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8화 4년 전 기억

Author: 권시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10-21 19:00:00
“더군다나 윤 비서는 지금 안효주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 심지어 안효주보다 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얼굴이지. 이런 상황에 안효주가 어떻게 나올 것 같아? 그 여자는 모든 걸 알고 있음에도 윤 비서를 콕 집어 말했지. 그 기회를 틈 타 윤 비서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겠어?”

원이림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난 이미 분명히 말했어. 윤 비서는 우리 베린의 사람이고 난 당연히 윤 비서를 지킬 의무가 있어. 이번 프로젝트를 절대 윤 비서가 맡을 일은 없을 거야. 별 다른 용건이 없다면 그만 나가 봐.”

윤성아는 하는 수 없이 대표이사실을 나가게 되었다.

대표이사실을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원이림은 그녀가 문을 닫고나서야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하... 겉으로는 차갑고 쉽게 다가갈수 없는 분위기를 내면서 이렇게 단순한 모습을 보이면 내가 지켜주고 싶어지잖아.”

사실 원이림은 윤성아를 그녀가 취직하기도 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윤성아가 그들이 예전에 우연히 만났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날은 비가 엄청 내리던 날이었다. 원이림의 차는 갑자기 도로에서 고장나게 되었고 그는 바로 개인 비서에게 연락해 차를 맡겼다.

급한 일이 있었던 그는 차를 그자리에 내버려 둔채 비를 뚫고 달렸다.

그는 너무나도 급하게 달렸던 나머지 맞은 편에서 자전거를 탄 윤성아를 발견하지 못했고 윤성아는 그대로 넘어지게 되었다. 그는 바로 그녀에게 물었다.

“괜찮아?”

그때의 윤성아는 기껏해야 예닐곱살로 되어 보였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인 듯했다.

비가 너무 세게 내리고 있었던데다가 그녀가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던 마음에 자전거 페달을 밟는 속도도 빨라지게 된 것이었고 갑자기 나타난 원이림에 급하게 자전거를 세웠다. 그녀는 미처 피하지 못한 채 그만 넘어지고 말았고 바닥에 세게 부딪히게 되었다.

그때의 계절은 여름이었기에 옷도 아주 얇게 입었었다.

원이림은 피가 나는 그녀의 손바닥과 팔꿈치, 그리고 다리 관절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미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39화 지켜줘야 할 사람

    원이림이 답했다.“에이, 그렇게까지는 아니죠.”원승진이 화낼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두렵지 않다는 어투로 말했다.“전 그냥 아버지한테 제가 배워온 훌륭한 전통을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이죠. 최대한 늦게 결혼하고 늦게 아이를 갖는 거죠.”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그의 머릿속엔 또다시 한연 그룹과의 협력이 떠올랐다.그는 안효주가 대체 갑자기 왜 윤성아를 콕 집어 말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분명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그는 윤성아를 지켜주고 싶었고 더 많은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으며 이유도 모른 채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당하는 꼴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다.그는 내선전화로 자신의 개인 비서에게 연락했다.“안씨 가문의 상황을 알아 와. 특히 그 집 둘째 딸에 대해서.”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금요일 저녁이 되었다.윤성아는 퇴근 후 나엽의 별장으로 돌아왔다.그녀가 별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널브러져 이미지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TV를 보고 있는 나엽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심지어 과자 한 봉지까지 들려 있었다.그의 행동 하나부터 열까지 전혀 그 유명한 톱배우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다.윤성아는 당장이라도 휴대폰을 꺼내 그런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고 SNS 계정에 올리면 분명 엄청난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했다. 나엽에게 푹 빠진 팬들은 분명 갭 차이가 큰 자신의 연예인을 더욱 좋아하게 될 것이었다.인기척을 들은 나엽은 윤성아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그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잔뜩 토라진 아이처럼 말했다.“성아 씨, 왜 이제야 오는 거예요? 배고파서 죽을 뻔했잖아요!”윤성아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게 되었다.그녀는 티 없이 맑은 두 눈으로 나엽을 보면서 말했다.“어린아이처럼 왜 그래요? 배고프면 알아서 먹으면 되잖아요.”나엽의 눈꼬리가 추욱 내려갔다.“나도 그러고 싶은데, 내가 만든 건 성아 씨가 만든 것보다는 맛이 없단 말이에요

    Last Updated : 2023-10-22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40화 똑같은 얼굴

