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임구택은 얼마나 그 무더운 여름에 소희 곁에 나타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개들이 소희에게 달려들기 전에 그녀를 뒤쪽으로 감싸고 그녀에게 이 세상에는 그녀를 도와주고 싶고 사랑해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데.소희는 임구택의 품에 가만히 선 채 천천히 평정심을 되찾은 표정으로 그의 호의를 거부했다. 그의 호의는 뒤쪽에 있는 골든 레트리버보다 더욱 그녀에게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주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16층에서 멈춰 섰고, 개를 끈 여자가 함께 안고 있는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개를 끌고 나갔다.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소희는 즉시 임구택의 품에서 나와 몸을 돌려 문쪽을 마주해 섰다.임구택은 그렇게 뒤쪽 엘리베이터 벽에 기댄 채 무거운 눈빛으로 소희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러다 한참 후 엘리베이터가 다시 멈추었고, 임구택이 소희의 뒤를 바짝 따랐다.소희는 집 문 앞에 서서 천천히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문이 열린 순간 신속히 집으로 들어가서 문을 세게 닫았다."......"집안에 들어 선 소희가 천천히 긴 숨을 내쉬었다. 요 며칠 동안 마음속에 쌓였던 화가 드디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느낌이 들었다.이때 문밖에 선 임구택이 문을 두드렸다."자기야, 문 열어 봐. 우리 얘기 좀 해.""얘기할 것도 없어."소희가 문에 기대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신 주위에는 여자가 끊긴 적이 없었잖아. 그러니 나한테 와서 이렇게 억울한 척할 필요 없어.""여자라니?"임구택이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날은 형수님이 나 몰래 맞선을 주선해서 간 거였어. 나도 사전에는 그런 자리일 줄 몰랐다고.""나한테 해석할 필요 없어, 가서 네 여자친구한테나 해석해."소희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이에 임구택이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난 여자친구 없어, 아내 한 명만 있지.""곧 그 아내도 없어질 거야.""......"*장시원이 다시 아래층으
청아가 다가가 케이크를 흔들었다."엄마가 뭘 사 왔을까요?"요요가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밝아져서는 케이크를 향해 달려들었다.청아가 소파에 앉아 케이크를 높이 들고 웃으며 물었다."엄마 보고 싶었어?""응! 보고 싶었어요!"요요가 깔깔 웃으며 대답했다.청아가 그제야 케이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다 옆에 놓여 있는 공주성을 발경하고 요요에게 물었다."소희가 또 장난감을 사줬어?"요요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투명 상자 안의 케이크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아저씨가 사줬어요!"청아가 잠깐 멍해 있더니 고개를 돌려 이씨 아주머니를 쳐다보았다."그분이 또 왔어요?"요요가 병이 난 후로 ‘조백림’이 자주 와서 요요와 함께 놀아줬다는 걸 청아도 알고 있었다.이씨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그 선생님이 아까 요요에게 새 장난감을 사주고 잠깐 앉아있다가 가셨어요."청아가 듣더니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조백림이 왜 요요에게 이렇게 잘해 주는 거지?’‘비록 예전에 조백림이 나에게 호감을 표시한 적이 있었지만 그건 이미 오래된 일이고, 그도 약혼했으니 나한테 다른 뜻을 품고 있을 리는 없을 거고.’‘그럼 대체 뭐 하려는 거지?’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아주 몽환적이면서도 고급적이게 디자인이 된 장난감은 요즘 제일 잘 팔리는 한 유명 브랜드의 세트로 가격이 십만 대를 훌쩍 넘었다.비록 조백림에게 있어서는 몇 십만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이렇게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요요와 놀아줬다는 것만 생각하면 청아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러다 다시 고개를 돌려 공주성을 바라보았다. 순간 한 사람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아파왔다.소희가 내려와 요요와 함께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 청아가 입을 열었다."소희야, 조 도련님의 휴대폰 번호 좀 알려줘. 휴대폰을 바꾼 후 예전 친구들의 번호가 전부 지워졌어."소희가 듣더니 의아해서 물었다."그 사람 번호는 왜?""조 도련님이 자주 와서 요요랑 놀아주고 또 요요에게 장난
