장에서는 드라마 팀을 생각하는 게 맞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나는 원망한 적이 없고요. 내가 집에 머무르겠다고 제안했던 거야.”미나가 소희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소희, 난 네 의견에 동의하는 바야.”하지만 정남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해!”“뭐가 답답한데?” 미나가 손에 들고 있던 물병을 정남에게 던지며 말했다. “이선유도 우리 소희 때문에 경성으로 돌아갔는데, 이게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알아? 전체 드라마 팀 승리했다고 느끼는데, 어디가 답답해? 게다가.” 미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소희가 온라인에서 공격받던 날, 이지민 감독님이 온라인에서 소희를 옹호하는 글을 몇 개나 썼어.”“그날 나는 감독님 사무실에 물건을 전달하러 갔을 때, 감독님이 시나리오 아래에 둔 핸드폰에서 장문을 고치고 있는 걸 봤어.”“모두 소희가 일에 진지하고 능력이 있다고 칭찬하는 내용이었어. 그러니까 감독님도 소희 편인데, 그저 이씨 집안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그런 거야.”그러자 정남이 흥분해서 말했다. “그건 다행이네!”“어쨌든 대감독이야, 너 좀 보라고, 그 마음씨가!” 미나가 비웃자 정남이 화를 내며 말했다.“누구? 넌 어제 내가 산 아이스크림 먹을 때는 왜 그런 소리 안 했어? 너 이 아이스크림 하나에 만원이나 써놓고!”“그 돈으로 밥 한 끼를 먹고도 남겠어.”“그냥 대충 골랐을 뿐인데, 누가 그렇게 비쌀 줄 알았겠어?”소희가 의자에 앉아 두 사람의 다툼을 보고 있었다. 소희가 없는 며칠 동안 둘의 관계가 상당히 가까워진 것 같았다. 이것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709화

    소희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지민 감독님을 탓하지 마. 내가 돌아오고 싶었어.”임구택은 소희가 이 드라마에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무엇도 말하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말해. 다시 숨기지 마.”“알겠어.”소희가 웃으며 대답했다. “배고파, 먼저 밥 먹으러 가야겠어.”구택은 그녀의 얼버무리는 어조에 화가 났지만 화낼 기력이 없었다. “가, 밥 많이 먹고, 찬 것은 덜 먹어.”“알았어!” 소희가 순순히 대답했다.오후에 성연희가 소희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자기가 오후에 시간이 있다며 같이 놀러 가자고 했다. 하지만 소희는 손에 들고 있던 리스트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일하고 있어서 시간이 없어.”“드라마 팀에 갔어? 언제 퇴근요?” “5시쯤에 퇴근!”“그럼 5시에 데리러 갈게요!” 연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임구택한테 휴가 신청하고, 저녁에 술 한잔해요!”연희가 계속 질척거리자 소희가 펜을 멈추며 물었다. “노명성하고 아직도 안 풀렸어?”“아니!”“이선유가 떠났는데, 무슨 문제 있어?” 무심코 말하는 연희에 소희의 미간을 찌푸렸다.“저녁에 얘기해!” 연희가 웃으며 말했다. “밖에서 옷을 사는데, 너한테 딱 맞는 옷이 있어. 검은색이 좋아 아니면 하얀색? 됐어, 둘 다 사면되지. 그럼 나 끊을게!”연희는 소희가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소희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왜냐하면 연희는 기분이 안 좋을 때만 회사 일을 내팽개치고 쇼핑하러 갔었다. 그러니, 연희는 겉보기와 달리 전혀 태평스럽지 않았다.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성희는 화려한 스포츠카를 몰고 왔다. 얼굴을 절반이나 가리는 선글라스를 낀 채, 벽돌색의 타이트한 롱드레스와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내렸다. 그 모습이 마치 연예인 뺨치는 모습이었다.연희는 바로 소희 앞으로 걸어가 소희 손에서 제작 리스트를 빼앗아 미나에게 건네주며 익살스럽게 웃었다. “퇴근 시간이 됐으니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6화

