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가 갑자기 일어나서 소리쳤다."버리지 마!""안 버려. 다시 간을 맞춰줄게."임구택이 말하면서 두 그릇의 면을 다시 솥에 부었다.소희가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임구택 씨, 너무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이에 임구택이 고개를 돌려 장난기가 묻은 눈빛으로 소희를 보며 대답했다."키스도 할 만큼 다 한 사이에, 이제 와서 위생을 논하는 거야?"화가 치밀어 올라 따지러 온 소희가 임구택의 장난에 얼굴이 순간 빨개져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임구택은 냉장고에서 야채를 꺼내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는 후춧가루와 여러 소스로 간을 다시 맞췄다.그러고는 두 그릇으로 나누어 소희에게 한 그릇 건네주었다.이정남이 했던 ‘져도 진 티를 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생각나 소희는 숨을 크게 한번 들이마시고 제자리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듯 면을 먹기 시작했다.소희의 그릇에는 임구택이 새로 부친 계란후라이도 있었다. 황금빛으로 부드럽게 잘 부쳐진 게 향기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전에 부친 후라이는 임구택의 그릇에 누워있었다.면의 맛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적어도 간은 입에 맞았다.그래서 소희는 더욱 화가 났다. 무엇 때문에 임구택과 같은 평소에 밥도 하지 않는 사람이 뭘 해도 이렇게 맛있게 해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이때 임구택이 고개를 들어 웃으며 물었다."죽어가고 있는 면을 살려낸 내가 대단하지?"소희는 대답하기는커녕 덤덤하게 되물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온 거지?""나 배고파. 면 다 먹고, 나중에 이야기하자."임구택이 한마디 내뱉고는 면을 먹기 시작했다.그러는 그를 소희가 한참 쳐다보더니 덩달아 고개를 숙여 먹기 시작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커플마냥 마주 앉아 조용히 점심시간을 즐겼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희가 그릇을 다 비우고 고개를 들었다."이제 말해도 되지?""왜 그렇게 빨리 먹어? 너 위도 좋지 않는데, 천천히 먹어야지.""임구택!"소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임구택은 그제야
"나갈 때 문 닫는 걸 잊지 말고요, 앞으로 다시 찾아오지도 마시고요."소희는 더 이상 임구택과 마주하고 싶지 않아 덤덤하게 한마디 내뱉고는 일어나 서재로 돌아갔다.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떠나는 소희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임구택의 눈동자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한참 후, 임구택은 고개를 숙여 면을 마저 먹었다. 면은 이미 식어 불었지만 임구택은 한입도 남기지 않았다.그러다 면을 다 먹고 식탁에서 일어서려는데 소희가 식탁에 잊고 간 핸드폰이 울렸다.임구택이 수신번호를 확인하고는 받았다.그러자 성연희의 목소리가 핸드폰 맞은 편에서 전해왔다.[소희야, 점심 먹었어?]이에 임구택이 눈살을 찌푸린 채 얼음이 낀 목소리로 물었다."성연희, 앞으로 다시는 소희를 주방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해. 소희는 요리에 천부적인 재능이 없어 자칫했다간 중독될 수도 있다는 걸 몰라?"임구택의 목소리에 성연희가 잠깐 멍해지더니 곧 화를 내며 소리쳤다.[임구택? 너 왜 소희 집에 있는 거야?]임구택이 핸드폰을 귀에서 멀리한 후 다시 물었다."내가 방금 한 말, 들었어?"[너 소희 집에서 뭘 하려는 건데? 그리고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소희가 집에 박혀 나가지도 못하고 직접 요리해 먹을 수밖에 없는 게 누구 덕분인데? 뭘 잘했다고 내 탓을 하는 거냐고!]"소희를 설득시켜, 내가 보내준 음식을 먹도록. 그럼 너도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할 수 있어."임구택의 요구에 성연희가 콧방귀를 뀌었다.[소희는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네가 보내준 걸 먹지 않을 거야.]"아니, 네가 틀렸어. 소희가 방금 내가 만든 면을 먹었거든."[임구택, 너 대체 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어느 걸 그러는 거지?"[임구택, 너 미쳤어?]"성연희!"성연희의 노호에 임구택의 목소리가 순간 차가워졌다."너 소희에게 여전히 자폐증상이 있다는 걸 알아?"임구택의 물음에 성연희가 잠깐 멍해있더니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맞아, 소희가 심리적으