장시원이 별장 모형을 보며 놀라서 물었다."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응! 엄마가 아저씨한테 고맙다고,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어요!"모형을 건네받은 장시원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너희 엄마께선 아저씨도 아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우리 모두 착한 아이예요!"요요의 대답에 장시원이 더욱 활짝 웃었다.그러다 손에 든 모형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위의 작은 그네를 만지작거리니 그네가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감 나면서도 재미있어 보였다.보면 볼수록 모형이 마음에 들었던 장시원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라 임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너 청원 쪽 산 맞은편에 땅이 있지 않았어? 나에게 줘."임구택이 듣더니 담담하게 물었다.[그 땅은 상업용에 쓸 수 없어. 뭘 하려고 그러는데?]장시원이 손에 든 별장 모형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별장 지으려고."[왜, 여자 숨기려고? 얼마나 사랑하는 여인이기에 있는 별장들을 놔두고 새로 지으려는 거야?]"나 혼자 살려고 그런다, 왜?"장시원이 무심코 웃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임구택이 뭐가 생각났는지 더 이상 농담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알았어. 요 며칠 수속 자료들을 보내줄게.]"그래, 고마워!"[고맙긴.]임구택과의 통화가 끝난 후 장시원이 또 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별장을 지으려고 그러는데 효율이 높은 시공팀으로 찾아주세요. 디자인은 내가 이따가 보내줄게요."전화를 끊은 후 장시원은 모형을 탁자 위에 놓고 앞뒤로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비서에게 보냈다.[이것과 똑같게 지으라고 하세요.]요요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아저씨, 집 지으려고요?"장시원이 요요를 다리에 앉히고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이제 집이 다 지어지면 아저씨랑 한번 놀러 갈래?""좋아요!"요요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전에 소희가 국제 패션쇼에서 보내온 초청장을 받은 적이 있었다. 오즈카와 패션위크 잡지사에서 연합하여 개최한 영화 패션아트쇼라 소희는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했고 한 달
소희의 농담 섞인 대답에 진석은 갑자기 처음 강성으로 왔을 때의 소희가 생각났다.10여 년간의 용병생활은 그녀를 시시각각 경각 상태에 처해 있게 했다. 그래서 그런 환경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긴 시간 동안 일반적인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한 번은 그가 소희를 데리고 밥 먹으러 간 적이 있었다. 도중에 소희는 화장실에 가게 되었고 한 남자가 소희를 꼬시려고 복도에서 여러 번이나 소희를 ‘예쁜 아가씨’라고 불렀다.하지만 당시의 소희는 ‘예쁜 아가씨'라는 단어가 모든 여인에게 통용되는 단어인 줄 몰랐기에 자신을 부르는 줄도 모르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분명 그냥 그렇게 끝냈으면 되는 일을, 그 남자는 앞으로 다가가 소희의 어깨를 쳤다.그리고 입을 열기도 전에 소희가 그의 팔을 잡고 어깨 너머로 벽에 던졌고, 또 곧바로 그의 목을 조른 채 힘껏 벽에 밀어붙였다.순간 그 남자는 두 눈을 뒤집고 고개를 푹 숙였다.기절했던 것이다.그 일이 있은 후 그 남자는 아마 트라우마가 생겨 다시는 여인에게 함부로 말을 걸지 못했을 것이다.어느 여인이 또 소희처럼 무술을 배웠을지 모르니까.그런 지난 일들을 생각하니 진석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그리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진석의 소리에 소희가 의아해서 물었다."왜 웃어요?"[아무것도 아니에요.]여전히 담담하기만 한 진석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웃음기가 묻어 있었다.[아가씨께서 상 받은 일은 빠른 시일 내로 작업실 공식 계정에 올릴게요.]"알아서 해요."그러나 북극 작업실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전에 패션과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일부 팬들은 이미 킹의 수상 소식을 국내에 퍼뜨렸다.모델의 런웨이 사진까지 인터넷에서 돌기 시작했다.국풍을 패션에 융합시킨 킹의 작품에는 그만이 고유하고 있는 색채가 묻어나면서도 또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어 항상 관중들에게 남다른 시적 감각을 가져다주었다.그렇게 국풍은 다시 한번 그로 인해 국제적으로 인정되었고 국내의 전통문화가 미친 듯이 수출되면서 전 세계에 한 나라의