    두 사람이 대화 중이던 중, 이반스가 측문으로 들어왔다. 그는 도도희를 보며 놀란 듯 물었다.“도도희, 바둑을 두고 있었어?”강재석이 웃으며 말했다.“도도희는 어릴 적부터 바둑을 잘 뒀지. 학교 다닐 때 상도 받았었다고. 정말 대단했어!”이반스는 눈을 반짝이며 감탄과 부러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도 배우고 싶어요!”도도희는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넌 바둑보단 오목을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아.”이반스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도도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오목이 더 어려워. 너의 높은 지능에 딱 맞을 거야.”이반스는 칭찬을 들었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고마워, 도도희!”강재석은 옆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크게 웃었다....양재아는 요즘 매일 늦게 귀가했다. 이날도 밤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와, 강재석과 도도희에게 인사를 건넨 뒤 물었다.“할아버지는 어디 계세요?”도도희는 대답했다.“서재에 계셔.”재아는 거실 옆의 작은 서재로 향했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안쪽의 모습을 보았다.도경수와 강아심은 커다란 화판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책상 위에는 크고 작은 붓과 각종 채색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도경수는 가끔 아심의 붓질을 살펴보며 친절하게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그의 눈에는 뿌듯함과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고, 그 감정은 멀리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재아는 그 모습을 보고 괜히 속이 쓰리고,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다. 결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발길을 돌려 나와버렸다.잠시 뒤, 도도희는 밤참을 들고 서재 문을 열며 들어왔다.“이제 그만하고 쉬세요. 너무 늦었어요.”도경수는 얼굴 가득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우리 재희는 정말 재능이 있어! 너랑 똑같아!”도도희는 딸을 보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그러게요. 역시 혈연은 속일 수가 없네요.”아심의 얼굴 한쪽에는 물감이 살짝 묻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더욱 생기 있고 사랑스럽게 보였다.“할아버지가 훨씬 대단하세요! 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5화

    집에 도착하자 도도희가 직접 부엌에서 음식을 데우고 있었다.도경수는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고는 반가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말했다.“왜 맨날 야근이야? 회사에 직원들 많다며. 그 사람들이 일을 안 해?”도도희가 다가오며 말했다.“직원들은 직원들 할 일이 있고, 사장님은 사장님 할 일이 있죠. 아버지는 그만 신경 쓰세요. 우리 재희가 알아서 잘할 거예요.”아심도 따뜻하게 웃으며 설명했다.“오후에 일이 조금 밀려서 늦었어요. 다음엔 조심할게요.”“일단 가서 저녁 먹자.”도도희가 강아심의 손을 잡고 식탁으로 이끌었다. 도경수는 따라가려다 잠시 멈칫하더니, 결국 서재로 돌아가 강재석과 함께 차를 마시러 갔다.식탁에서는 도도희와 강아심이 마주 앉았다. 도우미들이 음식을 차려 놓고는 자리를 비워, 두 사람이 조용히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아심은 놀라며 물었다.“엄마도 아직 식사 안 하셨어요?”“응, 네가 혼자 먹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아버지랑 다른 분들 먼저 먹으라고 했어. 난 네가 오길 기다렸다 같이 먹으려고.”도도희는 딸에게 음식을 덜어주며 말했다.“이 족발 요리는 내가 한 거야. 한 번 먹어봐!”아심은 가슴이 따뜻해지며 한 입 먹고 미소를 지었다.“정말 부드럽고 맛있어요.”“내가 요리를 자주 하는 건 아니지만, 몇 가지 자신 있는 메뉴는 있지. 앞으로 내가 다 해줄게.”아심이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우리 같이 요리해요. 제가 엄마한테 배울게요.”두 사람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이어갔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아심은 무심코 물었다.“오늘 시언 씨는 안 보여요. 안 왔어요?”도도희는 대답했다.“아까 아저씨가 그러시는데, 시언이 오늘 바빠서 집에 안 온다고 하더라.”그녀는 아심을 보며 물었다.“시언이 네게 말 안 했어?”아심은 고개를 저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저도 오늘 너무 바빴어요.”저녁 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오자 도도희가 강아심에게 말했다.“예전에 그림 배우고 싶다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4화

