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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공항에 도착하면 오성에서 전용기가 우리를 데리러 올 거야.”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오성에서 업무가 있으니 너는 당분간 나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어. 하지만 오성에 도착하면 모든 것이 훨씬 쉬워져. 그곳에서도 네가 신분이 없긴 하지만 최씨 가문에서 지낼 수 있어...”

“서연 언니를 귀찮게 하는 건 아니겠죠?”

“정 미안하다고 생각하면 애들이나 좀 봐줘.”

서지현은 웃으며 담요를 몸에 덮고 곧 잠이 들었다.

나석진은 잠든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손은 저절로 그녀의 밤색 긴 머리를 쓰다듬었다.

며칠 동안 샤워를 하지 않아 머리가 엉켰고 얼굴도 어딘가 모르게 먼지를 묻혀 상태가 안 좋았다.

갑판에서 서지현을 봤을 때 그녀의 눈에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고 작고 약한 길고양이 같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 고양이는 결국 그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

...

강서연은 산후조리를 마치고 최연준과 함께 오성으로 돌아왔다.

최군형은 모두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먼저 증조할아버지 최재연으로부터 금괴 다섯 상자를 물려받았다.

뒤이어 돌잔치가 있었는데 최씨 가문과 친분을 쌓고 싶은 각 대가족들이 잇달아 진귀한 보물을 보내 서로 돈 자랑을 펼쳤다.

그다음에는 최씨 가문의 각 친척들인데 하나둘씩 관상쟁이처럼 갓 만월이 된 아기의 얼굴에서 대부대귀, 홍복제천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배경원과 모이는 날이 왔다.

강서연과 최연준은 이른 아침 아들을 품에 안고 황급히 최씨 빌라에서 탈출했다.

요즈음 그들 두 사람은 너무 접대를 많이 해서 얼굴이 굳어졌고 숨 쉴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다.

연회에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왔는데 배경원과 육경섭이 먼저 두 개의 큰 돈봉투를 주자 최연준에게 멸시를 당했다.

“속물이야.”

“둘을 용서해 주세요.”

임유정이 웃으며 금귀걸이 금목걸이 금팔찌를 흔들었다.

“보세요. 기념일에 저에게 준 것도 이것뿐이에요.”

육경섭이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의 눈에는 금이 가장 값어치가 있고 돈봉투가 가장 눈에 띈다. 금빛 찬란하고 새빨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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