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이 듣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제발 참아요. 백림 씨 지금의 상황에서 주동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고 또 걱정할 것 없이 얼마든지 물러날 수도 있는데, 얼마나 좋아요?"조백림이 유정에게 술을 따라주었다."비록 내가 한 사람한테만 일편단심인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양다리는 걸치지 않아. 그러니 걱정 마, 너와 약혼을 맺은 동안은 절대 다른 여자와 얽매이지 않을 거니까. 방금은 단지 전 전 전 여자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야."유정이 듣더니 경악하여 조백림을 쳐다보았다.그러자 조백림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눈빛이야?""전 전 전 여자친구가 아직도 백림 씨를 잊지 못한 걸 보면, 백림 씨가 확실히 좋은 사람이긴 했나 보네요."유정이 진심 어린 말투로 대답했다.이에 조백림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가 갑자기 어딘가 이상한 것 같아 유정을 흘겨보았다."나를 풍자하는 거야?""아니요!"유정이 즉시 고개를 저었다."저는 전 남자친구와 안 좋게 헤어져 지금은 원수처럼 지내고 있거든요. 그런데 백림 씨는 여자친구들과 다 좋게 좋게 끝난 거니까 백림 씨의 인성이 괜찮다는 걸 설명해주고 있잖아요."유정이 말하면서 조백림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조백림은 유정의 진실한 마음을 알 수가 없어 웃으며 물었다."너 전에 남자친구와 헤어진 게 그 사람의 첫사랑이 돌아와서였다고 했잖아, 그게 무슨 뜻이었어?""저와 아직 사귀고 있을 때 그 사람이 전에 좋아했던 첫사랑이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바로 저를 버리고 첫사랑의 품속으로 돌아갔어요."유정이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담담하게 말했다.조백림이 듣더니 냉소하며 말했다."다시 빼앗아 오면 되잖아, 바보 아니야?""하지만 둘이 이미 잠자리도 가졌는걸요.""그게 뭐가 대수라고? 넌 그 자식이랑 안 잤어?"조백림이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말을 이어갔다."누구에게나 사랑을 추구할 자격이 공평하게 있는 거야."조백림의 말에 유정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조백림의 입에서 사
유정이 차가운 눈빛으로 여인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어. 이따가 내 남자친구가 올 거거든."손에 주스 한잔만 들고 있는 여인이 유정의 태도에 다정하게 웃었다."유정 씨, 저 줄곧 유정 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사실 저 성준 씨에게 다시 유정 씨한테로 돌아가라고 권한 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성준 씨가 유정 씨를 좋아한 적이 없었다고, 유정 씨와 사귄 것도 가족들의 강요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성준 씨의 태도가 엄청 단호했어요. 설령 가족들이 반대하더라도, 심지어 그를 집에서 내쫓는다 하더라도 더는 참고 싶지 않대요."유정이 조용하게 다 듣고 나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말 다 했으면 꺼져."이에 여인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유정 씨가 저를 미워하고 있다는 걸 저도 알아요. 하지만 저와 성준 씨는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있어요."그러다 여인이 갑자기 몸을 숙여 유정의 앞으로 다가가 자랑하듯 웃었다."성준 씨가 그러던데, 유정 씨와 사귈 때 유정 씨를 건드리고 싶은 욕망이 털끝만치도 없었대요. 심지어 유정 씨가 성준 씨의 곁으로 다가가기만 해도 성준 씨는 속이 울렁거렸다고."여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유정은 바로 손을 들어 커피를 여인의 얼굴에 뿌렸다. 그러고는 안색이 차가워져 입을 열었다."걱정 마, 난 너와 경쟁할 생각이 없어. 너희 둘이야말로 제일 어울리는 한쌍이니까, 보기만 하면 구역질이 나는 부분에서.""꺅!"놀란 여인은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든 오렌지 주스를 바닥에 떨어트렸고, 유리컵이 깨지면서 주스와 유리 조각들이 여기저기에 튀었다.이때, 성준이 갑자기 튀어나와 여인을 품에 안았다."선이야, 어떻게 된 거야?"이선이 눈물을 글썽이며 유정을 가리켰다."난 단지 유정 씨한테 인사하러 온 것뿐인데, 유정 씨가 다짜고짜 나한테 커피를 뿌렸어."성준이 듣더니 노발대발하여 일그러진 얼굴로 유정을 노려보았다."유정, 너 미쳤어? 널 찬 사람은 나잖아!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복수해, 선이를 괴롭히지 말고!"유정이
