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35화

“저 그렇게 시비도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방금 대표님이 저를 도와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대표님을 탓하겠어요.”

“그래서, 그 하온이라는 의사가 좋아?”

“아니요.”

“그럼 남편은 어떻게 된 거지? 너 정말 정씨네 가족 앞에서 하온이 네 남편이라고 소개했어?”

장시원의 차가운 목소리에 청아는 어쩔 수 없이 그날의 상황을 간단하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걸 다 듣고 난 장시원은 화가 난 나머지 한심한 눈빛으로 청아를 흘겨보았다.

“우청아, 난 네가 아무리 나약해도 최소한의 원칙은 있는 사람인 줄 알았어. 그런데 너…….”

대체 뭐라고 욕해야 청아가 정신을 차릴지 몰라 장시원은 결국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쳐다보았다.

자신이 화를 참지 못하고 청아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렵기도 해서.

하지만 청아는 장시원의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한테 실망하셨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우씨 집안의 사람이라 우씨 집안의 일에 대해 무심하게 방관할 수가 없거든요. 비록 저희 엄마가 지금은 오빠를 더 편애하고 있다지만 지난 20년 동안, 저희 엄마가 저를 낳아주셨고, 저를 대학까지 뒷바라지해서 보냈어요. 적어도 지난 20년 동안은 저희 엄마가 저한테 잘못한 거 없어요. 엄마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라고요. 대표님은 저와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서 일반 가정의 고민을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장시원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차 안은 순간 고요함에 빠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장시원에게 다 털어놓고 나니 청아는 기분이 오히려 많이 좋아졌다.

‘정씨네 가족들이 이것 때문에 불만이 있는 거라면, 내가 가서 사과하면 돼.’

‘난 우리 집에 신세를 졌지만, 정씨네 집에 신세 지지 않았어.’

“이만 갈비 사러 가요.”

한참 후, 청아가 먼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장시원이 듣더니 어처구니가 없어 바로 냉소를 드러냈다.

“내가 지금 갈비 먹을 기분이 있게 생겼어?”

장시원의 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