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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내가 화를 내기 전에 당장 꺼져."

그런데 이때 장시원이 안색이 어두워져서는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난 눈치 없는 여자들이 제일 싫어."

우민율은 순간 상처를 받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

그러다 단념할 수가 없어 다시 뒤돌아보며 물었다.

"저 줄곧 도련님을 관찰하고 있었어요. 도련님은 바람기가 있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지난 2년 동안 그 누구와도 사귀지 않았었죠. 그게 저 때문이 아닌가요?"

"그럴 리가."

여전히 덤덤하고 차가운 장시원의 목소리에 우민율은 몸을 한 번 세게 떨었다. 그녀가 나타난 후로 장시원은 더 이상 여자 친구를 만나지 않았기에 그녀는 당연히 자신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헛된 망상이었다니.

"휴식하는데 방해해서 미안해요."

우민율은 입술을 깨문 채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문이 닫힌 후 장시원은 다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내가 2년 동안이나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고?’

그는 2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짧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괴롭다고 느낀 적도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우민율 같은 미인을 절대 거절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왠지 모르게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 순간, 그는 자신한테 문제가 생겼다는 걸 깨달았다.

‘심리적인 문제인 건가, 아니면 신체적인 문제인 건가?’

장시원은 초조하게 담배 연기를 뱉으며 한밤중에 갑자기 찾아와 이상한 말들로 잔잔한 그의 마음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은 우민율을 원망했다.

……

유정이 다 놀고 호텔로 돌아왔을 땐 이미 새벽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다. 그러다 조백림과 같이 배치된 스위트룸에 도착하니 조백림이 마침 한 여인과 문밖에서 치근덕거리고 있었다.

여인은 술에 취한 듯 온몸이 나른하여 뼈 없는 연체동물마냥 조백림에게 기대어 있었다.

"조 도련님, 저 심장이 엄청 빨리 뛰고 있어요, 한 번 만져봐요."

이에 조백림이 뭐라 말하려고 입을 열다가 마침 유정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유정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마냥 곧장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러다 조백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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