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가 다가가 케이크를 흔들었다."엄마가 뭘 사 왔을까요?"요요가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밝아져서는 케이크를 향해 달려들었다.청아가 소파에 앉아 케이크를 높이 들고 웃으며 물었다."엄마 보고 싶었어?""응! 보고 싶었어요!"요요가 깔깔 웃으며 대답했다.청아가 그제야 케이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다 옆에 놓여 있는 공주성을 발경하고 요요에게 물었다."소희가 또 장난감을 사줬어?"요요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투명 상자 안의 케이크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아저씨가 사줬어요!"청아가 잠깐 멍해 있더니 고개를 돌려 이씨 아주머니를 쳐다보았다."그분이 또 왔어요?"요요가 병이 난 후로 ‘조백림’이 자주 와서 요요와 함께 놀아줬다는 걸 청아도 알고 있었다.이씨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그 선생님이 아까 요요에게 새 장난감을 사주고 잠깐 앉아있다가 가셨어요."청아가 듣더니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조백림이 왜 요요에게 이렇게 잘해 주는 거지?’‘비록 예전에 조백림이 나에게 호감을 표시한 적이 있었지만 그건 이미 오래된 일이고, 그도 약혼했으니 나한테 다른 뜻을 품고 있을 리는 없을 거고.’‘그럼 대체 뭐 하려는 거지?’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아주 몽환적이면서도 고급적이게 디자인이 된 장난감은 요즘 제일 잘 팔리는 한 유명 브랜드의 세트로 가격이 십만 대를 훌쩍 넘었다.비록 조백림에게 있어서는 몇 십만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이렇게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요요와 놀아줬다는 것만 생각하면 청아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러다 다시 고개를 돌려 공주성을 바라보았다. 순간 한 사람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아파왔다.소희가 내려와 요요와 함께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 청아가 입을 열었다."소희야, 조 도련님의 휴대폰 번호 좀 알려줘. 휴대폰을 바꾼 후 예전 친구들의 번호가 전부 지워졌어."소희가 듣더니 의아해서 물었다."그 사람 번호는 왜?""조 도련님이 자주 와서 요요랑 놀아주고 또 요요에게 장난
장시원이 별장 모형을 보며 놀라서 물었다."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응! 엄마가 아저씨한테 고맙다고,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어요!"모형을 건네받은 장시원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너희 엄마께선 아저씨도 아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우리 모두 착한 아이예요!"요요의 대답에 장시원이 더욱 활짝 웃었다.그러다 손에 든 모형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위의 작은 그네를 만지작거리니 그네가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감 나면서도 재미있어 보였다.보면 볼수록 모형이 마음에 들었던 장시원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라 임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너 청원 쪽 산 맞은편에 땅이 있지 않았어? 나에게 줘."임구택이 듣더니 담담하게 물었다.[그 땅은 상업용에 쓸 수 없어. 뭘 하려고 그러는데?]장시원이 손에 든 별장 모형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별장 지으려고."[왜, 여자 숨기려고? 얼마나 사랑하는 여인이기에 있는 별장들을 놔두고 새로 지으려는 거야?]"나 혼자 살려고 그런다, 왜?"장시원이 무심코 웃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임구택이 뭐가 생각났는지 더 이상 농담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알았어. 요 며칠 수속 자료들을 보내줄게.]"그래, 고마워!"[고맙긴.]임구택과의 통화가 끝난 후 장시원이 또 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별장을 지으려고 그러는데 효율이 높은 시공팀으로 찾아주세요. 디자인은 내가 이따가 보내줄게요."전화를 끊은 후 장시원은 모형을 탁자 위에 놓고 앞뒤로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비서에게 보냈다.[이것과 똑같게 지으라고 하세요.]요요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아저씨, 집 지으려고요?"장시원이 요요를 다리에 앉히고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이제 집이 다 지어지면 아저씨랑 한번 놀러 갈래?""좋아요!"요요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전에 소희가 국제 패션쇼에서 보내온 초청장을 받은 적이 있었다. 오즈카와 패션위크 잡지사에서 연합하여 개최한 영화 패션아트쇼라 소희는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했고 한 달
