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11화

작가: 금추
장시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 오전에 술자리가 있었는데 구택이 갑자기 일이 있어 가지 않은 바람에 나도 일찍 나왔거든. 그러다 이쪽을 지나면서 올라와 본 거고."

‘임구택이 오전에 볼일이 있었던 거야? 분명 오전 내내 집에 있었는데?’

장시원의 대답에 소희가 잠시 멍을 때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방안을 살펴보았다.

"이씨 아주머니는요?"

"마트에."

"저와 심명이 요요를 데리고 밥 먹으러 갈 생각인데, 함께 갈래요?"

장시원이 시계를 한 번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 나 회사에 가야 해."

"그래요."

소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요요에게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우리 심 아빠랑 놀러 갈까?"

요요가 듣더니 기뻐하며 장시원을 바라보았다.

"아저씨도 가요?"

장시원은 순간 마음이 나른해졌다. 왠지 요요와 헤어지기 아쉬웠다.

이에 소희가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는 일이 있어서 우리와 함께 갈 수 없어."

"그래요."

요요가 작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다시 장시원에게 말했다.

"요요 소희 이모랑 놀러 갔다가 곧 돌아올 테니 요요 기다리고 있어야 해요!"

장시원은 당장이라도 말을 바꾸고 소희와 함께 가고 싶었다. 하지만 끝내는 이성을 유지하고 부드럽게 요요를 바라보았다.

"그래, 오늘은 소희 이모와 놀아. 내일 아저씨가 다시 올게."

"네!"

소희가 이씨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알린 후 다 같이 집을 나섰다.

심명의 차는 바로 아래에 있었다. 장시원은 소희가 요요를 안고 차에 오르는 걸 보고 나서야 자신의 차로 걸어갔다.

그러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먼저 시동을 건 게 아니라 임구택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믿겨져? 나 지금 네 기분을 체험한 것 같아.]

요요가 심명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노라니 그는 마치 제일 아끼는 물건이 빼앗긴 느낌이 들었다, 비록 이런 느낌은 그를 많이 황당하게 했지만.

곧 임구택이 답장을 보내왔다.

[그 사람 만났어?]

[응, 심명과 함께 있던데.]

이번엔 임구택이 바로 답장을 하지 않았고, 장시원은 탄식 한 번 하고는 차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댓글 (2)
goodnovel comment avatar
박선희
몇회쯤 마무리될까요? 빨리 여주랑 남주 잘됐음 좋겠어요
goodnovel comment avatar
Esther
현재 내용으로 봐서는 제목이 조금 모순되는 느낌이네요~ 작가들이 코인땜에 모순되는 내용을 추가하면서 주제가 stale 되고 잇는 스토리들이 하도 많아서 조금 걱정했네요. 현재까진 주인공을 잃지 않고 내용전개 잘하는것 같아요. 작가님께 별 5개 드리고 싶네요.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2화

    그는 서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다만 소희와 성연희가 몇 번 언급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뿐. 하지만 서인의 경력에 대해서는 엄청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응."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심명이 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왜 이런 곳에서 샤브샤브 가게를 차려?" "말하자면 길어."소희가 컵을 들어 요요에게 물을 먹이며 말했다.2년 전, 서인은 구은서에게 보복하기 위해 스스로 신분을 폭로하고 구씨 가문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그러다 반년 좌우가 지난 후 구성봉의 건강은 점차 회복되었고 서인은 다시 샤브샤브 가게로 돌아왔다.구성봉이 몇 차례나 찾아와 서인더러 회사를 인수하라고 부탁을 했지만 서인은 그의 형제들이 마음에 걸렸다. 이문 이들은 학력이 낮고 지식도 없는 데다 전과도 있었으니 서인이 그들을 데리고 구씨 그룹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경비원직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니 오히려 샤브샤브 가게에서 일손을 돕게 하는 게 그들에게도 더 좋은 선택일 것 같아 마지막에 구성봉과 협의를 했다.구성봉이 그룹을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만 그에게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고, 그러다 이제 구성봉이 정말 늙어서 회사를 관리할 수 없게 된다면 그때 돌아가서 가업을 계승하겠다고.구성봉은 서인의 집요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자칫하면 서인이 다시 소리 없이 사라질 것 같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서인이 나타난 이후로 회사의 원로급 직원들은 전부 시름 놓게 되었고, 외척인 서씨네 쪽 사람들도 전보다 많이 얌전해졌다.특히 구은서 모녀, 예전에는 구성봉이 빨리 죽기만을 기다렸다. 그래야만 구은서가 구씨 가문의 그룹과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구성봉이 죽으면 서인이 그들 모녀를 가문에서 쫓아낼까 봐 두려워 구성봉이 몇 년이라도 더 살게 하고 싶어 조심스럽게 그를 돌보고 있었다.그러니 아직 구씨 가문의 사람들과 얼굴을 맞댈 일이 없는 서인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 자신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3화

