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확실히 쌤통이긴 하지, 임구택의 곁에서 멀리 떨어지지 못했으니.’그리고 그러는 소희의 모습에 성연희는 마음이 아파 다시 입을 열었다."이제 이 일이 끝나게 되면 너 바로 심명 씨와 함께 강성을 떠나. 그리고 다시는 임구택 앞에 나타나지 마.""지금은 안 돼. 적어도 임구택과 이혼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해. 안 그러면 심명은 유부녀를 유괴한 죄명을 쓰게 될 거야.""이럴 때엔 농담하지 않으면 안 돼?"소희의 대답에 성연희는 화가 나면서도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소희의 태도는 의외로 엄청 진지했다."농담 아니야.""너 임구택과 별거한 지 이미 2년이 넘었어. 이혼을 기소할 수 있다고.""임구택이 동의할 것 같아?""그놈이 대체 뭘 하려는 건데?"성연희의 화가 묻은 물음에 소희가 창밖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아마 죽을 때까지 나와 엮이려는 거겠지."결국 성연희는 소희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수운로의 별장으로 데려다주었다.그리고 별장에 도착한 후, 성연희는 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 산 음식들을 전부 냉장고에 집어넣었다."일은 해결될 거야. 하지만 해결되기 전 너 절대 나가지 마. 필요한 게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매일 사람 시켜 보내줄게."그러면서 성연희는 또 소희에게 새 핸드폰을 건네주며 정중히 당부했다."핸드폰 번호가 인터넷에 폭로되면 이 걸로 연락해. 이현의 팬들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까 절대 방심하지 말고. 네티즌이고 팬들의 폭로에 정신이 이상해진 사람이 엄청 많아, 신변이 위험해진 사람들도 있고. 그러니 팬들을 얕보지 마.""알았어, 주의할 게.""나머지는 나에게 맡겨!"성연희의 눈빛은 진지하고 굳건했다."천하의 사람들이 너와 맞서더라도 난 영원히 너의 곁에 있을 거야."소희는 순간 마음이 따듯해 났다."난 한 번도 그 점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소희의 대답에 성연희가 입꼬리를 올려 밝게 웃으며 소희의 어깨를 껴안았다."소희야, 나 영원히 널
기자가 듣더니 되려 화를 내며 말했다."이현 씨, 이현 씨는 정말 너무 착해요! 소희 씨가 이현 씨의 용모뿐만 아니라 남자친구도 노리고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계획되었던 것이라고요!"하지만 이현은 마치 심각한 충격을 받은 사람마냥 두 어깨를 떨며 흐느끼고 있을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그럼 임 대표님께서는 소희 씨와의 관계를 해석해 준 적이 있었습니까? 어떻게 해석했습니까?"기자의 계속되는 물음에 이현이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는 억지웃음을 드러내며 대답했다."구택 씨는 이미 나에게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난 여전히 이 사이에 오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 사람을 믿기로 선택했습니다.""그럼 임 대표님께서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미안하지만, 이건 나와 구택 씨 사이의 사적인 일이니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시죠.""그럼 소희 씨가 제작진의 조감독 및 스태프와 썸을 탔다는 건 사실인가요?"답을 듣지 못한 기자가 포기하지 않고 또 다른 물음을 제기했다.이에 이현이 이마를 찌푸린 채 한참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소희 씨가 조감독님과 많이 가깝게 다니긴 했지만, 난 두 사람이 단지 동료사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그럼 이현 씨는 조감독님과 사이가 어떤가요?""처음 합작하는 거라 별로 안 친해요."기자가 계속 물으려고 입을 여는데 이현의 조수가 다가와 이현을 감싸고 현장을 떠나려 했다. 그러면서 큰소리로 말했다."현이가 요 며칠 기분이 좋지 않아 그러는데 다들 이해해 주시고 더 이상 현이의 상처를 들춰내지 말아 주세요!""이현 씨가 기분이 좋지 않은 건 혹시 임 대표님과 소희 씨의 일 때문인가요?"이번 기회를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아 다시 몰려들어 묻는 기자의 물음에 조수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글쎄요? 약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누가 태연할 수 있겠어요? 아무튼 현이에게 시간을 좀 주시죠. 현이가 곧 컨디션을 회복하고 업무에 복귀해 더
