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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이번에는 서지현이 어안이 벙벙했다.

“무슨... 어떻게 생각하는 거요?”

그녀의 마음은 두근거렸고 감히 그의 눈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움직일 수 없었고 너무 가까워서 나석진의 코끝이 하마터면 그녀의... 닿을 뻔했다. 그리고 설사 피한다 해도 얼마 피할 수 없었다.

남자의 따스한 입김이 그녀의 코끝을 맴돌며 점점 불길로 변해 그녀의 이성을 불태웠다.

서지현은 심호흡을 하여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신분도 없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그의 옆에 서겠는가?

“알면서 일부러 묻는 거야?”

나석진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날 밤에 한 말을 정말 다 잊어버렸어? 네가 그날 밤에 한 말이 사실이야?”

서지현은 갑자기 목이 메였다.

잠시 침묵이 흐르자 그녀는 눈을 들어 나석진을 똑바로 쳐다보았는데 전쟁터에 나간 여전사처럼 이를 악물고 죽을힘을 다해 자신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이 사랑이 그에게 속박이고 근심이라면 그녀는 차라리 이 마음을 평생 숨기고 싶다.

“하... 아저씨, 설마 진짜라고 생각했어요?”

서지현이 웃었다.

“내가 그날 밤에 뭐라고 했어요? 다 잊어버렸어요!”

나석진의 깊은 눈동자는 더욱 어두워졌다.

“그날 무슨 말을 하더라도 신경 쓰지 마세요. 내가 취했잖아요! 하는 말은 다 취중에 하는 말이어서 믿으면 안 돼요!”

“아저씨.”

서지현은 웃으면서 정중하게 말하는데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찔렀다.

“아저씨는 나에게 아저씨일 뿐이에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에요.”

나석진의 반짝이던 눈빛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원래 모든 것이 다 자기의 착각이다.

그는 입술을 꾹 다물고 눈을 껌벅이며 잠시 그녀를 빤히 쳐다보더니 재빨리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알겠어.”

그는 웃으며 말했는데 몸 옆에 감춰둔 주먹은 힘껏 움켜쥐는 바람에 마디가 하얗게 되었다.

“네가 솔직히 말해줬으니 나도 말할게.”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그날 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나를 보상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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