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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4화

추석 이후로 날씨가 서서히 쌀쌀해지면서, 길 양쪽의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색색깔로 물들어 강성은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맞이했다.

장시원은 오전에 일이 있어서 회사로 돌아온 시간이 정오 무렵이었다. 시원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탕비실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탕비실 옆의 책장이 양쪽으로 열리고, 부엌 조리대 앞에 흰 셔츠를 입은 여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달콤한 피자 냄새가 풍기고, 진한 치즈의 향기가 가득했다.

시원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여자가 몸을 돌려 시원을 보고 놀라더니, 곧 아부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장님, 저 여기 부엌 좀 써도 될까요?”

시원은 신주영을 바라보며 눈길이 금세 맑아졌고,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걸렸다.

“써도 돼요, 문제없어요.”

시원은 탕비실로 걸어갔고 신주영이 따라오며 부드럽고 공손하게 말했다.

“사장님, 뭐 드릴까요? 제가 준비해 드릴게요.”

“커피 한 잔 주세요.”

시원이 담담하게 대답했고, 바에 기대어 서서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주영은 커피를 내리며 시원을 흘긋 쳐다보고는, 돌아서며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식사하셨나요? 제가 피자를 만들었는데 한 번 드셔보실래요?”

“마트에서 산 밀키트이지만 조금 손을 봐서 맛있는 재료를 많이 넣었어요, 맛은 꽤 괜찮아요!”

시원은 커피를 받아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요, 신주영씨 많이 드세요.”

“아.”

주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시원이 커피를 들고 사장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

콜드스프링 건축회사

오후에 출근하자마자 고급 디자이너 진도준은 한바탕 꾸중을 듣고 부사장실에서 나왔다. 도준은 꾸중을 들은 게 화가 나 디자인 초안을 뿌려 던질 뻔했다. 그리고 이때 비서가 다가와 물었다.

“아직도 통과 못 했어요?”

“이미 일곱 번째인데, 성수현 사장님이 도대체 무슨 스타일을 원하는지 모르겠어. 직접 물어봐도 본인도 명확히 말하지 못해. 우리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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