    서인이 이문에게 분부했다."밖에 두 살 난 아이가 있으니 네가 알아서 먹을 거 만들어 줘.""네, 저한테 맡기시죠."이문은 예전보다 살이 더 쪄있었다. 하지만 얼굴에 포악한 기운이 줄어들어 상냥하고 친절한 뚱보로 되었다.그러다 서인이 소희를 보며 말했다."저쪽으로 가서 이야기 하자."주방 뒤에 작은 마당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소희가 서인을 따라 뒷마당으로 갔다.뒷마당은 예전의 뒷마당 그대로였지만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주위의 철제 난간에는 장미들이 심어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이 마침 꽃들이 피는 시기라 벽 전체에 장미꽃이 빼곡히 자라나 있어 꽃향기가 담벽 밖까지 넘쳐흘렀다.왼쪽 벽에 심어진 계수나무 한 그루는 팔뚝만큼 가늘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났다.소희가 좌우를 훑어보고는 웃으며 물었다."전부 유림이 심은 거지?"그러자 서인이 의자에 앉아 허스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임유림 외에 또 누가 이런 짓을 하겠어. 전부 소녀들이 좋아하는 것들이잖아.""지난 2년 동안 유림이 계속 가게에 와서 일을 도왔어? 임구택이 반대하지 않아?"서인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천천히 뱉고는 대답했다."작년부터 오기 시작한 거야, 그것도 주말에만. 임구택은 대충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딱히 말리지는 않은 거 같은데?""그래?"소희가 덤덤하게 대답하고는 고게를 돌려 계속 마당을 훑었다. 그러다 얼굴색이 급변해서는 본능적으로 물러났다.담 모퉁이에서 사람 키 절반 높이가 되는 개가 나와 경계하는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야옹아! 물러가!"서인이 바로 소리쳤다.그러자 야옹이가 서인을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담 모퉁이로 물러났다.이에 소희가 경악하여 고개를 돌렸다."이게 그 2년 전의 강아지야?""응. 이제 큰 개로 자랐어. 밖에 놔두면 손님을 놀라게 할 것 같아서 평소에는 마당에 가둬두고 있어.""얘 이름이 야옹이야?"서인이 담뱃재를 한번 튕기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대답했다."임유림이 지은 이름이야."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4화

    돌아갈 때는 소희가 운전하고 심명이 뒤에 안자 요요랑 놀아주고 있었다."나 예뻐?"심명의 뜬금없는 물음에 요요가 어리둥절해서 그를 한참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예뻐요!""그럼 소희 예뻐?"요요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예뻐요.""그럼 내가 예뻐, 소희가 예뻐?""......"요요가 심명의 물음에 진지하게 대답했다."요요가 예뻐요!"요요의 대답에 심명이 큰소리로 웃었다.그러다 갑자기 앞으로 몸을 기울여 소희의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는 취한 눈동자로 소희를 보며 말했다."소희야, 우리 둘 다 이렇게 예쁘게 생겼으니 우리가 낳은 아이도 틀림없이 엄청 예쁠 거야."소희가 듣더니 흰자를 한 번 보이고는 손을 돌려 그의 얼굴을 밀었다."요요나 잘 봐."심명이 의자에 기대어 바깥의 석양을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에 황금색이 뒤덮여 있어 그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그러다 심명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이제 우리 아이가 생기면 나 전업주부가 될 거야. 매일 집에서 우리의 아이를 돌보고 있을 거라고."소희가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너 계속 허튼소리를 했다간 차에서 던져버릴 거야."심명이 듣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콧방귀를 한번 뀌었다."평소에도 말 못 하게 하고, 술에 취해서도 안 되는 거야?"소희가 눈썹을 찌푸린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심명이 비록 많이 취하긴 했지만 그래도 약간의 이성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소희가 화를 낼까 봐 두려워 더는 함부로 말하지 못하고 요요랑 놀아주었다.한참 후 소희가 담담하게 말했다."네 휴대폰 줘."심명이 두말없이 자신의 휴대폰을 소희에게 건네주었다.휴대폰을 건네받은 후 소희가 비밀번호를 물어보려는데 휴대폰 잠금이 자동으로 해제되었다.이에 소희가 잠깐 멍해 있더니 심명이 자신의 휴대폰에 그녀의 얼굴도 인식 설정에 추가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역시 심명은 그녀에 대해 아무런 경각심도 없었다.소희는 씁쓸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심명의 연락처를 찾아냈다. 그리고 최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5화