제1057화진연이 듣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좋은 싹이 아니니 아무리 성장한다고 해도 거기서 거기인 거야."이에 소정인이 가볍게 기침을 한 번 하고는 눈치를 주었다."소희는 우리가 낳은 아이라는 걸 잊지 마.""우리가 낳았지만 우리가 키운 게 아니잖아!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 해도 저질인 땅에 심어져 자라게 되면 결국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거야. 뻔뻔스럽긴, 처신을 잘했어야지, 우리까지 연루시켜 창피하게 만들다니!"진연의 조롱에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연 소정인이 마침 위층에서 내려오는 소동을 보고 어눌하게 입을 다물었다.귀여운 잠옷 차림에 인형을 안고 내려온 소동이 유난히 기뻐하며 물었다."아빠, 엄마, 무슨 얘기를 하고 계셨어요?"진연은 소희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고 싶지 않아 소동의 손을 잡고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요즘 작업실 쪽은 어때?""저 마침 두 분에게 이 일을 말하려던 참이었어요!"소동이 정겹게 진연의 손을 잡고 말을 이어갔다."저희가 지금 외국의 아주 유명한 패션쇼에 참가할 계획이에요. 하지만 그 패션쇼의 문턱이 높아 어느 정도의 자금을 투자해야 하거든요."진연이 듣더니 잠깐 멍해졌다."또 돈을 투자해야 해?""엄마, 우리 작품이 패션쇼에 나타나기만 하면 반드시 대박 날 거예요. 그때가 되면 무조건 퍼부었던 돈만큼 벌어들일 수 있을 거라고요!"사실 진연은 벌써 소정인과 상의가 끝난 상태였다, 더는 소동의 작업실에 돈을 투입하지 않기로. 요 몇 년간 그들은 이미 2억 넘게 투자했지만 아무런 수익도 없었으니까.게다가 근 2년 동안 경제 위기가 날로 심각해져 소씨 가문의 장사가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 진연은 손에 돈을 조금이라도 더 남겨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고 싶었다.그러나 이번에 소희에게 갑자기 일이 생기면서 진연은 다시 생각을 바꾸었다.소희 쪽에 기대를 걸려는 계획은 이미 물거품으로 되었으니 그녀와 소정인의 남은 생은 소동한테 맞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그들이 소동의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전에 쓰던 핸드폰을 꺼놓은 후, 소희는 줄곧 성연희가 준 핸드폰으로 바깥과 연락을 하고 있었다.인터넷상의 일이 어느 지경까지 발효되었는지에 대해 소희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심지어 핸드폰을 거의 하지도 않았다.오직 성연희가 가끔 전화 와서는 이현이 인터뷰를 받으며 했던 말들을 전하곤 했다.그리고 임구택은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하지만 바깥세상과는 달리 소희는 누구보다도 덤덤했다. 매일 서재에 박혀 책을 보지 않으면 디자인에만 전념을 했고, 가끔은 기분전환 할 겸 직접 밥을 지어먹기도 했다. 비록 음식을 만드는 솜씨가 여전히 진보되지 않아 맛은 늘 이상했지만 소희는 음식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인생의 신조를 지켜 한 번도 남긴 적이 없었다.진석과 하영, 그리고 서인은 매일 소희에게 페이스 톡을 보내 잘 지내고 있는지를 확인했다.이현의 팬들이 가장 심하게 소희를 욕했을 때 진석은 심지어 소희가 바로 킹이라는 걸 폭로하려 했다. 킹에게도 많은 팬이 있었으니 그녀를 도와 몇 마디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하지만 소희가 바로 거절했다. 그녀는 자신을 지지하는 팬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명예를 수호하고 싶지 않았다. 자칫했다간 그들도 억울하게 이번 인터넷 폭력에 말려들 수도 있으니까.소희는 사건의 열기가 언젠가는 식을 거고 욕설도 끝나는 날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녀는 잘못한 게 없으니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을 거고.다만 이번 일에서 소희는 개인의 힘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네티즌들의 문화 수준도 예전보다 점점 높아지고 있었으나 그들의 유언비어는 여전히 무고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심리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약한 사람이 이런 인터넷 폭력을 당하게 되었더라면 진작 자신의 목숨을 끊어 억울함을 증명했을 것이다.점심에 소희는 면 끓여 먹을 생각에 물을 가스레인지에 올렸다. 하지만 면을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결국 반 냄비의 양을 끓이게 되었다.게다가 면의 양에 비해 소금을 너무
