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표정을 짓고 있을 임구택의 얼굴이 생각났는지 소희는 순간 가슴이 따끔하게 아파났다. 그러나 소희는 바로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모든 정서를 거두고 무심하게 말했다.“공부나 열심히 해, 어른들의 일에 끼어들지 말고.”“제발 우리 둘째 삼촌을 소중하게 여겨, 그러다 둘째 삼촌이 다른 여인한테 빼앗기기라도 하면 쌤은 후회할 기회조차 없을 거니까.”임유민이 재차 진지하게 소희를 향해 충고를 했고, 이에 소희가 차갑게 콧방귀를 한번 뀌고는 물었다.“그렇게 누구나 차별없이 대하겠다던 사람이 입만 벌리면 둘째 삼촌 걱정이야? 네 마음속에선 그래도 나보다 네 둘째 삼촌이 더 중요하지? 그렇지?”“누가 그래? 내가 지금 쌤을 위해 그러는 거잖아, 그것도 눈치 못챘어?”“어, 못챘는데?”“어휴, 내가 그렇게 진심을 다 했는데, 결국 눈치도 못채다니.”어른스러운 척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드는 임유민의 모습에 소희는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어서 수업 준비나 해.”……오전에 청아가 요요랑 함께 그림책을 보고 있는데 허홍연의 전화가 걸려왔다.허홍연의 목소리는 유난히 다정하고 부드러웠다.[청아야, 오늘 쉬는 거야?]“네, 지금 집에서 요요랑 같이 놀고 있어요.”옆에서 한창 놀고 있던 요요가 휴대폰에서 새어 나오는 허홍연의 소리를 들었는지 바로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고는 똘망똘망한 두 눈을 깜빡이며 청아를 향해 깜찍하게 물었다.“외할머니에요?”청아가 웃으며 요요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요요의 앳된 목소리를 들은 허홍연이 다시 휴대폰 맞은편에서 입을 열었다.[방금 그거 요요 목소리야? 나 아직 요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청아야, 바쁘지 않으면 지금 요요를 데리고 집에 와, 마침 오늘 다들 집에 있으니까.]요요의 기대에 가득 찬 눈빛에 청아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금 바로 요요를 데리고 갈게요.”[그래, 기다리고 있을 게!]전화를 끊은 후 청아가 휴대폰을 내려 놓으며 요요를 향해 물었다.“우리 옷 갈아입고 외할머니와 외
처음에 청아가 결혼하지도 않고 아이를 먼저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강남은 엄청 화를 냈었다. 하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이상하게 요요를 본 첫 눈에 우강남은 요요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그는 사랑이 가득 찬 두 눈으로 요요를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청아를 향해 말했다.“너 어렸을 때와 똑같아.”“그래요? 난 모르겠는데?”그렇게 두 사람은 웃으며 집안으로 들어갔고, 우강남이 요요를 품에 안은 채 거실에 앉아있는 허홍연을 향해 소리쳤다.“엄마, 누가 왔는지 한번 봐봐요.”우강남 품속의 아이를 알아본 허홍연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기뻐하며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요요야! 외할머니한테로 와 봐!”화기애애하게 요요를 둘러싸고 인사를 나누고 있는 우강남과 허홍연의 모습에 청아가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렸고, 이 시각에 우강남의 집에 나타나서는 안 될 사람이 거실에 앉아있는 걸 본 순간 청아는 멍해졌다.그리고 청아가 집에 들어 서서부터 줄곧 청아를 주시하고 있었던 하온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정하게 웃었다.“저 아이가 바로 청아 씨의 아이예요? 참 사랑스럽네요.”“하 선생님이 왜 여기 계세요?”이때 허홍연이 요요를 품에 안은 채 청아에게 눈짓 한번 하고는 다시 환하게 웃었다.“하 선생님이 이곳을 지나치다 내가 잘 회복되고 있는지 체크하려고 들린 거야. 참 마음씨도 착하 분이시지.”하온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리가 없었던 청아는 왠지 모르게 죄책감이 들었다.“신경 쓰게 해서 미안해요.”“아닙니다,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요, 뭐.”하온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럽고 다정했다. 그는 시선을 돌려 요요를 바라보며 물었다.“아이 이름이 뭐에요? 정말 예쁘게 생겼네요, 청아 씨처럼.”“요요라고 해요.”“아가야, 하온 삼촌한테 한번 안겨 봐.”청아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허홍연이 품에 있는 요요를 하온에게 건네주려 했다.하지만 요요는 하온한테 가지 않으려고 온몸으로 거부하면서 고개를 돌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두 눈으로 청