조백림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됐어, 울지 마. 내가 대신 복수해 줄게.""뭘 하려고요?""성준이라는 그 녀석 전 여자친구를 괴롭히는 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그 상대가 만약 나의 약혼녀라면 난 참을 수가 없지."조백림이 말하다 갑자기 몸을 숙여 유정의 턱을 들었다."그 쓰레기 인간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게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해. 다시 나의 얼굴에 먹칠했다간 나 정말 화낼 거야."조백림의 경고에 유정은 붉어진 두 눈으로 차갑게 그를 쳐다볼 뿐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전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 것도 있고 오전에 별다른 일도 없어 소희는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그런데 임구택이 갑자기 문을 밀고 들어와 손에 든 흰색 드레스를 소희의 침대에 내려놓고 커튼을 걷었다.눈부시게 쬐어들어온 햇빛에 소희는 부득불 눈을 떴다.임구택이 소희의 침대 옆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일어나."소희가 잠이 덜 깬 눈으로 임구택을 쳐다보며 물었다."오후에야 강성으로 돌아가는 거 아니었어?""응. 백림이 축구 경기를 조직했다고 우리더러 경기 보러 오래. 지금 일어나 아침 먹고 가면 시간이 딱 맞을 거야.""웬 축구 경기?"소희가 어리둥절해서 다시 물었다.소희의 멍해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임구택은 가슴까지 저려 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목소리도 더욱 부드러워졌다."백림이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 필업할 때까지 내내 학교 축구팀의 주장이어서 공을 아주 잘 차거든.""혼자 가서 구경해."축구에 관심이 없는 소희는 눈을 감고 다시 자려했다."그래도 일어나 아침 먹어야지."임구택이 소희의 이불을 잡아당겼다."아니면 내가 직접 옷을 갈아입혀 줘?""아니!"소희가 이불을 꽉 잡은 채 약간의 화가 묻은 어투로 말했다. "알았어. 먼저 나가있어!"이에 임구택이 몸을 숙여 소희의 얼굴에 입술을 살짝 맞추었다."밖에서 기다릴게."소희는 무의식적으로 피하려 했지만 임구택이 가볍게 뽀뽀만 하고 물러난 모습에 입을 오므린
소희가 숟가락을 입에 문 채 잠깐 멍해있더니 바로 고개를 저었다."우리가 지금 사는 곳이 병원이랑 가까워 청아가 아줌마 돌보는데 편리하거든.""청아 씨의 어머니 곧 퇴원하실 거잖아, 그럼 퇴원한 후에 들어와."소희가 여전히 거절했다."안 돼, 나 청아와 함께 살면서 요요를 같이 돌봐줘야 해."임구택이 반박할 수 없는 이유다.그렇다고 청아의 현재 상황으로는 또 이전처럼 장시원의 집에서 살 수도 없을 거고.임구택은 눈썹을 찡그린 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드러냈다.......성준과 함께 식당에서 방으로 돌아온 이선은 샤워를 하고 나와서 성준의 품에 안겼다."미안해, 성준 씨. 난 단지 유정 씨와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유정 씨가 그렇게 화를 낼 줄은 몰랐어."성준이 이선의 어깨를 다독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여인은 신경 쓰지도 마, 어쩌다 마주치게 되더라도 에돌아가고. 그 여인은 그냥 답 없는 미치광이야. 예전에는 내가 정말 눈이 멀어서 그런 여인과 사귀었지."성준의 품에 기대어 있는 이선의 눈빛이 반짝였다."두 사람 그래도 1년이나 사귀었는데 자기 정말 이젠 유정 씨를 좋아하지 않아?""난 한 번도 그 여인을 좋아한 적이 없었어, 처음에 그 여인과 사귀게 되었던 것도 우리 아버지가 나를 강요해서였고. 아버지가 유씨 가문에 의지하여 장사를 크게 하려 했거든.""그럼 자기 집에서 나를 받아들일까?"이선이 걱정되어 물었다.이선은 아주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평범한 여인이었다. 그리고 성준의 집이 명문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장사를 하는 집안이었으니 이선의 집보다는 돈이 많았다."그럼!"성준이 이선을 껴안고 그녀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샤워 후의 향기를 맡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맞추었다."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중요하지 않아, 나만 자기를 좋아하면 돼."두 사람이 서로 부둥켜안고 침대 쪽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방안의 전화가 울렸다. 프런트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성준이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죠?"