소희의 농담 섞인 대답에 진석은 갑자기 처음 강성으로 왔을 때의 소희가 생각났다.10여 년간의 용병생활은 그녀를 시시각각 경각 상태에 처해 있게 했다. 그래서 그런 환경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긴 시간 동안 일반적인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한 번은 그가 소희를 데리고 밥 먹으러 간 적이 있었다. 도중에 소희는 화장실에 가게 되었고 한 남자가 소희를 꼬시려고 복도에서 여러 번이나 소희를 ‘예쁜 아가씨’라고 불렀다.하지만 당시의 소희는 ‘예쁜 아가씨'라는 단어가 모든 여인에게 통용되는 단어인 줄 몰랐기에 자신을 부르는 줄도 모르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분명 그냥 그렇게 끝냈으면 되는 일을, 그 남자는 앞으로 다가가 소희의 어깨를 쳤다.그리고 입을 열기도 전에 소희가 그의 팔을 잡고 어깨 너머로 벽에 던졌고, 또 곧바로 그의 목을 조른 채 힘껏 벽에 밀어붙였다.순간 그 남자는 두 눈을 뒤집고 고개를 푹 숙였다.기절했던 것이다.그 일이 있은 후 그 남자는 아마 트라우마가 생겨 다시는 여인에게 함부로 말을 걸지 못했을 것이다.어느 여인이 또 소희처럼 무술을 배웠을지 모르니까.그런 지난 일들을 생각하니 진석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그리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진석의 소리에 소희가 의아해서 물었다."왜 웃어요?"[아무것도 아니에요.]여전히 담담하기만 한 진석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웃음기가 묻어 있었다.[아가씨께서 상 받은 일은 빠른 시일 내로 작업실 공식 계정에 올릴게요.]"알아서 해요."그러나 북극 작업실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전에 패션과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일부 팬들은 이미 킹의 수상 소식을 국내에 퍼뜨렸다.모델의 런웨이 사진까지 인터넷에서 돌기 시작했다.국풍을 패션에 융합시킨 킹의 작품에는 그만이 고유하고 있는 색채가 묻어나면서도 또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어 항상 관중들에게 남다른 시적 감각을 가져다주었다.그렇게 국풍은 다시 한번 그로 인해 국제적으로 인정되었고 국내의 전통문화가 미친 듯이 수출되면서 전 세계에 한 나라의
소희는 자리를 옮겨 계속 밥을 먹었다.이때 이정남이 도시락을 들고 와서 웃으며 물었다."아까 저기 나무 그늘 아래에서 밥 먹고 있지 않았어? 왜 또 여기로 왔어?"소희가 대리석 난간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누가 나보고 평생 구석에 틀어박혀 도시락 먹을 운명이래요. 그래서 난 다른 곳에서도 도시락 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여기까지 왔죠."하마터면 밥에 사레들뻔한 이정남은 얼른 고개를 돌려 기침을 했다. 그러다 한참 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돌려 물었다."여민이지? 그 여인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정신과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소희는 오히려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계속 밥을 먹었다. 지금 소희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아예 숨기지도 않는 여민은 고슴도치마냥 소희만 보면 마구 물고 뜯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적의 주먹도 소희를 다치게 할 수 없는데, 몇 마디 험담에 소희가 상처받고 마음에 담아둘 리가 없었다.......저녁, 소씨 가문요 며칠 소 어머님의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에 소정인이 아내 진연을 데리고 본가로 갔다. 그리고 마침 셋째네 가족들도 있어 다들 함께 앉아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었다.그러던 중 소 아버님이 휴대폰 속의 뉴스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킹이라는 이 디자이너 정말 대단해. 또 우리나라를 위해 영예를 떨쳤네."셋째 부인 하순희가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 그분은 국제 일류 디자이너인걸요."그러다 또 진연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소동의 작업실도 2년 넘게 열렸는데, 지금은 어때요?"진연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대답했다."그럭저럭이지, 뭐."이에 하순희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다시 말했다."그래요? 그런데 왜 다들 소동의 작업실이 밑 빠진 독마냥 퍼넣은 돈만 있고 벌어들이는 돈은 없다고 그러는 거죠? 두 분이서 소동이를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망했다죠?"진연의 얼굴색이 더 어두워졌다. 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 고의로 묻