    자신이 예전에 언니한테 했던 일을 만약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분명 그녀를 지금처럼 좋아해 주지 않을 것이었다.애초에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보다 안효연을 더 좋아했다.게다가 그녀가 한 짓이 까발려지게 되면 그녀가 감방에 가게 될 가능성이 아주 컸고 인생도 그렇게 망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살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안효주의 두 눈엔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절대 자신의 언니를 산채로 부모님의 곁으로 돌아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그럴 리가 없어!'안효주의 표정이 점차 냉정해졌다. 그녀는 일전에 이미 윤성아의 출신을 샅샅이 조사를 해보았기 때문이다. 윤성아는 영주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었고 윤정월의 혼외자식이었으며 어릴 때부터 영주시에서 학교를 다녔다. 그랬기에 윤성아는 절대 그녀의 언니일 리가 없었다!바로 이때, 나엽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안효주, 성아 씨는 네 언니가 아니야. 그러니까 해칠 생각하지 마.”“그래, 맞아. 너도 아는구나? 우리 언니가 아닌 거 말이야.”안효주가 차갑게 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걸 알면서도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건데? 난 그냥 그 여자가 나랑 똑같이 생겼다고 하길래 궁금했을 뿐이야. 일부러 우리 언니 행세를 하고 다니는 건 아닌지 말이지. 그거 봐. 너도 그 여자한테 넘어갔잖아, 아니야?”어이가 없음을 느낀 나엽은 웃음만 흘러나왔고 이내 다시 증오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안효주, 넌 기억력이 나쁜 거냐, 아니면 머리에 문제가 있는 거냐? 성아 씨가 널 닮았다고? 하! 정말 어이가 없어서. 넌 네 얼굴이 어땠는지 기억 안 나냐? 아직도 모르겠어?”나엽은 적개심 가득한 어투로 안효주에게 현실을 알려주었다.“잊었나 본데, 네 얼굴은 애초에 네 거 아니잖아. 예전 너의 모습은 정말로 평범하기 그지없었지. 효연이 옆에 있으면 넌 영원히 효연이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그런 못난 오리 새끼였다고!”그의 말에 안효주는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그녀의 외모는 확실히 평범하기 그지

    Last Updated : 2023-10-22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41화 실종된 딸

    그리고 한연 그룹이 계속 베린 그룹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냐, 안 하냐에 관해서 윤성아는 당연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기에 안효주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안효주가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할 줄은 몰랐다.윤성아는 담담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안효주 씨, 전 한연 그룹이 아주 성숙한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협력에 관한 일에도 분명 더 적합한 회사를 고르려고 하겠죠. 한연 그룹과 베린 그룹이 이렇게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는 건 그만큼 베린 그룹이 제일 적합하다는 뜻이죠. 만약 다른 말도 안 되는 사적인 이유로 한연 그룹에서 베린 그룹과의 협력을 거절한다면, 전 손실을 보는 쪽이 저희 베린 그룹뿐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거든요!”안효주의 성형 명령을 거절한 윤성아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는 얼굴로 안효주를 보며 마지막까지 말을 이어갔다.“그러니 협력에 관해서 안효주 씨가 더 명석한 선택을 하길 바랄게요.”말을 마친 윤성아는 예의상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나버렸다.안효주는 그런 그녀가 증오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짜증 나는 년, 돈을 줘도 성형을 안 하겠다고?! 그렇게 나랑 같은 얼굴로 살겠다는 거야?! 감히?'윤성아가 성형도 한 적이 없이 안효연과 똑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더욱 짜증이 치솟았다. 그녀는 여러 차례 성형을 해서야 겨우 안효연과 똑같아지게 된 것이었다. 안효주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윤성아에 대한 증오심이 더욱 깊어져만 갔다.‘빌어먹을 년이 강주환의 불륜녀였던 것도 모자라 이젠 나엽을 꼬시다니...'“제기랄!”안효주는 욕설을 내뱉었다.바로 이때, 룸의 문이 열렸다.강주환이었다. 그는 마침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안효주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녀가 내뱉은 욕설 또한 듣게 되었다.“왜 그래? 누가 널 화나게 한 건데? 예전에도 이렇게까지 화낸 적은 없었잖아.”안효주는 강주환이 나타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놀란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강주환이 문을 밀고 들어오는 순간 그녀는 바

    Last Updated : 2023-10-22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42화 그녀의 행적

    ‘그럼 내 앞에 나타난 안효주는 대체 뭐지? 안씨 가문의 성형한 둘째 딸이라는 건가?'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강주환은 자신이 진하상에게 안효주와 윤정월의 유전자 검사를 시킨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검사 결과엔 명백히 윤정월이 안효주의 친모라고 나와 있었다.‘혹시 윤정월이 쌍둥이를 낳은 거 아닌가? 어떻게 기억을 잃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침 안씨 가문 둘째 딸이랑 이름이 겹친 건가?'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졌다. 아직 정확한 근거를 찾기 전까지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가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뭐가 어떻게 되었든, 강주환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여자가 윤성아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진짜 윤성아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윤성아랑 똑같이 생긴 본가가 운성시에 있다는 안효주는 정말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나 내가 착각하게 만든 건가? 아니면 일부러 다른 꿍꿍이를 갖고 나타난 건가?'바로 이때, 진하상이 입을 열었다.“대표님, 자료에서 안씨 가문의 둘째 딸이 3년 전에 자신의 얼굴을 언니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을 했다고 했으니까 대표님 앞에 나타난 안효주 씨는 사실 평범하게 생긴 그 안씨 가문의 둘째 딸이 아닐까요?”“비록 안효주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운성시에 몇이나 되었지만, 윤 비서랑 똑같이 생긴 사람은 그 사람뿐이었거든요.”진하상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그런데 이상하네요. 안씨 가문의 둘째 딸이 어떻게 윤정월 씨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거죠? 두 사람이 모녀 사이라니 말도 안 되잖아요.”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진하상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해되지 않았고 오히려 머리만 아파졌다. 그래서 그는 생각을 멈추기로 했다. 여하간에 이 일을 그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강주환도 일단 생각을 멈추기로 했다.그는 지금 자신의 앞에 나타난 안효주라는 여자가 윤정월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분명 윤성아와 연관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다른 건 어차피 차차 알아가면 되는 일이었다.강주환은