    강아심은 택시를 타고 레스토랑으로 돌아가 자신의 차를 찾으려 했다. 택시에 앉아 있던 그녀는 문득 오늘 점심 원래는 고객과 미팅이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아심은 급히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고객은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었기에, 태도가 매우 너그러웠다.[사과할 필요 없어요. 레스토랑 밖에서 교통사고가 난 걸 다 알고 있어요. 전화를 했는데도 안 받으셔서 다들 걱정했어요. 괜찮아요?]“네, 괜찮아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드려요.”그녀는 몇 마디 더 예의를 차린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정말로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그중에는 강시언의 전화도 포함되어 있었다....자신의 차를 찾은 뒤 회사로 돌아오자 곧바로 퇴근 시간이 되었다. 사무실에 앉아 오후에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리던 아심은 이 모든 일이 참으로 절묘한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권수영은 분명 지승현과 양재아를 이어주기 위해 그들을 레스토랑으로 불러낸 것 같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과 승현이 우연히 마주쳤다.그 후에 차량이 승현을 향해 돌진해 왔다. 그 차량은 명백히 승현을 노리고 있었고, 그의 동선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따라서 승현을 해치려 한 사람은 그와 가까운 인물일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승현을 레스토랑으로 부른 사람은 권수영이었다. 그러나 권수영이 자기 아들을 해치려고 했을 리는 없었다. 만약 승현이 목적이라면 재아까지 그 자리에 부를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최근 승현은 회사를 인수하며 내부의 적들을 정리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반감을 샀다. 회사의 복잡한 세력 다툼 속에서 그의 동선을 파악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아심은 한참을 고민했지만,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경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지금은 다른 문제가 골치를 아프게 했다. 바로 시언이 화가 난 문제였다. 아심은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꺼내 시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는 계속 울리다가 끊겼고, 시언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3화

    양재아는 권수영과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권수영은 병실에 들어가 지승현의 상태를 확인한 뒤, 곧바로 화가 치밀어 올라 강아심을 향해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강아심 씨, 대체 언제까지 우리 아들을 괴롭힐 거예요? 헤어졌다면서 왜 아직도 우리 승현이를 붙잡고 있는 거냐고요?”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아심을 향해 계속 비난을 퍼부었다.“얼굴 하나 믿고 여기저기 남자를 꾀고 다니고, 부끄럽지도 않아요?”병원이라는 장소에서 시끄럽게 싸우고 싶지 않았던 아심은 권수영과 언쟁을 벌이기보다 돌아서서 병실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그러나 권수영은 포기하지 않고 아심을 쫓아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한층 더 공격적인 어조로 경고를 쏟아냈다.“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우리 승현이의 여자 친구는 재아예요. 그러니 당신 다시는 치사하게 달라붙지 마요! 그렇지 않으면 정말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당신 같은 여자가 우리 아들을 꾀려고 한다는 걸 온 강성에 소문내서, 여기서 발도 못 붙이게 할 거예요!”권수영 뒤에서 재아는 일부러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광경을 보고 있던 경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아주머니, 무슨 일이 있으면 차분히 말하세요. 폭력을 휘두르지 마시고, 이분의 손을 놓으세요!”권수영은 경찰의 말에도 아심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비웃으며 말했다.“이 여자는 천하의 나쁜 여자예요! 쓰레기 같은 여자라고요!”그 말에 아심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권수영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가볍게 힘을 주자 권수영은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내면서 고통스럽게 손을 놓았다.아심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양재아를 며느리로 삼고 싶어 한다는 건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당신의 모욕을 참고 있는 건 내가 죄책감을 느껴서가 아니에요.”“당신은 정말로 웃음거리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말다툼하는 건 제 시간 낭비라고 생각돼서예요.”권수영은 화를 참지 못하고 다시 아심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경찰이 재빨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2화

