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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소희가 갑자기 일어나서 소리쳤다.

"버리지 마!"

"안 버려. 다시 간을 맞춰줄게."

임구택이 말하면서 두 그릇의 면을 다시 솥에 부었다.

소희가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임구택 씨, 너무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이에 임구택이 고개를 돌려 장난기가 묻은 눈빛으로 소희를 보며 대답했다.

"키스도 할 만큼 다 한 사이에, 이제 와서 위생을 논하는 거야?"

화가 치밀어 올라 따지러 온 소희가 임구택의 장난에 얼굴이 순간 빨개져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임구택은 냉장고에서 야채를 꺼내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는 후춧가루와 여러 소스로 간을 다시 맞췄다.

그러고는 두 그릇으로 나누어 소희에게 한 그릇 건네주었다.

이정남이 했던 ‘져도 진 티를 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생각나 소희는 숨을 크게 한번 들이마시고 제자리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듯 면을 먹기 시작했다.

소희의 그릇에는 임구택이 새로 부친 계란후라이도 있었다. 황금빛으로 부드럽게 잘 부쳐진 게 향기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전에 부친 후라이는 임구택의 그릇에 누워있었다.

면의 맛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적어도 간은 입에 맞았다.

그래서 소희는 더욱 화가 났다. 무엇 때문에 임구택과 같은 평소에 밥도 하지 않는 사람이 뭘 해도 이렇게 맛있게 해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때 임구택이 고개를 들어 웃으며 물었다.

"죽어가고 있는 면을 살려낸 내가 대단하지?"

소희는 대답하기는커녕 덤덤하게 되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온 거지?"

"나 배고파. 면 다 먹고, 나중에 이야기하자."

임구택이 한마디 내뱉고는 면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는 그를 소희가 한참 쳐다보더니 덩달아 고개를 숙여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커플마냥 마주 앉아 조용히 점심시간을 즐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희가 그릇을 다 비우고 고개를 들었다.

"이제 말해도 되지?"

"왜 그렇게 빨리 먹어? 너 위도 좋지 않는데, 천천히 먹어야지."

"임구택!"

소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임구택은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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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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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임구택 비겁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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