진연이 듣더니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알고 있다고?"하순희가 입을 삐죽거렸다."시연이가 그러는데 소희가 지금 제작팀에서 복장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대요. 전에 엄청 대박 났던 주 감독의 영화 있잖아요? 소희가 그 제작팀에도 합류했었대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 찍을 때 주 감독이 직접 소희를 찾아가 부탁했다던데."물론 하순희가 말한 내용들은 전부 다 자신의 딸과 아들이 잡담하는 걸 엿들어서 알게 된 것들이었다.진연과 소정인이 순간 멍해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그들은 소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소정인이 두 번 정도 전화를 걸었었지만 받지 않아 소희가 고의로 안 받는 줄 알고 그 후에 다시 전화하지 않았다.그런데 소희가 이렇게 잘 살고 있을 줄이야.소 아버님이 이때 가볍게 마른기침을 한 번 했다. 전에 소희를 언급하기만 하면 하찮다는 표정을 드러냈던 그가 갑자기 온화한 태도를 보였다."정인아, 소희는 필경 우리 소씨 가문의 핏줄이라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나긴 한 모양이구나. 반대로 그 소동은 아무런 천부적인 재능도 없어 보이는 게, 너희들도 너무 소동을 편애하지 마. 평소에 소희에게도 좀 관심을 가지고."진연은 내키지 않은 듯 소동의 편을 들어 말했다."소동이는 어릴 적부터 총명했어요. 다만 이번에 창업하면서 작은 좌절을 겪었을 뿐이죠."소 아버님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어렸을 때 총명했다고 커서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이에 진연이 변명하려고 다시 입을 열었지만 소정인이 그녀의 팔을 당기는 바람에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그리고 소정인이 대신 웃으며 대답했다."아버지의 말이 맞습니다. 저희가 평소에 확실히 소희에게 너무 소홀했네요. 앞으로 꼭 더 자주 관심을 기울일게요.""아이가 하는 걸 봐서, 만약 표현이 괜찮다면 그 아이를 소씨 가문의 가족으로 인정하고 신분을 공개해."소 아버님이 너그러운 어조로 말했다.그러자 소정인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소희에 대한 아버지의 큰 기대와 당부를 꼭 그대로 전하겠습니다!""그래.
이현이 특별히 그녀를 위해 제공한 물을 조수의 손에서 받아 소희에게 건네주며 부드럽게 웃었다."날씨도 더운데 좀 쉬어요. 이 물은 스폰서 측에서 제공한 고급 물이라 엄청 달아요.""넣어둬."소희가 냉담한 표정으로 사양했다.그러자 이현이 겸연쩍게 손을 거두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여기는 너무 더운데, 내 휴게실로 가서 좀 쉬지 않을래요?""할 말이 있어?"소희가 밤하늘의 별마냥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두 눈으로 이현을 담담하게 바라보며 물었다.이현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희가 받아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소희 씨, 킹을 알아요?""몰라."이현의 조수 나나가 소희의 태도에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전체 제작진 중 그 누구도 감히 이런 태도로 이현한테 말할 자격이 없는데 소희가 줄곧 차가운 태도를 보였으니.그래서 바로 소희한테 화를 내려고 입을 벌렸지만 이현의 눈짓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이현이 여전히 부드럽게 웃었다."소희 씨, 내가 지금 공적인 일 때문에 그러는데, 우리 잠시 개인적인 원한을 한쪽에 내려놓는 건 어때요?"소희가 계속 자신의 일에 전념하며 담담하게 말했다."용건이나 말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이현의 얼굴에 순간 어색함이 스쳤다. 하지만 곧 또 더욱 친절한 웃음을 드러냈다."며칠 후에 나 자선 파티에 참가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킹에게 드레스 한 벌을 부탁드리고 싶은데, 소희 씨가 어떻게 중간에서 도와줄 수 없을까요? 걱정 마요, 소희 씨가 킹에게 연락만 해주면 이 일이 성사되든 안 되든, 매니저가 소희 씨에게 보수를 섭섭지 않게 챙겨줄 거예요.""나 작업실에 가 있는 시간이 길지도 않고 또 줄곧 밖에서 일하고 있어 킹과 친하지 않아. 그러니 아무런 도움도 안 될 거야.""그럼 킹 연락처를 줘도 돼요, 내가 직접 연락할게요!""없어."소희의 대답에 이현의 얼굴색이 약간 가라앉자 옆에 있던 조수 나나가 더는 참을 수가 없어 소리쳤다."소희 씨, 지금 무슨 태도야 그게? 우리 현
세 시간 후에야 겨우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된 이현은 매니저한테서 걸려 온 네 통의 전화를 확인하고 다시 매니저한테 연락했다."미연 언니, 저를 찾으셨어요?"[킹과 연락이 되었는지 묻고 싶어서 전화를 했지, 그런데 네가 계속 안 받더라고. 방금 파티 측에서 연락이 왔어. 파티의 스폰서 측에서 제공해 주는 드레스가 필요하냐고. 그래서 내가 필요 없다고 했어, 네 드레스는 킹이 직접 디자인할 거라고. 그들이 듣더니 깜짝 놀란 거 있지? 그러면서 그때 너의 단독샷만 몇 장을 더 찍어주겠대.]이현이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나 아직 킹과 연락이 되지도 않았는데 왜 미리 스포 해요?"[네 친구가 북극 디자이너라고 하지 않았어? 그 친구가 있으면 쉽게 연락이 되는 거 아니야?]매니저의 가벼운 대답에 이현의 얼굴색이 순간 어두워졌다."