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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장시원을 바라보고 있는 청아의 눈동자는 의외로 깨끗하고 맑았다.

“비록 저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은혜에 보답할 줄은 알아요. 그러니 오늘은 제가 내게 해줘요.”

“다음에.”

장시원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담담하게 말했고, 청아가 듣더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청아의 웃는 얼굴은 이상하게 단아하면서도 깜찍했다.

순간 왠지 모르게 가슴이 간질간질해진 장시원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소리 없이 시선을 거두었다.

한참 후, 주문한 음식이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청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허홍연이었다.

허홍연이 이 시간에 전화를 한 이유를 눈치챈 청아는 더 이상 장시원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 급히 휴대폰을 들고 룸을 나서려 했다.

그러나 장시원이 청아의 의도를 단번에 간파한 듯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여기서 받아.”

“…….”

청아가 장시원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천천히 휴대폰을 귓가에 가져다 댔다.

“엄마.”

[청아야! 너 정씨네 가족한테 뭐라고 한 거야? 방금 정씨네 가족이 연락이 와서는 한바탕 화를 냈어! 그러고는 우리 집안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네 오빠와 소연의 혼사를 다시 고민하겠대!]

다짜고짜 청아의 죄를 묻는 허홍연의 목소리가 휴대폰 맞은편에서 들려왔다.

정소연의 외삼촌이 화남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정씨네 가족들은 다 같이 병문안을 갔고, 거기에서 정소연의 미래 시댁의 매제가 화남병원의 부주임이라고 자랑했었다.

이에 정소연의 외삼촌이 바로 무료 병실에 관해서 부탁을 했었고, 정소연의 아버지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던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수속도 거칠 필요없이 쉽게 무료 병실에 들 수 있을 거라고 장담까지 해가면서.

그래서 바로 청아한테 연락을 한 건데 그렇게 거절을 당할 줄은 미처 몰랐다.

그 후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른 정씨네 가족은 허홍연에게 연락을 해서 우씨네 가족이 다 거짓말쟁이라고,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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