소희가 갑자기 일어나서 소리쳤다."버리지 마!""안 버려. 다시 간을 맞춰줄게."임구택이 말하면서 두 그릇의 면을 다시 솥에 부었다.소희가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임구택 씨, 너무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이에 임구택이 고개를 돌려 장난기가 묻은 눈빛으로 소희를 보며 대답했다."키스도 할 만큼 다 한 사이에, 이제 와서 위생을 논하는 거야?"화가 치밀어 올라 따지러 온 소희가 임구택의 장난에 얼굴이 순간 빨개져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임구택은 냉장고에서 야채를 꺼내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는 후춧가루와 여러 소스로 간을 다시 맞췄다.그러고는 두 그릇으로 나누어 소희에게 한 그릇 건네주었다.이정남이 했던 ‘져도 진 티를 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생각나 소희는 숨을 크게 한번 들이마시고 제자리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듯 면을 먹기 시작했다.소희의 그릇에는 임구택이 새로 부친 계란후라이도 있었다. 황금빛으로 부드럽게 잘 부쳐진 게 향기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전에 부친 후라이는 임구택의 그릇에 누워있었다.면의 맛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적어도 간은 입에 맞았다.그래서 소희는 더욱 화가 났다. 무엇 때문에 임구택과 같은 평소에 밥도 하지 않는 사람이 뭘 해도 이렇게 맛있게 해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이때 임구택이 고개를 들어 웃으며 물었다."죽어가고 있는 면을 살려낸 내가 대단하지?"소희는 대답하기는커녕 덤덤하게 되물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온 거지?""나 배고파. 면 다 먹고, 나중에 이야기하자."임구택이 한마디 내뱉고는 면을 먹기 시작했다.그러는 그를 소희가 한참 쳐다보더니 덩달아 고개를 숙여 먹기 시작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커플마냥 마주 앉아 조용히 점심시간을 즐겼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희가 그릇을 다 비우고 고개를 들었다."이제 말해도 되지?""왜 그렇게 빨리 먹어? 너 위도 좋지 않는데, 천천히 먹어야지.""임구택!"소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임구택은 그제야
"나갈 때 문 닫는 걸 잊지 말고요, 앞으로 다시 찾아오지도 마시고요."소희는 더 이상 임구택과 마주하고 싶지 않아 덤덤하게 한마디 내뱉고는 일어나 서재로 돌아갔다.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떠나는 소희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임구택의 눈동자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한참 후, 임구택은 고개를 숙여 면을 마저 먹었다. 면은 이미 식어 불었지만 임구택은 한입도 남기지 않았다.그러다 면을 다 먹고 식탁에서 일어서려는데 소희가 식탁에 잊고 간 핸드폰이 울렸다.임구택이 수신번호를 확인하고는 받았다.그러자 성연희의 목소리가 핸드폰 맞은 편에서 전해왔다.[소희야, 점심 먹었어?]이에 임구택이 눈살을 찌푸린 채 얼음이 낀 목소리로 물었다."성연희, 앞으로 다시는 소희를 주방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해. 소희는 요리에 천부적인 재능이 없어 자칫했다간 중독될 수도 있다는 걸 몰라?"임구택의 목소리에 성연희가 잠깐 멍해지더니 곧 화를 내며 소리쳤다.[임구택? 너 왜 소희 집에 있는 거야?]임구택이 핸드폰을 귀에서 멀리한 후 다시 물었다."내가 방금 한 말, 들었어?"[너 소희 집에서 뭘 하려는 건데? 그리고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소희가 집에 박혀 나가지도 못하고 직접 요리해 먹을 수밖에 없는 게 누구 덕분인데? 뭘 잘했다고 내 탓을 하는 거냐고!]"소희를 설득시켜, 내가 보내준 음식을 먹도록. 그럼 너도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할 수 있어."임구택의 요구에 성연희가 콧방귀를 뀌었다.[소희는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네가 보내준 걸 먹지 않을 거야.]"아니, 네가 틀렸어. 소희가 방금 내가 만든 면을 먹었거든."[임구택, 너 대체 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어느 걸 그러는 거지?"[임구택, 너 미쳤어?]"성연희!"성연희의 노호에 임구택의 목소리가 순간 차가워졌다."너 소희에게 여전히 자폐증상이 있다는 걸 알아?"임구택의 물음에 성연희가 잠깐 멍해있더니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맞아, 소희가 심리적으