허홍연이 듣더니 멋쩍게 웃었다.“너도 너무 그러지 마. 적어도 넌 세계 명문대를 졸업했고, 생긴 것도 예쁘잖아. 안 그러면 하 선생이 왜 널 쫓아다니겠어?”“그만해요, 엄마. 아무튼 저와 하 선생님은 아무런 가능성도 없어요. 요요를 낳으면서 제가 속으로 맹세한 게 있거든요, 절대 결혼하지 않고, 둘째를 낳지 않고, 요요에게 새 아빠도 찾아주지 않겠다고.”너무나도 집요한 청아의 태도에 허홍연은 많이 언짢았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너 어쩜 성질이 네 아빠랑 그렇게 똑같아? 내가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러는 건데? 너 좋으라고 이러는 거잖아. 너 홀로 애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알아요. 하지만 저 이미 그렇게 2년을 견뎌냈으니 더 이상 두려울 것도 없어요.”“고작 2년을 버티고 그런 소리 하지 마, 앞으로의 나날이 더 길다고!”“엄마, 저 생각을 바꾸지 않을 거니까, 그만해요.”청아가 씻은 사과를 과일 쟁반 위에 올려놓고 쟁반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한마디를 더 뱉았다.“그리고 이 일도 두 번 다시 언급하지 마시고. 그럼 저 요요 보러 먼저 나갈게요.”“너 어디가!”허홍연이 급히 청아를 잡으려고 손을 뻗는데 주방 문이 갑자기 열렸고, 우강남이 요요를 안고 나타났다.“주방에 숨어서 무슨 말을 그렇게 오래 해요?”“네 동생과 하 선생의 일 때문에 그러는 거잖아. 너도 어떻게 청아를 좀 타일러 봐.”허홍연이 언짢은 표정으로 우강남에게 눈치를 주며 말했다.하지만 우강남이 급히 손을 흔들었다.“청아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고! 저 방금 소연이와 통화를 끝냈는데, 소연의 부모님이 이쪽에 볼 일이 있어 왔다가 우리 집에 한번 들러 구경해보고 싶대요. 지금 이미 주택단지에 거의 도착했을 거라는데, 어떻게 하죠?”“뭐? 왜 이렇게 갑자기 왔대?”“제가 어떻게 알겠어요?”허홍연과 우강남이 초조해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했다.그리고 그들이 왜 초조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청아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오면 왔지, 뭐가
허홍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마침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청아는 우강남의 품에서 요요를 건네받아 허홍연과 함께 거실로 나갔고, 우강남은 손님 마중하러 갔다.그런데 청아가 마음 아파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요요가 갑자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청아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물었다.“엄마,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엄마를 슬프게 했어요?”이에 청아는 급히 마음속의 슬픔을 억누르고 억지로 웃으며 요요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그런 거. 집에 손님이 오셨대, 우리 손님 만나러 갈까?”“네!”요요가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청아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엄마, 슬퍼하지 마요, 엄마에겐 아직 요요가 있잖아요.”요요는 고작 두 살 밖에 안 되는 아이였지만 항상 청아의 정서를 제일 먼저 눈치 채곤 했다.그리고 또래아이들보다 더 철이 든 요요의 모습에 청아는 순간 코끝이 시큰거리면서 눈물이 날 뻔했다.같은 시각, 문어귀 쪽은 유난히 떠들썩했다.정소연의 동생과 부모님, 그리고 고모에 사촌 여동생까지 대규모가 도착했고, 허홍연과 인사를 나누느라 바빴다.그렇게 다들 한창 인사를 나누다 거실로 들어섰고, 허홍연이 정씨네 가족에게 청아를 소개했다.“이건 내 딸 청아고, 이 아이는 내 외손녀에요.”“강남의 동생이 벌써 결혼까지 했네요, 애도 이렇게 컸고. 따님이 많이 예쁘시긴 하네요.”소연의 엄마가 듣더니 경악하여 청아와 요요를 한번 훑어보았고, 옆에 있던 소연의 아빠가 하온을 보며 웃음을 드러냈다.“그럼 이분이 바로 아이의 아빠겠네요? 정말 훤칠하네요.”허홍연이 하온을 한번 쳐다보고는 바삐 대답했다.“네, 맞아요!”이에 하온이 살짝 멍해졌다. 갑자기 몰려 든 정씨네 가족에 한번 놀라고, 그가 요요의 아빠라고 말하는 허홍연의 대답에 또 한 번 놀란 듯했다.그러다 어색하여 몸 둘 바를 몰라 그를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청아의 모습에 하온은 순간 눈치를 채게 되었다, 우씨네 가족들이 그를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는 걸.하지만 그는 화를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허홍연이 갑자기 다가와 하온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내가 요요를 보고 있을 테니까, 두 사람 편히 이야기 나눠요.”