    Last Updated : 2023-10-22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43화 파파라치

    그녀는 촬영장 밖에서 휴대폰을 꺼내 나엽에게 문자를 보냈다.「촬영 끝났어요? 촬영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운성시로 놀러 가자고 했잖아요.」마침 촬영을 끝낸 나엽은 휴대폰을 들자마자 윤성아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게 되었다.「방금 촬영이 끝났어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옷 갈아입고 바로 갈게요!」나엽은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답장을 했다. 그리고 이내 대기실로 달려가 빠르게 메이크업을 지우고 옷을 갈아입었다.촬영장에서 허둥지둥 빠져나온 그는 두리번거리다가 이내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윤성아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엽은 바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성아 씨!”들려오는 소리에 윤성아는 고개를 들었다.나엽이 그녀를 불렀다.“거기 그대로 있어요. 내가 차를 가지고 갈게요.”그는 차를 끌고 윤성아가 있는 곳으로 가 그녀를 태우고는 함께 운성시로 출발했다.운성시로 간 두 사람은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하지만 나엽이 윤성아와 함께 운성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찍히게 되었다.다만 운성시의 파파라치는 윤성아를 안효주로 착각하게 되었다.그렇게 기사가 하나 뜨게 되었다.「톱스타 나엽, 데이트 현장 포착! 여자친구는 안씨 가문의 둘째 딸로 밝혀져...」기사가 올라오자마자 바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언론은 초토화되었다.나엽은 다재다능한 연예인이었고 이름이 낙엽과 비슷하다고 하여 그들의 팬들은 친근하게 그를 애칭으로 ‘낙엽이'라고 불렀다.그의 팬들은 이런 댓글을 남겼다.「세상에, 우리 낙엽이가 안씨 가문의 둘째 딸이랑 연애를 한다고? 비록 안씨 가문의 둘째 딸이 예쁘고 가문 배경도 좋긴 하지만! 낙엽이는 우리 거야!」「가짜 소식 아니에요?」「윗댓분, 저도 님처럼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하지만 두 사람 정말 엄청 친해 보여요!」그러자 안효주를 질투한 누군가가 찌라시를 댓글에 올렸다.「안씨 가문의 둘째 딸이라는 분, 예전에 저런 얼굴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저 분이 재벌가 사

    Last Updated : 2023-10-23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44화 스캔들

    자신이 윤성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모습이 몰래 따라붙은 파파라치에게 찍혀 기사로 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윤성아가 안효주가 아니냐는 반응에 나엽은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제가 안효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매니저가 물었다.“그럼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나엽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는 윤성아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윤성아를 지켜주고 싶었다. 자신의 팬들이 또다시 윤성아를 공격하는 꼴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어쨌든 그런 거 아니에요!”나엽은 자신의 매니저에게 말했다.“얼른 기획사 관련 부서에 전해서 처리해 달라고 전하세요. 전 연애를 한 적이 없고 그 상대가 안효주일 리는 더더욱 없으니까요!”이 사건으로 더욱 많은 매체에서 그에게 눈길을 돌렸고 그에 대한 더 많은 스캔들을 단독으로 터뜨리려 했다.나엽은 하는 수 없이 윤성아와 따로 지내기로 했다.그와 윤성아는 각자 따로 영주시로 돌아가기로 했고 그는 윤성아에게 말했다.“일단 며칠 동안은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그러니까 안심하고 별장으로 가요. 파파라치도 거기까진 찾아내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요. 이 일은 곧 묻히게 될 거고 절대 성아 씨가 연루되게 하진 않을 거예요.”윤성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혼자 교통수단을 이용해 영주시로 돌아왔고 이내 자신의 업무를 계속 이어갔다.차를 운전해 영주시로 돌아온 나엽은 곧장 그의 전셋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매니저에게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기사를 내달라고 했다.그는 자신의 팬들에게 누구와도 연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사진 속의 여자는 그저 단순한 친구 사이라며 함께 거리를 돌다 우연히 찍힌 거라며 해명했다.그리고 그날 오후.안효주는 나엽의 전셋집으로 찾아왔다.아주 호화스러운 동네의 이름은 스카이 팰리스였고 대다수의 유명 인사, 그리고 나엽 같은 톱스타들이 살고 있었다.보안이 철저했던 스