    날이 조금 더 어두워지자 소희가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연희야."성연희가 술자리에 참석한 것 같았다. 그러다 조용한 곳으로 옮겨서야 웃으며 말했다."왜, 자기야!"소희가 듣더니 가볍게 웃었다."너도 취했어?"성연희의 앙증맞은 목소리에 약간의 진지함이 담겨 있었다."아니, 네가 보고 싶어서."소희가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입술을 오므리고 물었다."연희야, 너 노명성 외의 다른 남자를 사랑할 수 있어?"소희의 물음에 성연희가 잠시 멍해 있더니 바로 진지하게 말했다."만약 내가 명성 씨와 헤어지게 되면 앞으로 아마도 많은 남자를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내가 평생 사랑하는 사람은 명성 씨일 뿐이야."소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성연희가 물었다."너는? 넌 아직도 임구택을 사랑해?"성연희의 물음에 소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 한참 후 확고한 말투로 대답했다."아니."성연희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심명을 한 번 고려해 봐. 지난 2년 동안 심명은 확실히 너에게 심혈을 기울였어, 그가 진심으로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나도 눈치챌 정도로. 솔직히 나 진짜 그의 확고한 사랑에 감동 받았어. 그러니 만약 더 이상 임구택을 사랑하고 싶지 않다면 심명을 받아들여.""응. 알았어.""내일 나 바쁘지 않으니까 너한테 들를게.""나 오후에 집에 있어.""그래."전화를 끊고 소희는 베란다의 소파에 틀어박혀 조금씩 어두운 밤에 삼켜지는 하늘 쳐다보았다.왠지 마음이 가벼워지기는커녕 더욱 무겁고 씁쓸해 났다.심명은 그녀가 받아들일 때까지 따라다닐 추세인 것 같았다.그를 쫓아낼 방법이 없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계속 기다리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이런 애매모호한 감정이 너무 싫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었다.사랑이라는 걸 소희가 직접 겪어보긴 했지만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왜 이렇게 복잡한 거지?’‘왜 미션 수행할 때처럼 그렇게 간단해질 수 없는 거지? 전우면 전우, 적이면 적. 전우에게 무한한 믿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6화

    임구택의 말에 소희가 잠깐 멍해 있더니 순간 귀밑까지 빨개져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임구택!""화난 모습도 괜찮으니 더 이상 그런 의미 없는 표정은 짓지 마, 보기만 해도 질리니까."임구택이 한 번 웃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빨리 차에 타."하지만 소희는 그의 차를 돌아서 앞으로 걸어갔다.이에 임구택이 한숨을 쉬고는 차에서 내려 몇 걸음 만에 소희의 팔을 잡았다."어디로 가는 건데?"소희가 손을 뿌리치고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그러자 임구택이 차갑게 물었다."여기서 싸우고 싶어?"임구택의 말에 소희가 주택단지 앞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쳐다보았다. 그중에는 같은 건물의 이웃도 있었다. 그래서 소희는 더는 반항하지 않고 임구택의 손에 잡힌 채로 그의 차에 올라탔다.임구택이 조수석의 문을 열어 소희를 자리에 앉히고는 안전벨트까지 해주었다.그러나 소희는 내내 냉담한 얼굴로 대꾸도 하지 않았다.차에 오른 후 임구택은 바로 시동을 걸고 주택단지를 떠났다. 그러다 소희의 화난 얼굴을 힐끗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차는 천천히 임씨네 집으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한참 후, 소희가 평정심을 되찾고 차창 밖 뒤로 물러나는 경치를 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임구택, 빠른 시일내로 이혼 수속을 밟자."끼익-임구택이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길옆에 멈춰 세웠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 입가에 웃음은 이미 보이지 않았고 눈빛도 얼음장마냥 차가웠다."이혼하고 심명과 함께 있고 싶어서?"소희가 침을 한 번 삼키고는 고개를 돌려 그를 직시했다."그래, 나 이미 결정했어. 심명을 받아들일 거야.""다시 말해봐!"임구택이 갑자기 몸을 기울여 소희의 턱을 잡았다. 얇은 입술을 꾹 오므리고 있는 게 곧 폭발할 것 같았다."자기야, 내가 자기를 엄청 오래 참아줬다는 거 알아?"소희의 눈동자는 맑으면서도 차가웠다."아무도 너더러 참으라고 하지 않았어.""네 말이 맞아, 나도 진작에 참고 싶지 않았어!"임구택이 말하고는 소희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7화

