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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소희가 듣더니 입술을 오므리고는 다시 쓰레기통을 향해 걸어갔다.

임구택이 소희의 손에 들린 가방을 보더니 눈동자가 순간 어두워졌다.

그러다 소희가 가방을 던지고 건물로 돌아가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발소리에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렸다.

"임 대표님, 무슨 볼 일이라도 있습니까?"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하늘에 남긴 노을은 임구택의 잘생긴 얼굴에 황금빛 그림자를 드리워 이목구비를 더욱 입체적이고 조각지게 만들었다.

임구택이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집으로 초대하지 않을 거야?"

"죄송합니다만 그건 많이 불편할 것 같네요."

"그럼 가장의 신분으로 임유민의 성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은데."

교활한 빛이 스쳐 지나간 임구택의 두 눈을 바라보고 있던 소희가 한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올라와요."

임구택이 순간 목적을 달성한 사람마냥 입꼬리를 올린 채 소희의 뒤를 따라 복도로 걸어갔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후 임구택이 소희 먼저 층수를 눌렀고 뒤에서 전해 오는 누군가의 눈빛을 감지하고 자기도 모르게 다시 빙그레 웃었다.

그러다 엘리베이터 문이 반쯤 닫혔을 때 갑자기 한 여연이 달려왔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임구택이 신속히 열림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의외로 여자가 개 한 마리도 끌고 있었다. 사람 무릎 높이까지 큰 골든 레트리버가 여자 앞서 엘리베이터로 들어섰고, 소희를 보자마자 소희의 몸에 뛰어오르려 했다.

소희는 순간 안색이 크게 변해 뒤로 물러났다.

마침 소희의 뒤쪽에 서 있던 임구택이 팔을 뻗어 소희를 품에 안고는 차가운 눈동자로 개를 끈 여자에게 말했다.

"줄을 잘 잡으시죠."

여자가 임구택의 위세에 깜짝 놀라 멋쩍게 말했다.

"우리 집 강아지는 사람을 안 물어요."

"하지만 제 아내를 놀라게 했습니다."

임구택의 목소리도 엄청 차가웠다.

이에 여자가 황급히 골든 레트리버를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록 골든 레트리버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지만 소희는 여전히 몸에 힘을 준 채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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