    Last Updated : 2023-10-23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45화 대체품

    안효주는 이내 겁에 질린 듯한 목소리로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응.”강주환이 드디어 그녀의 부름에 대꾸를 하였다.하지만 그저 대답만 했을 뿐 차 안에서는 정적만 맴돌았다.조수석에 앉은 안효주는 끊임없이 운전석에 앉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고 무언가 궁금한 듯했지만, 혹여라도 말실수를 하게 될까 두려웠다.그녀는 하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다.차는 호진 그룹의 입구에 멈춰서게 되었다.강주환은 안효주를 보며 말했다.“내려.”“...”안효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촉촉해진 눈가로 강주환을 보았다.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파트로 돌아가. 아니면 아무 데나 알아서 가. 난 출근할 거니까.”안효주는 여전히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촉촉한 눈길로 강주환을 보았다.“나를 여기에 내려다 주고 그냥 가는 거예요?”강주환이 답했다.“그렇지 않으면?”그의 태도는 싸늘했다.안효주는 더는 그의 심기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알았어요. 주환 씨, 난 아파트로 갈 거예요.”그녀는 기대하는 얼굴로 남자를 보았다.“이따 저녁에 올 거죠? 난 정말 나엽과는 아무런 사이가 아니란 말이에요! 앞으로도 절대 만나는 일 없을 거예요.”“그래.”강주환이 대충 대답을 했다.안효주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호진 그룹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주차를 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표이사실로 올라갔다.그는 일할 기분이 아니었다.의자에 한참이나 앉아 있었던 그는 이내 내선전화로 호출했다.“나엽을 불러와.”“네.”곧이어 나엽이 그를 찾아왔다.대충 노크를 한 나엽은 바로 대표이사실로 들어와 강주환의 앞에 섰다. 그는 반짝이는 두 눈으로 의자에 앉은 강주환을 보고 있었다. 살짝 눈썹이 꿈틀 올린 그가 차갑게 물었다.“저를 찾으신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시죠?”강주환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너, 안효주 씨랑 사귀고 있는 거냐?”나엽은 미소를 짓더니 오히려 강주환에게 되물었다.“대표님, 제 매니저가 내놓은 공식 입장을 못 보

    Last Updated : 2023-10-23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46화 취중 재회

    고은희 또 이어서 말했다.“우리 집안은 정략결혼이 필요해. 너도 이젠 제대로 된 아내를 둬야지. 그러니 내가 너한테 어울릴 만한 사람을 찾아보마. 재민 그룹의 딸아이와 같은 사람은 절대 다시 나타나지 않을 거야.”“알아서 하세요.”강주환은 심드렁하게 대답하더니 몸을 일으켜 방으로 돌아갔다.며칠 후.안진강의 태도는 여전히 강경했다. 그는 안효주에게 또다시 전화를 걸어 베린 그룹과의 협력 상황을 물었고, 안효주는 어쩔 수 없이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책임자는 물론 윤성아로 바꾸는 것이 아닌 원래의 책임자로 했다.같은 날 저녁.베린 그룹의 직원들은 대표 없는 회식을 열었다. 대표 원이림은 직원들이 불편해할까 봐 일부러 빠져준 것이었다.이번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이의현은 술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이번 계약이 성공한 데는 성아 씨 공이 커요. 성아 씨가 안효주 씨를 찾아간 덕분에 계약이 성사된 거 맞죠? 제가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된 것도 다 성아 씨 덕분이에요.”윤성아는 작게 머리를 흔들었다. 자신은 한연 그룹이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의현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계속해서 말했다.“어찌 됐든 계약이 성공한 건 축하할 일이니까, 자 성아 씨! 저희 한잔해요!”윤성아는 분위기를 타고 몸을 일으켜 술 한 잔 마셨다. 그러자 곧바로 다음 사람이 다가와서 말했다.“성아 씨 우리 회사 회식에 참석한 거 처음이죠? 자, 저희도 한잔해요.”윤성아는 거리감을 아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호진 그룹에서 일할 때는 그녀가 원하지 않는 것 반, 강주환과의 관계 때문 반으로 한 번도 회식에 참석한 적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녀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했고,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동료와도 잘 지내기를 원했다.더구나 베린 그룹의 근무 환경은 아주 좋았다. 윤성아가 신입사원이라고 해서 텃세를 부리는 직원이 없는 건 기본이고 다들 열정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리 주

    Last Updated : 2023-10-23

Latest chapter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80화 양나나의 실종, 그리고 10년 뒤 (완결)

