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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그를 사랑하든지 미워하든지, 그 중간의 감정은 절대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한창 대치하고 있는데 소희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수신 번호를 확인한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조여들었다.

임구택도 수신 번호를 보았다. 그러고는 교활한 빛이 스쳐 지나간 눈빛으로 소희에게 말했다.

"받아."

그는 소희가 전화를 받아야 된다는 걸 알면서도 물러서기는커녕 거의 소희의 얼굴과 붙어 있을 정도로 가깝게 기대어 있었다.

이에 소희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평정심을 찾은 후 고개를 살짝 돌려 전화를 받았다.

"심명?"

"소희야, 저녁에 밥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오주 쪽에 또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가봐야 해."

소희가 듣더니 잠깐 멍해졌다.

"지금 바로 가야 하는 거야?"

소희의 목소리가 약간 쉬어있었고 심명은 즉시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소희야, 너 어디야?"

임구택의 검은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숙여 소희의 귓불을 물었다.

소희는 순간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소리를 억지로 짓누르고 한 손으로 임구택의 어깨를 밀면서 아무 일도 없는 척 대답했다.

"나 아래층에 있어."

아래층에 있다는 말에 심명은 소희가 요요랑 있는 줄 알고 다시 아쉬워하며 말했다.

"나 아마 그곳에 며칠은 머물러야 할 거야. 그러니 내가 없어도 네 몸을 잘 챙기고."

소희는 남자의 키스에 온몸이 뻣뻣해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또 몸부림치지도 못하고 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어제저녁에 성연희와 통화를 한 후 소희는 심명을 찾아가 제대로 이야기하기로 결정했다. 더는 만나지 않고 현재의 관계를 끝내거나, 아니면 같이 있기로 결정하고 심명을 사랑해 보려고 노력하거나.

그러나 일은 항상 계획을 벗어났다.

지금 이렇게 임구택과 얽히고 있었으니 심명과 함께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심명이 떠난다는 소리에 그녀는 이유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임구택이 자극해 내는 전율을 무시하고 말했다.

"알았어. 조심해서 갔다 와."

심명의 말투가 여전히 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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