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다시 서재로 돌아갔다.임구택은 그릇을 씻고 주방까지 깨끗이 치운 후 거실에 잠시 앉아 있었다. 그러다 한참 후 일어나 서재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나 갈게. 걱정 마, 요 며칠 사이로 다 끝날 거야."책상 앞에 앉은 소희는 문 밖의 나지막한 소리를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곧 문밖의 발자국 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집안이 다시 조용해졌다.소희는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책상 위에 엎드렸다. 온몸의 힘이 다 빨려나간 느낌이 들었다.......다음 날, GK 측은 연예인 이현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다고 통고를 냈다. 그러면서 오늘부로 이현은 더 이상 GK 측의 모델이 아니거니와 앞으로도 영원히 계약을 맺지 않을 거라고 의사를 똑똑히 밝혔다.GK의 결정에 이현뿐만 아니라 많은 동업자들도 어안이 벙벙해졌다.남자친구와 절친의 "배신"으로 인해 많은 팬과 네티즌의 동정, 그리고 지지를 얻어낸 이현은 지금이야말로 화제 중심의 공중파 인물로 되어 많은 브랜드, 심지어 업계 감독들이 앞다투어 가면서 이현과 합작하려 하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빌려 이현 팬들의 지지를 얻으려고.그런데 GK는 오히려 이현과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으니, 자살행위와 다름이 없었다.게다가 GK는 이현이 찍은 첫 번째 대형 광고 브랜드로 이현에게 많은 인지도와 인기를 더해주었고 또 몇 년 동안 꾸준히 작업해 왔는데 갑자기 이현이 제일 잘 나가고 있을 때 계약을 해지한다니, 다들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에 팬들은 곧 다시 GK를 인터넷 폭력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들은 GK의 흑역사까지 파내면서 GK 측이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하고 신용을 지키지 않았다고, 인성이 바닥난 소희를 동조하고 있다고 호되게 질책했다.나중에 기자들이 GK로 몰려드는 바람에 하영은 어쩔 수 없이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게 되었다. 하영은 전혀 찔린 곳이 없는 사람마냥 당당하게 대답했다."저희 GK 측은 이현 씨가 신용과 인성 방면
몸에 알맞은 양복을 차려입은 임구택이 고개를 돌려 기자를 향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현 씨가 나의 여자친구라는 걸 인정한 적이 없었습니다. 약혼에 관한 일은 더욱 사실무근이고. 그러니 더 이상 사실도 아닌 소문을 퍼뜨려 나의 정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주지 마시죠."기자들이 임구택의 대답에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러다 그중의 한 기자가 분개해서 다시 물었다."임 대표님, 대표님과 이현 씨의 일은 만천하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한사코 부인하고 있는 건 설마 이현 씨를 농락하시고 버린 행위에 구실을 찾고 있는 게 아닙니까?"임구택이 차가운 눈빛으로 물음을 제기한 기자를 쳐다보았다."나와 이현 씨가 언제 공개석상에서 우리가 연인이라고 밝힌 적이 있었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연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까? 만천하가 다 알고 있다고요? 그건 당신들 같은 양심 없는 기자들이 이상한 사진을 찍어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내면서 벌인 일들이 아닌가요?"임구택의 목소리는 차가우면서도 감히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이 묻어있어 기자들로 하여금 등골이 서늘하여 할 말까지 잃게 했다.그런데 한 여기자가 두려움을 짓누르고 물었다."임 대표님, 정말로 이현 씨와 사귀어 본 적이 없습니까?""한 번도 없습니다, 단지 회사의 행사에 함께 참석했을 뿐. 예전에 해명하지 않은 건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였는데 지금 여러 분들의 발언이 이미 나의 생활에 부득이한 피해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만약 또 누군가가 유언비어를 날조했다간 난 법으로 그 사람이 다시는 입을 열지 못하게 할 겁니다."한 무리의 기자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 사실 그들은 이현을 위해 억울함을 호소하러 온 건데 이렇게 임구택의 꾸지람을 들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임구택은 더 이상 대꾸하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차에 오르려 했다.그런데 또 한 기자가 단념하지 않고 물었다."임 대표님, 정말 이현 씨 좋아한 적이 없