    재아는 시언의 냉랭한 시선을 받자, 등골이 오싹해졌다.자기 말에 허점은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시언이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에 불안감이 밀려왔다.검사실 밖시언이 검사실에 도착했을 때, 아심은 문밖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시언이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뒤늦게 알아차리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놀란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시언은 아심에게 다가가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크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팔에 약간의 긁힌 상처가 있었다.“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아심이 먼저 물었다. 시언은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차가운 표정으로 아심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날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지?”아심은 잠시 멈칫했다. 곧바로 그날 저녁 그의 별장에서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시언은 그녀에게 다시는 승현과 얽히지 말라고 했었다.아심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했다.“일 외에는 사적인 연락은 없었어요.”시언은 아심의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건 아니겠지?”아심은 그의 질문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시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대답하려던 찰나,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다.“검사 끝났어요. 보호자 분, 빨리 오세요!”아심은 시언을 한 번 바라본 뒤, 검사실로 향하는 침대로 먼저 달려갔다. 시언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차가운 기운이 마음속 깊이 퍼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시언은 재아의 이간질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아심은? 승현이 그녀에게 어떤 존재인지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아심은 간호사들과 함께 승현을 검사실에서 병실로 옮겼다. 병실로 돌아온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복도를 살피며 시언을 찾았지만, 분주한 사람들 틈에서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속에서 차오르는 불안을 애써 누르며, 그녀는 승현을 돌보는 데 집중했다.잠시 후, 의사가 결과를 들고 와 말했다.“다행히 갈비뼈 두 대가 부러진 것 말고는 내장이 다치지 않았어요. 머리 외상으로 출혈이 많고 가벼운 뇌진탕이 있지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1화

    양재아는 여전히 멍한 상태로 자리에 서 있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완전히 얼어붙어 버린 것이다.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래선 급히 택시를 잡아 아심이 타고 간 차량을 따라갔다.병원에 도착하자 재아는 바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우선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다섯 번, 여섯 번 울렸을 때까지 상대가 받지 않아 그녀는 체념하려던 순간, 낮고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재아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서둘러 말했다.“시언 오빠, 큰일 났어요. 빨리 병원으로 와 주세요!”시언이 물었다.[무슨 일이지?]재아는 다급히 말했다.“아심 씨랑 지승현 씨가 차에 치였어요. 둘 다 병원에 있어요. 빨리 와 주세요!”재아는 상대방의 숨소리가 잠시 멈춘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남자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다급하고 불안했다.[어느 병원이지?]재아는 병원 이름을 말했고, 그녀의 목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시언은 전화를 끊었다.시언은 최대한 빠르게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아심에게 세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받지 않았다.그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고, 얼굴은 점점 창백해져 갔다.20분 후, 시언은 병원에 도착해 바로 프론트로 갔다.“30분 전쯤 교통사고로 남녀 한 쌍이 이 병원에 실려 왔나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프론트 직원은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정리하며 무심하게 대답했다.“잘 모르겠네요. 다른 데 물어보세요.”시언의 목소리가 조금 쉰 듯, 서늘하고 날카로웠다.“그들이 어디 있냐고 물었습니다.”직원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시언의 차가운 눈빛이 그녀를 꽤나 긴장시켰고, 그녀는 얼른 말했다.“바로 확인해 드릴게요!”프론트 직원은 최근 접수 기록을 찾아 시언을 승현과 아심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응급실 안에서, 의사들은 지승현의 출혈을 멈추고 붕대를 감으며 각종 검사를 준비하고 있었다.의사 중 한 명이 물었다.“가족분은 오셨나요?”아심이 급히 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0화

    고객은 지승현에게 예의 있게 인사를 건넨 뒤 먼저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승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머니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 너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자고 하길래, 너도 부른 줄 알았어.”아심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너희 어머니와 이미 다 얘기 끝낸 거 아니었어?”승현 역시 의아한 듯 대답했다.“그렇지, 이미 어머니께 우리가 헤어졌다고 말했어. 그런데 어머니는 대체 뭘 하려는 걸까?”아심은 양재아가 지아윤을 부추기고 있을 가능성을 떠올리며, 승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재아가 너희 어머니랑 아윤과 가깝게 지내고 있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승현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이미 친어머니와 지아윤의 계략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재아와 결혼하라는 그들의 요구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레스토랑 안에.재아는 창문 너머로 승현과 아심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심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갑자기 걱정이 밀려왔다. 혹시 아심이 승현의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폭로할까 봐 마음이 불안해졌다.재아는 초조한 마음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레스토랑 밖으로 나갔다.“어, 정말 우연이네요!”재아는 승현의 옆으로 다가가 친근한 척하며 아심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심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고, 승현은 즉시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도재아 씨,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겁니까?”승현이 아심의 앞에서 자신을 도재아라고 부르자 재아는 순간 당황하며,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승현 씨 어머니가 저를 여기로 부르셨어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마치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승현 씨도 어머님이 부르신 건가요?”승현은 상황을 곧바로 이해했고, 그의 표정은 차갑고 딱딱해졌다.“마침, 저도 얘기하고 싶은 게 있었어요. 오늘 만난 김에 제대로 얘기 나누죠.”재아는 지승현이 자신을 거절하려는 것임을 직감했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러나 얼굴에는 억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좋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89화