    그를 사랑하든지 미워하든지, 그 중간의 감정은 절대 있을 수 없었다.그렇게 두 사람이 한창 대치하고 있는데 소희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수신 번호를 확인한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조여들었다.임구택도 수신 번호를 보았다. 그러고는 교활한 빛이 스쳐 지나간 눈빛으로 소희에게 말했다."받아."그는 소희가 전화를 받아야 된다는 걸 알면서도 물러서기는커녕 거의 소희의 얼굴과 붙어 있을 정도로 가깝게 기대어 있었다.이에 소희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평정심을 찾은 후 고개를 살짝 돌려 전화를 받았다."심명?""소희야, 저녁에 밥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오주 쪽에 또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가봐야 해."소희가 듣더니 잠깐 멍해졌다."지금 바로 가야 하는 거야?"소희의 목소리가 약간 쉬어있었고 심명은 즉시 이상함을 알아차렸다."소희야, 너 어디야?"임구택의 검은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숙여 소희의 귓불을 물었다.소희는 순간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소리를 억지로 짓누르고 한 손으로 임구택의 어깨를 밀면서 아무 일도 없는 척 대답했다."나 아래층에 있어."아래층에 있다는 말에 심명은 소희가 요요랑 있는 줄 알고 다시 아쉬워하며 말했다."나 아마 그곳에 며칠은 머물러야 할 거야. 그러니 내가 없어도 네 몸을 잘 챙기고."소희는 남자의 키스에 온몸이 뻣뻣해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또 몸부림치지도 못하고 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어제저녁에 성연희와 통화를 한 후 소희는 심명을 찾아가 제대로 이야기하기로 결정했다. 더는 만나지 않고 현재의 관계를 끝내거나, 아니면 같이 있기로 결정하고 심명을 사랑해 보려고 노력하거나.그러나 일은 항상 계획을 벗어났다.지금 이렇게 임구택과 얽히고 있었으니 심명과 함께 있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심명이 떠난다는 소리에 그녀는 이유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임구택이 자극해 내는 전율을 무시하고 말했다."알았어. 조심해서 갔다 와."심명의 말투가 여전히 다정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8화

    월요일, 소희가 제작진으로 출근했다.그리고 그 한 주는 엄청 순탄했다. 일도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었고.그날 임씨 가문으로 가는 길에 이성을 잃을 뻔했던 것만 제외하고 임구택도 다시는 그녀를 찾지 않았다.하지만 이현을 볼 때마다 소희는 자신도 모르게 임구택을 생각하게 되었다. 소유욕 때문에 그런 포악하고 편집스러운 말을 한 게 아닌지 궁금하기도 해서.이현과 여민의 관계는 여전히 엄청 좋았다. 그리고 여민은 여전히 일부러 소희 앞에서 임구택을 언급했고, 이현도 마치 사랑에 빠진 여자처럼 행복한 모습을 드러냈고.하루하루가 예전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소희를 놀라게 했던 건 류 조감독의 그녀에 대한 태도가 다시 좋아졌다는 것이다.전에 분명 그가 소희를 배우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의를 거절한 것 때문에 소희가 눈치 없다며 고의로 사람을 찾아 그녀를 괴롭혔었는데, 왠지 이번 주부터 태도가 확 바뀌어 다시 그전처럼 소희의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립스틱 선물, 꽃 선물, 애프터눈 티. 소희가 몇 번이고 거절했지만 류 조감독의 태도는 여전했다.그래서 결국 제작진 전체가 류 조감독이 소희에게 구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이날도 류 조감독의 조수가 소희에게 장미꽃 한 움큼을 선물했고, 소희는 바로 꽃을 던졌다. 그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류 조감독에게 전하세요, 다시 꽃을 보냈다간 바로 성추행죄로 신고하겠다고."이에 조수가 얼른 꽃을 들고 돌아갔다.하지만 30분도 안 되어 류 조감독이 직접 꽃을 들고 와서는 웃으며 말했다."소희 씨, 소희 씨 만약 장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내일에는 백합으로 사줄게."소희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류 조감독님, 대체 뭘 하고 싶은 겁니까? 솔직히 말하세요!"그러자 류 조감독이 바로 대답했다."나 소희 씨를 좋아해, 그래서 구애하고 있는 거고. 설마 아직도 눈치채지 못했어? 소희 씨, 전에 내가 잘못했어. 나의 틀린 방식에 사과할게. 하지만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이야. 네가 처음 제작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9화

    그러다 돌아오는 길에 룸 밖에서 여민과 마주치게 되었다.손에 술 한 병을 들고 있던 여민이 소희를 보더니 술병을 들었다."78년산 강제야. 소희, 함께 한잔해!"하지만 소희는 맑고 고요한 두 눈으로 그녀를 쳐다볼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이에 여민이 웃으며 문을 밀고 그 옆에 서서는 소희가 들어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다 소희가 룸으로 들어서자 여민이 바로 손에 든 술병을 들고 여러 사람을 향해 말했다."소희 씨가 술을 쏜대요. 다들 어서 소희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해야죠."소희가 순간 고개를 돌려 여민을 바라보았다.여민이 득의양양하게 그녀를 향해 눈썹을 올렸다.다들 놀라서 소희를 쳐다보았다."78년산의 강제라니. 소희 씨, 통이 너무 큰 거 아니야? 설마 갑자기 부자가 됐어?""소희 씨, 몰라봤네. 이렇게 돈이 많은 부자였다니!""소희야 고마워. 내가 한 잔 따라줄게. 이렇게 비싼 술은 나도 처음이야!"소희가 얼굴색 한 번 바꾸지 않고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처음으로 여러분과 함께 밥 먹는 거니까요. 다들 재밌게 놀기 바랍니다."이때 이 감독이 일어서서 말렸다."소희 씨, 이 술 너무 비싼 거 아니야? 다 같은 팀의 식구들인데, 이렇게 허비할 필요 없어.""괜찮습니다. 다들 마음껏 즐기면 됩니다."소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이에 여민이 기뻐하며 웨이터를 불러와 술을 따게 하고는 모든 사람의 술잔에 따랐다.이정남이 소희를 노려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너 미쳤어? 수백만 원짜리 술을 그렇게 막 사도 돼? 오늘 네가 쏘는 것도 아닌데 왜 나서는 거야?"그러자 소희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가진 게 아니에요."이정남이 듣더니 잠깐 멍해졌다. 그러다 곧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여민이 일부러 그런 거야?"마침 이현과 여민이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을 본 소희의 얼굴에 순간 한기가 올랐다.‘주범은 여민이 아니야.’‘멍청이, 전에 그렇게 이용당하고도 정신 못 차리다니.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0화

