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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청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서 멋쩍게 웃었다.

“그래서 뭐라고 했어요?”

“전 그런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렸는데, 믿지 않던데요. 제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숨긴다고 생각하시던데요.”

하온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어찌 된 영문인지 잘 몰라요.”

청아는 레몬주스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 어색하게 웃었다.

“사실 다른 사람이 도와줬어요. 근데 그 댁에서는 하온 씨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괜찮아요. 앞으로 하온 씨를 찾아가는 일만 없으면 돼요.”

“아, 그렇군요.”

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부탁하신 일을 제가 거절했는데, 그 사람들이 청아 씨한테 귀찮게 굴지 않을까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우리 집이라고 무조건 모든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잖아요.”

청아는 눈빛이 차가워졌고 정씨 가문의 후안무치함에 대해서도 할 말을 잃었다.

하온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면 제가 병원 관계자분께 부탁 좀 해볼게요.”

“그러지 마세요!”

청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 앞으로 친구고 뭐고 할 수 없어요.”

무고한 하온을 연루시킨 것도 미안한데, 이런 도움까지 받는 건 너무 염치없는 짓이다.

하온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지금 저 걱정하고 있는 거예요? 아니면 저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예요?”

청아는 솔직하게 말했다.

“하온 씨, 병원에 있을 때 저희 엄마 보살펴 주셔서 내내 고마워하고 있어요. 근데 단지 고마움뿐이에요. 남녀 사이의 그 어떠한 감정도 없어요. 그러니 당연히 우리 집안 문제로 하온 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하온은 약간 실망했다.

“감정이 전혀 없어요? 제가 이렇게 형편없는 남자인가요?”

청아는 바삐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하온 씨가 아니라 제가 문제가 많아서 그래요. 연애를 생각할 겨를도 없어요.”

“청아 씨가 뭘 고민하고 있는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못해요. 청아 씨 혼자서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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