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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설마 부끄러운 나머지 화가 난 것인가?

강서연과 최연준은 서로 마주 보며 히히 웃기 시작했다.

나석진은 이 부부가 한패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과 말다툼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개를 저어 두 손은 등 뒤로 한 채 자기 세상에 심취한 걸음걸이로 비행기를 타러 나갔다.

나석진의 전용기는 최씨 가문 비행기에 비해서는 좀 작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고 세련되었다.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촬영을 하기 때문에 이 비행기도 그의 슈퍼스타 기질에 걸맞게 꾸며져 있었다.

서지현은 얌전히 자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움직이면 어디 부딪히고 더럽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큰 눈을 뜨고 호기심에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기내에는 나석진이 출연했던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포스터마다 그는 센터 자리에 서 있었다.

스타일도 다르고 메이크업도 제각각이지만 이 남자는 아무리 꾸미고 다녀도 잘생기셨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한 장이 있었는데 킬러 역할을 맡았다.

포스터 속 그는 상반신을 드러낸 채 완벽한 역삼각형 몸매를 자랑하고 있으며 탄탄한 가슴 근육에는 상처가 선명하게 한 줄 그어있었고 그의 각진 얼굴 위로 빛이 은은하게 드리워져 있다.

서지현은 금사빠처럼 뚫어져라 쳐다보며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아가씨, 비행기가 곧 이륙하니 안전벨트를 매 주십시오. 아가씨? 아가씨!”

스튜어디스가 몇 번이나 그녀를 불렀지만 서지현은 반응이 없었다.

나석진이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 낮은 소리로 외쳤다.

“서지현!”

“네?”

서지현은 깜짝 놀라 황급히 시선을 거두었다.

스튜어디스가 웃으며 안전벨트를 채워주고는 몇 마디 당부한 뒤 슬리퍼와 담요를 가져다줬다.

서지현은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어서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석진의 굵직한 기침 소리를 듣고는 조심스럽게 미소를 감추었다.

“너...”

나석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나에게 할 말이 없어?”

서지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이어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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