    후원에는 벽에 걸린 벽등 하나만이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온 마당은 은은한 황금빛에 감싸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장미꽃은 조용히 피어 있었고, 애옹이는 작은 집 안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야옹이는 바닥에 엎드린 채 앞발로 날아다니는 벌레를 잡고 있었다.서인은 등나무 의자에 앉아 몸을 뒤로 기대고 있었고, 마치 깊은 잠에 빠진 듯 보였다.서인은 오늘 많은 술을 마셨다. 기분 좋은 이유도 있었지만, 그중 절반은 유진 대신 술을 받아 마셨기 때문이었다.유진은 조용히 다가가, 서인의 앞에서 몸을 숙였다. 그가 정말 잠든 건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어느새 넋을 잃고 말았다.서인의 짙고 선명한 눈썹은 마치 한 자루의 검처럼 날카롭고 선명했다. 책에서 묘사하는 ‘긴 눈썹이 관자놀이까지 이어진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였다.그 눈썹만 봐도, 서인의 차갑고 오만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눈은 길고 날렵했으며,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콧날은 오뚝하고 반듯해, 본래부터 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턱선에는 거칠게 자란 수염이 덮여 있어, 평소보다 다섯 살은 더 나이 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상관없었다.서인이 어떤 모습이든, 유진은 다 좋아했으니까. 그러다 문득, 그의 수염을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리고, 행동은 생각보다 빨랐다.유진은 거의 고민할 겨를도 없이 손을 뻗었다. 서인의 턱에 닿기 직전 갑자기 서인이 눈을 번쩍 떴다.서인의 눈빛에는 날카로운 경계와 서늘한 기운이 번뜩였다. 산길에서 적들의 포위에 둘러싸였을 때처럼, 그의 몸에는 순식간에 살기가 감돌았다.유진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으나 뒤에 있던 탁자에 걸려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낡은 탁자는 이미 몇 번이나 수리를 거쳤던 터라, 유진의 몸무게를 버틸 수 없었다.쾅! 순식간에 탁자가 부서졌다. 몸을 지탱할 곳이 사라지자, 유진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그 순간 굵은 손이 유진의 팔을 붙잡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9화

