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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나랑 사귀어요

Author: 권시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기억 속의 소녀가 미소를 짓는다. “나엽...”

하지만 현실은 윤성아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나엽을 바라보며 그를 향해 물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요?”

퍼뜩 정신을 차린 나엽. 그때의 소녀는 이미 생을 마감했다. 아무리 닮았다고 한들 윤성아는 수백 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주시 안씨 가문의 큰 딸 안효연일 수가 없었다!

“당연하죠.”

나엽은 윤성아를 감독에게 보여줬고 얼굴이나 분위기가 모두 예상을 뛰어넘게 광고의 여주인공과 어울렸던 그녀를 보며 감독은 마치 보물을 줍기라도 한 듯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되고말고! 나엽아, 너 어디서 이렇게 딱 맞는 캐릭터를 찾은 거야? 이전 여주인공보다 더 찰떡인 것 같아. 내가 장담하는데 광고가 출시되면 옆모습이랑 뒷모습뿐일지라도 네 친구는 바로 데뷔하는 거야!”

나엽이 미소 지었다. 그는 부드럽고 많이 아끼는 듯한 눈빛으로 윤성아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감독님, 그런 말씀 하시면 성아 씨 놀라요. 그냥 도와주러 왔을 뿐이라 연예계 데뷔할 생각은 없어요.”

“그건 참 안타까운 소식이네.”

감독은 진심으로 아까웠다.

촬영 시간이 되자 모든 것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윤성아가 옷을 갈아입으러 갈 때 사고가 나버렸다! 현장의 배경에 세워놓았던 기둥 하나가 기울기 시작했다...

“조심하세요!”

나엽이 발견하고 얼른 외쳤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제쳐두고 윤성아를 향해 다려갔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쿵!”

윤성아는 기둥을 살짝 피했지만 모서리에 부딪히게 되었다. 몇십센티 의 기둥에 어깨가 부딪친 그녀는 바닥으로 털썩 넘어지며 이마 부위가 콘크리트 바닥을 크게 찧었다.

신속하게 그녀의 옆으로 달려 온 나엽이 기둥을 옮기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성아 씨, 괜찮아요?”

윤성아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거 같았고 머리가 아주 무거웠다.

“괜찮아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기절해 버렸다.

“성아 씨! 윤성아!”

많이 놀란 나엽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중얼거렸다.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 내가 널 보호 해줄 거야!”

현장에 있던 스텝들과 감독님도 그게 놀랐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기둥이 왜 갑자기 무너지는 건데! 누가 세트 설치했어?”

감독이 버럭 화를 내며 무섭게 호통쳤다.

나엽은 이미 윤성아를 않고 급하게 떠나 버렸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품에 윤성아를 아는 기분이 마치 안효연을 아는 것 같았다. 그녀가 4년 전의 안효연처럼 세상을 떠날까 봐 너무나 두려웠다…

아니, 절대 그럴 리 없다!

그는 절대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엽은 윤성아를 안아 그의 전용차에 앉히며 매니저에게 명령했다. “빨리 운전해!”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매니저가 나엽에게 알려줬다. “성아 씨는 제가 병원에 데려다줄까요? 아무래도 누가 알아볼 수도 있고 사진에 찍힐수도 있으니까요…”

“아니, 내가 직접 갈 거야!”

시간이 긴박했다. 그는 오직 품에 안은 여자가 무사하길 바랐다. 연예인이라 사진이 찍힐 수도 있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한 후,

차 문을 열고 윤성아를 품에 안은 나엽이 차에서 내렸다. 그는 달리다시피 응급실로 빠르게 걸었다.

“의사 선생님, 얼른 확인 해 주세요. 지금 상태가 어떤가요?”

바로 도착한 의사가 윤성아를 살펴봤다. 검사 결과는 그녀가 어깨 부위에 타격을 받고 넘어지며 머리 부위의 신경이 흔들려 잠시 기절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나엽의 긴장이 스르륵 풀렸다. 그렇게 그는 그녀가 깨어나기를 옆에서 기다렸다.

간호사 한 명이 다가와 문득 그에게 사인을 받길 원했다.

하지만 전혀 그럴 기분이 아니었던 나엽은 사인을 거절했다. 그는 멍하니 그곳에 앉아 윤성아를 뚫어지라 바라보며 온 오후 그녀의 곁을 지켰다.

그 사이 매니저가 떠나야 한다고 얘기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이미 얘기하셨어요. 성아 씨는 괜찮아요. 먼저 가 보세요 제가 여기 남아서 윤성아 씨 지켜볼게요. 만약 이따가 정말 사진이라도 찍히면…“

하지만 나엽은 전혀 상관 하지 않았다.

아무리 의사가 괜찮다고 말해도 그는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그곳을 떠나 할 수도 없었다!

저녁 무렵이 될 때까지 나엽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윤성아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 모습에 나엽이 한걸음에 달려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성아 씨, 깼어요? 어때요? 어디 불편한 것은 없어요?”

“머리가 약간 어지러운데 괜찮아요.”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시는데 뇌 신경이 살짝 다쳤나 봐요. 그러니까 머리가 어지러운 것도 정상이에요.”