다음부터는 제발 내 허락을 받고 결정하면 안 돼요?”미연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고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자선 파티 쪽에서 이일로 홍보할지도 모르는데. 그때 가서 기자들도 틀림없이 물어 볼거야.]이때 나나가 물을 들고 다가왔다. 하지만 초조해난 이현은 단번에 물을 밀어버리고 화 나서 말했다."내가 알아서 할게요."이현이 밀쳐버린 물에 옷이 젖었지만 나나는 감히 이현한테 화도 못 내고 오히려 소희를 욕했다."다 소희 때문이야. 소희가 너를 질투하고 있어서 도와주려 하지 않은 걸 거야!"이현은 더 이상 소희에게 부탁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눈알을 몇 번 굴리고는 갑자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다 연결되자마자 이현은 부드럽게 웃었다."하영 총감독님이신가요?"[이현 씨?]하영의 목소리는 온화하면서도 덤덤했다.[무슨 일 있어요?]"제가 이번에 자선 파티에 초대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마침 이 기회를 빌려 브랜드 홍보도 하려고 하는데 예전의 드레스는 전부 다 입어봤던 거라 새로운 드레스가 필요해요. 전에 제가 촬영할 때 입었던 그 드레스를 다시 보내줄
토요일 저녁, 자선 파티 현장.GK 고급 드레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이현은 아니나 다를까 모두를 놀라게 했다.이현은 레드카펫에 한참 서서 각종 포즈를 취했고,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제일 중간자리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파티가 끝나기도 전에 이현이 아시 자선 파티에 참석했다는 소식은 실검 3위권에 올랐다.이현의 팬들은 더욱 이현이 몇 천년만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절세미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패션 블로거들도 이현의 드레스가 너무 완벽하다며 이현의 패션 감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다른 스타들의 기세는 그렇게 삽시간에 이현에게 밀리고 말았다.인터뷰할 때에도 기자들은 전부 이현 앞으로 모여들었다."이현 씨, 이 감독님과의 드라마가 언제 방영하는지에 대해 조금만 스포 해줄 수 있을까요?""이현 씨, 얼마 전 임 대표님과 동시에 병원에 나타났었잖아요. 다들 임 대표님이 이현 씨 때문에 다쳤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이현 씨, 곧 있으면 임 대표님과 약혼한다고 들었는데, 소문입니까, 사실입니까?"전부 다 이현이 천백번 이상 받았던 질문들이라 이현은 공식적인 답변으로 빈틈없이 대처해 나갔다.그리고 마침내 누군가가 드레스에 대해 물었다."이현 씨,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가 방금 국제 패션쇼에서 대상을 받은 킹이 디자인한 거라던데, 사실입니까?"드레스 얘기가 나오자 다른 사람들도 순간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기 시작했다."킹이 직접 이현 씨를 위해 디자인한 드레스인가요?""킹이랑은 어떻게 알게 된 거죠?""킹은 한 번도 공식적인 장소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 대체 어떤 사람인지 이현 씨께서 조금만이라도 알려줄 수 있을까요?"이현이 부드럽고 단아하게 웃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건 킹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거라 저도 여기서 대답해 드리기 불편하네요. 저희 개인적으로 친분이 꽤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이 드레스가 킹이 직접 저를 위해 디자인한 것도 맞고요."이현이 킹과
곧이어, 지석진을 따르듯 회사의 임원 두 명이 추가로 나서 지승현을 비판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승현이 자기 사람들만 편애하고, 임원들을 배척하며,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지석진을 포함한 이들이 오늘 이 자리에 철저히 준비하고 와서 승현을 공개적으로 난처하게 만들려 한다는 것을.승현은 그들이 말을 마치기를 기다린 뒤,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었다.“어쨌든 회사 내부의 문제를 이런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삼촌께서 불만이 있으시니 오늘 모두 앞에서 제가 설명해 드리죠.”승현은 비서에게 준비된 서류와 증거 자료를 가져오도록 지시했다. 비서는 서류 한 무더기를 가져왔고, 승현은 이를 차례로 공개하며 설명하기 시작했다.서류에는 승현이 해고하거나 강등한 직원들이 저지른 각종 비리와 실수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는 다른 회사에 매수되어 회사 내부 자료를 유출했고, 또 다른 사람은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회사 이익을 훼손했다. 심지어 일부는 실적을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자료에는 지아윤의 비리 증거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자료와 사진은 명백한 증거였다. 이를 본 지석진과 두 임원들은 아연실색했다. 그들은 승현이 이런 증거를 가지고 있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함께 있던 임원 두 명조차도 자신들이 회사 자료를 유출했다는 증거가 공개되자 당황하며 변명했다.“우리는 억울해! 이건 오해야!”지석진은 이마에 땀이 맺히며 마지막으로 발악하듯 말했다.“그렇다면, 해성 지사의 마동석은? 걔는 항상 일을 잘했는데 왜 해성에서 다른 곳으로 전출시킨거지?”이때, 아심이 군중 속에서 걸어 나오며 부드럽게 웃었다.“그 질문은 제가 대신 답할 수 있을 것 같네요.”아심은 침착하게 설명했다.“두 달 전, 한 회사에서 우리에게 협력을 요청해 왔어요. 저희가 그 회사의 자격을 심사하던 중, 사장 이름이 마동진이라는 것을 발견했죠.”“당시 지승