    이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었고, 갑자기 가게 안이 환하게 밝아졌다.오현빈을 비롯한 직원들이 술과 안주를 들고 뛰어나오며 큰 소리로 외쳤다.“생일 축하해요!”이문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멍하니 웃었다.“내 생일이었어?”“자기 생일도 모르다니!”임유진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케이크를 그 앞에 내밀었다.“자, 촛불 끄고 소원 빌어요!”이문은 굳은 얼굴로 기계적으로 촛불을 불어 끄자 유진이 곧장 말했다.“소원도 안 빌고 그냥 끄면 어떡해요!”이문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긴장해서 깜빡했어!”유진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긴장할 게 뭐 있어요?”그때, 오현빈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손에 묻힌 생크림을 이문의 얼굴에 문질렀다. 이문은 한순간 얼어붙더니, 이내 손을 뻗어 현빈을 쫓기 시작했다.조용하고 따뜻했던 생일 파티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유진은 한가운데에서 입을 가린 채 웃음을 터뜨렸다.그녀의 웃음소리는 맑고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서인은 카운터에 기대어 서서 사람들의 장난을 바라보았다.평소의 냉랭한 표정과는 달리, 이날만큼은 희미한 미소가 얼굴에 걸려 있었다. 한 직원이 장난을 치려다 유진에게 다가갔다.그러나 유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긴 팔이 앞으로 뻗어져 나가, 상대의 손을 막아섰다.서인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군가 너한테 묻히면, 그대로 돌려줘. 괜히 억울해하지 말고.”유진은 본능적으로 서인의 뒤로 숨었다. 그리고 서인의 뒤를 따라 움직이며 사람들의 난장판을 피해 도망쳤다.유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거의 서인의 어깨에 기댄 채 숨을 헐떡였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유진은 새로운 케이크를 꺼내며 작게 으쓱했다.“다행히도, 저는 항상 대비책을 준비하죠!”유진은 케이크를 조심스럽게 자르고 원래는 서인에게 주려 했지만, 문득 장난기가 발동했다. 손가락으로 크림을 살짝 묻혀 서인의 얼굴에 바르려 했다. 그러나 서인은 재빠르게 몸을 뒤로 피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검은 눈동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8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서인이 보였다. 임유진은 기분이 한껏 좋아져 환한 미소로 인사했다.“사장님!”“응.”그러나 서인은 무심한 듯 가볍게 대답했을 뿐, 바로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에 유진은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가게 안 손님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우선 앞치마를 두르고 일손을 거들기로 했다.주방에서 음식을 나르던 중, 이문이 유진에게 따뜻한 국 한 그릇을 내밀었다.“이거, 너랑 사장님이 산에서 가져온 산나물로 끓인 버섯 갈비탕이야. 갓 끓였으니까 맛 좀 봐.”유진은 국물에 떠 있는 버섯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입안에 퍼지는 깊고 진한 풍미에 그녀의 눈이 반짝 빛났다.“와, 너무 맛있어요!”“나도 좀 먹어볼까?”오현빈이 다가와서는 직접 손으로 갈비 하나를 집어 들고 한입 베어 물었다. 현빈은 음미하듯 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향이 진하네. 이게 진짜 자연산 버섯이지!”그는 유진을 보며 장난스럽게 물었다.“그런데 오늘은 왜 저녁까지 여기 있어?”유진은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오빠들이 보고 싶어서요. 마침 오늘 일찍 끝나기도 했고요.”현빈은 히죽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우리 보고 싶었던 거야? 아니면 어떤 사람 보고 싶었던 거야?”이에 유진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다 알면서 왜 물어요?”현빈은 유진에게 더욱 다가가 목소리를 낮췄다.“어제 형님 집에 갔더니, 밤늦도록 방에 불이 켜져 있더라. 아무래도 너 생각하느라 잠 못 잔 거 같은데?”유진의 볼이 붉어지며 눈을 굴렸다.“어떻게 그렇게 단정해요? 혹시 그냥 잠이 안 온 걸 수도 있잖아요.”“딱히 다른 이유가 있겠어?”현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자, 유진의 입가에는 자연스레 달콤한 미소가 번졌다.“고마워요, 오빠!”“고맙긴, 우린 그저 축하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니까!”유진은 장난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결혼식 날은 사흘 동안 파티 열어드릴게요!”현빈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바로 그때, 서인이 주방으로 들어오며 차가운 목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7화

    “그 토끼도 내 거잖아요? 내 물건으로 내 토끼 먹인 건데, 돈을 받을 수 없죠!”박민란은 단호하게 임유진의 손에 돈을 쥐여주었다.“그리고...”박민란은 다른 바구니에서 화분 하나를 꺼내 들었다. 화분 속에는 난초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었다.“이 난초는 꽤 좋은 품종이에요. 기념 삼아 드릴 테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또 산에 놀러 오세요.”임유진은 난초를 받으며 말했다.“감사해요!”박민란은 손사래를 쳤다.“우리가 오히려 감사해야죠.”서인은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유진과 함께 강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출발했다. 자동차가 산길을 따라 달렸다. 유진은 창문을 내리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환하게 웃었다.“정말 잔뜩 챙겨서 돌아가네요!”서인은 어젯밤 자신이 한숨도 못 자고 뒤척였던 걸 떠올리며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정작 그녀는 마냥 즐거운 얼굴이라니. 하지만, 어쨌든 이 여행도 끝났다.강성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였다. 차가 샤부샤부 가게 앞에 멈추자, 오현빈을 비롯한 직원들이 뛰어나왔다.서인이 차에서 내리고, 유진과 함께 가게로 들어가려던 순간, 서인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며, 어느새 서인에게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어버린 듯했다.현빈은 서인과 유진의 맞잡은 손을 보고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서인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조금 어색한 듯 유진의 손을 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어서 일하러 가자.”유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며칠 놀았더니 다시 일하러 가기가 싫어지네요.”서인은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며칠은 단지 예외일 뿐이야.”서인의 차분한 눈빛을 마주하자, 유진의 마음 한구석이 싸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품에 안고 있던 난초를 바라보았다.“난 애옹이 보러 갈게요. 난초도 마당에 놓고 와야 하고요.”그렇게 말한 후, 유진은 뒷마당으로 향했다.한편, 현빈과 직원들은 차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다 현빈이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서인에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6화