곧이어 그가 미안한 얼굴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성아 씨. 괜히 제가 도와 달라고 해서 성아 씨가 다쳤네요.”

윤성아가 웃으며 말했다.

“저 괜찮아요. 그리고 기둥에 맞았다고 저 안 죽어요.”

하지만 나엽은 죄책감이 들었다.

“다 저 때문이에요.”

사실 이건 누굴 탓할 수 없는 작은 해프닝였다.

병원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윤성아는 다음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녀가 촬영 현장에서 기둥에 맞아 쓰러진 후 나엽이 그녀를 안고 병원에 가는 영상을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려버렸다.

「특종 뉴스: 남우주연상을 받은 나엽이 광고 촬영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의문의 여인을 직접 안고 병원에 가다!」

순식간에 인터넷이 폭발하듯이 시끄러워졌다. 나엽의 팬은 워낙 규모가 컸는데 한꺼번에 모여들어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누군데 우리 나엽이 병원에 데려다주는 거야? 나엽의 인기에 묻어가려는 거 아냐?」

「광고주들은 아니면 듣보잡 여배우든 다 우리 나엽에게서 멀리 떨어져. 지금 한창 물오른 시기에 괜히 스캔들이나 나지 말고!」

누군가가 나엽이 윤성아를 안고 병원에 가는 사진을 폭로했고 나엽이 병실 안에서 윤성아를 지키고 앉아 있는 사진도 간호사가 찍어서 올렸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윤성아의 신분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뉴스 하나가 또 올라왔다.

「남우주연상 나엽, 여자친구를 안고 병원에 데려가 곁을 지켰다! 스캔들 폭발 직전?!」

그러자 팬들이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는지 발 벗고 나서서 윤성아의 신분을 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아직 제작이 완료되지도 않은 광고의 일부 영상을 폭로했으며 윤성아의 정면 얼굴도 찾아냈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윤성아의 신분을 찾아낸 팬도 있었다!

「저 여자는 호진 그룹의 수석 비사야! 고졸이라고 하던데? 아버지는 도박꾼이고... XX의 애인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순식간에 인터넷은 윤성아를 욕하는 댓글로 가득했다.

그녀가 일부러 기둥에 맞아 쓰러져 나엽의 동정을 받아냈다는 둥, 뻔뻔하기 짝이 없이 나엽에게 데려가달라 부탁했다는 둥 여러 설이 난무했다.

남에게 애인 노릇이나 하면서 감히 명품 배우 나엽에게 꼬리를 쳤다니, 네티즌들은 그녀를 잡아먹을 듯이 공격했다.

아직 발리섬에 있던 송유미는 인터넷의 소식을 보고 히죽 웃었다.

그녀는 즉시 전화를 걸어 여론몰이를 의뢰했다. 윤성아가 얼마나 뻔뻔한 여자인지, 어떻게 임자 있는 남자를 유혹하여 애인이 되었는지 등 더 많은 폭로를 이어갔다.

인터넷 폭로는 점점 심해졌고 윤성아를 향한 비난의 댓글도 점점 도가 지나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티즌들은 그녀에 관한 모든 소식을 파헤쳐 인터넷에 올렸다.

집에 도착해 쉬고 있던 윤성아는 뒤늦게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엽의 팬들이 그녀에게 따지기 위해 지금 모이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가 아파졌다. 이제 신우를 보러 병원에 갈 수도 없었다.

“미안해요...”

나엽은 윤성아에게 전화해 이런 상황에 놓이게 한 것을 사과했다.

“이건 사고예요. 나엽 씨도 기둥이 제가 있는 쪽으로 쓰러질 줄은 몰랐죠, 그렇죠? 걱정돼서 병원에 데려다준 거잖아요. 인터넷의 폭로는 나엽 씨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녜요.”

그녀의 목소리는 파동 없는 고요한 호수 같았다.

“이번 사건은 해결해야 해요. 나엽 씨가 팬들에게 모든 것을 잘 설명하면 곧 지나갈 거예요.”

“네.”