같은 팀 팀원 리스트를 한 번 훑어본 성준은 갑자기 감격에 겨워 이선에게도 보여주었다."이것 봐! 장승이 나와 같은 팀이야! 장승은 강성 축구팀의 팀원인데, 이 사람도 이런 곳에 오다니!"이때 이선이 휴대폰으로 모 앱에 들어간 후 성준에게 보여주었다."지금 도박판도 세팅되었어. 배당률이 1:10이라는데, 우리도 한 번 걸까?"성준이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장승이 나와 같은 팀이니까, 우리 팀이 틀림없이 이길 거야!""그럼 우리도 돈을 걸자! 나한테 지금 백만 원이 있어, 다 걸어도 돼!""고작 그 몇백만 원을 거는 게 무슨 재미가 있어? 이겨보았자 몇십만 원밖에 안 되는데."성준이 탐욕스러운 눈빛을 드러내며 휴대폰으로 자신의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 그가 지금 쓸 수 있는 자금은 6천만 원 정도였다.그는 곧 또 회사의 구매 담당 총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급하게 돈 쓸 일이 있다며 원료를 구매하는 데에 사용될 4천만 원을 먼저 자신한테 계좌이체 해달라고 했다.구매팀 총책임자는 한참 망설이다 성준의 아버지에게 한번 여쭤보겠다고 했다.그러자 성준이 즉시 얼굴색이 어두워져 차가운 말투로 총책임자를 한바탕 위협하여 끝내는 4천만 원을 얻어냈다.회사의 4천만 원에 그의 6천만 원까지 전부 골인하여 이기게 되면 그는 쉽게 10억은 벌 수 있었다.그리고 그 돈만 있으면 그는 적어도 한동안은 그의 아버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이때 이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전부 골인하는 건 너무 모험적인 거 아니야?"성준이 이선을 껴안고 웃으며 말했다."이건 비즈니스를 하는 것과 같은 거야. 시기를 잘 보고 빠르고 단호하게 투자해야 하는 거라고. 일초라도 망설이게 되면 돈은 남의 것으로 되는 거야. 큰돈을 벌고 싶으면 반드시 나 같은 패기가 있어야 해! 이제 10억이 입금되면 네가 제일 좋아하는 포르셰를 사줄게."이선이 듣더니 눈빛이 순간 밝아졌다. 하지만 또 곧 내숭을 떨며 말했다."아니야, 나한테 돈 쓰지 마. 자기만 즐거우면 돼. 내 백만 원
소희가 듣더니 이해할 수 없어 물었다."이선이라는 분은 왜 굳이 도발하러 온 거죠?"이치에 따르면 이선이 성준을 빼앗아 갔으니 유정을 피해 다녀야 하는 게 맞는 건데 굳이 도발하러 유정을 찾으러 갔다는 게 말이 안 되었다.유정이 냉소하며 대답했다."일부러 자랑하려고 그랬을 거예요. 전에 성준 씨가 우리 두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성준 씨의 어머니가 이선의 존재를 알고 사람을 데리고 이선의 집까지 찾아가 이선을 때렸거든요. 그리고 이선은 지금까지 내가 중간에서 부추긴 줄로 알고 있고요. 이제 성준 씨가 드디어 이선의 것으로 되었으니 당연히 복수하고 싶었겠죠."소희가 갑자기 무엇이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돌려 임구택에게 물었다."축구 경기, 백림 씨가 임시로 조직한 거야?""아마도? 전에는 축구 경기에 대해 들은 게 없었거든."소희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 조백림이 고의로 이번 축구 경기를 조직한 게 분명했다.‘재밌겠는데?’곧 두 팀의 팀원이 경기장에 나타났다.비록 임시로 조직한 축구 경기라고는 하지만 고객들은 열정과 기대가 넘쳐났고 심지어 짧은 시간 내에 플래카드도 만들어 자신의 친구나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응원하고 함성을 질렀다.선수들이 출전하자마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소희는 단번에 조백림을 찾아냈다. 12번이 찍힌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조백림은 오늘따라 평소의 온화하고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더욱 밝고 멋있어 보였다.그리고 그 모습에 많은 소녀들도 12번을 외치며 높은 소리로 응원했다.어제 성준을 만났을 때 저녁이라 소희는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선수들 무리를 한참 훑고 서야 겨우 성준을 찾았다.그는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분명 같은 운동복이었지만 조백림보다 키가 큰 것도 아니고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라 조백림만큼 눈에 띄지는 않았다.날씨가 덥고 또 경기 보러 온 게 전부 다 관광객이라 조백림은 경기를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누지 않고 45분짜리 경기 한판으로 승부를 가릴 계획이었다.그렇게
