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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사실 임구택은 얼마나 그 무더운 여름에 소희 곁에 나타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개들이 소희에게 달려들기 전에 그녀를 뒤쪽으로 감싸고 그녀에게 이 세상에는 그녀를 도와주고 싶고 사랑해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데.

소희는 임구택의 품에 가만히 선 채 천천히 평정심을 되찾은 표정으로 그의 호의를 거부했다. 그의 호의는 뒤쪽에 있는 골든 레트리버보다 더욱 그녀에게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주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16층에서 멈춰 섰고, 개를 끈 여자가 함께 안고 있는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개를 끌고 나갔다.

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소희는 즉시 임구택의 품에서 나와 몸을 돌려 문쪽을 마주해 섰다.

임구택은 그렇게 뒤쪽 엘리베이터 벽에 기댄 채 무거운 눈빛으로 소희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한참 후 엘리베이터가 다시 멈추었고, 임구택이 소희의 뒤를 바짝 따랐다.

소희는 집 문 앞에 서서 천천히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문이 열린 순간 신속히 집으로 들어가서 문을 세게 닫았다.

"......"

집안에 들어 선 소희가 천천히 긴 숨을 내쉬었다. 요 며칠 동안 마음속에 쌓였던 화가 드디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느낌이 들었다.

이때 문밖에 선 임구택이 문을 두드렸다.

"자기야, 문 열어 봐. 우리 얘기 좀 해."

"얘기할 것도 없어."

소희가 문에 기대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 주위에는 여자가 끊긴 적이 없었잖아. 그러니 나한테 와서 이렇게 억울한 척할 필요 없어."

"여자라니?"

임구택이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은 형수님이 나 몰래 맞선을 주선해서 간 거였어. 나도 사전에는 그런 자리일 줄 몰랐다고."

"나한테 해석할 필요 없어, 가서 네 여자친구한테나 해석해."

소희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이에 임구택이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난 여자친구 없어, 아내 한 명만 있지."

"곧 그 아내도 없어질 거야."

"......"

*

장시원이 다시 아래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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