소희는 자리를 옮겨 계속 밥을 먹었다.이때 이정남이 도시락을 들고 와서 웃으며 물었다."아까 저기 나무 그늘 아래에서 밥 먹고 있지 않았어? 왜 또 여기로 왔어?"소희가 대리석 난간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누가 나보고 평생 구석에 틀어박혀 도시락 먹을 운명이래요. 그래서 난 다른 곳에서도 도시락 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여기까지 왔죠."하마터면 밥에 사레들뻔한 이정남은 얼른 고개를 돌려 기침을 했다. 그러다 한참 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돌려 물었다."여민이지? 그 여인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정신과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소희는 오히려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계속 밥을 먹었다. 지금 소희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아예 숨기지도 않는 여민은 고슴도치마냥 소희만 보면 마구 물고 뜯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적의 주먹도 소희를 다치게 할 수 없는데, 몇 마디 험담에 소희가 상처받고 마음에 담아둘 리가 없었다.......저녁, 소씨 가문요 며칠 소 어머님의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에 소정인이 아내 진연을 데리고 본가로 갔다. 그리고 마침 셋째네 가족들도 있어 다들 함께 앉아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었다.그러던 중 소 아버님이 휴대폰 속의 뉴스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킹이라는 이 디자이너 정말 대단해. 또 우리나라를 위해 영예를 떨쳤네."셋째 부인 하순희가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 그분은 국제 일류 디자이너인걸요."그러다 또 진연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소동의 작업실도 2년 넘게 열렸는데, 지금은 어때요?"진연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대답했다."그럭저럭이지, 뭐."이에 하순희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다시 말했다."그래요? 그런데 왜 다들 소동의 작업실이 밑 빠진 독마냥 퍼넣은 돈만 있고 벌어들이는 돈은 없다고 그러는 거죠? 두 분이서 소동이를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망했다죠?"진연의 얼굴색이 더 어두워졌다. 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 고의로 묻
진연이 듣더니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알고 있다고?"하순희가 입을 삐죽거렸다."시연이가 그러는데 소희가 지금 제작팀에서 복장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대요. 전에 엄청 대박 났던 주 감독의 영화 있잖아요? 소희가 그 제작팀에도 합류했었대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 찍을 때 주 감독이 직접 소희를 찾아가 부탁했다던데."물론 하순희가 말한 내용들은 전부 다 자신의 딸과 아들이 잡담하는 걸 엿들어서 알게 된 것들이었다.진연과 소정인이 순간 멍해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그들은 소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소정인이 두 번 정도 전화를 걸었었지만 받지 않아 소희가 고의로 안 받는 줄 알고 그 후에 다시 전화하지 않았다.그런데 소희가 이렇게 잘 살고 있을 줄이야.소 아버님이 이때 가볍게 마른기침을 한 번 했다. 전에 소희를 언급하기만 하면 하찮다는 표정을 드러냈던 그가 갑자기 온화한 태도를 보였다."정인아, 소희는 필경 우리 소씨 가문의 핏줄이라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나긴 한 모양이구나. 반대로 그 소동은 아무런 천부적인 재능도 없어 보이는 게, 너희들도 너무 소동을 편애하지 마. 평소에 소희에게도 좀 관심을 가지고."진연은 내키지 않은 듯 소동의 편을 들어 말했다."소동이는 어릴 적부터 총명했어요. 다만 이번에 창업하면서 작은 좌절을 겪었을 뿐이죠."소 아버님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어렸을 때 총명했다고 커서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이에 진연이 변명하려고 다시 입을 열었지만 소정인이 그녀의 팔을 당기는 바람에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그리고 소정인이 대신 웃으며 대답했다."아버지의 말이 맞습니다. 저희가 평소에 확실히 소희에게 너무 소홀했네요. 앞으로 꼭 더 자주 관심을 기울일게요.""아이가 하는 걸 봐서, 만약 표현이 괜찮다면 그 아이를 소씨 가문의 가족으로 인정하고 신분을 공개해."소 아버님이 너그러운 어조로 말했다.그러자 소정인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소희에 대한 아버지의 큰 기대와 당부를 꼭 그대로 전하겠습니다!""그래.
