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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나갈 때 문 닫는 걸 잊지 말고요, 앞으로 다시 찾아오지도 마시고요."

소희는 더 이상 임구택과 마주하고 싶지 않아 덤덤하게 한마디 내뱉고는 일어나 서재로 돌아갔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떠나는 소희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임구택의 눈동자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한참 후, 임구택은 고개를 숙여 면을 마저 먹었다. 면은 이미 식어 불었지만 임구택은 한입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다 면을 다 먹고 식탁에서 일어서려는데 소희가 식탁에 잊고 간 핸드폰이 울렸다.

임구택이 수신번호를 확인하고는 받았다.

그러자 성연희의 목소리가 핸드폰 맞은 편에서 전해왔다.

[소희야, 점심 먹었어?]

이에 임구택이 눈살을 찌푸린 채 얼음이 낀 목소리로 물었다.

"성연희, 앞으로 다시는 소희를 주방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해. 소희는 요리에 천부적인 재능이 없어 자칫했다간 중독될 수도 있다는 걸 몰라?"

임구택의 목소리에 성연희가 잠깐 멍해지더니 곧 화를 내며 소리쳤다.

[임구택? 너 왜 소희 집에 있는 거야?]

임구택이 핸드폰을 귀에서 멀리한 후 다시 물었다.

"내가 방금 한 말, 들었어?"

[너 소희 집에서 뭘 하려는 건데? 그리고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소희가 집에 박혀 나가지도 못하고 직접 요리해 먹을 수밖에 없는 게 누구 덕분인데? 뭘 잘했다고 내 탓을 하는 거냐고!]

"소희를 설득시켜, 내가 보내준 음식을 먹도록. 그럼 너도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할 수 있어."

임구택의 요구에 성연희가 콧방귀를 뀌었다.

[소희는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네가 보내준 걸 먹지 않을 거야.]

"아니, 네가 틀렸어. 소희가 방금 내가 만든 면을 먹었거든."

[임구택, 너 대체 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어느 걸 그러는 거지?"

[임구택, 너 미쳤어?]

"성연희!"

성연희의 노호에 임구택의 목소리가 순간 차가워졌다.

"너 소희에게 여전히 자폐증상이 있다는 걸 알아?"

임구택의 물음에 성연희가 잠깐 멍해있더니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맞아, 소희가 심리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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