    남서훈은 싱긋 웃었다.아직 임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맥으로 정확히 짚어 낼 순 없었지만 느낌은...“아마 남동생일 거야.”“아... 남동생...”양나나는 눈을 굴리더니 남서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남동생도 좋은 것 같아요. 동생 태어나면 저랑 엄마가 동생한테 의술도 가르쳐주고 아빠랑 사업하는 것도 배우고요. 그리고 남자애는 너무 응석 받아줄 필요도 없고 내가 맘껏 부려 먹을 수 있잖아요.”자기 뒤꽁무니를 쫄랑쫄랑 따라다니며 누나, 누나 하고 부르는 장면을 상상하니 양나나는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어떻게 생긴 남동생이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날까, 양나나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그러나 남서훈이 임신 다섯 달째로 접어드는 어느 날, 양나나는 실종됐다.양준회와 남서훈은 매일 안절부절못하여 속이 타들어 갔다.둘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동원해 전 세계 각 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여전히 양나나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양나나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그때 양나나는 이미 8살이었다.남서훈은 딸을 찾지 못해 날마다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그녀는 점점 야위어갔다.그걸 보는 양준회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아내를 꼭 끌어안고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나는 똑똑한 아이야. 당신이 의술과 독 쓰는 법도 잘 가르쳐줬으니까 별일 없을 거야. 나나는 너와 내가 낳은 딸이야. 전에 풍운파에 혼자 몰래 들어가서도 그 안을 마구 헤집고 다녔잖아.”아무튼 그는 양나나가 어디에 가서 어떠한 상황에 부딪히던 자신을 잘 보호할 거라고, 아무 일 없이 잘 살아 있을 거라고 남서훈을 위로했다.남서훈도 굳게 믿고 있었다. 양나나의 시체를 보게 되지 않는 한 그들의 딸은 세상 어딘가에 꼭 살아있을 거라고.그 후 넉 달이 지났다. 9달이 된 배는 불룩하게 튀어나왔다.양나나는 아직도 찾지 못했고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그러다 남서훈은 아들을 낳았다. 강보에 싸여 품에 안겨있는 아들을 보며 남서훈은 양나나를 그리워했다.“나나야, 대체 어디 있는 거야... 네 뒤꽁무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9화 드디어 맺은 결실

    그리고 바로 그날 오후.양준회와 남서훈, 그리고 백나연과 성진훤, 이렇게 네 사람은 백무산을 찾아갔다.그를 만나자마자 양준회와 성진훤은 백무산한테 사과부터 했다.어리둥절한 백무산은 그들이 왜 갑자기 찾아와서 사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 후 양준회는 남서훈의 어깨를 와락 감싸안았고 성진훤도 보란 듯이 백나연의 손을 꼭 잡았다. 성진훤은 원래 양준회처럼 백나연을 확 끌어안고 싶었지만 미래 장인어른이 될 사람 앞이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손만 잡았다.백무산은 더 혼란스럽고 얼떨떨해졌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그는 눈알이 튀어져 나올 듯하게 그들 넷을 번갈아 쳐다봤다.그때 양준회가 입을 열었다.“어르신, 우리 서훈이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입니다. 남씨 집안의 특수한 사정으로 어릴 때부터 남장을 했던 것이고, 백나연 씨와의 혼약도 그저 소동극이었습니다. 이 일은 서훈이한테 책임 묻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노여움이 있으시면 저한테 푸세요.”그 말에 백무산은 눈살을 찌푸렸다.남서훈이 여자라니... 어떻게 그런 일이?여자가 그의 딸과 약혼했다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었다.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백무산은 불같이 화를 냈다.그러자 백나연이 나섰다.“아빠, 이 일은 서훈이 탓이 아니에요, 제가, 제가 꼭 도와달라고 했어요.”“뭐야? 널 도와줘?”“네.”백나연이 설명했다,“아빠랑 오빠가 자꾸 소개팅 주선하는 바람에 제가 너무 골치 아파서 서훈이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나랑 약혼하자고. 그럼 아빠랑 오빠가 나한테 선 자리를 더는 강요 안 할 거 아니에요. 서훈이는 싫다고 했는데 내가 억지 써서 해주기로 한 거예요.”백나연은 자기 잘못이라고 매우 강조했다.그녀의 눈빛에 아픔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전 그때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리고 저랑 서훈이는 서로 약속했어요. 누가 먼저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든, 그때 되면 파혼하기로요. 절대 서로의 앞날을 방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이제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8화 집으로 돌아가다