나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갑자기 그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 성아 씨 좋아해요. 나랑 사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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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은 꼭 구할게요.”“그래야지!”윤정월은 그렇게 한마디 하곤 윤성아를 보지도 않고 바로 병실로 들어가 버렸다. 윤성아가 따라 들어가자 그녀를 본 양신우는 활짝 웃으며 “누나!”하고 불렀다.“응.”부드럽게 웃으며 윤성아가 대꾸했다.“네가 좋아하던 성수 가로수길 빵집에 들러서 사 오려고 했는데 까먹었어. 누나가 다음번엔 꼭 기억하고 사 올게.”“네!”양우신은 윤성아가 빵을 사 오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저 누나가 병원에 와서 그와 함께해준다는 사실이 기뻤다.둘은 어려서부터 사이가 아주 좋았다. 그래서 양신우가 있을 때 윤정월이 성아를 대하는 태도가 한결 누그러졌다.저녁 무렵, 윤성아가 떠날 때 윤정월이 그녀를 바래다주며 차갑게 말했다.“수술비 6억은 어떻게 해서든 마련해. 돈이 준비되면 적합한 심장이 나타났을 때 바로 네 동생 수술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며칠 사이 검진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들었다. 난 이미 빚을 졌어. 너 이따가 입원 병동에 가서 요금 납부하고 와. 여유가 있으면 먼저 4천만 원 보내줘.”윤성아가 놀라며 물었다.“엄마, 4천만 원은 왜 필요해요?”그러자 윤정월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네 동생이 아픈데 좀 좋은 걸 먹어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나는? 나도 산 사람인데 먹고 살아야지? 게다가 네 아버지가 죽고 나서 아직도 빚을 다 갚지 못했어. 네 큰 이모네한테 빚진 3천만 원을 몇 년째 못 갚고 있어.”“네 큰이모부한테 일이 좀 생긴 모양이야. 큰이모도 어쩔 수 없어 날 찾아와 돈을 먼저 갚을 수 없냐고 묻더라.”윤정월은 팔짱을 끼고 싸늘하게 윤성아를 향해 물었다.“어차피 너 그 남자한테서 돈 받을 수 있잖아. 안 그래?”“...”윤성아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다음날.회사로 출근한 윤성아는 어젯밤 남자의 심기를 건드린데다 끝내자고, 이제 돈이 필요 없다고 얘기했던 터라 그에게 돈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재무부에 가서 월급을 미리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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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아니면 이미 돈을 너무 많이 가져가서 더 달라고 얘기할 수 없는 걸까?’하지만 그 이유가 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송유미는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윤성아, 조사해줘. 집안에 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전화를 끊은 그녀는 재무부 매니저에게 건성으로 몇 마디 하곤 그녀의 승진에 도움 될 만한 사람을 소개해 줬다. 매니저는 입이 귀에 걸려서 돌아갔다.이어서 송유미는 어시를 불러 명령했다. “윤 비서 좀 불러와. 내가 할 얘기가 있어.”“네.”그녀의 어시는 바로 윤성아에게 달려왔다. 얼마 후, 송유미 사무실로 불려들어가는 윤성아를 보며 모두가 이번에도 그녀가 매를 맞고 호된 참교육을 당할 것이라 여겼다.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송유미가 차갑게 웃으며 윤성아를 향해 물었다.“네가 재무부에 가서 돈을 빌렸다며? 왜, 강주환이 주는 돈으로 부족해?”미간을 찌푸린 채 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답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그러자 콧대를 잔뜩 세운 송유미가 싸늘하게 말했다.“말해, 얼마가 필요해? 내가 너 줄 수 있어.”윤성아는 송유미와 괜히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았다.“유미 씨, 다른 일 없으면 저 먼저 나가 보겠습니다.”“거기 서.”떠나려는 윤성아를 불러세운 송유미가 차갑게 물었다.“왜, 돈 필요 없어?”윤성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송유미를 바라봤다.“유미 씨가 좋은 마음으로 돈을 줄 거로 생각하지 않아요. 당신이 원하는 건 날 모욕하는 거겠죠?”“... 맞아. 윤성아, 내가 전에 회사 빌딩에서 너한테 꿇어앉으라고 하고 네 엄마에게 돈 준다고 했던 거, 솔직하게 인정할게. 너 모욕하려고 그랬어. 하지만 지금은 정말 너에게 돈을 주려는 거야.”“네가 네 엄마처럼 터무니없는 욕심으로 20억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네가 강주환 곁을 떠나 영원히 영주시에서 사라져준다면 내가 돈 줄게! 그러니까 말해봐, 얼마가 필요해?”“필요 없어요.”윤성아는 거절했다. 그녀는 돈이 필요했다. 그것도 아주 급했다.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27화 팔려버린 윤성아

    싸늘한 눈빛이 어두운 전등 아래서 무겁게 가라앉았다.“마지막? 왜, 마지막으로 돈 받고 나랑 끝내려고? 윤성아, 그건 생각조차 하지 마. 앞으로 너에게 큰돈을 주지 않을 거야. 한 번 자면 한 번 줄게. 오늘 밤은 얼마를 원하는데?”“6억이 필요해요.”“그렇게는 안 돼. 오늘 밤 너의 가치는 2천만 원이야.”화난 얼굴을 한 채 그가 문을 쾅 닫고 떠나버렸다.다음 날 오후.2천만 원을 들고 윤성아가 제일 먼저 찾은 사람은 신우의 주치의였다.“성아 씨, 지금 남동생분께 적합한 심장이 나타났어요. 비용을 지불하면 수술을 앞당겨 진행할 수 있어요. 지금, 이 심장을 기다리는 사람이 몇 명 있는데 병원에서 동생분 나이가 가장 어린 것을 생각해 먼저 이곳으로 보내왔어요.”윤성아는 매우 놀라며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의사 선생님. 제가 돈을 구해볼게요. 수술은 언제 할 수 있어요?”“내일 오후예요. 병원에서 권위적인 M국 전문가 윌리엄 교수님을 초대했어요. 그분께서 마침 심장 이식 수술을 할 수 있어요. 성아 씨, 정말 운이 좋네요. 윌리엄 교수님께 수술받는 건 굉장히 어려운데 성아 씨 동생분께 심장 이식수술 해주겠다고 하셨어요.”“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수술비 마련할게요.”양신우가 곧 수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에 윤정월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돈은 받았어?”“아뇨, 하지만 엄마. 어떻게든 방법을 구할 거예요.”순식간에 눈을 부릅뜨며 독기 어린 눈빛으로 윤성아를 바라보며 윤정월이 물었다.“아직도 돈을 못 구했어? 그럼 신우 수술은 어떡해? 너 동생 죽는 꼴도 보고 싶어? 돈이 없으면 병원에서 수술을 해주지 않을 거란 말이야!”“엄마, 저도 알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신우 수술할 수 있게 돈 구해볼게요.”윤성아가 병원에서 나와 강주환을 찾으러 회사로 갔다.하지만 윤정월은 성아가 병원을 떠나자 송유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에 한 말, 아직도 유효하지? 나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해!”송유미가 피식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28화 죽음은 곧 해방

