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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어쩐지 데리러 오지 않았더라니, 약속이 있었네.’

임구택은 이곳에서 소희를 만난 줄 생각지도 못했다.

사실 그가 이곳에 나타나게 된 건 와서 누굴 한 번 만나보라며 걸려온 형수의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그러다 룸에 앉아 있는 젊은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야 형수가 그를 대신해 맞선을 주선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와 소희 사이의 일은 임씨네 가족들이 아직까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2년 동안 그가 한 번도 집으로 여인을 들인 적이 없었으니 가족들은 그가 그쪽 방면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몰래 이번 맞선을 준비했던 것이다.

물론, 방금 룸 안에서 그는 이미 오늘 맞선 보러 온 임 아가씨에게 제대로 의사를 표했고, 기왕 거절한 이상 밥도 먹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위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는데, 마침 소희를 만나게 되었다.

아래층으로 내려온 후 임구택은 임 아가씨를 먼저 보내고 소희가 앉아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고는 소희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덤덤한 표정의 소녀를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쳐다보았다.

소희는 임구택이 맞은편에 앉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하지만 그녀는 디자인 원고에만 전념할 뿐 남자의 시선을 외면했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았지만 낯선 사람마냥 아무런 교류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종업원이 와서 레몬물 한 잔을 내려놓으며 임구택에게 주문할 거냐고 물었고, 임구택이 그제야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초콜릿 케이크요."

"네."

종업원이 공손하게 물러나고는 곧 케이크를 올려왔다.

임구택은 그 케이크 접시를 소희 앞으로 밀어주고는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보기 시작했다.

대략 30분 후, 소희의 휴대폰이 울렸다.

"연희야."

[길이 너무 막혀서 방금 도착했어, 너 어디야?]

성연희의 우렁찬 목소리가 휴대폰 맞은편에서 들려왔다.

이에 소희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마침 성연희가 빨간색 스포츠카에서 내려 식당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들어와, 네가 보여."

소희가 전화를 끊고는 바로 물건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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