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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이정남이 듣더니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제가 한 번 소희에게 물어볼게요.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품지 마시고요. 소희가 얼굴을 알리는 걸 제일 싫어해요. 전에 주 감독님께서도 소희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소희가 거절했거든요."

"정말이야?"

이 감독은 아직도 명성과 이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여인이 있을 거라는 걸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당연하죠!"

이정남이 엄청 진지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여전히 포기하고 싶지 않은 기세였다.

"그래도 한번 해 보고 싶어. 내가 당분간 배역을 선정하지 않을 테니 정남 씨가 먼저 소희 씨를 잘 설득해 줘. 정 안 되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설득할 거야."

"소희가 동의하지 않는 일은 하느님이 와도 소용없을 건데."

이정남이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요, 제가 일단 한 번 물어보긴 할게요."

"부탁해!"

이 감독의 성의에 이정남은 너무 오래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날로 소희를 경원 주택단지 맞은편에 있는 바비큐 가게로 불러냈다.

소희가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이정남은 특히 소희를 위해 매운 것들만 가득 주문하고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이현에 대해 언급하게 되었다.

이정남은 고개를 들어 단숨에 맥주 한 잔을 원샷하고는 이현에 대한 분노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듯 분개해서 입을 열었다.

"다들 연예계가 복잡한 곳이라고, 아무리 좋은 사람이 발을 들여도 결국엔 껍질까지 발려진다고는 하지만 이현은 겨우 발을 들인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잖아. 2년 만에 저렇게 귀신으로 변하다니!"

소희가 가재의 껍질을 천천히 벗기며 입을 열었다.

"사람이 변하는 과정엔 필연적으로 흔적이 남아있게 되어있어요. 다만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뿐.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이현이 변해가고 있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현은 이미 변해있었고, 그게 우리에겐 갑작스럽게 느껴졌을 뿐이겠죠."

이정남이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네 말이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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