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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거짓말쟁이

사막여우 같은 두 눈동자는 물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 같기도 했고 물안개가 낀 듯 몽롱하기도 했다.

속눈썹을 내리깔고 있는 모습이 숨이 멎을 듯 아름다웠다.

단발에 맺혀 있던 채 닦지 못한 물방울이 불빛을 받아 반짝이더니,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의 쇄골로 똑- 떨어졌다. 쇄골에 떨어진 물방울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녀의 가슴 압박붕대로 흘러 들어가…

양준회는 이미 옆방에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워 책을 뒤적거리던 중이었다.

그는 문소리를 듣고는 남서훈쪽을 보았고, 그 순간 그의 검은 눈동자 속에는 감출 수 없는 뜨거운 불길이 일었다.

그는 쥐고 있던 책을 침대 옆의 탁자 위에 놓더니 몸을 일으키고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몇 걸음 만으로 남서훈의 앞에 도착한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에서 수건을 뺏어갔다.

그는 키가 아주 컸고 남서훈은 고개를 한껏 올려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양준회는 고개를 내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남서훈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깊은 애정을 담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닦아 줄게.”

“…”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가 양준회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치고는 순간 얼어붙었다.

그는 부드러운 손길로 남서훈의 머릿결을 닦아 주었고, 그의 움직임에 따라 남서훈의 머리에 있던 물기는 점점 적어졌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종일관 남서훈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고, 그 의미를 모르지 않았던 남서훈은 민망함을 참지 못하고 눈길을 피했다.

“서훈아.”

양준회가 잠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그의 기다란 손가락이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가 조막만 한 얼굴을 들어 그를 바라본 바로 그 순간, 양준회는 그대로 고개를 내리더니 아까부터 그를 유혹하던 입술에 입맞춤했다.

이 밤, 그들을 방해하는 것은 없었고 밝은 달빛만이 모든 것을 안다는 듯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입맞춤을 하던 두 인영은 자기도 모르는 새 침대에 누웠다.

모든 것은 현재 진행형이었고, 정신은 점점 컨트롤을 잃어 가고 있었다.

양준회의 손이 남서훈이 입고 있는 셔츠의 단추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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