허홍연의 눈빛이 너무나도 수상하여 청아는 허홍연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더욱 난처해져 고개를 숙였다.“괜찮습니다, 제가 요요랑 놀고 있을 게요.” 하온이 바삐 앞으로 나서며 요요를 안으려고 팔을 뻗었고, 허홍연이 유난히 열적정으로 손을 흔들었다.“아니에요, 젊은이들끼리 이야기해요. 요요야, 외할머니 방에 가서 놀까?”허홍연의 물음에 요요가 자애로운 얼굴을 하고 있는 허홍연을 한번 쳐다보고, 또 다시 고개를 돌려 청아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다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잠시 침묵을 지킨 후 고분고분 허홍연을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그러나 정씨네 가족들이 아직 돌아가지 않은 이상 허홍연은 당연히 요요랑 계속 방에서 놀아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몇 분만 설렁설렁 놀아주다가 청아의 휴대폰을 꺼내 요요에게 건네주었다.“요요야, 외할머니는 손님 접대하러 다시 나가야 하니까 혼자서도 조용하게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지? 그리고 엄마 지금 하온 아저씨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까 절대 방해하지 말고.”“엄마랑 하온 아저씨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두 분이 지금 맞선 보고 있어. 요요 맞선이 뭔지 알아?”요요의 나이에 맞선이 무엇인지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요요는 말똥말똥한 두 눈으로 허홍연을 바라보며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요요는 엄마랑 하온 아저씨가 맞선 보는 게 싫어요.”허홍연이 듣더니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요요는 아직 어려서 몰라. 나중에 하온 아저씨가 엄마랑 잘 되어서 요요의 새 아빠가 되어주는 게 얼마나 좋아?”“안 좋아요!”요요가 고집이 섞인 말투로 고개를 저었고, 허홍연이 보더니 바로 화 난 척 두 눈을 부릅뜨고 요요를 훈계했다.“요요야, 좋다고 해야지! 그리고 하온 아저씨도 좋다고 해야 해, 그래야만 네 엄마가 행복해질 거니까.”“
“네!”요요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휴대폰을 들고 침대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문 쪽으로 뛰어갔다.하지만 문 손잡이의 위치는 꽤나 높았고, 아직 1미터도 안 되는 요요는 까치발을 들어가면서까지 힘들게 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다 여러 번의 시도만에 겨우 문을 열었고, 사람들로 가득 찬 거실을 한번 훑어보고 나서 즉시 청아한테로 달려갔다.한참 하온에게 물을 따라주고 있던 청아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요요를 발견하고 즉시 웃으며 물었다.“너 어디 갔었어, 요요야?”요요가 자기 손보다 훨씬 더 큰 휴대폰을 청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엄마, 아저씨가 엄마를 찾으세요!”“아저씨? 어느 아저씨?”요요의 손에 들린 휴대폰을 고개 숙여 들여다본 청아는 수신 번호를 확인한 순간 멍해졌고, 그 바람에 찻주전자 속의 물이 흘러나와 하마터면 청아의 손을 데일 뻔했다.이에 하온이 즉시 다가와 찻주전자를 받아 한쪽에 내려놓고 긴장해하며 물었다.“왜 그래요? 화상 입은 거 아니에요?”“괜찮아요.”“괜찮기는! 어디 봐 봐요.”“아니요, 진짜 괜찮습니다.”“가만히 있어봐요, 그러다 흉이라도 지면 어떻게 하려고요?”[…….]휴대폰 맞은편에서 두 사람의 ‘애정’ 대화를 한 글자도 빠짐없이 똑똑히 듣고 있던 장시원은 더는 참지 못하고 노호하며 청아를 불렀다.[우청아!]분명 스피커폰을 켜지도 않았는데 장시원의 목소리는 여전히 휴대폰을 뚫고 나와 온 거실에 퍼졌고, 순간 웃으며 떠들고 있던 사람들이 입을 다 물고 요요 손에 들린 휴대폰을 바라보았다.그 모습에 난감하여 얼굴색까지 붉어진 청아는 바삐 휴대폰을 건네받고 주위 사람들을 향해 해석했다.“저희 대표님이세요, 급한 일이 있으신 모양인데, 저 잠시 전화 받고 올게요.”그러면서 휴대 폰을 들고 황급히 허홍연의 침실로 들어갔고, 허홍연이 급히 웃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청아가 아무래도 세계 명문대를 나왔으니 회사 대표님이 청아를 엄청 중시하나 봐요. 이번에도 틀림없이 중요한 일이 있어 청아를 저렇게 급히 찾고 있