    하지만 이젠...그녀의 마음은 완전히 타버려 재만 남은 것 같았다!어머니가 정말 그녀를 팔아버렸다! 아마도 남동생의 수술비 때문에 그녀를 송유미에게 팔아 송유미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내버려 뒀겠지.그래서 어머니는 이 사람들이 그녀를 욕보이고 죽이려 한다는 걸 아는 건가?그 생각이 들자 윤성아는 순식간에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렸다. 그녀의 눈 속에 비친 죽은 듯한 고요함과 비참한 슬픔이 점점 더 깊어졌다.그녀는 자신이 자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친딸처럼 아껴주고 커다란 나무처럼 그녀를 보호해주던 양아버지가 죽고 어머니는 그녀를 증오하며 이젠 이 남자들의 손에 더럽혀지고 죽임을 당할 처치라는 것을 떠올리자 씁쓸하고 비참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이번 생은 진작 망가졌다. 양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그녀는 강주환에게 자기를 팔아버렸다. 이젠 친어머니마저 그녀를 팔아버렸는데 계속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이 세상에 그녀가 숨 돌릴 수 있는 곳이 있기는 할까?그동안 악착같이 살며 어떻게든 돈을 벌려고 했는데 이런 결말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니...그렇다면 차라리 지금 죽어버리자!죽으면 모든 게 끝나겠지! 그녀도 더는 양아버지께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그의 죽음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니까!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더는 빚지지 않을 것이다!그러니까 죽음은, 그녀에게 있어 해방이었다.윤성아의 빛을 잃은 눈빛이 무서우리만치 서늘해졌다. 굳은 결심을 내린 그녀는 마지막 힘을 다해 자기 턱을 쥐고 있는 남자를 차버렸다.“빌어먹을 X!”누런 이빨 남자가 욕을 내뱉으며 다시 일어서 윤성아를 때리려는 순간, 그는 그녀의 입에서 새빨간 피가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것을 발견했다...윤성아는 자신의 혀를 깨물어 죽으려는 것이다.그녀는 정말 죽을 생각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 혀를 깨물어 정말 거의 두 동강이 나 있었다...마치 고통 따윈 느껴지지 않는 듯, 그녀가 입꼬리를 천천히 올리며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남자가 힘껏 얼굴을 꼬집으며 소리질렀다.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29화 가족이 팔아넘긴 그녀

    윤정월은 아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송유미에게 말했다.“나한테 6억 줄 거라고 했잖아. 한 푼도 적게 주면 안 돼. 내 아들이 오늘 오후에 수술할 거거든. 잘 들어, 만약 내가 돈을 구하지 못해 아들의 목숨이 위험해지면 오늘 여기서 끝장 볼 거야. 네 모든 비밀을 내가 다 말할 거라고.”송유미가 피식 웃었다. 그녀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무슨 말을 하고 싶어요? 전 그저 당신 딸을 데리고 영주시를 떠나라고 했을 뿐인데! 제가 뭘 했다는 거죠?”“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네.”그녀의 말을 믿을 리가 없는 윤정월.“내 딸을 영주시 밖으로 보낸다면 살아있는 사람이 바보도 아닌데 다시 돌아올까 봐 걱정되지 않겠어? 게다가 오밤중에 부두로 가게 한 검은 속내를 내가 모를 것 같아?”“너, 내 딸 어떻게 했지?”순간 송유미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렸다.“이럴 줄 알았어! 약속했던 6억, 지금 바로 보내. 그럼 모르는 척해줄 테니까.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고 널 다시 찾아오지도 않을 거야. 내가 신고하든 아니면 강주환 대표에게 이 일을 얘기하든 어차피 넌 나락으로 떨어지겠지.”송유미는 화가 치밀어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별수 없이 결국 윤정월에게 6억을 보내줬다.다른 한편.아파트에 도착한 강주환은 윤성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온밤 돌아오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바로 그때, 진하상이 전화를 걸어왔다.“대표님, 윤 비서님 동생분께서 병원에 입원한 상태예요. 심장병이고 심장 이식 수술에 6억이 필요하다고 해요.”그제야 강주환은 윤성아가 6억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던 말이 떠올랐다!‘나한테서 돈을 받지 못해서 나엽에게 간 건가? 그래서 밤새 아파트에 돌아오지도 않고 출근도 하지 않았던 걸까? 지금도 나엽의 집에 있는 걸까?’강주환의 안색이 잔뜩 흐려졌다.그는 밖으로 걸어 나가며 전화를 걸었다. “나엽의 번호를 보내줘.”곧바로 진하상이 나엽의 번호를 보내왔고 강주환이 전화를 걸었으나 핸드폰은 꺼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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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80화 양나나의 실종, 그리고 10년 뒤 (완결)