    그 순간 용준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르고 펑펑 쏟아졌다.이게 얼마 만인가.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싶은 생각을 항상 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는 오늘 끝내 그녀를 안을 수 있었다. 팔을 뻗어 그녀를 껴안고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파묻은 채 용준은 또 한참을 울었다.예서는 그가 평생 사랑한 유일한 여자였다.그는 품속에 있는 그녀를 부드럽고 진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난 네가 고마워. 넌 너무 용감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용감해. 옛날 일은 이미 다 지나갔어. 넌 이것만 기억해. 난 널 사랑하고, 네가 있어야만 내가 살 수 있어. 네가 있으니까 내가 괴물로 변하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난 모든 걸 다 망가뜨렸을 거야. 스스로도 혐오하는 그런 나쁜 인간으로 돼버렸을 거야.”예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알고 있었다. 남자가 하려는 말이 뭔지 그녀는 모두 알고 있었다.이날, 둘은 아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예서는 더는 용준을 불편해하지 않았다. 용준이 있으므로 하여 그녀는 더 빨리 회복될 것이었다.그렇게 예서가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을 때. 남서훈과 양나나는 한 번 나가 돌아다니기로 했다.한 거리의 상가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남자애 몇 명이 갑자기 튀어나와 양나나를 에워쌌다.그들은 매우 들뜬 소리로 말했다.“대장! 살아 있었어요?”“너무 잘 됐어요!”“대장, 대장을 그 사람들이 데려간 후로 우린 계속 대장의 소식을 기다렸어요. 대장도 그 애들처럼 상처투성이가 돼서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고요.”“지금은 어떤 상황이에요? 대장이 후계자가 된 거예요?”양나나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 라고 대답했다.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남자애들한테 말했다.“난 후계자 되는 것에 관심 없어. 풍운파에 지금 남아있는 건 의술을 배우기 위해서야.”양나나는 시선을 남서훈한테 향하며 그들한테 남서훈을 소개했다.“이분이 내 스승님이야, 우리 스승님 엄청 대단해!”그날, 양나나는 그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7화 그녀 마음속의 매듭은 너만 풀 수 있어

    지난 날에 발생한 그 끔찍한 과거를 스스로 입에 올리는 용준은 피가 흘러나올 듯이 눈이 시뻘겋게 물들었고 감정이 폭발할 한계치까지 다다랐다.그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몇 분 후에야 그는 비로소 다시 입을 열었다.“그놈들은 죄다 죽여버려야 할 놈들이에요. 예서가 이쁘니까, 내 앞에서 예서를... 그때 예서는 이미 내 아이를 임신했는데...”용준의 온몸에서 난폭한 기운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주먹으로 나무를 세게 한 방 내리쳤다. 그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낙엽이 우수수 떨어졌다.그 큰 나무가 흔들릴 정도면 얼마나 센 펀치를 날렸는지 알 수 있었다.그의 손마디도 살이 찢겨나가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사람처럼 상처에 무덤덤했다. 아마도 손보다 마음이 더 아팠을 터였다.용준은 그때 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심장이 뜯겨나가는 것처럼 아팠다. 예서가 피투성이가 된 채 텅 빈 눈으로 누더기 인형처럼 맥없이 쓰러져서 누워있던 참혹한 장면만 머릿속에 떠올리면 그놈들을 무참하게 도륙을 내고 싶었다.그리고 그는 그렇게 하였다.풍운파의 보스가 된 후 첫 번째로 한 일이 바로 예서의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그놈들의 범죄증거를 전부 찾아내 한 명도 빠짐없이 직접 처단했다.그때 그들은 무릎을 꿇고 울며불며 용서를 빌었다. 막다른 길에 몰려 살려고 해도 안 되고 죽으려고 해도 죽지 못할 때, 그들은 찌질이같이 눈물 콧물을 쥐어짜며 애원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잘못했다고.정작 그들은 용준이나 예서한테 그런 자비를 베푼 적이 없는데 말이다.용준의 목소리는 점점 차가워졌다.“그것들이 나와 예서의 모든 것을 망치고 날 시궁창에 몰아넣었죠. 여전히 난 이렇게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생지옥에서 살고 있어요. 그것들은 백번 죽어도 마땅해요!”그러나 그놈들이 죽는다고 해서 상처가 아무는 것은 아니었다.용준은 피로 물든 주먹을 으스러지게 잡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들은 예서가 그들이 한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6화 그때 벌어졌던 일

    용준은 원래 정직한 사람이었고, 금호의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그는 어둠이 없는 밝은 햇빛 아래에서 사는 반듯한 사람이었다.그러나 일부 국제조직에서는 용준을 불안하게 여겼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심지어 그가 의심되어 오랫동안 그에게 전자발찌를 채웠다.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았지만 그는 범죄자 취급을 당했고, 그리하여 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더더욱 생각지도 못한 건, 그 당시 그와 깊은 사랑에 빠져있었던 여자친구마저 누구한테 몹쓸 짓을 당하게 된 것이다.그러므로 용준이 점점 나쁘게 변하여 나중에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되었던, 모두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요 몇 년 동안 풍운파는 용준의 관리하에 동남아에서 제일 큰 폭력조직으로 성장하였고, 닥치는 대로 무슨 일이나 다 저지르는 편이었지만 딱 한 가지 철칙이 있었다. 그건 바로 노약자와 여자, 아이들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거였다.의리도 지켰다.하지만...“그건 중요하지 않아요.”남서훈이 말했다.“이 세상은 원래 흑과 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니깐요. 동남아는 원래 상황이 어수선하잖아요. 무장세력과 폭력조직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일시적으로 바꿀 수도 없어요. 오히려 풍운파와 같은 조직이 있다는 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양준회가 그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어떤 측면으로 보면 용준은 꽤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둘은 원수지간이다. 양준회가 그의 아버지를 죽였다. 비록 지금까지는 아무 짓을 안 했어도, 또 그가 원래 정직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풍운파를 이렇게 여러 해 동안 다스린 용준이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리하여 양준회는 안심할 수 없었다. 여전히 남서훈과 같이 풍운파를 즉시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나나도 여기 있어요.”남서훈이 예상치도 못한 폭탄을 터트렸다. 양준회는 깜짝 놀랐다.양나나가 여기에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그는 바로 말했다.“그럼 나나도 같이 떠나면 돼.”갇힌 두 달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5화 임신했어요

