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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일찍 방으로 돌아온 장시원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데 마침 우민율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시원 도련님, 제 방에 있는 샤워기가 고장 나서 그러는데, 한 번 와서 봐주면 안 될까요?"

장시원이 듣더니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비공을 찾아. 정 안 되면 방을 바꾸든지."

"이렇게 이른 아침에 어디 가서 정비공을 찾아요? 게다가 오늘 호텔도 꽉 찼는데 누구와 방을 바꿔요?"

우민율의 애교 묻은 어투에 장시원은 여전히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씻지 말고 그냥 자."

"저 지금 땀을 엄청 흘려서 안 씻으면 잠이 안 온단 말이에요. 아니면 저 시원 도련님 방에 가서 씻어도 될까요? 씻고 바로 나갈게요."

장시원의 태도는 너무 미적지근하여 아무런 정서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래, 건너와."

"네! 저 지금 바로 갈게요, 기다려요!"

전화를 끊은 후 휴대폰을 한쪽에 올려놓은 장시원의 입가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이 울렸고 장시원이 가서 문을 열었다. 우민율은 여전히 전날 저녁의 붉은색 드레스 차림 그대로였다. 그녀는 팔에 목욕 가운을 걸치고 장시원의 몸을 흘겨보며 물었다.

"도련님 휴식하는데 방해한 건 아니죠?"

"방해했다고 하면, 갈 거야?"

장시원이 농담이 묻은 어투로 묻었다.

이에 우민율이 앞으로 다가가 장시원의 몸에 달라붙은 채 매혹적인 눈으로 장시원을 바라보았다.

"저 이미 왔는데 이대로 돌려보내 게요? 아쉽지 않아요?"

장시원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방문을 닫았다.

"씻어."

"금방이면 돼요."

우민율이 그에게 윙크 한 번 날리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곧 물소리가 들려왔고, 반투명 형식으로 만들어진 유리에 비친 여인의 매혹적인 몸매는 남자에게 있어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장시원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창문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바깥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의 밤은 강성의 밤과 완전히 달랐다. 소란스러운 경적소리도 없고 오색찬란한 네온사인도 없고, 온통 그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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