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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서지현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등줄기가 뻣뻣하게 굳어지는 것을 느끼고 몇 번이고 돌아서려 했지만 마치 저항하는 힘이라도 있는 듯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무거운 발소리가 그녀를 향해 점점 다가왔다. 작은 재봉소 안은 한순간에 싸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많은 사람을 봐온 사장 아주머니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나석진을 보고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이내 알아차리고 황급히 다가가서 웃으며 물었다.

“손님, 옷 만들러 오셨나요?”

말을 꺼내자마자 그녀는 후회가 되었다. 나석진의 옷차림으로 보면 딱 봐도 어느 부잣집 도련님인 것 같았고 모든 옷을 맞춤 제작하는 그가 이런 작은 재봉소로 올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사람은 재봉소를 들어서자마자 곧장 자신을 등지고 서 있는 서지현을 향해 걸어갔다.

사장 아주머니는 입을 삐죽거렸다.

‘이제 보니 이 계집애한테 남자친구가 있었군. 남자친구가 꽤 신분이 높은 사람인 것 같은데.”

“저기, 손님...”

“옷을 맞추러 온 것이 아닙니다.”

나석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한편, 서지현은 숨을 죽인 채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여기 사장이 당신인가요?”

그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물었다. 싸늘한 그의 눈빛을 마주한 사장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버렸다.

낯이 익은 것 같지만 그의 매서운 카리스마에 그녀는 약간 몸이 떨렸다.

“네... 그런데요.”

“잠깐 나가주실래요?”

“네? 하지만 손님, 저...”

“사장님께서 계속 계시겠다는 건 저한테 돈을 달라는 뜻인가요?”

나석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가 일단 돈을 지불하게 된다면 옷만 사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사는 건 이 가게가 될 것입니다.”

그의 말에 사장 아주머니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사람이야? 오자마자 남의 가게를 사겠다니?’

“사장님, 이 집 오래됐죠?”

이때, 여기저기 둘러보던 나석진이 차갑게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이 거리에 남은 재봉소가 많지 않고 곧 정부에서 이곳을 철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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