    강하영이 부케를 내던지는 일순간 우양주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부케를 향해 몸을 날렸다. 공중에서 부케를 잽싸게 낚아채는 그의 모습이 정지화면인 양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부케를 손에 쥔 그다음 순간, 그는 부케와 함께 바다에 떨어졌다.모두가 경악했다.강하영은 크루즈 난간 쪽으로 달려가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남자를 보며 입을 떡 벌리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선원들이 즉시 튜브를 던졌고, 또 어떤 사람들은 즉시 뛰어내려 구조하려 했지만 강주환이 그들을 말렸다.왜 구하지 말라는 건지 이해 안 된다는 듯한 눈빛으로 윤성아는 강주환을 쳐다봤다.그러다 팔로 물살을 가르며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우양주가 크루즈 위에 있는 강하영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는 걸 듣고 왜 그러는지 알 것만 같았다.“여보, 어쨌든 내가 부케 받았으니까 당신 나랑 결혼식 치러야 돼요! 안 그러면...”그 뒤엔 위협적인 말이 따라야 하는데 우양주도 무엇으로 강하영을 협박할 수 있을지 몰랐다. 남은 건 자신의 이 몸뚱이 하나뿐인데...“안 그러면 나 안 올라갈 거야. 여기 바다에 계속 있을 거야, 결혼식도 못 하는데 그냥 빠져 죽지 뭐.”강하영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바다에 빠진 남자를 까만 눈동자로 차분하게 내려다보며 끝내 입을 열었다.“빠져 죽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안 말려요.”“...”우양주는 서럽게 그녀를 쳐다봤다.역시나 아내는 매정했고 자신에 대해 애정이 없었다.그러나 그때 윤성아 곁에 서있는 강주환이 무덤덤하게 한마디 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이 바다에 상어가 출몰한다고 했어요. 식인 상어.”강주환은 고개를 돌려 강하영한테 말했다. “지금 아직 상어가 오지 않아서 그렇지, 나타나기만 하면 한꺼번에 열 몇 마리씩 무리 지어서 나올 거예요. 그게 게네들 습성이라. 이야... 쟨 아마 그러면 뼛조각도 남지 않겠네.”“...”그 말에 강하영이 급해 났다. 말투도 전처럼 차분하고 담담하지 않았다.난간에 기대어 우양주를 향해 내리 소리 질렀다.“뭐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4화 익살꾸러기 커플 강하영과 우양주

    미리 준비한 축사를 울먹이며 끝까지 다 읽고는 원이림을 향해 볼멘소리를 했다.“너 이 놈 자식, 내가 죽을 때까지 네가 결혼하는 걸 못 보는 줄 알았다. 아이고...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너도 이제 가정이 생겼어.”“너 똑바로 들어. 은진이한테 평생 잘 해줘야 돼, 아내한테 잘 하는 건 우리 집안 내력이야. 나도 네 엄마 말을 엄청 잘 들었어. 너도 똑같아, 알겠니? 오늘부터는 은진이한테 더 잘해야 돼, 말도 잘 듣고, 은진이부터 생각하고 배려해 주고. 은진이가 조금이라도 맘고생을 하게 되는 날엔 내가 너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알겠어?!”원이림은 새카만 눈동자로 여은진을 깊게, 애틋하게 들여다보며 그녀와 깍지를 낀 두 손에 힘을 더 주었다.“걱정 마세요. 난 평생 우리 여보 맘고생 안 시킬 거예요.”여보라는 호칭이 지금 이 시각부터 명실상부하게 되었다.원이림은 그녀의 손을 잡고 크루즈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데이지 꽃을 바다로 뿌렸다. 하얀 꽃잎들이 파도에 실려 멀리 떠내려갔다.둘은 거기에 선 채 눈물을 머금고 울먹이며 말했다.“어머니, 아버지. 저 너무 행복해요. 우리 너무 행복해요.”결혼식의 마지막을 장식할 부케 토스하는 시간이 다가왔다.강주환과 윤성아, 그리고 나엽과 안효연은 모두 기혼자로서 나가지 않고 구경만 했다. 하객 중에 미혼인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다.우양주도 강하영의 손을 잡고 그리로 향했다.강하영은 몸을 뒤로 빼면서 말했다.“우린 결혼했는데 왜 부케를 받으러 가요? 다른 사람한테 갈 좋은 축복을 왜 우리끼리 받겠다고 달려들어요, 쓸데없이. 그렇게 할 일 없고 힘이 남아돌면 내가 다른 일 하게 해 줄게요.”“무슨 일?”강하영은 푸른 바다를 향해 눈을 힐끔 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당신 수영 좋아하잖아요. 내가 엉덩이 확 걷어찰 테니까 바다로 들어가서 수영이나 할래요?”“...”저번에 강하영과 같이 수영하면서 그녀가 자신한테 새빨간 수영팬티를 사줘 창피를 당하고 나서부터 우양주는 수영하는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3화 혼인 신고

