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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소희의 말투에서 이상함을 느낀 임구택은 눈썹을 올린 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소희가 계속 말을 하기를 기다렸다.

"우리 이제 그만 싸우자. 나에게 시간을 좀 줘, 우리의 관계를 잘 생각해 보게."

소희의 진지한 말투에 임구택이 한참 그녀를 바라보다가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뭐가 문젠데? 내가 같이 해결해 줄게."

하지만 소희는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우고 임구택의 살짝 열린 셔츠 네크라인을 쳐다볼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에 임구택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숙여 소희를 품에 안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당신이 지금 나를 못 믿고 있다는 거 알아, 그래서 높은 벽을 세웠다는 것도 알고.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당신에게 상처를 줬어. 내가 인내심을 가지고 당신에게로 접근할 거니까 당신도 천천히 나에게로 와줘. 우리 함께 그 장벽을 뛰어넘자, 응?"

소희가 잠시 침묵하더니 드디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안은 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밝은 달빛은 넓은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두 사람의 몸에 은은한 빛을 씌워주었고, 달빛 아래서 두 사람의 그림자는 마치 여태껏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는 것처럼 꼭 붙어 있다.

그러다 한참 후, 소희가 임구택을 밀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 졸려, 가서 잘래."

임구택은 소희를 더 이상 잡아두지 않고 그녀를 세워 일으켰다.

그런데 소희가 첫걸음을 내디디자마자 임구택이 다시 소희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그윽한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왜 갑자기 당신한테 속은 거 같지?"

"뭐?"

소희가 의아하여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이에 임구택이 소희를 품에 안고 점점 어두워지는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당신이 만약 계속 답을 찾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게 되는 거잖아. 그러면 나한테는 가장 기본적인 이득조차도 없을 거고."

"그럼 당신이 선택해, 나의 육체를 원해 아니면 내 마음을 원해?"

임구택이 듣더니 이를 악물었다.

"역시 일부러 의도한 거였어."

소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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