    임유진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한 서인은 그녀를 살짝 밀어내고, 이불을 사이에 두고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그는 좀처럼 잠들 수 없었다.몸속을 타고 도는 술기운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올라오는 듯했고, 유진에게서 은은하게 풍기는 향기가 술기운을 더욱 자극했다.잠시 후, 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찬물로 샤워를 한 뒤, 창가에 서서 한동안 밤바람을 맞았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동이 틀 무렵이 되어서야 서인은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그 사이, 유진은 이불을 걷어차고 있었다. 그녀는 두 개의 베개 사이에 머리를 묻고, 가느다란 숨소리를 내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이 순간만큼은 꽤 얌전해 보였다. 그러나 서인이 자리에 눕자마자, 유진이 몸을 뒤척이며 다시 그의 품으로 굴러들어 왔다.‘오늘 밤, 잠은 포기해야겠군.’다음 날 아침, 유진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훤히 떠 있었는데, 침대에는 유진 혼자뿐이었고, 서인은 보이지 않았다.유진은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밖에서 사람들의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창문을 열어 내다보니, 서인과 안토니가 산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서인은 검은색 운동복 차림이었다. 아침 햇살이 서인의 어깨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으며, 평소의 거친 분위기를 감싸 안았다.서인에게서 풍기는 느슨한 여유가 사라지고, 더없이 당당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빛나고 있었다. 유진은 창틀에 두 팔을 올려 기대며 그를 바라보았다.맑고 영롱한 유진의 눈동자에는 오직 서인만 담겨 있었고, 입가에는 은근한 미소가 떠올랐다.둘이 가까이 다가오자, 유진이 소리쳤다.“어디 갔다 오는 길이에요?”서인은 고개를 들어 유진을 올려다보았다. 차갑고 깊은 눈빛이 그녀를 향할 때, 그 안에는 자신도 깨닫지 못한 부드러움이 깃들어 있었다.유진 또한 서인을 향해 눈길을 내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얇은 아침 안개 너머에서 조용히 마주쳤다.산속의 안개가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은 채 산봉우리를 감싸고 있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5화

    닫힌 방문을 바라보다가, 다시 방 안의 두 개의 침대를 보고는 임유진이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냥 이렇게 자요. 밤에 쥐라도 나오면 또 사장님을 깨우러 갈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호텔에서도 이렇게 잤잖아요.”서인은 문득 예전에 유진이 쥐를 보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던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해 보니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었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면 네가 먼저 씻어. 난 나가서 담배 좀 피우고 올게.”그렇게 말한 뒤, 서인은 문을 열고 방을 나섰다.유진은 두 다리를 툭 튕기며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얼굴을 감싼 채 웃음이 터졌다.샤워를 마친 유진이 침대에 누웠을 때쯤, 서인이 돌아왔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옷을 챙겨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이내 샤워기의 물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물이 흐르는 소리에 유진의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알 수 없는 상상이 떠오르고,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차올랐다.잠시 후,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서인은 유진이 이미 잠들었다고 생각한 듯 조용히 침대로 가서 누웠고, 방의 불을 껐다.방 안이 암흑으로 변하자, 유진은 조용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런데 자기 심장 소리가 너무나도 또렷하게 들렸다.‘호텔에서도 같은 방을 썼는데, 왜 이번엔 이렇게 긴장되는 걸까?’게다가 묘하게 기대되는 기분까지 들었다. 아마도 이 방이 좁아서 서로 더 가까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오늘이 서인과 함께하는 마지막 밤일지도 몰라서일까?어둠에 익숙해질수록, 달빛에 비친 방 안의 야경이 점점 또렷하게 보였다.산속의 밤은 유난히 고요했다. 풀숲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 숲속을 스쳐 지나가는 밤새의 날갯짓 소리, 심지어 어디선가 속삭이는 듯한 소리마저 들려왔다.달빛이 창살을 통해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운치를 자아냈다. 서인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유진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4화

    안토니의 휴대폰이 몇 번이나 울렸지만, 그는 계속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서인이 입을 열었다.“받아.”토니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으러 갔다. 이에 유진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안주설이에요?”사실 주설이 토니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건 눈에 보였다. 다만, 주설에게는 계산이 많을 뿐이었다.서인은 입에 들풀 한 가닥을 물고 느긋한 태도로 말했다.“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어.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도 아니잖아.”“참 관대하시네요?”임유진은 코웃음을 치며 바위 위에 앉아 두 다리를 살랑거렸다.서인은 멀리 산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안주설과 사귀는 건 토니지, 내가 아니잖아. 내가 신경 쓸 이유가 없지.”유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서인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만약 당신이라면? 용서할 수 있어요?”서인은 깊은 눈빛을 드리우며 낮고 거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럴 일은 없어.”“그렇겠죠.”유진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적어도 당신한테 해가 되는 선택은 안 할 테니까.”서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유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가, 코웃음을 쳤다.“점점 뻔뻔해지네.”유진은 서인을 흘긋 쳐다보았다. 귀끝이 살짝 뜨거워졌지만, 동시에 서인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말이 점점 거리낌 없이 나오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토니가 돌아왔다. 그는 화가 난 듯하면서도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주설이 전화를 걸어와서 자기 잘못을 인정했어요.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했다고요.”유진이 물었다.“그래서 뭐라고 했어요?”토니는 맥주 캔을 집어 들어 한 모금 벌컥 들이켰다.“해성에서 일을 그만두고 흥성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어요.”그는 다시 맥주를 한 모금 더 삼켰다.“그랬더니, 헤어지지만 않는다면 자기도 따라와서 같이 살겠대요.”서인은 덤덤하게 말했다.“잊지 못하겠으면 다시 만나는 것도 방법이지.”토니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젖히고 술을 들이켰다.이야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3화

