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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네 둘째 삼촌이 바쁠 수도 있어, 그냥 방해하지 말고 수업하러나 가자.”

소희가 포기하려 하자 조급해난 임유민은 바삐 앞으로 다가가 문을 세게 두드렸다.

“둘째 삼촌! 둘째 삼촌! 소희 쌤이 볼 일이 있으시대요!”

하지만 임유민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이에 임유민이 혹시나 해서 문 손잡이를 돌렸다.

끼익-

“쌤, 문이 열렸어!”

임유민이 말하면서 바로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고, 소희가 말리기엔 이미 늦었다.

“둘째 삼촌!”

“그만 불러, 집에 없을 거야.”

소희의 말이 맞았다.

방안 전체를 다 돌았지만 임구택의 그림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언제 나간 거지?”

임유민이 머리를 긁적이며 또 옆방 서재로 갔다. 그러나 역시 아무도 없었다.

‘뭐야, 내가 어떻게 소희 쌤을 설득했는데! 둘째 삼촌 너무 해!’

벽에 기댄 채 실망한 표정으로 방안을 왔다갔다하는 임유민을 보며 소희는 지금의 자신도 실망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는 건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만들어준 핑계인데, 쓰지도 못하고 낭비하게 생겼네?”

소희의 말투는 덤덤했지만 임유민은 이상하게 그 속에서 실망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급히 하인을 찾아와 임구택의 행방을 물었고, 그제서야 임구택은 두 사람이 수업할 때 나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에 소희가 바로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말했다.

“체념됐지? 수업하러 가자.”

“그럼 내일에 다시 한번 올라오자. 내가 둘째 삼촌보고 절대 외출하지 말라고 할 게.”

“분명 볼 일이 있어 외출한 걸 거야, 그러니까 괜히 그 사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우리 일에 더는 신경 쓰지 마.”

“그럼 둘이 빨리 화해나 하든가. 나도 우리 둘째 삼촌이 하루 종일 우울해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쳇, 역시 네 둘째 삼촌만 걱정하고 있었어.”

“쌤도 당연히 걱정하고 있지.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쌤도 지금 기분이 안 좋잖아.”

임유민의 말에 소희가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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