미연이 듣더니 깜짝 놀라 얼른 이현을 달랬다."그래, 안 물어볼게. 그러니까 울지 마, 현이야. 진정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우리 어서 실검을 내리고 열기를 낮추자. 그러고 나서 네가 공식 계정에 올라 팬들의 정서를 달래."이현이 평정심을 되찾고 고개를 끄덕였다."네."얼마 지나지 않아 이현은 공식 계정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현재 컨디션이 몹시 안 좋아 냉정하게 사고할 수 없으니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을 뿐 임구택과의 일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그리고 이현이 올린 글에 팬들은 더욱 마음이 아파 다시 이현을 수호하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노명성 회사의 홍보팀 팀원이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연희 아가씨, 이현 쪽 사람들이 스스로 열기를 낮추고 있습니다.]임구택의 인터뷰 영상은 성연희도 진작에 봤었다. 그래서 눈알을 한 번 돌리더니 냉소하며 입을 열었다."열기를 올리고 싶으면 올리고 내리고 싶으면 내려? 인터넷이 아주 그들 손아귀에 있는 줄 알지? 당장 열기를 다시 올려. 사람을 사든, 실검을 사든, 모든 방법을 써서라도 그 일을 다시 실검에 올려. 실검 순위가 두 번째로 밀려나기라도 했다간 너희들 전부 꺼져야 할 거야."홍보팀은 자신들의 실력이 부족한 것 때문에 이현 팬들에게 여론 통제권이 빼앗긴 것도 모자라 주도권마저 빼앗기게 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뭐라 하지도 못하고 필사적으로 다시 이현의 일을 실검으로 올렸다.그리고 실검이 철수되기는커녕 오히려 다시 1위로 올랐다는 걸 발견한 미연은 당황하여 직원에게 당장 누가 뒤에서 조작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라고 했다.‘소희, 분명 우리가 선심을 써서 손을 뗐는데 대체 뭘 하려는 거야?’‘죽고 싶어 환장을 하고 있네!’미연은 화난 나머지 사람을 시켜 계속 여론을 조종하고 소희한테 더러운 물을 끼얹게 했다.하지만 앞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던 네티즌들이 이때 분분히 나서 임구택과 이현 사건의 전말을 냉정하게 분석하기 위해 많은 사진과 이전 뉴스를 검색
이정남의 장편 글은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의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현의 팬들은 분분히 나서 이정남이 시비를 전도하여 일부로 중점을 혼돈시킨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또 이현의 인기를 이용하여 유명해지고 싶어서 그런 거라며 한마디 덧붙이기까지 했다.다행히도 그 와중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성적인 태도로 사진 속 이현의 모습과 현재 이현의 모습을 비교해 보았고, 이현의 이목구비가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눈은 더 커졌고 코는 더 오똑해진 게 점점 소희를 닮아가고 있었다.반대로 소희의 모습은 여전히 그대로 변하지 않았다.그러니 대체 누가 성형했는지에 대해 더는 논쟁할 가치가 없었다.하지만 여전히 포기하려 하지 않는 이현의 팬들은 이정남이 분명 사진에 손댔을 거라고, 이현은 원래부터 예쁘게 생겼다며 억지까지 부렸다.이에 곧 한 네티즌이 당시 이현이 주 감독님 영화에 출연했을 시 찍힌 스틸 컷을 공개하여 이현 팬들의 입장을 반박했고, 팬들은 그제야 할 말이 없어졌다.소희가 성형했다는 게 모함인 것으로 결론이 났으니 다른 일도 참작해야 한다는 게 네티즌들의 태도였다.대체 누가 뒤에서 소희를 모함한 거지?만약 이정남이라는 스태프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설마 주범이 정말로 이현인 건가?하지만 네티즌들은 바로 이현이 주범일 가능성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현은 돈도 많고 지위도 높은 배우로서 소희 같은 일개의 디자이너를 겨눌 가치가 없었으니까.그러나 이현이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을 때 말끝마다 소희가 자신의 외모를 부러워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희가 이현의 모습대로 성형했을 거라고 착각하게 한 건 사실이었다.그 점만으로도 네티즌들은 이현이 그녀의 팬들이 말하는 것처럼 솔직하지 않다는 건 확실히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많은 네티즌들이 또 이현이 전에 킹의 인기를 이용하기 위해 기자들 앞에서 킹이 직접 자신을 위해 드레스를 디자인했다고 자랑했다가 바로 들킨 일을 들추어내는 바람에 대중들의 공격방향이 다른 곳으로 기울이