    “이번 일은 서인 형 덕분이에요. 이 잔은 우리 가족을 대표해서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 거예요!”서인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고마울 것까지야, 그냥 네 형이 집안을 위해 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돼.”두 사람이 술을 마시는 동안, 임유진도 잔을 들고 조심스럽게 한 모금 머금었다. 입안에 퍼지는 매실 향이 은은했지만, 마실 때는 생각보다 강한 알코올 향이 확 올라왔다. 이에 유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서둘러 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서인은 그녀를 흘끗 바라보더니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조금 맛이라도 보게 해야지. 괜히 못 마시게 하면 자꾸 마시고 싶어질 테니까. 직접 마셔보고 얼마나 독한지 알면 다시는 손대지 않겠지.’동혁의 이야기가 나오자, 동혁의 가족들은 자랑스럽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윤석경은 계속해서 유진과 서인에게 반찬을 집어 주며 말했다.“만약 너희가 우리 동혁이를 만나게 되면,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줘. 우리 다 잘 지내고 있으니까.”“그리고 매달 그렇게 많은 돈을 부치지 않아도 돼. 자기 몫도 좀 남겨두라고 해.”서인은 목이 메어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유진은 그런 서인을 한 번 바라보고는 윤석경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서인 오빠도 동혁 오빠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만날 기회가 생기면 꼭 전할게요. 동혁 오빠도 잘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윤석경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그래, 다들 잘 지내면 그걸로 된 거야!”서인은 단호하게 말했다.“동혁이 돌아올 순 없지만, 저는 계속 강성에 있을 거예요. 언제든 필요하시면 연락하세요.”안토니가 말을 받으며 말했다.“우리 집에는 아직 나도 있어요. 이번에 해성에서 일을 정리하고 흥성으로 돌아가려고요. 부모님도 연세가 있으시니까, 이제 곁에서 모시려고 해요.”서인은 그런 토니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어쩌면 동혁은 이미...그래서 이제는 자신이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직감한 거겠지.’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은 생각이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92화

    오석준은 결국 해고되었고, 정휘현도 부하 직원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징계받았다. 그리고 안토니네 민박집은 철거되지 않기로 확정되었으며, 주변의 다른 민박들도 철거 대상에서 제외되었다.이 소식을 들은 박민란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활짝 웃었다. 모든 일이 해결되자, 서인은 마심호에게 먼저 강성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한 뒤, 직접 차를 몰아 안토니네 가족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토니의 부모와 박민란은 서인의 차에 타고, 토니는 다른 차를 탔다. 돌아가는 길에, 오직 박민란만이 계속 떠들었다.“윤석경 씨, 솔직히 작은 안주설 같은 여자는 절대 며느리로 받아들이면 안 돼요. 헤어진 게 잘된 일이죠. 저런 애는 속이 너무 안 좋아요!”“그 애가 저도 속이려고 했어요. 저는 처음부터 서인 씨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죠!”“이번 일은 정말 서인 씨 덕분이에요. 덕분에 우리 집도 철거되지 않게 됐고요. 그런데 서인 씨, 그 오석준이 왜 당신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던 거예요?”조수석에 앉아 있던 임유진이 뒤를 돌아보며 웃으며 말했다.“도련님은 말 그대로 뜻하는 거죠!”박민란은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아가씨, 나를 속이려는 거 아니죠? 난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유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그러면 왜 물어보셨나요?”박민란은 순간 말문이 막히더니 멋쩍게 웃으며 말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서인의 정체를 어느 정도 짐작한 듯, 태도는 더욱 공손해졌다.“아가씨도 참 대단해요!”유진은 여전히 밝은 미소로 말했다.“칭찬은 됐고요. 제가 선생님네 난초를 꺾은 걸 용서해 주시기만 하면 돼요!”박민란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민망하게 웃었다. 토니네 집에 도착한 후, 가족들은 모두 서인에게 미안해했다.비록 주설이 가족은 아니지만, 그녀는 약혼자나 다름없었기에 그녀의 행동이 곧 가족의 잘못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서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어차피 주설이 사진 몇 장으로 나를 모함하려고 했을 때도, 여러분은 저를 의심하지 않았잖아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