저녁, 성연희는 다른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약속했던 사람 중 한 명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연희야, 갑자기 생각났는데, 오늘 지씨 집안에서 5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고 초대장을 보냈더라.] [그걸 까먹고 있었어. 내가 먼저 거기 들렀다 올게. 조금 늦을 것 같아.]성연희는 상관없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지만, 곧 신영 그룹의 50주년 기념 행사에 주의를 돌렸다.지씨 집안은 아심의 회사와 협력 관계였고, 이런 중요한 행사라면 아심이 분명 참석할 터였다. 그리고 지씨 집안의 사람들...연희는 눈을 살짝 굴리며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에 연희는 즉시 시언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언 오빠, 아직 강성에 있어요?”시언은 차를 몰며 담담히 대답했다.[응, 왜?]연희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시언 오빠, 오늘 신영 그룹 그러니까 지씨 집안에서 5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고요. 원래 제가 아심이를 따라가려고 했는데, 오늘 너무 바빠서요.”“대신 오빠가 가서 아심이를 좀 챙겨줄래요?”시언의 눈빛이 깊어지며 그는 차분히 대답했다.[알았어. 장소는 어디야?]연희는 곧 자신의 SNS를 살피며 이 지역 사람들 사이에 올라온 사진들을 확인했다. 사진 속 파티장 분위기를 보고 즉시 호텔을 알아냈다.“내가 주소를 보낼게요. 고마워요, 시언 오빠!”[고맙긴.]시언은 전화를 끊고 시간을 확인한 뒤, 다음 교차로에서 차를 돌려 호텔 방향으로 향했다....파티장.승현은 회사와 모든 주주를 대표하여 회사에 크게 기여한 오래된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연설을 이어갔다.파티가 한창 분위기 좋게 진행되던 중, 갑자기 승현의 삼촌인 지석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불쑥 말했다.“승현아, 네가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좀 공정하지 않지 않니?”이처럼 격식 있고 기쁜 분위기의 행사에서 갑작스러운 비판이 나오자, 모두 놀라며 지석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승현은 태연히 대답했다.“삼촌께서 제가 뭐를 잘못했다고 보시는 건가요?”지석진은 비웃으며 말했다.“네가
지승현은 연단 뒤로 서 있는 강아심을 발견하고 부드럽게 웃으며 시선을 한 번 맞췄다. 그런 뒤 다시 자신의 기념사에 집중했다.그는 지씨 집안의 창업 역사부터 미래의 비전에 이르기까지 약 30분 동안 연설을 이어갔다. 이후에는 여러 방면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그가 연단에서 내려오자, 회사의 부사장이 연단에 올라가 연설을 이어갔다. 승현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아심의 앞까지 걸어와 웃으며 말했다.“왜 이제야 왔어?”아심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늦지 않았어. 딱 맞게 도착했잖아. 축하해!”“같이 기뻐해! 어제 너희 회사 직원들이 호텔에서 밤새워 준비한 덕분에 오늘 행사가 아주 체계적이고 완벽했어. 정말 꼼꼼하게 준비했던데.”승현은 칭찬을 아끼지 않자,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만족했다니 다행이야!”올해는 승현이 처음으로 사장으로서 회사 기념식에 참석하는 해였고, 게다가 50주년이라는 특별한 행사였기에 모든 관심이 승현에게 쏠려 있었다. 그래서인지, 잠시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몇몇 기자들이 두 사람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었다.이에 아심은 말했다.“내가 아는 고객분들이 많이 보이네. 잠시 가서 인사도 할 겸 너도 바쁠 텐데, 나를 굳이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승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잠시 후에 시간 나면 이야기 나누자.”아심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좋아!”그제야 안심한 승현은 아현에게 아심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술은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해줘요.”아현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사장님! 제가 저희 사장님을 잘 챙길게요.”승현은 아현에게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아심에게 인사를 건넨 뒤 다시 바쁜 일정을 소화하러 갔다.이후, 아심은 행사 기획사의 사장으로 연단에 올라 축하 연설을 하게 되었다.깔끔한 정장을 입은 아심은 젊고 세련된 이미지였지만, 온화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또렷하고 대담한 이목구비가 단정하고 매력적인 인상을 더 했다.“안녕하세요, 한안 회사의 사장