이현이 특별히 그녀를 위해 제공한 물을 조수의 손에서 받아 소희에게 건네주며 부드럽게 웃었다."날씨도 더운데 좀 쉬어요. 이 물은 스폰서 측에서 제공한 고급 물이라 엄청 달아요.""넣어둬."소희가 냉담한 표정으로 사양했다.그러자 이현이 겸연쩍게 손을 거두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여기는 너무 더운데, 내 휴게실로 가서 좀 쉬지 않을래요?""할 말이 있어?"소희가 밤하늘의 별마냥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두 눈으로 이현을 담담하게 바라보며 물었다.이현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희가 받아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소희 씨, 킹을 알아요?""몰라."이현의 조수 나나가 소희의 태도에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전체 제작진 중 그 누구도 감히 이런 태도로 이현한테 말할 자격이 없는데 소희가 줄곧 차가운 태도를 보였으니.그래서 바로 소희한테 화를 내려고 입을 벌렸지만 이현의 눈짓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이현이 여전히 부드럽게 웃었다."소희 씨, 내가 지금 공적인 일 때문에 그러는데, 우리 잠시 개인적인 원한을 한쪽에 내려놓는 건 어때요?"소희가 계속 자신의 일에 전념하며 담담하게 말했다."용건이나 말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이현의 얼굴에 순간 어색함이 스쳤다. 하지만 곧 또 더욱 친절한 웃음을 드러냈다."며칠 후에 나 자선 파티에 참가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킹에게 드레스 한 벌을 부탁드리고 싶은데, 소희 씨가 어떻게 중간에서 도와줄 수 없을까요? 걱정 마요, 소희 씨가 킹에게 연락만 해주면 이 일이 성사되든 안 되든, 매니저가 소희 씨에게 보수를 섭섭지 않게 챙겨줄 거예요.""나 작업실에 가 있는 시간이 길지도 않고 또 줄곧 밖에서 일하고 있어 킹과 친하지 않아. 그러니 아무런 도움도 안 될 거야.""그럼 킹 연락처를 줘도 돼요, 내가 직접 연락할게요!""없어."소희의 대답에 이현의 얼굴색이 약간 가라앉자 옆에 있던 조수 나나가 더는 참을 수가 없어 소리쳤다."소희 씨, 지금 무슨 태도야 그게? 우리 현
세 시간 후에야 겨우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된 이현은 매니저한테서 걸려 온 네 통의 전화를 확인하고 다시 매니저한테 연락했다."미연 언니, 저를 찾으셨어요?"[킹과 연락이 되었는지 묻고 싶어서 전화를 했지, 그런데 네가 계속 안 받더라고. 방금 파티 측에서 연락이 왔어. 파티의 스폰서 측에서 제공해 주는 드레스가 필요하냐고. 그래서 내가 필요 없다고 했어, 네 드레스는 킹이 직접 디자인할 거라고. 그들이 듣더니 깜짝 놀란 거 있지? 그러면서 그때 너의 단독샷만 몇 장을 더 찍어주겠대.]이현이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나 아직 킹과 연락이 되지도 않았는데 왜 미리 스포 해요?"[네 친구가 북극 디자이너라고 하지 않았어? 그 친구가 있으면 쉽게 연락이 되는 거 아니야?]매니저의 가벼운 대답에 이현의 얼굴색이 순간 어두워졌다."다음부터는 제발 내 허락을 받고 결정하면 안 돼요?”미연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고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자선 파티 쪽에서 이일로 홍보할지도 모르는데. 그때 가서 기자들도 틀림없이 물어 볼거야.]이때 나나가 물을 들고 다가왔다. 하지만 초조해난 이현은 단번에 물을 밀어버리고 화 나서 말했다."내가 알아서 할게요."이현이 밀쳐버린 물에 옷이 젖었지만 나나는 감히 이현한테 화도 못 내고 오히려 소희를 욕했다."다 소희 때문이야. 소희가 너를 질투하고 있어서 도와주려 하지 않은 걸 거야!"이현은 더 이상 소희에게 부탁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눈알을 몇 번 굴리고는 갑자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다 연결되자마자 이현은 부드럽게 웃었다."하영 총감독님이신가요?"[이현 씨?]하영의 목소리는 온화하면서도 덤덤했다.[무슨 일 있어요?]"제가 이번에 자선 파티에 초대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마침 이 기회를 빌려 브랜드 홍보도 하려고 하는데 예전의 드레스는 전부 다 입어봤던 거라 새로운 드레스가 필요해요. 전에 제가 촬영할 때 입었던 그 드레스를 다시 보내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