이때 장승이 성준의 어깨를 감싸고 웃으며 말했다."이봐요, 대단한데요?"이에 성준이 억지로 웃음을 드러냈다.조백림의 행위는 반칙에 속하지 않아 시합은 계속되었다.그러나 10분도 안되어 공은 재차 성준의 머리에 부딪쳤고, 조백림 쪽의 선수는 결국 반칙으로 인해 옐로카드를 받았다.성준은 얼굴이 이미 반쯤 부어올랐지만 계속 경기를 견지했다.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중석의 일부 관중들은 점차 이상함을 눈치채게 되었다. 조백림이 첫 골을 넣은 후로 두 팀 모두 더는 골을 넣지 못했고, 성준이 오히려 과녁이 되었다. 20분 사이에 성준은 얼굴이며 다리며 곳곳이 공에 부딪혀 온몸에 상처를 입지 않은 곳이 없었다.하필 심판은 조백림 팀이 반칙했다는 증거를 전혀 잡아내지 못했다는 거다.그리고 성준은 부상이 너무 심해 동작도 느려졌다. 공에 맞지 않으면 같은 팀 선수에게 부딪히고,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되었지만 그는 그래도 끝까지 버텼다.관중들은 순간 그의 체육 정신에 감동되어 박수를 날렸다.그러나 관중들의 감동은 둘째치고 성준은 점점 조급했다. 45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는데 한 골도 넣지 못했으니 그의 1억은 그대로 다른 사람의 호주머니로 들어갈 게 분명했다.걱정하고 있는 건 관중석에 앉은 이선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그녀가 걱정하고 있는 건 성준의 몸이 아니라 자신이 골인한 백만 원이었다.성준은 집에 돈이 많으니 1억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그녀의 백만 원은 엄청 힘들게 모은 것이었다.성준과 사귀게 된 후, 자신이 성준의 돈이 탐나서 성준과 사귀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성준의 가족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선은 매번 성준이보고 자신에게 돈을 쓰지 말라고 당부했고, 귀중한 물건도 사지 못하게 했다. 그러니 그 백만 원은 그녀의 모든 재산이었다.줄곧 긴장하여 경기장을 주시하고 있던 유정은 성준의 온몸에 난 상처를 보고서야 문득 깨달았다, 조백림이 자신을 위해 복수해 주겠다던 게 무엇이었는지.마지막 1분, 조백림이 다시 한번 드리블을 하며 민첩하고
예전에 유정과 사귀고 있었을 때 그가 유정의 곁으로 다가가기만 해도 그녀는 긴장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마치 맹수를 마주하고 있는 사람처럼. 그리고 그는 당연히 유정이가 부끄러움을 타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다른 남자와 키스하고 있었으니.성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나머지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그대로 자신을 부축하고 있는 사람한테 쓰러졌다.관중석에 앉아있던 이선도 벌떡 일어나 놀란 표정으로 유정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줄곧 자신이 성준을 빼앗은 것 때문에 유정을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유정이와 키스하고 있는 남자는 누구인 거지?방금 경기를 하고 있을 때부터 이선은 조백림을 발견했다. 키 크고 덩치 좋고 선수들 중에서 제일 생긴 그가 팀원을 이끌어가며 경기를 컨트롤했었고, 체력과 능력이 그야말로 완전히 성준을 깔아뭉갰다.‘그런데 그렇게 잘 난 남자가 유정의 남자친구라고?’‘유정이 성준 씨를 사랑하는 거 아니었나? 왜 벌써 이렇게 훌륭한 남자친구로 갈아탄 거지?’한참이 지나서야 조백림이 유정을 놓아주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 끝을 가볍게 문질렀다. 그러고는 흐리멍덩하던 두 눈이 점차 붉어져가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자기를 위해 복수도 해줬는데, 이 정도의 장려는 받아가도 괜찮잖아?"아직도 머릿속이 어지러운 유정은 남자의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을 바라보며 사고하는 방식을 잊은 사람마냥 멍하니 서 있었다.조백림이 옆에 있는 임구택, 장시원 등과 인사를 하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그리고 유정이 문득 무엇이 생각났는지 무의식적으로 왼쪽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선이 두 눈에 독을 품은 채 유정을 노려보고 있었다.하지만 유정은 이선을 신경 쓸 기분이 나지 않아 멍하니 제자리에 앉았다.소희가 그러는 유정이에게 물을 건네주며 덤덤하게 웃었다."당황하지 마요."유정은 찬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겨우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러다 갑자기 방금 그녀에게 키스할 때 장난기가 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