청아도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전 대표님을 속인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고 업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건데, 대표님께서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맞는 말이긴 했다.그래서 장시원은 깊이 숨을 한번 들이마셔 평정심을 되찾은 후 차가운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당장 회사로 와.]“오늘 토요일인데요?”[주말 야근, 몰라?]“압니다. 귀하신 대표님께서 내려준 명인데, 곧 도착하겠습니다.”[요요도 함께 데려와.]“요요는 왜요?”[우청아, 내 말에 의문을 품지 말고, 토도 달지 말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해.]여전히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한 후 장시원은 청아에게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렇게 무정하게 꺼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청아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갑갑해졌다. 가뜩이나 허홍연이 강박적으로 그녀와 하온을 함께 엮은 일 때문에 화가 나 죽을 지경인데 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장시원에게 욕을 먹었으니.‘내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다들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건데?’‘왜 모든 일을 다 내가 책임져야 하냐고!’불과 반나절만에 쌓인 억울함은 밀물 마냥 거세게 밀려왔고, 청아는 순간 눈물을 흘릴 뻔했다. 하지만 여긴 우강남의 집이고, 밖에는 아직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청아는 결국 그 억울함을 짓누르며 평정심을 되찾은 후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 마냥 문을 열고 나갔다.그리고 청아를 보자마자 허홍연이 궁금해서 물었다.“대표님이 왜 널 찾으신대?”청아는 허홍연과 우강남에게 단지 국내에서 괜찮은 회사를 찾아 당분간 치카고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알렸을 뿐, 그 회사가 장씨 그룹이라는 건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니 허홍연과 우강남은 당연히 금방 전화가 걸려온 게 장시원이라는 건 모르고 있었고.“아, 그,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 지금 바로 회사로 오라시네요?”“뭐? 지금?”허홍연이 의아해하며 묻자 옆에 있던 우강남이 덩달아 입을 열었다.“이렇게 급하게 가는
“그럼 요요가 나중에 아저씨한테 가서 해석할 게요, 외할머니가 요요를 보고 싶어해서 엄마가 지각한 거라고.”어른 마냥 눈썹을 찌푸리고 청아를 위해 생각해 주고 있는 요요의 모습에 청아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요요를 품에 안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요요는 어쩜 이렇게 철이 들었을까?”“요요는 엄마가 매일 기뻐했으면 좋겠어요. 만약 엄마가 외할머니 집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 다시는 가지 마요.”청아는 순간 목이 메었다.‘요요가 다 알고 있었어.’……토요일이라 회사에 야근하러 온 사람은 엄청 적었다.청아는 요요를 데리고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라 타 바로 39층으로 향했고, 39층에 도착한 후 청아는 요요를 자신의 자리로 데리고 가서 의자에 앉혔다.“엄마 지금 아저씨에게 업무 보고하러 가야 하니까, 요요는 조용하게 여기에 앉아 엄마를 기다리고 있어. 절대 함부로 뛰어다니지 말고.”“네, 알았어요. 엄마도 빨리 가 봐요, 아저씨가 또 화를 내기 전에.”“그래, 요요 제일 착하지.”청아가 요요의 이마에 뽀뽀를 한번 하고는 일어나서 몸을 돌렸다. 그런데 마침 장시원이 사무실에서 나와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고, 그걸 본 청아는 놀라서 얼굴색마저 변했다.장시원은 그러는 청아를 차갑게 한번 흘겨보았다. 하지만 요요가 보는 앞에서 화를 낼 수도 없는 일이라 결국 참았고, 심지어 고개를 돌려 요요를 바라본 순간 얼굴에 바로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요요야.”너무 순간적으로 변해버린 장시원의 표정에 청아는 속으로 엄지를 내밀었다.그리고 장시원의 부름에 요요가 두 팔을 벌렸다. 장시원이 자신을 안아 올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이에 장시원이 바로 요요의 앞으로 다가가 요요를 품에 안았다.“아저씨 보고 싶었어?”“네! 엄청 보고 싶었어요.”“아저씨도 요요가 너무 보고 싶었어.”장시원은 사랑이 가득 담긴 두 눈으로 요요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러자 요요가 순간 억울하고 불쌍한 표정을 드러내며 장시원을 향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