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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서지현은 임시거주 증명서를 쥐고 가슴에 살포시 대었다.

그녀는 조용하게 나석진을 한참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었다.

시간이 이 순간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사실 그녀가 그렇게 똑똑한데 어떻게 그가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 모를 수 있겠는가? 그녀는 단지 그를 더 멀리 밀어내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때로는 밀어내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서지현은 웃으며 의자에 몸을 기대고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창밖에 햇빛이 눈부시게 비치고 그녀의 얼굴 위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

비행기는 곧 남양에 착륙했다.

공항 밖에는 윤씨 가문의 운전기사와 집사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강서연과 최연준은 황실만이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통로를 걸었다.

공항 밖으로 나가자 강서연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것은 사방이 높은 야자수로 둘러싸인 낯선 환경이었다. 남양의 기후는 습하고 덥기 때문에 태양이 모든 빛과 열을 이 땅에 쏟아붓는 것 같아 길가의 들꽃마저도 더할 나위 없이 화사했다.

강서연은 복잡한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야 했는데...

최연준은 아들을 안고 뒤에서 걸어가며 속삭였다.

“여보, 빨리 차에 타.”

강서연은 억지로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안 돼서 윤씨 가문의 사가원림에서 윤정재를 만났다.

그는 전형적인 남양 차림을 하고 있었고 최군형이 살이 찐 것을 보자 몹시 기뻐하며 돈봉투뿐만 아니라 금 한 상자를 가득 준비하였다.

“아빠, 이렇게 하면 애를 버릇없게 만들 거예요!”

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

“나의 외손자는 당연히 좋은 것만 가져야지!”

강서연은 윤문희의 병세를 걱정해서 물었다.

“아빠, 엄마는 어떠세요?”

최군형을 달래고 있던 윤정재의 손은 순간 멈칫하고 얼굴에 먹구름이 스쳤다.

“엄마가 많이 아파요? 지금 어디 있어요? 빨리 가봅시다!”

강서연은 몹시 긴장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

윤정재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문희는 지금 요양원에 계셔. 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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