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다시 서재로 돌아갔다.임구택은 그릇을 씻고 주방까지 깨끗이 치운 후 거실에 잠시 앉아 있었다. 그러다 한참 후 일어나 서재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나 갈게. 걱정 마, 요 며칠 사이로 다 끝날 거야."책상 앞에 앉은 소희는 문 밖의 나지막한 소리를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곧 문밖의 발자국 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집안이 다시 조용해졌다.소희는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책상 위에 엎드렸다. 온몸의 힘이 다 빨려나간 느낌이 들었다.......다음 날, GK 측은 연예인 이현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다고 통고를 냈다. 그러면서 오늘부로 이현은 더 이상 GK 측의 모델이 아니거니와 앞으로도 영원히 계약을 맺지 않을 거라고 의사를 똑똑히 밝혔다.GK의 결정에 이현뿐만 아니라 많은 동업자들도 어안이 벙벙해졌다.남자친구와 절친의 "배신"으로 인해 많은 팬과 네티즌의 동정, 그리고 지지를 얻어낸 이현은 지금이야말로 화제 중심의 공중파 인물로 되어 많은 브랜드, 심지어 업계 감독들이 앞다투어 가면서 이현과 합작하려 하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빌려 이현 팬들의 지지를 얻으려고.그런데 GK는 오히려 이현과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으니, 자살행위와 다름이 없었다.게다가 GK는 이현이 찍은 첫 번째 대형 광고 브랜드로 이현에게 많은 인지도와 인기를 더해주었고 또 몇 년 동안 꾸준히 작업해 왔는데 갑자기 이현이 제일 잘 나가고 있을 때 계약을 해지한다니, 다들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에 팬들은 곧 다시 GK를 인터넷 폭력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들은 GK의 흑역사까지 파내면서 GK 측이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하고 신용을 지키지 않았다고, 인성이 바닥난 소희를 동조하고 있다고 호되게 질책했다.나중에 기자들이 GK로 몰려드는 바람에 하영은 어쩔 수 없이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게 되었다. 하영은 전혀 찔린 곳이 없는 사람마냥 당당하게 대답했다."저희 GK 측은 이현 씨가 신용과 인성 방면
몸에 알맞은 양복을 차려입은 임구택이 고개를 돌려 기자를 향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현 씨가 나의 여자친구라는 걸 인정한 적이 없었습니다. 약혼에 관한 일은 더욱 사실무근이고. 그러니 더 이상 사실도 아닌 소문을 퍼뜨려 나의 정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주지 마시죠."기자들이 임구택의 대답에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러다 그중의 한 기자가 분개해서 다시 물었다."임 대표님, 대표님과 이현 씨의 일은 만천하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한사코 부인하고 있는 건 설마 이현 씨를 농락하시고 버린 행위에 구실을 찾고 있는 게 아닙니까?"임구택이 차가운 눈빛으로 물음을 제기한 기자를 쳐다보았다."나와 이현 씨가 언제 공개석상에서 우리가 연인이라고 밝힌 적이 있었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연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까? 만천하가 다 알고 있다고요? 그건 당신들 같은 양심 없는 기자들이 이상한 사진을 찍어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내면서 벌인 일들이 아닌가요?"임구택의 목소리는 차가우면서도 감히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이 묻어있어 기자들로 하여금 등골이 서늘하여 할 말까지 잃게 했다.그런데 한 여기자가 두려움을 짓누르고 물었다."임 대표님, 정말로 이현 씨와 사귀어 본 적이 없습니까?""한 번도 없습니다, 단지 회사의 행사에 함께 참석했을 뿐. 예전에 해명하지 않은 건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였는데 지금 여러 분들의 발언이 이미 나의 생활에 부득이한 피해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만약 또 누군가가 유언비어를 날조했다간 난 법으로 그 사람이 다시는 입을 열지 못하게 할 겁니다."한 무리의 기자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 사실 그들은 이현을 위해 억울함을 호소하러 온 건데 이렇게 임구택의 꾸지람을 들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임구택은 더 이상 대꾸하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차에 오르려 했다.그런데 또 한 기자가 단념하지 않고 물었다."임 대표님, 정말 이현 씨 좋아한 적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