    남서훈은 싱긋 웃었다.아직 임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맥으로 정확히 짚어 낼 순 없었지만 느낌은...“아마 남동생일 거야.”“아... 남동생...”양나나는 눈을 굴리더니 남서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남동생도 좋은 것 같아요. 동생 태어나면 저랑 엄마가 동생한테 의술도 가르쳐주고 아빠랑 사업하는 것도 배우고요. 그리고 남자애는 너무 응석 받아줄 필요도 없고 내가 맘껏 부려 먹을 수 있잖아요.”자기 뒤꽁무니를 쫄랑쫄랑 따라다니며 누나, 누나 하고 부르는 장면을 상상하니 양나나는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어떻게 생긴 남동생이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날까, 양나나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그러나 남서훈이 임신 다섯 달째로 접어드는 어느 날, 양나나는 실종됐다.양준회와 남서훈은 매일 안절부절못하여 속이 타들어 갔다.둘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동원해 전 세계 각 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여전히 양나나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양나나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그때 양나나는 이미 8살이었다.남서훈은 딸을 찾지 못해 날마다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그녀는 점점 야위어갔다.그걸 보는 양준회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아내를 꼭 끌어안고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나는 똑똑한 아이야. 당신이 의술과 독 쓰는 법도 잘 가르쳐줬으니까 별일 없을 거야. 나나는 너와 내가 낳은 딸이야. 전에 풍운파에 혼자 몰래 들어가서도 그 안을 마구 헤집고 다녔잖아.”아무튼 그는 양나나가 어디에 가서 어떠한 상황에 부딪히던 자신을 잘 보호할 거라고, 아무 일 없이 잘 살아 있을 거라고 남서훈을 위로했다.남서훈도 굳게 믿고 있었다. 양나나의 시체를 보게 되지 않는 한 그들의 딸은 세상 어딘가에 꼭 살아있을 거라고.그 후 넉 달이 지났다. 9달이 된 배는 불룩하게 튀어나왔다.양나나는 아직도 찾지 못했고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그러다 남서훈은 아들을 낳았다. 강보에 싸여 품에 안겨있는 아들을 보며 남서훈은 양나나를 그리워했다.“나나야, 대체 어디 있는 거야... 네 뒤꽁무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9화 드디어 맺은 결실

    그리고 바로 그날 오후.양준회와 남서훈, 그리고 백나연과 성진훤, 이렇게 네 사람은 백무산을 찾아갔다.그를 만나자마자 양준회와 성진훤은 백무산한테 사과부터 했다.어리둥절한 백무산은 그들이 왜 갑자기 찾아와서 사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 후 양준회는 남서훈의 어깨를 와락 감싸안았고 성진훤도 보란 듯이 백나연의 손을 꼭 잡았다. 성진훤은 원래 양준회처럼 백나연을 확 끌어안고 싶었지만 미래 장인어른이 될 사람 앞이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손만 잡았다.백무산은 더 혼란스럽고 얼떨떨해졌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그는 눈알이 튀어져 나올 듯하게 그들 넷을 번갈아 쳐다봤다.그때 양준회가 입을 열었다.“어르신, 우리 서훈이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입니다. 남씨 집안의 특수한 사정으로 어릴 때부터 남장을 했던 것이고, 백나연 씨와의 혼약도 그저 소동극이었습니다. 이 일은 서훈이한테 책임 묻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노여움이 있으시면 저한테 푸세요.”그 말에 백무산은 눈살을 찌푸렸다.남서훈이 여자라니... 어떻게 그런 일이?여자가 그의 딸과 약혼했다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었다.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백무산은 불같이 화를 냈다.그러자 백나연이 나섰다.“아빠, 이 일은 서훈이 탓이 아니에요, 제가, 제가 꼭 도와달라고 했어요.”“뭐야? 널 도와줘?”“네.”백나연이 설명했다,“아빠랑 오빠가 자꾸 소개팅 주선하는 바람에 제가 너무 골치 아파서 서훈이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나랑 약혼하자고. 그럼 아빠랑 오빠가 나한테 선 자리를 더는 강요 안 할 거 아니에요. 서훈이는 싫다고 했는데 내가 억지 써서 해주기로 한 거예요.”백나연은 자기 잘못이라고 매우 강조했다.그녀의 눈빛에 아픔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전 그때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리고 저랑 서훈이는 서로 약속했어요. 누가 먼저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든, 그때 되면 파혼하기로요. 절대 서로의 앞날을 방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이제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8화 집으로 돌아가다

