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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전화를 끊은 후 소희가 고개 돌려 이정남을 향해 말했다.

"나 먼저 갈게요. 그리고 당분간 출근 못 할 거 같으니까 이 감독님에게 일이 있으면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전해줘요."

찔린 게 없으니 두려울 것도 없었지만 제작진에게 골치 아픈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소희는 이 열기가 지나 팬들이 냉정해질 때까지 숨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데려다줄게."

이정남이 대답하며 소희를 밖까지 데려다주려 했다. 하지만 소희가 차분하게 컴퓨터를 가방에 챙기며 거절했다.

"괜찮아요, 나 혼자 갈게요. 걱정 마요. 아무리 많은 사람이 나타나도 나를 막을 수 없어요."

소희에게 그럴만한 실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정남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조심하고,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네 핸드폰 번호도 곧 인터넷에 폭로될 수 있으니까 미리 새 번호를 준비하고, 바꾸고 나면 나에게도 새 번호를 알려줘."

"네. 이현이 다음으로 정남 씨를 노릴 수 있으니 조심해요."

"걱정 마."

밖으로 나온 소희는 주위를 한 번 살피고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후 민첩하게 별장의 담장을 뛰어넘어 성연희가 주차한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소희가 차에 오르자마자 성연희는 즉시 차에 시동을 걸어 그곳을 떠났다.

소희를 토벌하려고 별장 대문으로 몰려든 팬들은 갈수록 많아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격동되어 심지어 스태프들한테까지 손을 댔다.

장면은 놀라울 정도로 통제를 벗어났다.

차를 몰고 별장 대문 쪽을 지나가다 그 장면을 목격한 성연희의 예쁜 얼굴에는 노기로 가득했다.

"이현 그 나쁜 여인이 팬을 이용하여 널 해치려 하더니. 정말 뻔뻔스럽네.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내가 직접 보내줄 수도 있는데."

소희는 순간 전에 여민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이현이 블루드에서 겪었던 일들...... 보아하니 결사의 각오로 소희한테 달려든 게 분명했다.

"소희야, 걱정하지 마. 홍보팀이 이미 사람을 사서 언론을 공제하고, 댓글들을 삭제했어. 실검도 곧 철수될 거고."

성연희의 화는 이미 극으로 달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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