재아는 눈빛이 흔들리며 물었다.“괜찮을까요?”권수영은 매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원래 사실이잖아요. 뭐가 문제겠어요? 공개만 하면, 승현이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게 될 거예요!]재아는 이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빠르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혹시라도 이 소식이 새어 나가 외할아버지인 도경수에게 알려질까 봐 걱정하며 주저했다.“하지만 지금은 외할아버지께 알리고 싶지 않아요.”권수영은 안심시키듯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축하 연회에는 회사 내부 직원들과 사업계 인사들만 초대될 거예요. 소식이 도경수 어르신께 전달될 일은 없을 거예요.]재아는 신중히 당부했다.“그럼, 저를 소개할 때 도경수 집안사람이라는 건 공개하지 말아 주세요. 혹시라도 외할아버지께 알려지면 큰일이 날 거예요.”권수영은 즉시 대답했다.[알았어요. 절대 네 정체를 공개하지 않을게요. 누가 물어봐도 입도 뻥긋하지 않을게요.]재아는 잠시 고민하다 결국 동의했다.“그럼 사모님 말씀대로 할게요.”권수영은 기뻐하며 말했다.[고마워요, 재아 씨. 재아 씨가 조금만 참아주면 돼요. 재아 씨가 우리 집에 시집오게 되면, 승현에게 두 배로 보상받게 할 거예요.]재아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아주머니도 좋고, 지승현 씨도 좋아요.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어요.”권수영은 흥분하며 말했다.“나는 재아 씨가 이렇게 속이 깊고 똑똑한 게 너무 좋아요!”“승현이 재아 씨 같은 사람을 아내로 맞이한다는 건 몇 대에 걸쳐 쌓아온 복이고, 우리 지씨 가문 전체의 축복이예요!”재아는 권수영의 말에 감동하며 이미 머릿속에서 지씨 가문의 며느리가 된 이후의 모습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겸손한 태도로 몇 마디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지씨 집안은 한안 회사와 장기 계약을 맺고 있었고, 이번 지씨 가문의 50주년 기념 축하 행사는 자연스럽게 한안 회사가 주관하게 되었다.이 행사를 위해 정아현이 직접 기획안을 작성했으며, 아심은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점검한 후 최종 기획안을
정아현의 말을 들은 허형진은 어젯밤의 상황이 떠올라 걱정이 앞섰다. 그는 전화를 끊자마자 강아심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심은 정아현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다시 잠에 들었지만, 울리는 전화 소리에 잠에서 깨 팔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전화를 받으며 그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허형진 사장님?”허형진은 잠시 머뭇거리며 약간 머쓱한 어조로 말했다.[미안해요. 이른 아침에 방해해서요!]아심은 졸음 가득한 목소리로 반쯤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괜찮아요. 무슨 일이신가요?”허형진은 조심스레 물었다.[별일 없죠?]이에 아심은 시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담담히 말했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그렇다면 다행이네요.]그제야 허형진은 안도하며 말했다.[그럼 이만 끊을게요.]“네.”아심은 전화를 끊고 다시 침대에 몸을 뉘었다. 하지만 허리 주위로 감싸고 있던 팔이 그녀를 더 단단히 끌어안으며, 시언의 가슴에 바짝 붙였다. 이에 아심은 옅은 분홍빛 손끝으로 그의 손을 가볍게 만지며 낮게 웃었다.“그동안 쌓아온 내 이미지, 전부 망가져 버렸네요!”방금 잠에서 깨어난 강시언은 나른하고 거칠게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다시 찾아줄게.”이에 아심은 입가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됐어요.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에요.”창문은 닫지 않았고, 가는 비가 유리창 위로 내려와 물방울이 서서히 흘러내리며 흔적을 남겼다.비 오는 날, 단단하고 뜨거운 품 안에 안겨 있다는 건, 이보다 더 편안한 일이 있을까? 괜한 생각에 머리를 쓰는 건 쓸모없는 일이었다.아심은 살짝 웃으며 몸을 돌려 시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편안한 자리를 찾아 그의 탄탄한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저 시언의 온기를 최대한 느끼고 싶었다.그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었다. 이 생각만으로도 아심의 마음은 마치 정원 밖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가득 찬 기쁨으로 반짝였다....비 오는 날, 양재아의 마음은 날씨처럼 어둡고 우울했다. 일도 의욕 없이 게으르게 처리했다.벌