    그 순간 용준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르고 펑펑 쏟아졌다.이게 얼마 만인가.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싶은 생각을 항상 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는 오늘 끝내 그녀를 안을 수 있었다. 팔을 뻗어 그녀를 껴안고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파묻은 채 용준은 또 한참을 울었다.예서는 그가 평생 사랑한 유일한 여자였다.그는 품속에 있는 그녀를 부드럽고 진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난 네가 고마워. 넌 너무 용감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용감해. 옛날 일은 이미 다 지나갔어. 넌 이것만 기억해. 난 널 사랑하고, 네가 있어야만 내가 살 수 있어. 네가 있으니까 내가 괴물로 변하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난 모든 걸 다 망가뜨렸을 거야. 스스로도 혐오하는 그런 나쁜 인간으로 돼버렸을 거야.”예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알고 있었다. 남자가 하려는 말이 뭔지 그녀는 모두 알고 있었다.이날, 둘은 아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예서는 더는 용준을 불편해하지 않았다. 용준이 있으므로 하여 그녀는 더 빨리 회복될 것이었다.그렇게 예서가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을 때. 남서훈과 양나나는 한 번 나가 돌아다니기로 했다.한 거리의 상가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남자애 몇 명이 갑자기 튀어나와 양나나를 에워쌌다.그들은 매우 들뜬 소리로 말했다.“대장! 살아 있었어요?”“너무 잘 됐어요!”“대장, 대장을 그 사람들이 데려간 후로 우린 계속 대장의 소식을 기다렸어요. 대장도 그 애들처럼 상처투성이가 돼서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고요.”“지금은 어떤 상황이에요? 대장이 후계자가 된 거예요?”양나나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 라고 대답했다.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남자애들한테 말했다.“난 후계자 되는 것에 관심 없어. 풍운파에 지금 남아있는 건 의술을 배우기 위해서야.”양나나는 시선을 남서훈한테 향하며 그들한테 남서훈을 소개했다.“이분이 내 스승님이야, 우리 스승님 엄청 대단해!”그날, 양나나는 그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7화 그녀 마음속의 매듭은 너만 풀 수 있어

    지난 날에 발생한 그 끔찍한 과거를 스스로 입에 올리는 용준은 피가 흘러나올 듯이 눈이 시뻘겋게 물들었고 감정이 폭발할 한계치까지 다다랐다.그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몇 분 후에야 그는 비로소 다시 입을 열었다.“그놈들은 죄다 죽여버려야 할 놈들이에요. 예서가 이쁘니까, 내 앞에서 예서를... 그때 예서는 이미 내 아이를 임신했는데...”용준의 온몸에서 난폭한 기운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주먹으로 나무를 세게 한 방 내리쳤다. 그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낙엽이 우수수 떨어졌다.그 큰 나무가 흔들릴 정도면 얼마나 센 펀치를 날렸는지 알 수 있었다.그의 손마디도 살이 찢겨나가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사람처럼 상처에 무덤덤했다. 아마도 손보다 마음이 더 아팠을 터였다.용준은 그때 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심장이 뜯겨나가는 것처럼 아팠다. 예서가 피투성이가 된 채 텅 빈 눈으로 누더기 인형처럼 맥없이 쓰러져서 누워있던 참혹한 장면만 머릿속에 떠올리면 그놈들을 무참하게 도륙을 내고 싶었다.그리고 그는 그렇게 하였다.풍운파의 보스가 된 후 첫 번째로 한 일이 바로 예서의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그놈들의 범죄증거를 전부 찾아내 한 명도 빠짐없이 직접 처단했다.그때 그들은 무릎을 꿇고 울며불며 용서를 빌었다. 막다른 길에 몰려 살려고 해도 안 되고 죽으려고 해도 죽지 못할 때, 그들은 찌질이같이 눈물 콧물을 쥐어짜며 애원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잘못했다고.정작 그들은 용준이나 예서한테 그런 자비를 베푼 적이 없는데 말이다.용준의 목소리는 점점 차가워졌다.“그것들이 나와 예서의 모든 것을 망치고 날 시궁창에 몰아넣었죠. 여전히 난 이렇게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생지옥에서 살고 있어요. 그것들은 백번 죽어도 마땅해요!”그러나 그놈들이 죽는다고 해서 상처가 아무는 것은 아니었다.용준은 피로 물든 주먹을 으스러지게 잡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들은 예서가 그들이 한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6화 그때 벌어졌던 일