    여은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예쁘게 미소 지었다.“나 다 알아요.”지난 1년 동안 그가 어떻게 해왔는지 잘 아는 그녀는 더 이상의 맹세와 언약 같은 건 필요 없었다.“응!”여은진을 안은 채로 원이림은 그녀의 여린 입술에 쪽쪽거리며 뽀뽀를 했다.장내의 플래시 세례가 정신없이 터지는 가운데 그는 돌아서서 무대 아래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한테 당찬 목소리로 선포했다.“오늘 저의 이 행복한 순간을 지켜본 여기 계신 모든 증인 분들한테 제가 선물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저희 베린 그룹에 가셔서 선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달 20일에 저와 은진이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니 여러분들께서 모두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말하고 나서 그는 여은진을 안고 시상대를 내려가려 했다.여은진이 내려달라고 했지만 그는 내려놓지 않았다. 그렇게 안은 채로 시상식장을 걸어 나와 차에 올라탔다.럭셔리한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내달리고 있었다.여은진은 아직도 그의 품에 안긴 채로 있었다.“이번 달 20일에 결혼한다고요? 그럼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너무 촉박하지 않아요?”그녀가 눈을 들어 바라보며 물었다.“아니, 전혀.”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떨구며 원이림이 말했다.“시간이 모자라지만 않았으면 내일에라도 당장 결혼식 치르고 싶어.”반년이 넘는 동안, 그는 매일 결혼식에 관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결혼반지, 웨딩드레스, 그리고 결혼에 필요한 모든 물품과 디테일한 사항들을 전부 준비하고 체크했다. 그녀가 결혼을 동의하는 그 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이 끝내 다가왔다.웨딩사진을 찍는 것 외에는 크게 시간을 들일 일도 없었다.다만 여은진이 임신했기 때문에 너무 빠듯하게 스케줄을 잡지 않고 싶었을 뿐이다.결혼식에 참석할 하객을 초대하는 일도 있긴 하지만 10일이면 충분했다.촉박하지 않을뿐더러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여보, 우리 지금 바로 혼인신고 하러 가.”원이림은 한시라도 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기사한테 얘기하여 구청으로 가자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2화 여보 사랑해

    원이림은 금방 샤워를 마친 여은진한테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다음에는 당연히 침대로 향했다.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수순을 밟아갔다.한창 격렬해지려던 찰나, 원이림은 짧게 비명을 질렀다. 크게 지르진 않았다. 본능적으로 소리를 내질렀지만 그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여은진이 알아차리지도 못한 새에 살에 푹 찔린 그 가는 물건을 빼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빨리 반응했다.하지만 역시 늦었다.여은진이 몸을 일으켜 스탠드를 켰고, 어두웠던 방안은 환한 빛으로 채워졌다.이어 급히 그를 살피던 여은진은 원이림의 엉덩이에 바늘이 하나 꽂혀있는 걸 발견했다.짧고 가는 옷을 꿰맬 때 쓰는 그런 바늘이었다.여은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얼굴로 남자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바늘에 찔릴 수 있어요? 침대에 왜 바늘이...”“...”꽂힌 바늘을 빼며 원이림은 이야기를 얼버무렸다.“괜찮아, 그냥 바늘인데 뭐. 별로 아프지도 않아.”그러고는 또 다짜고짜 몸을 뒤집으며 여은진을 몸 아래로 깔았다.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손을 뻗어 스탠드를 끄고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탐했다. 잠깐 벌어진 에피소드를 그녀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진행 중이었던 일을 마무리하려는 의지였다.하지만 여은진은 그의 키스를 받아내면서도 오후 그의 당황스러운 표정과 난데없이 침대에 나타난 바늘을 함께 떠올렸다. 정신을 쏙 빼놓으려는 지금의 행동도 분명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잠깐만.”여은진은 원이림을 밀어내고 다시 한번 스탠드를 켰다.의심이 부풀어 오른 눈으로 빤히 그를 노려봤다. “똑바로 말해요. 아까 그 바늘로 수작 부린 거 맞죠? 말해요, 몇 개나 찔렀어요?”“...”끝내는 발각되었다. 원이림은 이실직고했다. 강주환이 원흉이라고, 그가 시켜서 했다고 불었다.“여보, 나 며칠 전에 운봉 비즈니스 회담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강주환을 만났어. 그 자식이 날 비웃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 하라고 아이디어를 내줬어. 바늘로 찌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