아심은 순간 멍해졌지만, 곧 차분히 대답했다.“엄마에게 오늘 밤 집에 간다고 이미 말씀드렸어요.”강시언은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그럼 도도희 이모께 전화할게.”아심은 깜짝 놀라며 바로 말했다.“사실, 넘버나인을 떠날 때 이미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너무 늦어서 아파트에서 하루 묵겠다고요.”시언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흘낏 보더니, 다시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려 어두운 밤 풍경을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뚜렷한 조롱이 담겨 있었다.이에 아심의 귀 끝이 붉게 물들었다. 속으로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결단력으로 치면, 내가 저 사람에게 한참 모자라네!’저택의 문은 스캔 인식 기술로 자동으로 열렸다. 시언의 차가 가까이 다가가자 문이 열렸고, 차량이 진입하자마자 정원 안의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며 환한 달빛처럼 부드러운 조명이 나무 그늘 사이로 스며들었다.차가 멈추자, 시언은 몸을 숙여 아심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다. 그는 아심을 팔로 감싸 안아 운전석에서 자기 무릎 위로 옮겼다.아심은 무릎을 꿇은 자세로 좌석 위에 앉았다. 희미한 조명 속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의 촉촉한 눈동자는 별빛이 은하수에 떨어진 듯 빛나며, 그 눈빛은 잔잔한 물결 속에서 은은한 광채를 흘렸다.차 안은 잠깐 정적에 휩싸였고,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서로 얽히고 섞였다. 아심은 몸을 숙여 그의 이마에 머리를 맞댄 채, 붉은 입술을 열어 속삭였다.“내 마음을 꺼내 확인하고 싶나요? 당신이 직접 꺼낼래요, 아니면 제가 꺼낼까요?”시언은 아심의 뒷머리를 눌러 손가락을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 속으로 깊이 넣고는, 아심의 붉은 입술에 격렬히 키스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두가 알고 있어. 내 것에 손댈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그의 말은 강압적이고, 독점적이었다. 아심은 눈을 감고 시언과 키스하며 손을 뻗어 그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이어진 키스는 시언의 턱선을 따라 아래로 이어졌다.아심은 이 남자에게 속박된 존재였다. 도망칠 수 없을 뿐 아니라,
호텔의 운전기사가 각자의 차량을 몰고 오자, 허형진이 강아심에게 말했다.“제 차를 타고 가요. 제가 집까지 먼저 데려다줄게요.”하지만 강시언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가 가는 길이 같으니, 제가 데려다주죠.”그러나 허형진은 조금 신경 쓰이는 듯 아심을 그의 뒤에 숨기며 명백히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강시언 사장님을 번거롭게 할 수 없죠. 제가 데리고 왔으니, 역시 제가 데려다드리는 게 맞아요.”방금 알게 된 사이에 아심을 데려가려 하다니, 그녀가 스스로 동의했다 하더라도 허형진은 자신이 아심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아심은 허형진의 뒤에서 나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언의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허형진에게 말했다.“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 제가 사장님을 집까지 모셔다드릴 수 있어요. 모두 안심하세요.”허형진은 계속 눈짓을 보내며 그녀를 말리려 했지만, 결국 아심이 시언과 함께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시언이 떠난 후, 진한서는 채경석과 염정훈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며 더는 얼굴에 미소를 숨기지 않고 찌푸린 얼굴로 허형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비꼬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들으니, 한안 회사의 강아심 사장은 돈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명성을 중요시한다고 하더군요.”“그런데 허형진 사장님, 도대체 얼마나 쓰셨기에 강아심 사장이 이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거죠?”허형진은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태연히 웃으며 말했다.“강시언 사장님이 강아심 사장을 좋아하고, 강아심 사장도 강시언 사장님께 첫눈에 반한 거죠.”“두 사람의 마음이 통한 건데, 진한서 사장님께서는 너무 더럽게 생각하지 마세요.”진한서는 마치 큰 농담이라도 들은 듯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랑 농담하시는 건가요?”허형진은 태연한 태도로 말했다.“뭐, 두고 보세요. 며칠 안에 강아심 사장이 강시언 사장님의 여자친구가 될지도 모르니까요.”비록 자신도 내심 불안했지만, 기세는 결코