    용준은 원래 정직한 사람이었고, 금호의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그는 어둠이 없는 밝은 햇빛 아래에서 사는 반듯한 사람이었다.그러나 일부 국제조직에서는 용준을 불안하게 여겼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심지어 그가 의심되어 오랫동안 그에게 전자발찌를 채웠다.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았지만 그는 범죄자 취급을 당했고, 그리하여 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더더욱 생각지도 못한 건, 그 당시 그와 깊은 사랑에 빠져있었던 여자친구마저 누구한테 몹쓸 짓을 당하게 된 것이다.그러므로 용준이 점점 나쁘게 변하여 나중에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되었던, 모두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요 몇 년 동안 풍운파는 용준의 관리하에 동남아에서 제일 큰 폭력조직으로 성장하였고, 닥치는 대로 무슨 일이나 다 저지르는 편이었지만 딱 한 가지 철칙이 있었다. 그건 바로 노약자와 여자, 아이들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거였다.의리도 지켰다.하지만...“그건 중요하지 않아요.”남서훈이 말했다.“이 세상은 원래 흑과 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니깐요. 동남아는 원래 상황이 어수선하잖아요. 무장세력과 폭력조직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일시적으로 바꿀 수도 없어요. 오히려 풍운파와 같은 조직이 있다는 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양준회가 그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어떤 측면으로 보면 용준은 꽤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둘은 원수지간이다. 양준회가 그의 아버지를 죽였다. 비록 지금까지는 아무 짓을 안 했어도, 또 그가 원래 정직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풍운파를 이렇게 여러 해 동안 다스린 용준이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리하여 양준회는 안심할 수 없었다. 여전히 남서훈과 같이 풍운파를 즉시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나나도 여기 있어요.”남서훈이 예상치도 못한 폭탄을 터트렸다. 양준회는 깜짝 놀랐다.양나나가 여기에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그는 바로 말했다.“그럼 나나도 같이 떠나면 돼.”갇힌 두 달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5화 임신했어요

    강하영이 부케를 내던지는 일순간 우양주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부케를 향해 몸을 날렸다. 공중에서 부케를 잽싸게 낚아채는 그의 모습이 정지화면인 양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부케를 손에 쥔 그다음 순간, 그는 부케와 함께 바다에 떨어졌다.모두가 경악했다.강하영은 크루즈 난간 쪽으로 달려가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남자를 보며 입을 떡 벌리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선원들이 즉시 튜브를 던졌고, 또 어떤 사람들은 즉시 뛰어내려 구조하려 했지만 강주환이 그들을 말렸다.왜 구하지 말라는 건지 이해 안 된다는 듯한 눈빛으로 윤성아는 강주환을 쳐다봤다.그러다 팔로 물살을 가르며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우양주가 크루즈 위에 있는 강하영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는 걸 듣고 왜 그러는지 알 것만 같았다.“여보, 어쨌든 내가 부케 받았으니까 당신 나랑 결혼식 치러야 돼요! 안 그러면...”그 뒤엔 위협적인 말이 따라야 하는데 우양주도 무엇으로 강하영을 협박할 수 있을지 몰랐다. 남은 건 자신의 이 몸뚱이 하나뿐인데...“안 그러면 나 안 올라갈 거야. 여기 바다에 계속 있을 거야, 결혼식도 못 하는데 그냥 빠져 죽지 뭐.”강하영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바다에 빠진 남자를 까만 눈동자로 차분하게 내려다보며 끝내 입을 열었다.“빠져 죽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안 말려요.”“...”우양주는 서럽게 그녀를 쳐다봤다.역시나 아내는 매정했고 자신에 대해 애정이 없었다.그러나 그때 윤성아 곁에 서있는 강주환이 무덤덤하게 한마디 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이 바다에 상어가 출몰한다고 했어요. 식인 상어.”강주환은 고개를 돌려 강하영한테 말했다. “지금 아직 상어가 오지 않아서 그렇지, 나타나기만 하면 한꺼번에 열 몇 마리씩 무리 지어서 나올 거예요. 그게 게네들 습성이라. 이야... 쟨 아마 그러면 뼛조각도 남지 않겠네.”“...”그 말에 강하영이 급해 났다. 말투도 전처럼 차분하고 담담하지 않았다.난간에 기대어 우양주를 향해 내리 소리 질렀다.“뭐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4화 익살꾸러기 커플 강하영과 우양주

    미리 준비한 축사를 울먹이며 끝까지 다 읽고는 원이림을 향해 볼멘소리를 했다.“너 이 놈 자식, 내가 죽을 때까지 네가 결혼하는 걸 못 보는 줄 알았다. 아이고...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너도 이제 가정이 생겼어.”“너 똑바로 들어. 은진이한테 평생 잘 해줘야 돼, 아내한테 잘 하는 건 우리 집안 내력이야. 나도 네 엄마 말을 엄청 잘 들었어. 너도 똑같아, 알겠니? 오늘부터는 은진이한테 더 잘해야 돼, 말도 잘 듣고, 은진이부터 생각하고 배려해 주고. 은진이가 조금이라도 맘고생을 하게 되는 날엔 내가 너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알겠어?!”원이림은 새카만 눈동자로 여은진을 깊게, 애틋하게 들여다보며 그녀와 깍지를 낀 두 손에 힘을 더 주었다.“걱정 마세요. 난 평생 우리 여보 맘고생 안 시킬 거예요.”여보라는 호칭이 지금 이 시각부터 명실상부하게 되었다.원이림은 그녀의 손을 잡고 크루즈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데이지 꽃을 바다로 뿌렸다. 하얀 꽃잎들이 파도에 실려 멀리 떠내려갔다.둘은 거기에 선 채 눈물을 머금고 울먹이며 말했다.“어머니, 아버지. 저 너무 행복해요. 우리 너무 행복해요.”결혼식의 마지막을 장식할 부케 토스하는 시간이 다가왔다.강주환과 윤성아, 그리고 나엽과 안효연은 모두 기혼자로서 나가지 않고 구경만 했다. 하객 중에 미혼인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다.우양주도 강하영의 손을 잡고 그리로 향했다.강하영은 몸을 뒤로 빼면서 말했다.“우린 결혼했는데 왜 부케를 받으러 가요? 다른 사람한테 갈 좋은 축복을 왜 우리끼리 받겠다고 달려들어요, 쓸데없이. 그렇게 할 일 없고 힘이 남아돌면 내가 다른 일 하게 해 줄게요.”“무슨 일?”강하영은 푸른 바다를 향해 눈을 힐끔 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당신 수영 좋아하잖아요. 내가 엉덩이 확 걷어찰 테니까 바다로 들어가서 수영이나 할래요?”“...”저번에 강하영과 같이 수영하면서 그녀가 자신한테 새빨간 수영팬티를 사줘 창피를 당하고 나서부터 우양주는 수영하는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3화 혼인 신고

