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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서지현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익숙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잠시 숨이 멎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석진이 몸을 돌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세상은 멈춘 것 같았다.

나석진이 서지현을 오성으로 데려온 이후로 그녀는 줄곧 에덴에서 살았고 그와 연락한 적이 없다.

두 사람 사이의 유일한 연결고리는 그녀가 수십 개의 계정을 등록하고 동영상 아래에 댓글을 올린 것이다.

지금 다시 만나니 서지현은 어떤 느낌인지 말할 수 없다.

그녀는 뻣뻣하게 웃으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나석진의 눈빛은 어둡고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의 옆에 있는 손은 주먹이 되었다.

그는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 계속해서 자신에게 공항까지 따라온 이유가 강서연과 함께 남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고, 작은이모의 병이 걱정돼서 자신도 한동안 남양에 가서 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은 서지현이 남양으로 가기 때문에 그가 이렇게 급하게 달려온 것이다.

실제로 그는 두 개의 급한 행사가 더 있었는데 오늘 임시로 짐을 정리해서 달려오는 바람에 박철이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나석진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씁쓸하게 웃었다.

헬리콥터에서 그녀가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느냐?

그는 그저 아저씨, 아저씨일 뿐이다!

이때 최군형이 잠에서 깨어나 한바탕 통곡하여 이곳의 침묵을 깨뜨렸다.

강서연은 서둘러 그를 모유 수유실로 데려갔다.

나석진은 최연준앞에 가서 마른기침을 두 번하고 말했다.

“그... 지현이는 제가 데려갈게요.”

“네?”

최연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나석진은 아무 이유 없이 서지현을 자기 곁으로 끌고 왔다.

“아저씨...”

“너는 내가 영국에서 데려온 사람이니 당연히 나를 따라가야지!”

“하지만 서연 언니가 자기를 따라다니면 된다고 했어요...”

서지현은 고개를 숙였다.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달콤했다.

“서지현.”

나석진이 오만하게 그녀를 한 번 바라보았다.

“이제 내가 말하는 것은 소용없다는 거야?”

“아니에요!”

“그러면 내 비행기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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