시언은 청동기를 한 번 쓱 훑어보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거절했다.“진한서 사장님,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그냥 다시 가져가세요.”그러나 진한서는 얼굴 가득 진지함을 담고 말했다.“이런 귀한 물건은 강재석 어르신께 이를 제대로 이해하실 분께 드려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죠. 진심으로 드리는 선물이에요.”시언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좋은 물건이니까 직접 간직하세요. 제 할아버지께 가면 그저 물고기 먹이나 주고 연꽃이나 기르는 데 쓰실 거니까요.”이에 진한서는 할 말을 잃었고, 강씨 집안의 부유함과 취향을 과소평가한 듯했다.이를 본 채경석은 상황을 무마하려고 급히 웃으며 말했다.“진한서 사장님, 이 청동기는 다시 간직하시죠. 다음에 강시언 사장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물건을 찾아서 드려도 늦지 않으니까요.”“그렇게 하죠.” 진한서는 멋쩍게 웃으며 청동기를 비서에게 건네 다시 가져가게 했다. 그리고 허형진은 옆에서 이 광경을 보며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아심을 향해 말했다.“아첨하려다가 엉뚱한 데를 찔렀군요!”아심은 담담한 목소리로 대꾸했다.“진한서 사장님께서 조금 서두르셨을 뿐이죠.”조영아는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강시언에게 술을 따라주며 부드럽게 웃었다.“진한서 사장님은 그저 강시언 사장님께 마음을 표현하고 싶으셨던 거예요. 선물을 받지 않으셔도 진심만은 받아주세요.그리고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제 친구가 최근에 오픈한 호텔이 있는데요. 아직 정식 영업 전이라 시설이 모두 새것이에요.”“이번 주말에 강시언 사장님께서 시간이 되신다면 진한서 사장님과 함께 초대하고 싶어요. 꼭 시간을 내주셨으면 좋겠어요.”조영아는 술잔을 들고 시언이 이를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그 순간, 시언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전화를 확인하는 대신 화면에 떠 있는 메시지를 읽었다. 메시지는 아심이 보낸 것으로, 술자리의 초대 요청 리스트 캡처와 함께 적혀 있었다.[그날 외할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술자리에 가셨을 때, 이 사람들이 저를 연락처 추가하려 했
그 말에 아심은 조금 감동하며 말했다.“걱정 감사해요. 하지만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요. 저는 제 선택에 자신이 있어요.”허형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까 술자리에서 보니 강시언 사장님은 마치 군인 출신 같더군요. 기품이 남다르시길래 특별한 분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손길을 뻗치시다니.”아심은 웃음을 참으며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슬쩍 바라본 후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제가 자발적으로 한 거예요. 제가 동경하고 좋아해서요.”허형진은 놀라며 그녀를 쳐다보자,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심이에요. 강시언 사장님이 참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번 쫓아다니려는 거예요. 제 남자친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그러니 죄책감을 가지실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려야죠!”허형진은 아심의 말에 깜짝 놀라며 목소리를 낮췄다.“강아심 사장은 현명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어쩌다 이런 실수를 하게 됐어요? 저 사람, 아무리 봐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잖아요!”그 말에 아심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사장님 보시기엔 제가 그분과 어울리지 않는 건가요?”허형진은 즉시 말했다.“그건 아니죠. 당신은 능력과 외모 모두 훌륭하니 성공한 사람이나 명문가 출신과도 충분히 어울려요.”“하지만 그 강시언 사장님의 배경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다가갈 수 없는 층위일 수도 있어요.”그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덧붙였다.“이건 정말 사장님을 위해 드리는 말이에요. 아직 젊으니 너무 깊이 빠져들었다가 상처받을까 걱정돼서요.”아심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허형진 사장님, 그 말씀은 이미 늦었어요. 저는 벌써 깊이 빠졌거든요.”그 말에 허형진은 안타깝다는 듯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참, 이 양반도!”그 말에 아심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양반이라뇨?”허형진은 마치 오빠처럼 나서며 말했다.“참, 예전에 당신이 이렇게 젊은 나이에 큰 회사를 관리하며 능력을 발휘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