    여은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예쁘게 미소 지었다.“나 다 알아요.”지난 1년 동안 그가 어떻게 해왔는지 잘 아는 그녀는 더 이상의 맹세와 언약 같은 건 필요 없었다.“응!”여은진을 안은 채로 원이림은 그녀의 여린 입술에 쪽쪽거리며 뽀뽀를 했다.장내의 플래시 세례가 정신없이 터지는 가운데 그는 돌아서서 무대 아래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한테 당찬 목소리로 선포했다.“오늘 저의 이 행복한 순간을 지켜본 여기 계신 모든 증인 분들한테 제가 선물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저희 베린 그룹에 가셔서 선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달 20일에 저와 은진이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니 여러분들께서 모두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말하고 나서 그는 여은진을 안고 시상대를 내려가려 했다.여은진이 내려달라고 했지만 그는 내려놓지 않았다. 그렇게 안은 채로 시상식장을 걸어 나와 차에 올라탔다.럭셔리한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내달리고 있었다.여은진은 아직도 그의 품에 안긴 채로 있었다.“이번 달 20일에 결혼한다고요? 그럼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너무 촉박하지 않아요?”그녀가 눈을 들어 바라보며 물었다.“아니, 전혀.”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떨구며 원이림이 말했다.“시간이 모자라지만 않았으면 내일에라도 당장 결혼식 치르고 싶어.”반년이 넘는 동안, 그는 매일 결혼식에 관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결혼반지, 웨딩드레스, 그리고 결혼에 필요한 모든 물품과 디테일한 사항들을 전부 준비하고 체크했다. 그녀가 결혼을 동의하는 그 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이 끝내 다가왔다.웨딩사진을 찍는 것 외에는 크게 시간을 들일 일도 없었다.다만 여은진이 임신했기 때문에 너무 빠듯하게 스케줄을 잡지 않고 싶었을 뿐이다.결혼식에 참석할 하객을 초대하는 일도 있긴 하지만 10일이면 충분했다.촉박하지 않을뿐더러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여보, 우리 지금 바로 혼인신고 하러 가.”원이림은 한시라도 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기사한테 얘기하여 구청으로 가자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2화 여보 사랑해

    원이림은 금방 샤워를 마친 여은진한테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다음에는 당연히 침대로 향했다.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수순을 밟아갔다.한창 격렬해지려던 찰나, 원이림은 짧게 비명을 질렀다. 크게 지르진 않았다. 본능적으로 소리를 내질렀지만 그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여은진이 알아차리지도 못한 새에 살에 푹 찔린 그 가는 물건을 빼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빨리 반응했다.하지만 역시 늦었다.여은진이 몸을 일으켜 스탠드를 켰고, 어두웠던 방안은 환한 빛으로 채워졌다.이어 급히 그를 살피던 여은진은 원이림의 엉덩이에 바늘이 하나 꽂혀있는 걸 발견했다.짧고 가는 옷을 꿰맬 때 쓰는 그런 바늘이었다.여은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얼굴로 남자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바늘에 찔릴 수 있어요? 침대에 왜 바늘이...”“...”꽂힌 바늘을 빼며 원이림은 이야기를 얼버무렸다.“괜찮아, 그냥 바늘인데 뭐. 별로 아프지도 않아.”그러고는 또 다짜고짜 몸을 뒤집으며 여은진을 몸 아래로 깔았다.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손을 뻗어 스탠드를 끄고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탐했다. 잠깐 벌어진 에피소드를 그녀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진행 중이었던 일을 마무리하려는 의지였다.하지만 여은진은 그의 키스를 받아내면서도 오후 그의 당황스러운 표정과 난데없이 침대에 나타난 바늘을 함께 떠올렸다. 정신을 쏙 빼놓으려는 지금의 행동도 분명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잠깐만.”여은진은 원이림을 밀어내고 다시 한번 스탠드를 켰다.의심이 부풀어 오른 눈으로 빤히 그를 노려봤다. “똑바로 말해요. 아까 그 바늘로 수작 부린 거 맞죠? 말해요, 몇 개나 찔렀어요?”“...”끝내는 발각되었다. 원이림은 이실직고했다. 강주환이 원흉이라고, 그가 시켜서 했다고 불었다.“여보, 나 며칠 전에 운봉 비즈니스 회담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강주환을 만났어. 그 자식이 날 비웃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 하라고 아이디어를 내줬어. 바늘로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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