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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고 부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나 아니야."

사실 오늘 아침 누군가가 그녀에게 택배를 보내왔었다. 그 속엔 고명계와 여민이 찍혀있는 사진 그리고 여민의 집주소가 들어 있었고, 그녀가 그 사진들을 보고 나서야 몇 사람을 데리고 여민이 사는 곳으로 쳐들어갔던 것이다.

심지어 그중에는 고명계와 여민이 호텔을 드나드는 사진뿐만 아니라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도 들어있었다.

‘대체 누가 그런 은밀한 사진까지 찍어서 보내온 거지?’

장자가 듣더니 갑자기 고 부인의 굵은 허리를 껴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뽀뽀를 했다.

"누가 보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누님이 제대로 화풀이를 했으면 된 거죠!"

고 부인은 그대로 남자의 품에 기대었고 통통한 손은 남자의 셔츠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후 여민은 3일간의 휴가를 내고 집에서 쉬다가 다시 제작팀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촬영하는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전부터 여민한테 악감정이 있었던 류 조감독이 기회를 빌려 늘 촬영장에서 여민에게 화를 냈다.

예전 같았으면 여민은 무조건 류 조감독에게 대들었겠지만 지금은 조용하게 듣기만 할 뿐 한 마디도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현과는 점점 가까워지고, 이전보다 더 이현의 비위를 맞추려 하면서도 조수나 스태프들한테는 엄청 포악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여민이 자극을 받은 게 아닌가고 의심하고 있었다.

......

토요일

8시 반 정각에 맞춰 소희가 집에서 나오니 임구택은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알맞은 수제양복을 차려 입은 채 몸을 차문에 기대고 낮은 소리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던 임구택이 소희를 보더니 차에 타라는 손짓을 하면서 곧바로 조수석 문을 열었다.

거절할 기회도 없이.

소희는 치밀어 오른 화를 억누르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러자 임구택이 전화를 끊고 차에 시동을 걸어 주택단지를 떠났다.

몇 십 메터를 사이에 둔 주택단지의 녹화 풀숲에서 갑자기 손에 카메라를 든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그 사람은 멀어져 가고 있는 차를 주시하고 있었다.

차 안에서, 소희가 조용하게 차창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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