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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날이 조금 더 어두워지자 소희가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희야."

성연희가 술자리에 참석한 것 같았다. 그러다 조용한 곳으로 옮겨서야 웃으며 말했다.

"왜, 자기야!"

소희가 듣더니 가볍게 웃었다.

"너도 취했어?"

성연희의 앙증맞은 목소리에 약간의 진지함이 담겨 있었다.

"아니, 네가 보고 싶어서."

소희가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입술을 오므리고 물었다.

"연희야, 너 노명성 외의 다른 남자를 사랑할 수 있어?"

소희의 물음에 성연희가 잠시 멍해 있더니 바로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내가 명성 씨와 헤어지게 되면 앞으로 아마도 많은 남자를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내가 평생 사랑하는 사람은 명성 씨일 뿐이야."

소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성연희가 물었다.

"너는? 넌 아직도 임구택을 사랑해?"

성연희의 물음에 소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 한참 후 확고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니."

성연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심명을 한 번 고려해 봐. 지난 2년 동안 심명은 확실히 너에게 심혈을 기울였어, 그가 진심으로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나도 눈치챌 정도로. 솔직히 나 진짜 그의 확고한 사랑에 감동 받았어. 그러니 만약 더 이상 임구택을 사랑하고 싶지 않다면 심명을 받아들여."

"응. 알았어."

"내일 나 바쁘지 않으니까 너한테 들를게."

"나 오후에 집에 있어."

"그래."

전화를 끊고 소희는 베란다의 소파에 틀어박혀 조금씩 어두운 밤에 삼켜지는 하늘 쳐다보았다.

왠지 마음이 가벼워지기는커녕 더욱 무겁고 씁쓸해 났다.

심명은 그녀가 받아들일 때까지 따라다닐 추세인 것 같았다.

그를 쫓아낼 방법이 없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계속 기다리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런 애매모호한 감정이 너무 싫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었다.

사랑이라는 걸 소희가 직접 겪어보긴 했지만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

‘왜 이렇게 복잡한 거지?’

‘왜 미션 수행할 때처럼 그렇게 간단해질 수 없는 거지? 전우면 전우, 적이면 적. 전우에게 무한한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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