    오늘 강아심은 철저히 준비하고 왔다. 분명 지승현이 정보를 흘려 미리 아심에게 알렸을 것이었다.‘나를 회사에서 해고할 뿐만 아니라, 외부인과 짜고 집안사람을 괴롭히다니.’순간, 지아윤의 마음속에서 승현에 대한 증오가 아심에 대한 분노를 훨씬 뛰어넘었다.아윤은 하늘이 무너져도 반드시 복수할 것이었다....양재아는 출근길 내내 심란했다. 권수영의 생일이 지난 지 벌써 열흘이 넘었지만, 권수영은 여전히 친절하고 다정했다.심지어 예전보다 더 정성스럽게 대해줬지만, 정작 승현은 한 번도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 특히 오늘 아침 받은 그 전화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잠시 고민한 뒤, 재아는 권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재아 씨, 출근했어요?]권수영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자, 재아가 웃으며 대답했다.“네, 출근했어요.”권수영은 더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어조로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아침에 보내주신 옷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 사모님.”[고맙긴. 곧 우리도 한 가족이 될 텐데, 내가 재아 씨를 아끼는 건 당연한 거죠.]권수영의 말투는 여전히 따뜻하고 세심했지만, 재아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대답했다.“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그분은 그날 이후로 저를 전혀 찾지도 않으셨어요. 그분이 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저도 알아요.”“그러니 앞으로는 선물 같은 것도 주지 마세요. 저희는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하죠.”권수영은 순간 당황하며 서둘러 말했다.[재아 씨, 그건 재아 씨가 오해한 거예요. 승현이는 요즘 회사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집에도 잘 못 들어오고 있어요.][정말로 재아 씨를 일부러 소홀히 하는 게 아니예요. 사실, 옷을 사주라고 부탁한 것도 승현이예요.]재아는 비웃듯 말했다.“정말이에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아윤이가 전화해서, 승현 씨가 여전히 강아심과 만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저더러 마음을 접으라고 하더라고요.”권수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바로 반박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승현이는 요즘 회사 일에만 신경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88화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본 강아심은 왠지 나쁜 짓을 하다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뒤를 돌아 강시언에게 물었다.“외할아버지가 우리가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는지 물으시면, 뭐라고 설명할까요?” 게다가 둘이 같이 돌아왔으니 말이었다. 시언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굳이 설명이 필요해?”아심은 미소를 지었지만, 현관문을 들어설 때 그의 손을 조심스럽게 뿌리쳤다.거실에는 도경수와 강재석이 여전히 깨어 있었다. 두 사람은 체스를 두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경수는 도우미가 전하는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며 그녀를 살피며 물었다.“재희야, 또 야근했니?”아심은 강재석에게 인사를 건네며 웃었다.“네, 굳이 저 때문에 기다리실 필요 없어요.”도경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잠이 안 와서 바둑 두고 있었어. 배고프지 않아? 간식 준비해 줄까?”이에 시언이 끼어들며 말했다.“괜찮아요. 방금 뭐 좀 먹고 왔거든요.”도경수는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얼른 가서 쉬거라!”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그럼, 위로 올라가서 쉴게요. 두 분 다 좋은 꿈 꾸세요!”“그래, 올라가!”재석은 아심을 향해 자상하게 미소 지었다. 아심이 계단을 올라간 뒤, 강시언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저도 올라가서 쉴게요. 두 분도 너무 늦지 않게 주무세요.”...강재석은 두 사람이 차례로 올라가는 것을 보며 미소를 참지 못했다.“두 사람 사이가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도경수는 잠시 미소를 멈추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뭐가 좋아지는 건데? 그저 같이 야근하고 돌아온 것뿐이야. 너무 앞서가진 말아.”그러나 강재석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계속 그렇게 현실을 외면해 봐. 어차피 아심이는 시언일 좋아해. 막으려 해도 소용없을걸.”도경수는 일부러 고집을 부리며 말했다.“내가 막으면 결혼 못 하게 할 수도 있어!”강재석은 바둑판에 돌을 탁 놓으며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