특히 인터뷰를 받을 때 기자에게 소희가 자신의 모습을 본떠 성형했다고 암시하는 말과 동영상이 다시 들춰지면서 네티즌들은 분분히 이현이가 여우라며 욕설을 퍼부었다.심지어 이현의 공식 계정으로 가서 질책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분명히 그가 소희 얼굴을 본떠 성형했으면서 왜 사실을 전도하여 소희를 사지로 몰아넣었냐고, 자신이 한 일때문에 저녁에 악몽을 꾸는 게 두렵지 않냐고.많은 댓글 중 이현과 미연의 핸드폰을 해킹한 ‘묵언’의 행위가 틀린 거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걸 신경 쓰지 않았다.사건이 거듭되는 반전을 겪으며 결국 이현만이 당황함에 빠지게 되었다.그는 일이 이렇게 빨리 반전을 맞이하게 될 줄은 몰랐다. 미연의 핸드폰을 해킹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두 사람의 통화 내용까지 몰래 녹음한 자가 있었다니.현재 매일 수많은 사람이 이현에게 전화가 오고 주소도 노출되는 바람에 아래층에는 매일 그녀의 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로 에워싸여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집에만 박혀 있는 채 인터넷에 오르지도 못하고 전화도 받을 담이 없이 극도로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물론 이현에게 있어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며, 그녀를 지옥으로 끌어내릴 최후의 공격은 하루 후에 나타났다.전반 사건에서 제일 볼품없었던 작은 조연, 류 조감독이 갑자기 자신의 공식 계정에 올라 그와 이현의 관계를 폭로했다.그는 자신과 이현이 연인 사이라고, 소희를 모함한 것도 이현이 자신에게 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 며칠 소희가 인터넷 폭력을 당하고 있는 모습에 양심의 가택을 느끼고 진실을 털어놓기로 결정한 거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하지만 이현의 일부 팬들은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류 조감독의 공식 계정에 댓글을 달아 류 조감독이 주제도 모르고 감히 이현을 넘보려 하는 두꺼비라고, 이현의 인기를 이용하기 위해 이제야 나타나 이현한테 돌을 던지는 나쁜 사람이라고 욕설을 난발했다.이현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밟을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이에 류 조감독은 자신이
임구택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경고했을 텐데, 소희한테 접근하지 말라고.]"어찌 되었건 내가 구택 씨를 도왔었잖아요! 구택 씨도 나에게 보답하겠다고 했고."이현의 목이 쉰 질책에 임구택이 냉소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서, 내가 보답하지 않았나? 모든 행사나 작품은 내가 전부 허진더러 가장 좋은 거로 안배해 줘라고 했고, 모든 접대 장소도 내가 사람을 시켜 막아줬어. 그래서 지금의 넌 무명 배우에서 일류 스타로 진급하며 대박 났는데 뭐가 불만인 거지? 네가 나를 속여 네 생일 파티에 참석하게 한 것도 모자라 일부러 소희 앞에서 자랑한 거에 대해서도 난 참았어. 그리고 정중히 경고했지, 소희를 건들지 말라고. 하지만 네가 듣지 않았으니, 날 탓할 수는 없는 거지?]"그렇긴 하지만......"임구택이 소희를 건들지 말라고 경고한 적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후에 그녀가 여민을 이용하여 소희를 모함했을 때 임구택은 분명 그녀가 한 짓이라는 걸 발견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현은 당연히 임구택이 소희에 대한 감정이 식었기에 자신의 행위를 방임하는 줄 알고 심지어 임구택의 마음을 떠보고 얻기 위해 점점 지나치게 소희를 대했던 건데, 임구택이 그녀를 류 조감독에게 선물해 주고서야 그녀는 자신이 줄곧 임구택의 뜻을 잘못 추측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나 알겠다!"이현이 눈물을 흘리며 절망에 빠진 얼굴로 대답했다."임구택, 당신 일부러 그런 거 맞지? 당신은 나를 이용하여 소희의 마음을 떠보려고 고의로 잘못된 신호를 주었어. 내가 소희를 괴롭혀야만 당신이 소희를 접근하고 보호할 수 있으니까. 난 처음부터 당신한테 이용당하고 있었어!"이현은 마침내 모든 걸 알게 되었다.임구택의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희한테 가 있었다.그가 한 모든 짓도 소희를 만회하기 위해서였고.임구택이 나지막하게 웃으며 이현을 비웃었다.[아니, 네가 너무 탐욕스러워 자제할 줄 몰라서 그런 거야. 난 처음부터 분명 너에게 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