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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심명."

소희가 다시 일어나 앉았다. 맑은 눈동자에는 무력감이 묻어나 있었다.

"임구택 때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거리를 유지해야 해. 난......"

"잠깐!"

그런데 이때 심명이 급히 손을 들어 소희의 말허리를 끊었다.

"네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너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거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하지도 말고. 나를 친구로 여기고 싶으면 친구로 여겨."

그러다 잠시 멈추더니 눈빛이 어두워져서는 자조하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알아, 방금 내가 너에게 뽀뽀한 것 때문에 화가 나서 또 그런 말들을 꺼낸 거라는 걸."

심명의 말에 소희가 잠깐 멍해지더니 이내 두 눈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심명의 예쁜 눈동자에는 맑고 부드러운 빛이 뜻 모를 감정과 섞여 흐르고 있었다. 그러다 달래는 듯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내가 잘못했어. 아까는 나도 너무 반가운 마음에 주체 못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어.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

이에 소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너 정말 나한테 이럴 필요 없어."

소희는 지금까지도 심명이 왜 그녀를 이토록 좋아하는지 몰랐다.

예전에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교점도 없었다. 그러니 그가 밀수에서 목숨을 내바치며 그녀를 구했던 일은 충분히 그녀를 놀라게 했고, 지난 2년 동안 그녀를 따라 세상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행동은 더욱 그녀를 당황케 했다.

그래서 그 빚진 신세를 갚기 위해 그를 자신의 곁에서 쫓아내지 않았던 것인데, 왠지 신세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았다.

소희는 여태껏 한 번도 심명처럼 온갖 방법을 다 써도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어 어쩔 수가 없었다.

"얼굴 찌푸리지 마, 넌 쿨한 표정이 어울려."

심명이 갑자기 웃으며 소희를 끌어당겼다.

"나 배고파. 우리 요요 데리고 밥 먹으러 가자. 나 요요 너무 보고 싶어."

"잠깐!"

그런데 이때 소희가 갑자기 소리쳤다.

"서인이 오늘 나더러 그의 가게로 오라고 했는데."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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